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콤파스 강사는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해운시장분석센터의 고병욱 전문연구원이며 발표제목은 ‘건화물선 시장 동향과 대응방향’이다. 고려대 경제학과의 학사와 석사를 하고 현재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고병욱 연구원은 ‘해운보증기금의 공적기구로서의 설립 필요성과 재원조달 방안에 관한 소고’와 ‘외항산업의 산업연관효과 평가를 위한 위성계정 도입방안’ 등 50여건의 연구보고서와 학술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고 연구원의 발표내용을 정리하여 게재한다. 이번에 발표된 대응방향에는 되새겨보아야 할 획기적인 개선방안들도 제시됐다. 극도의 어려움에 처한 우리나라 건화물선 해운업계에 오랜 가뭄에 단비와 같은 좋은 해결방안이 되기를 바란다.
 

1. 건화물선 시장의 개요
세계 건화물선 시장의 화물 분포는 철광석이 29%인 13억 6,700만톤, 석탄 24% 11억 4,900만톤, 곡물 9% 4억 4,100만톤, 기타 37%인 17억 3,800만톤이며, 선형별로는 케이프가 40%인 3억 900만톤, 파나막스 25% 19억 5,000만톤, 수프라막스 17억 9,000만톤, 핸디사이즈 12% 9,200만톤이다. 건화물선 시장은 세계경기에 따라 운송수요가 발생하면 장기자산투자인 선박금융이 이루어져 선박이 공급되고 그 선박은 시장가격과 해운기업의 캐시플로에 의해 중고선가와 신조선가로 반영되고, 이는 해운기업의 자산 및 담보가치가 된다.
 

2. 여건 변화와 시황 회고
현재 해운시장은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누적된 선복과잉 문제로 화주 주도의 시장으로 바뀌었다. 2008년부터 2015년까지 물동량이 38% 늘었으나 선복량은 93%나 증가하였다. 2015년 7월 발레막스 선박의 중국항만 입항이 공식 허용되었고, 2014년 9월 중국선사 코스코, CMES에 추가로 24척의 발레막스 운송계약이 이루어져 기존 케이프선에 부정적 요인이 되고 있다. 최근 IMF는 세계경제와 무역성장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였고, 중국은 낮은 성장률, 투자와 제조업 대신에 소비와 서비스업을 강조하는 뉴노멀 정책을 펴고 있다. 클락슨 자료에 의하면, 지난 3년간 케이프 단기운송 성약개수가 100건에서 200건까지 꾸준히 증가하였으나 운임은 일간 3만달러에서 5천달러 이하로까지 떨어져 시장의 교란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16년 2월 2일 현재 운임이 사상 최저를 기록하였다. 2015년 2월 18일 BDI가 509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였는데, 지난 7,8월 잠시 반등한 후 11월 20일 500이 깨지며 498을 기록하였다. 그후 471까지 바닥을 모르게 떨어지는 등 2016년 들어 한번도 상승하지 못하고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1)케이프
케이프 운임을 클락슨 자료로 회고해 보면, 2015년 평균 케이프사이즈 기간용선료(T/C)는 전년 동기 대비 49% 하락하였다. 2013년의 케이프 운임이 연평균 1만4,580달러였던 것이 2014년 1만 3,800달러, 2015년 6,997달러 하다가 2016년 들어 2,238달러로 폭락하였다. 그 원인은 2014년 14% 급증했던 중국 철광석 수입 물동량이 올해 들어 증가세가 둔화되어 악재 역할을 하고 있고, 중국의 석탄수입 감소폭이 커지면서 전세계 석탄 물동량도 감소하여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의 호주산 석탄수입마저 2014년의 소폭 증가에서 작년에는 감소로 돌아섰다. 다만, 케이프 선대는 시황악화로 대규모 해체가 발생하여 소폭 증가에 그쳤을 뿐이다.

2)파나막스
파나막스의 2015년간 평균 운임은 전년 동기 대비 28% 하락하였다. 2013년 연평균 9,472달러였던 것이 2014년 7,718달러, 2015년 5,561달러, 2016년 3,031달러를 기록하였다. 중국의 석탄수입 물량감소를 인도 수입물량 증가가 상쇄하지 못한 것이 시황하락의 주요 요인이다. 2015년 1분기에 가뭄 및 트럭운송업자 파업으로 인해 남미 곡물의 출하가 늦어지면서 남미 곡물시즌 영향력이 예년보다 지연되어 2분기를 넘어선 7월에 본격화 되어 7월 21일 연중 최고치인 9,403달러를 기록하였다. 2015년 9~10월 이후 미국 걸프만 곡물시즌에 들어갔음에도 달러강세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로 인해 시황상승을 견인하지 못했다.
 

3)수프라막스
2015년 수프라막스 평균 운임은 전년 동기 대비 29% 하락하였다. 2013년에 연평균 1만275달러 하던 것이 2014년 9,818달러, 2015년 6,966달러, 2016년 4,052달러로 떨어졌다. 중국의 철재 수출과 보크사이트 수입 증대는 긍정적 요인이었으나 석탄 니켈광석, 스크랩scrap, 펫코크petcoke의 물동량 감소 및 선대 증가가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사상 최악의 시황으로 이어졌다. 더욱이 남미 곡물 물동량 증가로 2015년 8월 25일 9,770달러를 기록하였으나 이후 북미 곡물시즌 지연으로 다시 하락하였고, 지난해 울트라막스 유입 급증으로 신조선 인도량이 늘어나 선복과잉을 심화시켰다.

기간용선료는 2014년 이후 현물운임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동반 하락하여 모든 선형에서 1년 기간용선료가 사상 최악의 수준을 보이고 있다. 2016년 1월 29일 현재 일간 기간용선료는 케이프 5,250달러, 파나막스 4,825달러, 수프라막스 4,750달러를 기록하였다. 용선료 수준이 운항변동비OPEX 수준에도 못 미처 자본비용CAPEX을 전혀 회수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중고선가도 시황이 침체되면서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였다. 자금력이 있는 선사로선 저가에 선박을 확보할 수 있는 시기인데, 낮은 가격에 선박확보가 가능해지면서 이들 선박이 운임을 다시 떨어트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2016년 1월 29일 현재 케이프 중고선가는 2,300만달러, 파나막스 1,300만달러, 수프라막스 1,200만달러 수준이다. 신조선가도 2014년 5월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시황악화로 발주수요가 부진하여 신조선가가 하락했고, 낮은 신조선가에 따른 선주들의 저가선박 확보 욕구와 일감확보가 필요한 조선소의 이해관계가 결합하여 신조발주 증가가 우려된다. 현재 선형별 신조선가는 케이프가 4,600만달러, 파나막스 2,575만달러, 수프라막스 2,425만달러에 달한다.
 

3. 최근 수급동향과 전망
최근의 수급동향을 보면, 물동량이 정체되는 국면에서는 장기운송계약 보다 현물spot 시장에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화주의 운송수요는 장기계약 물동량의 경우 예측가능한 안정적 운송이 이루어지지만, 현물계약 물동량은 예측이 곤란하여 불안정적한 운송이 될 수밖에 없다.
 

1)철광석
철광석 물동량에 대한 중국의 비중과 수입국별 추이를 살펴보면, 2007년 이후 세계 철광석 증가요인의 95%가 중국 영향이었다. 2007년 세계 철광석 물동량의 49%를 중국이 차지했으나 2015년에는 69%나 되었다. 중국이 철광석 수입처를 브라질에 비해 상대적으로 톤·마일 효과가 적은 호주산 수입으로 크게 늘렸다. 2011년에 호주에서 2억 9,000만톤을 수입하였으나 2015년에는 6억1,000만톤을 수입하여, 브라질과 남아공으로부터의 철광석 수입 물동량이 증가했으나 이들의 비중은 감소하였다. 즉 2015년에 호주가 66%, 브라질 20%, 기타 15% 순인데, 2011년엔 각각 45%, 21%, 34%였다. 중국의 철광석 수입 물동량 증가율이 2014년에 14%였던 것이 2015년엔 2%로 크게 낮아졌다. 이 같은 중국 철광석 수입 물동량 증가세 둔화가 올해 상반기 케이프선 시황침체의 결정적 요인이었다. 중국해관총서 자료에 의하면, 중국 철광석 수입 해상물동량은 2013년에 6,836만톤에서 2014년 7,776만톤, 2015년 7,944만톤 하다가 2016년초 9,627만톤까지 늘어났다. 중국 철광석 해상물동량의 결정요인은 철강생산 증가에 따른 철광석 수요증가와, 철광석 재고수요 증가에 따른 단기변동에 의한 수요증가이다.

대체수요 효과는 고품질 수입 철광석에 의해 생산비용의 격차로 가격경쟁력이 높아지고 이윤율이 개선될 때 발생한다. 중국은 올해 1억 1,000만톤 철강수출을 통해 과잉생산이 해소될 전망이다. 2014년에 중국의 철강 내수는 2.0%, 생산은 4.9% 증가하였으나 2015년 소비는 1.8%, 생산은 0.1% 각각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같은 생산과 소비의 차이가 수출확대로 이어져 올해의 철강수출로 이루어지는데, 철강생산 증가가 한계에 달해 수요증가 측면에서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 한편, 철광석 가격 하락과 함께 철강재 가격이 급감하면서 격차가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중국 철강기업의 마진이 악화될 것이나 이로 인한 철광석의 수입대체 수요측면에서는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철강산업은 구조적 과잉설비 문제로 구조조정이 필요한 단계에 있다. 이의 타개책으로 저우주취走出去 즉 해외진출전략과 인수합병과 시장퇴출을 통한 내부 구조조정, 관리효율성 제고 및 기술혁신, 자원의 안정성 확보가 요청된다. 2016년 세계 철광석 물동량은 전년대비 0.9% 감소한 13억 5,500만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철강소비가 소폭 감소하고 수출증대도 어려워 철광석 수입물동량이 소폭 감소할 것으로 보이는 반면에 인도 아세안 MENA(중동 및 북아프리카) 멕시코 지역 등에서는 철강수요가 증가될 전망이다.
 

2)석탄
세계 연료탄 물동량은 중국의 수입 물동량 감소로 인해 감소할 전망이다. 2014년 중국의 수입 물동량의 소폭감소에도 인도의 수입증가로 인해 전년대비 3.8% 증가한 9억 5,000만톤을 기록하였다. 2015년엔 중국의 수입이 큰 폭으로 감소했고 인도의 수입증가도 기대에 못 미쳐 전년대비 6% 감소한 8억 9,400만톤에 이를 것이다. 특히 지난해 중국의 수입감소 및 인도의 수입증가로 인도가 세계 1위의 연료탄 수입국이 되었다.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고열량탄인 호주산 수요가 증가되고 인도네시아산은 수요가 감소되며, 중국정부의 석탄사용 감소 노력으로 석탄수입이 지속적으로 감소되고 있다. 2015년 수입탄 성분검사 실시 및 대체 에너지 사용증가 노력으로 29% 감소한 1억 2,900만톤으로 추정된다. 중국이 13차 5개년개발계획을 밝히면서 환경오염 문제해결에 대한 노력도 영향을 주고 있다. 국제 석탄가격이 낮아 수입요인이 여전히 존재하여 소폭 감소에 그칠 전망이다.

인도는 화력발전 증가로 석탄수요가 증가하나 국내산이 늘어 수입증가세는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엔 콜인디아(Coal India)의 생산성 증대 및 주요 발전소 및 항만재고 증가로 7월부터 수입이 감소하여 6% 증가한 1억6,100만톤이 전망된다. 석탄수요는 꾸준하나 국내산 공급증가와 신용문제 등 수입제한 요소가 유지되어 2016년에도 지난해 수준에 그칠 듯하다. 호주와 인도네시아의 석탄수출 물동량은 호주는 현 수준을 유지하지만, 인도네시아는 회복이 어려울 전망이다. 호주의 2015년 중국향 물동량은 감소했으나 인도 한국 일본향 물동량이 증가하여 전년대비 소폭 증가한 2억 2,500만톤이 예상되며, 인도네시아산에 비해 품질이 우수하여 중국수입 감소영향은 상대적으로 적으며 특히 중국외 지역수출이 늘어나 올해에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인도네시아는 2015년 중국향 물동량이 크게 감소하며 전년대비 9% 감소한 3억 7,300만톤이 예상되고, 신흥국향 수출증가가 예상되지만, 가격하락에 따른 폐광증가 및 내수확대로 수출회복이 어려울 전망이다. 원료탄 물동량도 2014년 이후 감소세로 전환되었는데, 연료탄과 마찬가지로 인도의 석탄생산 증대정책으로 증가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 우려된다.
 

3)곡물
 2015/16년 곡물 물동량은 4억 4,400만톤이 예상된다. 달러화 강세로 미국산 곡물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물동량이 감소되고 있다. 반면에 브라질 헤알화 약세와 아르헨티나의 수출촉진 정책이 시행되면 남미 물동량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4. 선복량 수급추이
2016년 신조선의 인도량 및 해체량 모두 소폭증가가 예상된다. 2015년 신조선 인도량은 클락슨 자료에 의하면, 1,692만DWT로 전년보다 소폭 감소되었으며, 2011년 이후 꾸준히 감소되고 있다. 2016년 신조선 인도량은 전년대비 9.3% 증가한 1,850만DWT가 예상된다. 해체량도 2012년 이후 감소하다가 2015년에 시황악화로 사상최고 수준의 해체량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해체량도 사상최저의 시황으로 작년 수준에 달할 전망이다. 케이프 발주량은 신조선 인도량이 6.0%로 적지 않지만 대규모 해체로 선대는 0.8% 순증할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2015년 발주가 큰 폭으로 감소되어 2017년 이후 선박과잉 문제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되며, 2013년 이후 선대 증가율은 완화추세이다. 파나막스의 2016년 신조선 인도량 및 해체량도 소폭 증가될 전망이다. 2015년 신조선 인도량이 984만DWT로 전년대비 감소하는 등 2012년 이후 꾸준히 감소되고 있다. 2016년 신조선 인도량은 저시황 지속에 따른 발주감소로 선대대비 5.3%인 1,030만DWT가 될 것으로 보이고, 해체량은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한 710만DWT로 전망된다.

2016년 대규모 해체로 선대는 1.6% 순증이 전망된다. 수프라막스의 2016년 신조선 인도량은 소폭 감소하고 해체량은 34% 증가될 전망이다. 특히 2015년 초 기준 수프라막스 발주잔량의 80%를 6만~6만 5,000톤의 울트라막스가 차지하며, 해체량은 2012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6년 신조선 인도량 감소와 해체량 증가로 수프라막스의 선대 증가율은 소폭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적지 않은 울트라막스 같은 대형선의 발주잔량에 의해 미래 공급이 부담스럽다. 따라서 인도지연, 발주취소, 선종변경 등의 공급조절 노력이 절실하다.

대책으로는 건조능력 조정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 긍정적인 것은 2015년의 신조선 인도량이 최대인도량 대비 49% 수준으로 하락하였다는 점이다. 2015년말 기준 세계 건화물선 선대는 7억 7,610만톤이므로 선박 사용년수를 20년으로 가정하면 매년 신조선이 3,900만톤 필요하다. 따라서 추가적으로 20% 정도의 인도량 즉 조선소 건조능력을 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수급 이외의 기타 요인들도 운임하락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가수요 부재와 짧은 레이캔(Laycan) 기간, 핫 스팟(hat spot) 화물 등장, 대형화주와 선주의 직접협상, 대형화주의 경영여건 악화, 발레막스로 인한 화물흡수 등으로 시황상승 요인이 없어지고 있다.
 

5. 대응방향
2016년에도 수급여건은 개선되지 못할 전망이다. 누적된 선박과잉에 구조적 수요충격이 발생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선박과잉 이면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 국가의 유동성 공급 확대에 의해 선박이 투자대상으로 부상한 것이 작용했다. 구조적 수요충격의 이면에는 무역발전 단계에 따른 정체국면 진입과 경제성장에 따른 삶의 질 개선요구 증대도 작용했다. 세계 해운호황을 이끌었던 중국은 해운경제학자 스톱퍼드 분류에 의한 무역량이 정체되는 발전단계에 진입했다.
 

1)해운산업의 발전방안
우리나라 해운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려면, 첫째, 해운산업이 국가기간산업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국적선사 부재시엔 수출입화물 수송의 불안정, 해상물류비용 증가, 해운산업에 의한 고용 및 소득 감소 등 타격이 클 것이다. 국적선사가 없어지면, 수출입화물 수송의 안정성 50%, 해상물류비용 90%, 해운산업 고용 및 소득 창출이 80%로 급감하고, 연관산업 간의 연계효과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둘째, 선화주 협력강화도 필요하다. 전략대량화물 운송에 대한 국적선사 장기운송계약을 활용하면, 선박확보비용과 변동성을 줄여 화주에게도 이익이 될 것이다. 따라서 POSCO, 발전사 등 전략대량 화주들이 국적선사를 적극 활용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자국의 대량화물을 자국적 선사가 운송하게 하고 있고, 중국도 최근 들어 국화국운國貨國運 기조를 강화하며 자국적 선사를 지원하고 있다.

셋째, 운항선대의 대규모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도 필요하다. 우리나라 건화물선사의 선대규모는 비교적 작은 편이다. 보유선박의 70% 이상이 건화물선인 75개사를 분석한 결과, 21척 이상 운영하는 선사는 5개사에 불과하고, 1~5척 보유한 소형선사가 57개사로 76%나 달한다. 75개 선사중 흑자선사가 67%인 50개사이고 적자선사는 33%인 25개사인데, 특히 6~10척 보유한 선사들의 71%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건화물선사들은 선대의 대규모화로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커진다. 2014년 자료 기준으로, 운영선박이 1척 늘어나면 척당 영업이익은 600만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넷째, 운영선대 대규모화로 인한 기대효과는 장기운송계약이 가능해지고, 규모가 커진 선대의 포트폴리오가 개선되고, 화주가 원하는 선박을 효율적으로 배치함으로써 공선운항, 연료비, 선박대기시간, 선박배치비용 등이 감소한다. 아울러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가 강화되면서 시장변화에 대한 대응능력이 제고되고, 선박연료구입비 및 선박관리비도 절감될 것이다.
 

2)선박은행 기능강화와 선복량조정위원회 신설
다섯째, 선박은행 기능의 강화이다. 선박은행 기능강화를 통해 부메랑 효과가 방지되고 업계에 활력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기존 선박은행의 기능은 선사의 신용위험(credit risk)을 지는 것으로, 선사의 선박을 시가로 매입해주고 다시 재용선을 주어 운항권을 유지할 수 있게 하고, 계약기간 종료시 선박을 다시 매입가로 선사에게 되돌려 주는 것이다(buy-back obligation). 그러나 강화된 선박금융의 기능은 한걸음 더 나가 가격위험(price risk)까지 지는 것이다. 선사의 선박을 시가로 매입하고, 시장 용선료로 국적선사에게 대선하는 것으로, 재용선과 매입가 재매입의무가 없이 일정기간후 재매입옵션(buy-back option)을 부여하는 것이다. 다만, 매입시보다 선가가 하락한 경우 매입가로만 살 수 있고, 선가상승시 자본이익(capital gain)의 공유에 의해 선가 상승분의 50%를 선박은행이 가져가는 방식이다. 즉 선가 상승분의 50% 만큼만 더 받고 재매입옵션을 가진 매각선사에게 다시 파는 것이다.

이의 기대효과는 국적선의 저가 해외매각을 방지하여 소위 부메랑 효과를 방지하고, 신속한 시장구조조정으로 한국 건화물선업계에 활력을 제고할 것이다. 다만, 강화된 선박은행이 지게 되는 선가하락위험의 헤징 방안이 없다는 점이 애로사항이다. 여섯째, 계선전략 검토이다. 현재는 계선점 이하의 사상 최저운임이 지속되고 있다. 외국의 유수 선사들이 계선을 진행 또는 계획하고 있다. 스코르피오벌크사는 최근 인도된 케이프 신조선 2척을 계선했고, 보시마르 등 유럽선주들의 상당수도 계선을 진행중이다. 그리스는 1980년 해운위기 이후 최대규모의 계선이 진행중이고 아시아의 중국과 대만선주들도 이에 동참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인 운임상승 요인이 될 수는 있겠으나 계선선박이 전부 소화되기 전까지는 본격적인 운임회복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일곱째, IMO에 의한 선복량조정위원회 신설추진이다. IMO에 VCAC(Vessel Capacity Adjustment Committee)를 신설하는 방안으로, 건화물선을 비롯한 컨테이너선 유조선 등의 주요 선종을 대상으로 조정하고, 그 방법은 다양하게 디자인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예를 들어 국가별 선대유지(fleet reserve)를 지배선대 기준으로 할당하여 VCAC가 유지율(reserve ratio) 관리를 통해 운임의 안정화를 꾀하는 방안이다. 마지막으로 해운-화주-조선의 상생노력이다. 지금의 낮은 운임이 서비스 공급자인 선사와 수요자인 화주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수준에서 안정화 되고, VCAC 같은 글로벌 차원의 협력 메커니즘을 창출하여 안정적 운임에 부합하는 지속가능한 신조선 건조가 이루어져 해운-화주-조선이 상생하는 미래 건화물선 시장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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