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일 ‘콤파스클럽’ KMI 황진회 ‘한국해운산업 위기 원인과 대응’ 강연

 “높은 금리환경 개선하고 일부 비경제선 대체하면 영업손실 극복이 가능하다. 국적선사는 서비스 경쟁력이 높지만 선박확보 조달금리가 높아 손실이 계속 발생”

 
 
 
국적선사들의 금융이용에 따른 이자비용 부담이 다른 나라 경쟁선사들보다 커서 국제경쟁력 열위는 물론 위기극복에도 문제가 있어 이에대한 정책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6월 3일 로얄호텔에서 열린 ‘콤파스클럽’ 조찬회에서 황진회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부연구위원은 ‘한국해운산업 위기 원인과 대응’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우리나라 선사들이 이용하는 조달금리의 수준을 경쟁선사들 비교를 통해 설명했다.
 
황진회 위원은 유럽항로 서비스망을 1개 구축할 경우 필요한 금융비용 비교를 통해 한국선사들의 금융비용이 타국의 경쟁선사들에 비해 굉장한 높음을 설명했다. 이날 발표내용에 따르면, 유럽항로 서비스망 1개 구축시 소요선박이 8척이 필요하고 여기에 필요한 선박확보자자금을 1억 1,550만달러(척당 1,000억원)로 잡고, 이 자금의 70%를 차입한다고 가정했을 때 국내선사는 5%의 이자를 적용받고 유럽이나 일본의 유력선사는 1%의 이자가 적용된다. 상환기간을 2020년으로 설정할 경우 우리선사는 3,735억원의 이자를 부담해야 하지만 경쟁선사는 낮은 이자율로 동일한 조건에 747억원의 이자를 상환하게 된다. 우리선사와 타국 유력선사간의 이자부담 차이가 연평균 149.4억원, 총 2,988억원이나 나고 있음을 상세히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은 해운불황 등의 위기 시에 우리선사들이 더 위험하고 어려움을 극복할만한 체력도 약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자본집약 산업인 해운업의 차입금 비율인 높을 수 밖에 없는 특수성을 강조하고 해운기업의 이자부담 완화와 해운기업의 원금상환 유예, 출자전환 추진 등 근본적인 위기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국내 외항선사들은 매년 1조원 이상의 이자부담을 지고 있는데 이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경영위기는 지속될 수 밖에 없다며 “국내선사가 부담하는 높은 금리(5-10%)를 외국선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높은 금리환경을 개선하고 일부 비경제선을 대체하면 영업손실도 극복이 가능하다”고 지적하고 “국적선사는 서비스 경쟁력이 높지만 선박확보 조달금리가 높아 손실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현재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등 우리해운이 당면하고 있는 위기는 “외환위기때 개별기업의 위기상황과 본질적으로 다른 정기선 해운산업의 생존문제”라며 “국민적 공감 위에서 생존을 지원해야 한다”면서 국적선사 브랜드 가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국적 원양 정기선사의 구조조정과 관련, 국내 수출입 물동량 규모도 국적 원양선사 2개사 이상을 유지할 만큼 크다며 화주의 운송위험 분산문제와 경쟁체제 유지 등을 감안할 때 양사 체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해운업의 계속 생존을 위해서는 화물과 선박, 금리, 채산성, 경영 등 구조적인 문제 해결 추진은 물론 화물과 선박의 확보가 필요하며, 선화주 협력과 국적선 적취율 제고, 선박은행 설립을 통한 국내 조선소에 대량 발주 등을 주장했다. 특히 국내 해운과 조선의 상생을 위한 제언으로 “국내 조선소에 20척 이상을 동시발주는 한뒤 국내선사에 용선”을 언급했다. 금리 관련해서는 원화결제의 확대와 국내 유동성 자본의 활용을 대책으로 제시했다.
 
한편 황 위원은 한국 외항해운의 위기대책을 정책 측면과 기업경영 측면에서 제안했다. 그는 정책측면에서는 “대규모 자금을 낮은 금리로 장기간 사용 가능한 금융, 해운입장에서 좋은 금융개발과 기업의 선박확보 의사결정 기능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관련 정책대안으로 원화결제 확대, 화주사의 자본투자 허용(투자하된 경영은제한), 전문 선박은행(Tonnage Bank) 설립 등을 제언했다. 기업의 선박확보 의사결정 기능 지원을 위해서는 해운시장 분석기능 강화와 해운기업의 시장분석을 위한 R&D 지원을 언급했다.
기업경영 측면에서는 일본해운의 사례를 들어 선박 소유와 운항 분리로 전문성 강화, 해운기업의 사업 다각화와 선박 S&P 비즈니스 강화 등을 제언했다. 해운기업의 사업 다각화는 불황기에 생존 가능한 수입원천이 필요하다는 배경에서 제기됐다. 그는 일본 해운 3사의 신 경영전략의 내용을 통해 해상운송사업의 다양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일본 해운기업들은 매출 소스의 다양화를 위해 사업의 다각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실정이다.
 
강연이후 조찬회 참석자중 한희승 폴라리스쉬핑 회장은 독일 하파그로이드가 위기를 극복하고 건실해진 배경에는 함부르크시의 도움이 있었다며 국적선사 구조조정과 관련 부산신항의 타격이 우려될 정도로 어려운 이 시기 경남도 등 지자체에서 나서 도움을 준다면 개별회사나 산업에 대한 특혜시비에서도 비켜갈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개진했다.
 
윤민현 박사는 선박의 소유와 운항 분리방향에 대해 국내 선사들의 현실로는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하고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두 선사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아울러 윤 박사는 한국해운의 문제점으로 금융여건 이외에 지배구조의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장두찬 전 선주협회 회장은 해운업계의 난국 극복이 어려운 배경에 해운업계의 반성도 필요하다며 해운업계가 화주나 정부와의 신뢰관계 구축문제 등을 뒤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타업종에 비해 해운업은 정부 규제가 없는 산업이고 지금 3% 이하의 금리를 받고 있는 선사도 있다며 국내 해운업계의 자기반성과 미래 방향성에 대한 쓴소리를 했다.
박현규 해사문제연구소 이사장은 일본의 개발금융을 통한 저리의 신조건조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우리 해운업의 위기극복과 지속적인 생존을 위해서는 일본과 같은 정부의 정책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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