경계 파괴·배송전쟁 시대 ‘돌입’

 
 
소셜커머스·유통·IT기업, 新 물류사업 확대
택배 ‘선전’ 예상…쿠팡 ‘로켓배송’ 논란 지속

새해 물류시장 경기는 크게 밝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미국, EU 등 선진국의 회복지연과 중국의 성장둔화,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글로벌 교역량이 감소하면서 물류업계가 느끼는 체감경기는 여전히 냉랭하다. 그러나 어려운 경기 여건 속에서도 2016년 물류산업은 유례없는 변화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상거래 확대와 글로벌화로 온라인 쇼핑, 해외직구 등이 새로운 소비유통 트렌드로 정착하고 있으며 소셜커머스기업, 유통기업, IT기업들이 물류사업을 확대하면서 전통 물류업체들과 새로운 경쟁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급성장 중인 전자상거래와 물류기술이라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 앞에 물류업계는 새로운 사업전략을 고심하면서 위기탈출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최근 시장변화를 토대로 2016년 물류시장에 영향을 미칠 주요 이슈들을 △중국 경기 둔화와 내수부진 △포워더업계, 화물운송실적 신고의무 면제 △물류·유통업과 융합, 전자상거래 ‘붐’ △물류기술과 물류효율화, 물류스타트업 등장 △배송전쟁, ‘로켓배송’ 논란 가열 순으로 짚어봤다.

중국 경기 둔화, 미국의 금리 인상, 저유가 등 대외적인 경제 불안이 2016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글로벌 경제환경에 따른 물류업계의 대응능력이 요구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2016년 세계 경제성장률은 3.3%,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6.4%로 예상했다. 인도를 제외한 대부분의 신흥국에서는 경기둔화가 지속되며, 국제유가는 초과공급이 지속되면서 하향 안정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중국 경기둔화와 내수부진 “올해도 어려울 것”
지난해 물류시장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주요 교역 대상국인 중국의 경기 둔화와 내수부진이 수출입 물량감소로 이어져 물류 및 포워더 업계도 어려움에 처했었다. 항만물동량은 2012년 2.1%, 2013년 1.5%에 이어 2014년에는 4.2%의 깜짝 증가세를 보였으나 지난 9월까지 누적 항만물동량은 전년 동기대비 -8.4%를 기록했다. 항공물동량도 2014년 6.0%의 성장률을 보였으나, 2015년 9월까지 전년 동기대비 -3.2%에 그쳤다.
올해 물류경기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내년 물류경기는 올해와 비슷하거나 다소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으며 물류분야별로는 택배업과 항공운송분야가 가장 선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2016년 물류시장전망조사에 따르면, 미국,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의 경기변동이 새해 물류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장 큰 이슈로 지목됐다. 이어 유가변동, 환율변동, 소비 등 국내 경기 회복세, 물류기업간 경쟁심화, 해외 신흥국의 성장률, 물류부문 규제 등이 이슈로 꼽혔다. 올해 대외적인 경기는 중국 경기의 둔화와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경기변동, 유가 및 환율 변동 등으로 지난해와 비교시 그다지 나아지지 않을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이후 일본, EU 등 선진국의 회복지연 및 중국의 감속성장에 따라 국내외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있으며 세계 교역량도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가운데 한중 FTA 발효, 유가안정, 세계경기 회복 기대감과 같은 긍정적인 요인도 있으나 원자재를 포함한 세계 수출입 물동량 감소가 지속되면서 물류경기는 쉽게 회복되지 않을 전망이다. 물류업계는 한중 FTA를 계기로 한중간 수출입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큰 기대를 하기보다는 물동량이 얼마나 늘지 두고 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대한상의 조사에 따르면, 새해 가장 선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물류업종은 택배로 꼽혔고 이어 항공운송, 3PL, 창고보관, 육상화물운송, 복합운송주선 순이고 해상화물운송은 가장 하위로 꼽혔다. 대한상의는 “택배업은 홈쇼핑과 같은 전자상거래시장의 성장과 새로운 유통채널 증가, 해외직구 증가 등으로 호황이 예상된다”면서 “항공업도 직구, 역직구의 성장으로 선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수출입 경기에 직접적으로 영향 받는 해상, 육상화물운송은 2016년에도 힘든 시기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새해 물류기업들은 채용과 투자계획도 보수적으로 잡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상의 채용계획 조사결과 ‘올해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물류기업이 42%의 응답으로 가장 많았으며 ‘채용계획이 없다’는 기업도 32.9%로 집계됐다. 반면 ‘늘리겠다’는 기업은 22%, ‘줄이겠다’는 기업은 4.9%로 나타났다. ‘내년 투자계획이 없다’는 기업도 47.5%로 가장 많은 응답을 차지했으며 ‘올해보다 늘릴 것’은 29.3%, ‘올해 투자규모를 유지하겠다’는 19.5%, ‘올해보다 줄일 것’은 3.7% 순으로 조사됐다. 대한상의는 “국내 물류기업이 재도약하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최근 물류서비스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온라인 유통과 해외직구·역직구시장을 공략하고,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최신 물류기술을 도입해 물류효율화에 나서야 한다”며 “아울러 높은 성장이 예상되는 아세안, 중국 등 신흥 해외물류시장에 적극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워더업계, 화물운송실적 신고의무 면제
국제물류주선업계(포워더)는 올해도 국내외 불황과 경기변동으로 물동량이 급감하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대형 2자물류회사들의 3자물류시장 진출로 시장 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으며 단가경쟁 등으로 수익성의 악화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업계는 영세 및 중소 물류업체와 대형 물류업체간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물류전문기업들이 공정한 시장 안에서 공정한 경쟁을 펼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한중 FTA 등 주요국과의 FTA 체결 및 예정 등으로 인해 수출입물동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긍정적인 기대감이 있으며 새해부터 화물운송실적 신고제 의무가 면제되면서 포워더의 가중된 업무 부담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2014년 시행된 화물운송실적신고제는 다단계 거래와 지입제 위주의 화물운송시장의 고질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나 포워더 입장에서는 실화주 정보노출 우려, 코로딩 시스템 미반영 등으로 실효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물류·유통업과 융합…전자상거래 붐
물류산업이 물류와 유통의 경계를 깬 융합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모바일 커머스 확대, 결제시스템 향상, 유명브랜드 온라인 진출 등 전자상거래 시장 붐이 일고 있으며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 중국 광군제 등 각 나라 유통할인행사가 전자상거래의 발달로 전 세계 제조, 유통, 물류회사들이 참여하고 있는 추세다.

아마존, 알리바바와 같은 해외기업들은 유통과 물류, IT 융합을 통해 세계시장을 무대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알리바바는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하여 전 세계에 다양한 상품을 B2B, B2C사이트로 판매하고 있으며 M&A 등을 통해 결제회사(알리페이), 물류회사(차이냐오), IT클라우드회사(알리클라우드), 금융회사(마이진푸) 등 융복합 생태계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일각에서 이들 기업은 더 이상 유통물류업체가 아니라 데이터 정보업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업계 종사자들도 최근 물류시장이 직면한 빠른 패러다임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특히 최근 소셜커머스사, 유통기업, IT기업들이 대거 물류시장으로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물류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친절배송 서비스 체계 구축,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투자 등 물류분야로 사업을 확대함에 따라 전통 물류업체와의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에 전통 물류업체들은 서비스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온라인 유통에 대응한 융복합 비즈니스모델을 개발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한 물류업체 관계자는 “이제 물류업체의 경쟁자는 물류업체가 아니라 화주업체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역형태도 기존의 수출입산업 중심에서 구매자와 판매자 중심으로 한 직구확대형태로 변화되는 추세이다. 2014년 글로벌 B2C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약 20% 증가한 1조 5,000억달러(약 1,613조원)로 전망되고 2016년에는 2조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 태평양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은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이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교통연구원 민연주 연구위원은 “국내에서도 물류와 유통업계의 융합이 일어나는 과정 중에 있다”며 “앞으로 미래물류의 키워드는 ‘전자상거래’다. 고객 중심의 서비스가 강조되고 있으며 B2B에서 M2C, B2C로 거래구조가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O2O방식 물류스타트업 기업 ‘관심’
물류산업에 사물인터넷, 드론, 물류로봇 등 첨단 기술이 속속 도입되면서 물류 생태계를 바꿔놓고 있다. 물류업계의 비용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무인자동로봇, 센서기술, 증강현실, 빅데이터, 3D프린팅, IoT 등이 출현하고 있으며 이는 친환경, 무인자동화, 지능형, 보안 및 안전, 근로여건 개선 등을 위한 기술투자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물류전문가들은 물류가 기술산업으로 변화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한다. CJ대한통운 종합물류연구원 어재혁 원장은 “앞으로 물류는 과거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첨단기술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국내 물류업계도 물류기술을 통한 효율화와 새롭게 바꾸는 작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아직 국내 물류업계는 걸음마 수준이지만 일부 대형업체들을 중심으로 물류효율화와 서비스 혁신을 추구하는 기술개발 움직임이 보여 주목된다. 드론의 경우 정부와 민간업계의 시범사업이 새해부터 본격 시작된다. 정부는 ‘무인비행장치 활용 신산업 안전성 검증 시범사업’에 CJ대한통운, 현대로지스틱스 등 15개 시범사업자를 선정하고, 최종 5개의 전용공역을 확정해 드론 활용을 자유롭게 실험토록 했다.

특히 IT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형식의 물류스타트업 기업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어 주목된다. 이중 물류 O2O(Online to Offline) 방식의 새로운 비즈니스가 활성화되는 추세에 있다. O2O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한 마케팅으로 온라인으로, 서비스 주문을 받아 오프라인으로 연결해 주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물류스타트업 중 선도기업인 메쉬코리아는 이륜차 기반의 네트워크 솔루션 업체이다. 메쉬코리아는 본사 직원 60여명 중 절반 이상이 R&D 직원이며 콜센터 없이 자체 TMS솔루션과 기사앱을 통해 4,000여명의 배송기사를 두고 있다. 유정범 대표는 “우리 회사는 물류를 IT관점에서 바라보기에 데이터가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분산돼 있는 데이터를 롱테일로 갖추면 높은 물류효율화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메쉬코리아는 지난해 CJ대한통운과 Last Mile 물류 서비스 구축 MOU, 신세계 백화점·이마트 실시간 물류 제공계약, 신세계 자체차량 TMS솔루션 R&D 계약을 체결하는 등 업계의 높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이처럼 급변하는 물류환경 속에서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하고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찾기 위해서는 물류업계의 적극적인 대응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산업간 융합, 드론 등 첨단 운송수단의 등장과 같은 미래 물류트렌드를 읽고 보다 적극적으로 서비스 혁신과 신시장 발굴에 나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그간 우리나라 물류산업은 연평균 6.5%씩 성장하고 58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경제발전의 한축을 담당하는 유망서비스 산업으로 자리매김해왔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 물류기업은 글로벌 네트워크가 부족하고 국가 물류경쟁력 지수도 세계 21위로 세계 8대 무역대국의 위상에 비해 글로벌 물류경쟁력은 낮은 실정이다. 이에 국내 물류업계도 미래환경 변화에 대응한 해외진출과 서비스 혁신, 물류기업들 간 상생협업이 요구된다.

국내 대형 물류기업들의 경우 한정된 국내 물류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해외시장에 과감히 진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FTA 확대, 국경 없는 전자상거래 발달 등 글로벌 경제통합이 심화됨에 따라 안방시장 사수만으로는 기업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한편 정부는 향후 10년간의 물류정책 방향을 담은 ‘2016-2025 국가물류기본계획’에 대세인 물류 트렌드를 반영해 관심을 모았다. 정부는 전자상거래 활성화 지원을 위해 ‘도시첨단물류단지’제도를 도입하고 물류 스타트업 지원, 첨단 기술개발 R&D를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배송전쟁 시대, 로켓배송’ 논란 가열
물류와 유통업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업계에 배송전쟁이 시작됐다.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되면서 택배는 익일배송도 모자라 당일배송 시대로 진입했으며 속도전에서 품질경쟁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추세다. 소셜커머스 업체 뿐 아니라 온라인 비중 확대로 매출 부진을 겪고 있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퀵배송 서비스를 하나둘씩 도입했다. 올해도 당일배송의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맞춘 O2O 물류서비스도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물류업계의 최근 뜨거운 화두로 쿠팡의 ‘로켓배송’이 떠올랐다. 2014년 3월 소셜커머스 쿠팡은 택배업체 없이 쿠팡맨 5,000명을 고용해 자체배송을 시행하면서 소비자들의 높은 호응을 받고 있다. 특히 쿠팡맨이 고객에게 문자메시지로 수령 방법을 제시하고, 부재 중일 땐 고객이 원하는 장소에 제품을 놓고 사진을 찍어 전송하는 등 세심한 대고객 서비스를 제공해 화제가 되고 있다. 쿠팡은 ‘주문 후 2시간 배송'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오는 2017년까지 1조 5,000억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배송인력은 2016년과 2017년에 각각 1만명, 1만 5,000명까지 확대하고 물류센터도 현재 14곳에서 2016년 16곳, 2017년 21곳으로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택배업계는 쿠팡의 로벳배송이 불법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통합물류협회는 지난해 10월 쿠팡의 로켓배송서비스를 중지시키라며 법원에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협회는 화물번호판의 증차가 제한된 상황에서 쿠팡의 미허가 자가용 유상운송행위는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택배업계는 택배법을 별도로 제정해 법제도의 차별성을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CJ대한통운 택배부문 최우석 상무는 “택배차량 증차제한으로 인해 택배종사원은 어쩔 수 없이 자가용 번호판으로 벌금을 몇천만원씩 내고 있는 상황인데 어떤 업체는 수천대 자가용을 사용하며 동일한 택배업을 하는 것이 불공정하다”고 지적한 후 “택배산업 양적팽창에 맞는 제도적 정비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택배업은 올해도 온라인 마켓 및 모바일 쇼핑의 성장세로 선전이 예상된다.

택배업계에 따르면, 2014년말 기준 택배시장은 약 4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2000년 시장규모가 약 6,000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불과 10여년 사이 시장이 567% 이상 확대된 셈이다. 2014년 물동량은 전년대비 약 8% 성장한 16억박스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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