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 ‘규모축소’ 해양플랜트, LNG선 ‘수주 금지령’

 
 
SPP 채권단 RG발급 거부로 매각 난항 ‘가능성’

정부와 채권단 주도의 중소조선사 구조조정이 한층 가속화되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청산 대신 중소형 조선사로 규모를 축소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성동조선은 삼성중공업의 경영지원 이후, 신규수주 활동에 매진하며 회생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대한조선은 지난해 기업회생절차를 종결했으며, 대선조선도 소형 컨선을 중심으로 수주활동을 벌이며 회생 가능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반면 SPP조선 매각은 채권단의 RG발급 거부가 걸림돌이 돼 향후 매각과정에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3차례 매각에 실패한 신아SB는 결국 청산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STX조선해양의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구랍 11일 STX조선해양의 건조능력과 선종을 대폭 축소하는 방향으로 구조조정을 유도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STX조선해양은 5만~7만톤급 탱커선(액체운반선)에 특화된 중소형 조선사로 재편될 예정이다. 또한 채권단은 STX조선해양에게 해양플랜트, 중대형 컨선, LNG선 수주를 금지시켜 과열경쟁과 저가수주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계획이다.
 

STX조선해양, 중소형 조선사 탈바꿈...
5~7만톤급 탱커선 집중

산업은행 등 STX조선해양의 채권단은 STX조선해양의 청산 대신 총 4,530억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택했다. 실사 결과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를 상회할 뿐만 아니라, 법정관리 신청시 협력업체의 연쇄도산과 STX엔진 등 관계사의 연쇄부실 가능성을 고려해서다. 산업은행은 동 자금 지원이 이뤄지면 기존에 수주했던 선박의 건조·인도가 원활해질 것으로 보고있다. 대출 금리는 현재 3~5%선에서 1%로 낮출 계획이다.

STX조선에 대한 대대적인 사업구조 재편과 구조조정도 이뤄진다. 진해야드는 시설능력을 줄이고 수익성이 있는 5~7만톤급 탱커선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고성조선소는 2017년초부터 대형블럭 공장으로 기능을 전환해 국내 조선사의 대형블록 하청공급을 담당하게 된다.
인력은 추가적으로 약 34% 감축한다. 자율협약 후 지난 10월까지 약 864명(24.4%)를 감축한 STX조선해양은 이번 방안에 따라 930명을 추가로 감축할 계획이다. 새해부터는 전 임직원의 임금을 10% 삭감하고, 복리후생비 지급을 중단해 원가 절감을 극대화한다.
 

SPP조선, 채권단 RG 발급 거부로
8척 수주 계약 ‘물거품’

반면 SPP조선은 매각활동에 먹구름이 끼었다. SPP조선이 수주했던 8척의 RG(선수급환급보증) 발급이 채권단의 반대로 무산되면서 수주계약이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신규수주를 통해 수익성을 높여 매각 가능성을 높이려던 계획이 물거품되면서 SPP조선의 앞날은 또다시 한치앞도 알 수 없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SPP조선 채권단의 RG발급 거부로 총 3,080억원의 매출이 날아갔다. RG발급이 거부되면 사실상 조선사의 수주활동은 원천 봉쇄된다. 반발이 거세지자 우리은행(주채권은행), 수출입은행(최대 채권은행) 등 채권단은 기 수주선박 분에 대한 RG발급을 제한적으로 터주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지만 이에 대한 업계의 시각은 회의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차례 RG발급 거부를 통해 계약이 취소되면 다시 RG발급이 이뤄진다해도 재계약 가능성이 크게 낮아진다”라며, “한박자 늦은 결정이 중소조선사의 회생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SPP조선의 통영야드와 고성야드는 건조활동이 중단된 상황이며, 사천야드만 겨우 가동되고 있다. 채권단은 SPP조선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통해 매각을 진행할 예정이며, 이르면 올 상반기 새주인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성동조선, 경영지원 이후 수주활동 재개
대선조선, 소형컨선·MR탱커 수주 가능성

성동조선은 지난해 9월 삼성중공업으로부터 7년간 영업·구매·기술·생산 부문 지원협약을 맺고 수주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동사는 총 옵션포함 총 6척의 탱커선 수주계약을 목전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조선도 소형 피더컨테이너선 중심으로 수주를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중형급 MR탱커 수주가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대한조선은 지난해 10월 기업회생절차를 1년 3개월만에 마쳤고 회생가능성을 끌어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아SB, 작년 11월 창원지법에 파산신청 청산절차 돌입
한편 2014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던 신아SB(구, SLS조선)는 끝내 파산신청에 들어가 곧 청산될 것으로 알려졌다. 동사는 3차례 매각을 진행했으나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모두 불발됐으며, 지난해 11월 창원지방법원에 파산신청을 내 곧 청산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정부와 채권단 주도의 중소조선사 구조조정이 속도를 내면서 새해 중소조선업계는 새롭게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STX조선해양의 규모축소와 성동조선, 대선조선, 대한조선의 경영정상화, SPP조선 매각협상이 어떻게 진행될지 한치앞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우리 중소조선사의 시장상황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중소형 유조선과 가스선 등은 지난해 대량 발주되며, 올해 발주규모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화되는 환경규제 등으로 나타날 중소형 컨선 및 벌크선 수요도 중국과 일본 조선소와 치열한 경쟁을 피할 수 없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2016년은 대형 조선사나 중소형 조선사 모두다 수주하기 힘든 환경이 계속될 것”이라면서. “특히 중형 조선사들은 중국·일본과 주력선종이 겹쳐 경쟁이 불가피한 만큼 불황기동안 경영안정과 기술개발에 더욱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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