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적’의 수출입 운송전략 세워야

 
 
무협 보고서, “화주-물류 이란 동반진출 지원해야”
수출 컨운임 2천불…현지 내륙운송비 ‘비싼 편’

효과적인 이란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이란 운송루트 및 항만 현황 파악을 통해 최적의 운송방안을 모색하고 운송 효율화를 위한 전략수립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와 함께 화주-물류기업의 이란 동반진출 뿐 아니라 물류기업의 이란 내륙 물류시장 진출을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최근 ‘한-이란 수출입 물류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란 운송루트 및 항만 현황, 운송단가 등을 분석하고 수출입 물류 관련 지원방안 등을 소개했다. 동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의 주요 항구 11개 중 8개가 남쪽인 페르시아만, 3개가 북쪽인 카스피해에 위치해 있으며 우리나라는 주로 샤히드 라자(반다르아바스)항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상선, 한진해운 국적선사와 EMIR
ATES, MSC, PIL 등 외국계 선사들은 반다르아바스항까지의 운송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테헤란 도착기준 운송비용은 약 2,000달러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 6개 항구는 여전히 제재 대상자 운영 항구로 이용 불가한 상황이다. 그러나 향후 모든 항구에 대한 제재가 해제되고 항만 개발이 본격화될 때를 대비해 이란의 항구별 현황을 사전에 파악해 장기적인 수출입 운송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안정적인 현지 진출을 위해서는 화주-물류기업의 이란 현지 동반 진출을 통해 비즈니스의 효율성을 높여나가야 한다. 또한 정부는 이란 내륙 물류시장 진출 지원 및 이란 당국과의 조속한 분야별 양해각서MOU 체결 등을 통해 우리 기업의 현지 진출을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란 새 교역 및 투자처로 부상
이란이 세계 경제의 유망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2006년 시행한 UN 안보리의 이란 제재가 2016년 1월 17일부로 10년 만에 해제되면서, 그동안 금지됐던 원유, 천연가스 등 주요 산업의 교역이 가능해지고 각종 인프라 개발계획이 수립되면서 이란이 새로운 교역 및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이란은 풍부한 자원 등 좋은 투자환경에도 불구하고 제재로 인해 외국인 투자는 2012년 47억달러에서 2014년 21억달러로 감소했으나 제재 해제로 금융거래, 에너지, 자동차, 항만 등의 산업에 대한 투자가 가능해졌다.

세계 각국은 장기간 닫혀있던 이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다양한 진출 방안을 모색 중이다. 중국은 이란의 최대 교역국으로 지난 1월 시진핑 주석이 이란을 방문해 고속철도 건설 프로젝트 등 17건의 각종 사업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본 아베 총리도 금년 하반기에 이란을 방문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민관 합동으로 ‘이란 교역·투자지원센터’를 개소했으며 이란 경제사절단 파견 등 적극적인 시장개척 활동을 추진 중에 있다.

한-이란 수출 37억불, 수입은 23억불
이란은 약 8,000만명의 인구와 방대한 천연자원을 보유한 중동지역의 경제대국이다. 1인당 GDP는 약 5,000달러 수준이며 주요 수출품은 석유가스, 플라스틱 등 원자재이다. 2014년 기준 각 산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서비스업(46.9%), 석유가스 산업(27.9%), 광공업(18.3%), 농림수산업(9.3%) 순이다. 2015년 이란의 주요 교역국은 중국, 아랍에미레이트 등이며 우리나라는 전체 수입의 9.5%를 차지하는 3대 수입국이다.

최근 5년간 우리나라의 이란 교역규모는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추세다. 국제사회의 이란 제재로 지난해 이란 수출액은 전년 대비 9.7% 감소한 37.6억달러, 수입은 48.4% 감소한 23.6억달러로 14억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15년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품목은 승용차(9.6%), 자동차 부품(7.9%), LCD TV(7.8%) 등으로 나타났다. 주요 수입품목은 원유로 전체 수입의 93%를 차지했고 상위 10개 수입 품목 모두 원자재이다.

1위 샤히드라자항, 작년 170만teu 처리
이란의 주요 항만 11개 중 8개는 남쪽인 페르시아만에 위치해 있다. 이란의 수출입 물동량은 지난 3년간 등락을 반복했으며 대체로 2014년에 증가했다가 2015년 다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원양선사들이 기항하는 샤히드 라자(반다르아바스)항은 2015년 기준 4,277만톤으로 가장 많은 수출입 물동량을 기록했다. 이어 이맘 호메이니항(3,347만톤), 부셰르항(304만 톤), 아미르 아바드항(277만톤)의 순이다. 컨테이너 처리량 또한 샤히드 라자항이 2015년 기준 약 170만teu로 1위를 기록했으며 그 뒤로 부셰르항(21만 8,095teu), 이맘 호메이니항(12만7,870teu), 코람쉐이(6만 4,343teu) 등의 순이다.

샤히드 라자항은 호르모즈간 주의 반다르아바스에 위치한 이란의 주요 수출입 항구이다. 일반화물 선석 27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연간 처리능력은 약 7,000만톤이다. 2개의 컨테이너 터미널에서 연간 330만teu의 화물처리가 가능하며 현재 모든 터미널을 이용 가능하다. 기존 제재 대상자 운영 터미널로 이용 불가했던 제1컨테이너 터미널도 이용할 수 있다. 샤히드 라자항은 2015년 기준 이란 전체 수출입 물동량의 47.7%, 컨테이너 물동량의 78.1%를 처리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수출은 전체의 59.5%, 수입은 전체의 32.2%를 차지했다. 수출은 2015년 감소세로 돌아섰으며 수입은 지난 3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컨테이너 처리량은 지난 3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했으나 여전히 이란 전체 컨테이너 처리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부셰르항·이맘 호메이니항 2015년 물량 감소
부셰르항은 부셰르주 부셰르에 있는 항구로 이란 항구 중 컨테이너 처리량이 샤히드 라자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항구다. 제재로 샤히드 라자항을 이용하지 못하게 되자 U.A.E의 제벨알리항에서 환적 후 부셰르로 운송하는 대안으로 활용된 바 있다. 2015년 기준 이란 전체 수출입 물동량의 3.4%, 컨테이너 물동량의 10.0%를 처리했다. 전반적으로 2014년에 물동량이 큰 폭으로 증가했으나 2015년에 다시 감소로 전환했다.

이맘 호메이니항은 후제스탄 주에 있는 항구로 지리적으로 수도인 테헤란과 상대적으로 가까운 위치에 있다. 현재 제재 대상자가 운영하고 있는 곡물 및 컨테이너 터미널은 우리나라와의 수출입에 이용할 수 없는 상태이다. 이에 따라 이맘 호메이니항의 최근 컨테이너 처리 실적은 부셰르항과 같이 계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15년 기준 이란 전체 수출입 물동량의 37.4%, 컨테이너 처리량의 5.9%를 처리했다. 컨테이너 물동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은 편이나 전체 수출입 물동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큰 것으로 비추어 볼 때 대부분 벌크, 일반화물 등인 것으로 파악된다. 전체 물동량은 증가 추이를 보였으나 컨테이너 수출입 물동량은 부셰르항과 마찬가지로 2014년 급증 후 2015년에 다시 급감했다.

대이란 수출 컨운임 2천불, 25-28일 소요
현재 이란으로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사는 우리나라의 현대상선, 한진해운을 비롯해 외국계 선사인 MSC, EMIRATE, COSCO, CSCL, EVERGREEN, OOCL, PIL 등이 있다. 선사별로 기항지 및 운항기간에 차이가 있으나 보통 부산항에서 이란 샤히드 라자항까지 약 25~28일이 소요된다. 서비스 선사 중 부산항을 기항하는 선사는 3개 선사(현대상선, 한진해운, EMIRATES)로 파악된다. 현대상선의 경우 4,700~5,700teu급 선박 7대를 투입해 이란으로 해상 컨테이너를 운송 중이다. 광양을 출발해 부산, 닝보, 카오슝, 옌티엔,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제벨알리, 아부다비를 거쳐 이란 반다르아바스에 도착한다. 부산 기준 이란 반다르아바스까지 약 23일이 소요된다.

한진해운도 현대상선과 마찬가지로 이란으로의 해상 컨테이너 운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상해를 출발해 광양, 부산, 닝보, 샤먼, 셰코우,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제벨알리, 아부다비를 거쳐 이란 반다르아바스에 도착한다. 부산 기준 이란 반다르아바스까지는 약 25일이 소요된다.

아랍계 선사인 EMIRATES는 6,500~7,000teu급 선박 7대를 투입해 부산-이란 간 해상 컨테이너 운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부산을 출발해 상해, 닝보, 츠완, 싱가폴, 말레이시아, 콜롬보, 코친, 인도, 문드라, 제벨알리를 거쳐 이란 반다르아바스에 도착한다. 부산 기준 이란 반다르아바스까지 약 28일이 소요된다.

스위스 선사 MSC(세계 2위), 싱가포르 선사 PIL(세계 19위), 중국 선사 COSCO(세계 6위), 홍콩 선사 OOCL(세계 10위)은 중국 상해에서 출발해 이란 반다르아바스까지 운송하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운송기일은 약 23일이다.

현지 내륙운송비 1천불 ‘비싼 편’
무역협회 RADIS 협력업체에 따르면, 대이란 수출 컨테이너 운송비용은 내륙운송을 포함하여 총 2,000달러 수준이다. 한국(부산항, 광양항)에서 테헤란까지는 2,000달러(해상 1,000달러, 육송 1,000달러)이고, 상해항 출발시 총 1,900달러(해상 900달러, 육송 1,000달러)이다. 일반적으로 바이어들이 테헤란에 소재하기 때문에 항만 하역 후 테헤란까지 내륙운송이 필요하다. 한국의 수출화주는 항만까지만 운송하고 내륙운송은 이란의 수입자가 처리하는 상황이다. 이란 내륙운송은 당국에서 허가받은 업체만 이용 가능하므로 운송거리 대비 운임이 비싼 편이며 할인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 이란 항구까지의 해상운송비와 이란 항구에서 테헤란까지의 내륙운송비가 비슷한 수준이다.

이란 물류 효율화 전략 수립 필요
이란시장에 효과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우선 이란 항만 정보를 통한 물류 효율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란 수출시 현재 서비스 중인 선사별 운송루트 및 소요기간, 비용 등 운송정보를 바탕으로 최적의 운송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는 이란의 모든 항구에 대한 제재가 해제되고 항만 개발이 본격화될 때를 대비해 이란의 항구별 현황을 사전에 파악하여 효율적인 수출입 운송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다음으로 화주-물류기업의 이란 동반진출을 지원해야 한다. 우리 물류기업의 효과적인 이란 진출을 위해서는 수출기업과 함께 현지에 진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17개에 불과한 상황에서 수출기업의 물량이 물류기업의 이란 진출에 필요한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

해외투자진출정보포털OIS에 따르면 이란 진출 한국기업은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 대부분 건설 및 무역업종으로 연락사무소 형태의 진출이 대다수다. 이를 토대로 현지화에 성공한 물류기업이 수출기업의 공급망 효율화와 가격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토부와 해수부가 공동 진행 중인 화주·물류기업 해외 동반진출 지원사업에 이란 동반진출 사업모델을 우선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물류기업의 이란 내륙 물류시장 진출을 지원해야 한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2월 테헤란에서 개최된 제 11차 한·이란 경제공동위에서 해운협정에 가서명했으나 우리 물류기업의 이란 내륙 물류시장 진출 지원을 위한 내용은 부재하다. 현지 물류시장 확대가 예상되고 있으나 창고 운영, 트럭킹 등 각 업종에 대한 외국인 투자 허용여부 등 기초정보가 부족한 실정이다. 내륙물류 관련 법규 및 해외기업의 진출규제 정보 등을 사전에 파악하고 우리 물류기업에게 제공해야 진출 리스크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물류인프라 구축사업 참여 지원 강화
물류기업의 이란 내륙물류 시장 진출을 통해 향후 이란을 거점으로 중동 물류시장 진출의 기반을 확대해야 한다. 이란의 내륙운송 시장 개방 시 트럭킹 비용 하락으로 우리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 향상 및 수출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이란 물류 인프라 구축사업 참여를 위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이란 당국은 향후 다양한 인프라 개발 프로젝트들을 추진할 예정으로 있다. 2015년 10월 테헤란에서 개최한 ‘ITUD(Iran Transportation & UrbanDevelopment Summit) 2015’를 통해 철도(130억달러), 도시개발(60억달러), 도로(30억달러), 공항(20억달러), 항만(10억달러) 등 물류인프라 구축 사업계획을 소개한 바 있다. 해수부는 개발 프로젝트에 우리나라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 기간 중 이란 항만해사청과 항만개발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이밖에도 프로젝트 참여 희망 기업을 위한 시장성 분석, 진출전략 연구 등 사전 지원과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금융지원, 진출 후 리스크 관리 지원 등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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