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억 여객선 펀드로 신조선 50% 지원

 
 
2020년 노후선 63척 대체건조, 평균 선령 12년 이하
대출상환기간 15년 연장, 선박담보인정비율 70% 상향

정부가 1,000억원 규모의 연안여객선 현대화 펀드를 조성해 신조선 건조금액의 50%를 지원하기로 하는 등 여객선 건조 지원을 강화한다. 이와 함께 이차보전사업의 대출상환기간을 10년에서 15년으로 연장하고 선박담보인정비율도 60%에서 70%로 상향하는 등 선사의 금융부담을 완화하기로 했다.

해양수산부는 4월 18일 ‘제 1차 연안여객선 현대화계획(2016-2020)’을 수립, 발표하고 여객선 건조에 대한 직접 지원에서부터 조선소의 건조 역량 강화, 여객운송업계의 경쟁력 제고 등 연안여객선 현대화와 관련된 전 분야에 걸친 체계적인 지원계획을 마련했다.

이번 계획은 국정과제인 ‘연안여객운송업 선진화’를 위해 첫 수립되는 5년 단위(‘2016-2020’) 법정계획이다. 세월호 사고 이후 노후 연안여객선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나 선사의 영세성, 수익성 저하로 노후화 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다수 국민이 이용하는 연안여객선의 안전성을 강화하고 조선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본격 추진된다.

여객선 건조지원 및 조선소 건조역량 강화
정부는 고가의 카페리 및 초쾌속선 건조를 위해 직접 연안여객선 현대화 펀드에 출자하여 건조금액의 50%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기타 선박에 대해서도 선박 건조시 대출이자를 지원하는 이차 보전사업을 확대하는 등 여객선 건조 지원을 강화한다. 또한 국내 실정에 적합한 카페리와 초쾌속 여객선의 표준 설계도를 개발하고 친환경 선박 기술개발 R&D를 추진해 국내 조선소의 여객선 건조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연안여객선 자유이용권인 ‘바다로’를 도입해 예매시스템의 이용자 편의성을 강화하는 등 서비스 다변화도 추진한다. 육상 대중교통 체계와 같은 지·간선 체계 도입을 검토하고, 노후화된 여객선 기항지를 체계적으로 개발하는 등 해상교통망의 현대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오는 2020년까지 노후 여객선 63척을 신조선박으로 대체하고, 여객선 평균 선령 12년 이하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여객선 이용객은 현재 연간 1,500만명에서 1,700만명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며 2013년 86.5점인 고객만족도 점수를 90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연안여객선사 60개사, 112개 항로, 169척 운영
해수부에 따르면, 현재 연안여객선사는 총 60개사가 운영 중이며, 38개사(63%)가 자본금 10억원 미만, 36개사(62%)가 보유선박 2척 이하로 영세한 시장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선사의 영세성으로 인해 여객선 건조를 위한 투자가 곤란한 상황으로 연안여객선 노후화가 초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총 매출액은 2,800억원(업체당 47억원)이며 총 영업이익은 157억원(업체당 2.7억원)에 불과하여 항공·버스 등 여타 육상교통에 비해 영업실적이 저조한 상황이다.

연안여객선은 총 112개 항로가 운영 중이며, 민간이 운영하는 일반항로는 85개 항로로 143척의 선박이 운항 중이다. 선종별로는 차도선 95척(56%), 카페리 선박 16척(9%)으로 여객·화물 겸용선이 65%를 차지하고 있다. 여객·화물 겸용선은 세월호 사고 이후 선령제한이 30년에서 25년으로 강화됨에 따라 여객선의 대체 필요성이 시급한 실정이다. 연안여객선 이용객은 2013년 1,606만명에서 2014년 1,427만명으로 전년대비 11% 감소했다.

이차보전사업 전면개편, 여객선 현대화 펀드
‘제 1차 연안여객선 현대화계획’의 4대 추진전략은 △선박현대화(여객선 건조지원) △건조기반 현대화(조선소 건조기반 조성) △여객운송서비스 현대화(연안여객운송사업 경쟁력 강화) △해상교통망 현대화(효율적 해상교통망 구축)이다.

여객선 건조지원과 관련해서는 이차보전사업을 전면 개편한다. 대출상환기간을 10년에서 15년 이상으로 연장하고, 선박담보인정비율은 60%에서 70% 이상 상향하는 등 지원조건을 완화한다. 이차보전사업의 지원대상에는 선박 건조 외에 기관성능 개선 및 안전성 강화 등을 위한 선박리모델링을 추가하기로 했다.

현재 연안여객선의 노후화는 점점 심화되고 있다. 해수부에 따르면, 선령이 20년을 초과한 여객선 비율은 2005년 4%에서 2015년 29%까지 증가했다. 이는 자본력이 취약한 영세 사업자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연안여객운송업계 여건상 대규모의 자금이 필요한 배를 건조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막대한 건조비용이 소요되는 카페리 및 초쾌속선 등의 선종은 해외에서 15년 이상 운항한 중고선을 도입하는 것이 일반화된 실정이다.
이에 정부는 카페리와 초쾌속선 건조를 위해 펀드관리기관 선정 등 총 1,000억원 이상의 연안여객선 현대화 펀드를 조성해 본격 시행에 들어간다. 여객선 기술개발 R&D와 연계하여 LNG 추진선 등 신기술 적용선박에 대한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이용자 요구에 부합하는 국고여객선을 건조한다. 노후 국고여객선 활용 등을 통해 지역별 예비선 확보방안을 강구해 도서민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지역별 예비선은 목포지역에서 1척이 운영 중이다. 민간에서 추진하기 어려운 친환경, 고효율 기술을 선도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국내 건조한 연안여객선에 대해서는 취득세 및 재산세 감면 등 세제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다.

카페리·초쾌속선 표준선형 개발 추진
국내 건조기반 조성을 통해 조선기술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고 지속가능한 여객선 건조 생태계를 조성한다. 우선 시장을 선도하는 여객선 건조기술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선사의 국내 조선소 카페리 건조 기술력에 대한 우려 불식을 위해 카페리와 초쾌속선 표준선형 개발을 추진한다. 국내 지형이나 운항항로에 적합한 표준 기본설계를 개발, 제공하고 표준선형 활용으로 원가 절감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시리즈선 건조 시 10-20% 원가절감이 예상된다.

실선 개발을 통한 건조경험을 축적하기 위해 카페리·초쾌속선 표준선형을 바탕으로, 실제 선박을 건조하고 항로에 투입하여 표준선형에 대한 성능을 검증한다. 선사의 실선건조 참여 유도를 위해 현대화 지원사업(이차보전사업, 현대화 펀드)과 연계하여 표준선형 건조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다.

체계적인 여객선 R&D 수행 및 기술개발 지원을 위해 중장기 여객선 기술개발 로드맵을 수립하고 미래형·친환경 기술개발을 추진한다. 국내 건조 여객선의 원가경쟁력 확보를 위해 수입에 의존하는 여객선 핵심기자재의 국산화 추진을 병행한다. 안정적인 수주물량 확보 및 기술축적을 위해 여객선 특화조선소를 육성한다.
공동발주체계 도입도 검토한다. 연안여객선, 관공선, 어선 등 공공부문(지원) 선박을 전문기관에서 취합하여 정기적으로 공동 발주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각 기관에서 확보하고자 하는 중장기(3-5년) 발주 물량을 취합하여 공동발주 기관에서 매년 정기적(예 연 2회)으로 일괄 발주한다는 계획이다.

여객서비스 다변화, 탄력운임제 도입 확대
수요자 요구에 부합하는 다양한 여객운송 서비스 상품을 개발해 여객선 현대화를 위한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을 추진한다. 영세 선사의 여객선 현대화 투자기반 마련을 위해 탄력운임제 도입 확대, 유류할증제 본격 시행 등 운임합리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현재 운항 중인 연안여객선 총 157척 중 65척(41%)만이 탄력운임제를 적용 중이다.

수요자 중심의 여객서비스 다변화에 나선다. 연안여객선 신규 수요창출과 재이용 촉진을 위해 여객선 자유 이용권 ‘바다로’ 도입 및 통합 마일리지 ‘바다로 포인트’를 구축한다. 연안지역과 도서를 관광하는 한국형 연안크루즈 사업 추진을 검토하고, 장거리 카페리 항로를 중심으로 선내 관광 서비스를 개발한다.

예매 및 정보시스템을 고도화한다. 홈페이지와 모바일앱 예매시스템을 이용자 친화적으로 전면개편하기로 했다. 장기적으로 신분확인방안을 보완하여 터미널에서 별도의 발권 없이 바로 승선할 수 있는 모바일 발권체계를 도입할 예정이다.

육해상 연계 원스톱 시스템을 구축한다. 지자체 등과 협의하여 철도역, 공항, 버스터미널과 연안여객터미널 간 마을버스 운영 등을 추진하고, 버스 노선과 배차간격 조정을 추진한다. 철도 및 버스 등의 티켓과 여객선 티켓을 동시에 구입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복합티켓 제도를 도입한다.

중고 여객선 해외판로를 지원한다. 일본 및 국내선사 활용사례 등을 분석해 해외 중고선 판로 최적화 모델을 발굴하고 한국해운조합에 해외판로 지원센터를 운영한다.

지·간선 체계 도입 등 해상교통망 현대화
빠르고 쾌적한 여객선 이용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육상 대중교통 체계와 같은 지·간선 체계 도입을 검토하고 노후화된 여객선 기항지를 체계적으로 개발하는 등 해상교통망의 현대화를 추진한다.

해상교통망의 비효율성에 따른 장시간 운항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해상교통망 지·간선 체계 구축을 검토한다. 여객항로는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운항하는 간선망과 이와 연계해 인근지역을 운항하는 지선망으로 구분한다. 지·간선 체계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육상의 교통수단을 참고하여 지·간선 운항 선박 간 자유로운 환승 체계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여객선 기항지의 체계적인 개발에 나선다. 전체 기항지에 대한 기초조사를 실시하여 해상교통 인프라를 종합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해상교통인프라 개발 종합계획을 수립한다. 접안시설 종류별(항만, 어항, 소규모 항포구) 시행주체, 재원분담 방안 등 세부 추진계획을 마련한다.

해수부는 제 1차 연안여객선 현대화계획 수립을 계기로 연안여객선 현대화를 위한 정부정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이를 통해 연안여객선이 국민들의 신뢰를 받는 해상교통수단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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