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크리스찬 르루 르아브르 항만청 부청장

Port2000 프로젝트 통해 12개 선석 추가 확보

 

크리스찬 르루 부청장
크리스찬 르루 부청장
크리스찬 르루 부청장을 단장으로 한 프랑스 르아브르 항만청 포트 세일즈단이 10월 30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가지고 최근 새로이 완공된 대규모 터미널과 육운, 철로, 내륙수로를 망라한 유럽 내 네트워크망으로 무장한 르아브르항을 소개했다.


이 자리에서 르루 부청장은 물류와 국제교류, 수출입의 증대에 따른 항만 역할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면서 “한국이 유럽시장으로 진입하는 데에도 항만의 역할은 아주 중요하다. 이번에 한국을 방문한 이유는 새로 완공된 선석들로 충분한 처리능력을 갖추게 된 르아브르 항을 소개하기 위함이다”라 말했다.


프랑스 북서부, 영국해협의 입구에 자리잡은 르아브르 항은 프랑스에 유입되는 컨테이너 물량의 60%에 관여하고 있으며 산업용 벌크 화물, 완성차, 곡물, 연료 등을 처리하는 프랑스의 주요 심수 항만이다. 르아브르항은 ‘Port2000’프로젝트에 따라 새롭게 4km 규모의 부두를 개발하여 12개 선석을 확보하였으며, 이를 통해 400만teu의 물량을 더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포트2000 터미널 가운데 GMP가 운영하는 프랑스 터미널이 2006년 4월에 개장하였으며, 나머지 부분은 올해 11월경에 개장할 예정이다.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갠트리 크레인은 기존 21개에서 35개로 늘어나며 처리 가능 물량도 200만teu에서 총600만teu로 증대 됐다. 기자간담회의 주요내용들을 정리했다.

 

○ 프랑스와 한국간의 교역량, 한국과 EU간의 FTA가 향후 양국의 교역에 미칠 영향에 대해
- 한국과 프랑스간의 물동량은 유동적이지만 2006년 기준으로 수입과 수출이 각각 15만톤과 16만톤가량으로 전체 교역량은 약 30만톤이다. 과거에는 섬유나 경공업 제품중심의 교역이 많았으나 한국이 OECD국가가 되면서부터 양국간의 교역조건이 달라져, 약 5년 전부터는 교역량이 감소하고 있다.

 

프랑스도 EU의 회원국이 되면서 교역의 형태가 ‘한국-프랑스’에서 ‘한국-EU’로 변화되어 양국만의 교역은 지체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EU와 한국과의 FTA가 체결되면 교역조건이나 관세 등이 개선될 것이므로 시장과 교역량 모두 좋아질 것이라 확신한다. 한국과 프랑스간의 교역은 전통적으로 좋았는데, 이제 그것이 전 유럽을 포괄한 시장으로 확대되므로 지금 시점에서 확언은 어렵지만, 한국과 프랑스간의 교역도 한층 더 활발해 질 것이다.

 

○ 경쟁항인 로테르담은 낮은 유류가를 통해 더 많은 선박의 기항을 유치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르아브르의 대책은
- 유류가 정책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대답하긴 어렵다. 현재 유류가격은 점점 낮아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좀 더 많은 선박들의 기항을 유도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항만선택에 있어서 유류가도 중요한 요소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주요 시장과의 거리, 시장과의 원활한 물류 네트워크 등 다른 제반의 조건들이다. 그런 관점에서 접근하면 르아브르의 입지가 상당히 좋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 한국은 부산 신항만을 조성 중이다. 새로운 항만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지
- 항만의 성공에 가장 중요한 요건은 좋은 입지조건이라고 본다. 또한 충분한 물동량 처리능력, 뛰어난 IT기술에 기반한 운영 시스템, 물류거점이 될 수 있는 원활한 네트워크 부문도 중요하다. 부산항은 이러한 면에서 상당히 유리한 입지에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유럽의 시각에서 보면 부산 신항은 유럽 항만들과는 차원이 다른 개발규모가 아주 인상적이다.

 

○ 한국이 해외항만이나 물류시설에 투자하기 위해 조성 중인 ‘국제물류투자펀드’에 대해 알고 있나? 알고 있다면 유치할 계획도 있나
- 물론 알고 있다. 르아브르 항은 어떠한 투자정책에 대해서도 열린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현재 두바이에서도 르아브르에 터미널을 건설하고 있다. 한국이 투자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또 이번에 한국을 방문한 목적도 한국의 물류회사들에게 르아브르항이 얼마나 매력적인 항만이며 투자가치가 있는 항만인지를 홍보하기 위함이다.

 

유럽에 대한 투자를 고려할 때 르아브르는 좋은 선택이다. 르아브르를 이용하면 북서유럽의 타항만들과 비교하여 30%정도의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부터 르아브르는 국제적인 물류 네트워크 개발 계획을 추진 중이다. 우리와 강력하고 효과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면 이 물류 네트워크의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 물류차원에서 한국 항만들의 입지조건에 대해서
- 입지조건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큰 소비시장이 인접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은 최대의 소비시장이며, 중국은 거대한 생산거점이다. 한국은 그 소비와 생산을 잘 이어줄 수 있는 좋은 입지에 있다. 이런 경제적인 입지가 한국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고 이를 잘 이용하면 한국이 해운과 물류의 중심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이에 따라 한국의 항만들도 성공을 구가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 서유럽에서 르아브르가 로테르담이나 함부르크보다는 인지도가 떨어지는 것 같다. 그 이유에 대해
- 다른 항만들과 마찬가지로 르아브르도 성장하고 있다. 우리가 어떤 특별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우리는 꾸준히 28%가량의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물론 항만의 포화상태를 겪었지만, 새로운 터미널 개발 사업의 지속으로 그 문제는 거의 해결이 됐다. 로테르담이나 함부르크 등 유럽의 타 항만들도 물동량이 포화상태인 것은 마찬가지다. 국가 전략차원에서 봤을 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네덜란드에서 가장 중요한 산업은 항만으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하지만 프랑스에서 항만은 국가 주력 산업이 아니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조건이 좋지 않게 보일 뿐이지 실제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로테르담에 비해서도 항만 적체 개선을 위한 개발 사업도 더 많이 진행 중이다. 한국의 기업들이 우리가 정체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항만이란 점을 알리고 싶다.

 

○ 한국은 항만 물동량 유치를 위해 다양한 인센티브 제도를 운영 중이다. 르아브르항의 인센티브제도에 대해
- 우리도 많은 인센티브 제도를 준비해두고 있다. 인센티브 제도는 어떤 부서와 관련이 있느냐, 프로젝트의 성격, 얼마나 많은 고용을 창출했느냐 등 여러 가지 조건들을 어떻게 만족시키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실례를 들면 1,100만 유로를 투자하여 조성하고 있는 유럽 물류센터가 있는데, 입주업체가 50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할 때마다 10%가량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인센티브를 주는 것에 제한은 없고 항만을 이용함에 있어서 다양한 프로젝트와 물동량에 맞는 인센티브를 제공할 준비가 되어있다. 조건에 따라 다양한 옵션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하나하나 열거하기는 어렵다. 중요한 점은 언제든지 르아브르 항만을 이용하는 업체들에게 혜택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이다.

 

르아브르항은 PORT2000프로젝트를 통해 총 600만teu의 처리능력을 확보했다
르아브르항은 PORT2000프로젝트를 통해 총 600만teu의 처리능력을 확보했다

 

○ 르아브르항이 가지고 있는 차별화된 장점에 대해
- 우리의 차별화된 장점을 두 가지로 정리하면, 천혜의 심수항만이라는 점과 유럽 내에 강력한 물류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먼저 16m의 천연 심수항만이란 점은 아주 간단하지만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 사실이다. 우리는 별도의 예선 없이도 원유운송용 탱커의 정박이 가능하다.

 

한국에서 건조하고 있는 1만5,000teu급의 선박들도 얼마든지 수용할 수 있다. 또한 유럽 내의 물류 네트워크 구성에 있어서 르아브르는 가장 앞서 있다. 독일의 경우에는 내륙 교통쪽의 문제가 있고 몇몇 유럽 내 타 항만들은 바지선을 이용한 내륙수로 운송이 원활치 못하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는 프랑스의 철로 네트워크 계획과 세느강을 이용한 내륙수로 운송 등 다양한 교통수단으로 유럽의 다양한 지역에 접근이 가능하다. 새로 건설된 부두 옆에는 곧바로 철로가 연결되어 있어서 선박에서 열차까지 다이렉트 트랜스퍼도 가능하다. 이러한 효율적인 물류 네트워크를 통해 기업들의 물류비용 절감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유럽의 여러 항만들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선박 수용능력이 떨어져 선사와 하주들에게 많은 불편을 주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Port2000 프로젝트를 통해 5년 전까지만 해도 바다였던 곳을 새로운 터미널들로 바꿔놓았다. 새 터미널에서만도 4~500만teu를 처리할 수 있으며 향후 80만teu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터미널을 8개 더 건설할 계획이다.

 

유럽에서 유일하게 새로운 항만시설을 건설할 수 있는 입지조건을 가진 곳은 르아브르뿐이다. 2012년경에는 르아브르가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규모를 자랑하는 항만으로 성장하여 유럽 5대 항만 안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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