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 걸린 LNG 추진선, 현 주소는?

 
 

IMO 2020년 선박연료 SOx 3.5→0.5%로 규제 강화

운항 77척·건조 89척 초기단계, LNG 벙커링 ‘핵심’

IMO가 오는 2020년부터 선박연료의 황산화물(SOx) 함유량을 0.5% 이하로 규제를 강화하면서 LNG 연료 추진선(이하 LNG 추진선)에 대한 해운업계의 관심에 불을 지피고 있다. 이미 유럽과 미국의 배출제한지역ECA을 운항하는 LNG 추진선들이 점점 늘고 있으며, 최근 발주된 초대형 컨테이너선들은 ‘LNG 레디(ready)선’으로 건조되고 있다. 주요 선사들은 LNG 연구개발 및 벙커링 사업에도 적극 동참하면서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오는 2020년부터 국제 운항을 하는 전 세계 선박들은 IMO 국제협약에 따라 황산화물(SOx) 함유비율이 0.5% 이하인 선박유를 사용해야 한다. IMO는 지난 10월 해양환경보호위원회 회의에서 선박유의 황산화물 함유기준 규제를 2020년부터 0.5% 이하로 강화하기로 확정했다. OECD는 2020년 규제 발효 이후 글로벌 해운업계에서 연간 최대 300억달러의 추가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올초 미국 선급 ABS의 Patrick Janssens 부회장은 “선박의 환경규제는 초대형 LNG 추진선이 등장하는 강력한 촉진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IMO의 전해역 규제 뿐 아니라 EU, 미주, 중국 등은 배출제한지역ECA을 몇 년 전부터 설정했다. EU(발트해, 북해), 미주(북미, 카리브해)는 ECA 내에서 전해역 IMO 규제보다 강화된 황산화물 기준(0.1%)을 2015년부터 적용 중이다. 중국 역시 자체 ECA(주강삼각주 등 3곳)를 설정했으며 2019년까지 단계적으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선사들은 이 같은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2020년부터 저유황 연료유MGO를 사용하거나, 혹은 스크러버(탈황장치)를 장착하거나, 아니면 LNG 연료선으로 전환하는 3가지 방안 중 하나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선박 유형과 운항지역, 유가, 규제·보조금, 기술개발 등에 따라 여러 대안들이 동시에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에 의하면, 현재 스크러버 기술은 초기 단계이고 선박의 크기 및 유형별로 300만-1,000만달러의 설치비용이 추가되며, MGO의 비용도 기존 연료보다 약 30% 가량 높기 때문에 친환경 및 비용효율성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LNG 연료의 점유율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왜 LNG 추진선인가? 친환경성, 경제성

선박연료가 석탄에서 석유로 전환된 것은 디젤엔진이 사용된 1912년부터다. 그로부터 100년이 지난 현재 친환경 선박연료로서 LNG가 부상하고 있다.

특히 LNG 연료는 친환경성과 경제성 측면에서 미래 선박연료로서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LNG는 기존 선박 연료유인 MDO(Marine Diesel Oil) 대비 질산화물(NOx)과 황산화물(SOx)의 배출을 80~90%까지 감소시키고, 이산화탄소(CO2) 배출은 15~25% 가량 저감시킬 수 있다. 기존 석유계 연료 대비 비용도 가장 저렴한 편이다. HFO는 연료비는 낮으나 환경적 부담이 크고, MDO는 배기가스 배출율은 낮으나 가격적 부담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LNG는 연료비를 약 35% 가량 절감할 수 있다.

 

<전 세계 운항 중인 LNG 추진선 현황>                                                 자료: DNV GL
<전 세계 운항 중인 LNG 추진선 현황>                                                 자료: DNV GL

2020년 LNG 추진선 최대 600척 증가

DNV GL에 따르면, 2016년 3월 기준 현재 전 세계에 운항하는 LNG 추진선은 77척이고 신조발주가 확정된 선박은 89척이다. 오는 2020년에는 LNG 추진선이 최소 400척에서 최대 600척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선박기술조사협회(Japan Ship Technology Research Association)는 2015년 LNG 추진선이 300척이었고, 오는 2020년에는 1,500척을 예상한다는 집계를 내놓기도 했다.

DNV GL에 따르면, 현재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총 165개의 LNG 추진선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선종별로는 카페리·여객선 42건, PSV 25건, 가스선 19건, 컨테이너선 15건, 터그선 11건, 특수선 8건, RoPax 8건이 진행 중이며, 이어 제너럴카고 5건, 로로선 5건, 크루즈선 4건, 순찰선 4건, 벌크선 2건, 카캐리어 2건 순이다. 카페리 및 여객선이 LNG 추진선의 최대 비중을 차지했으나 최근 2015-2018년 신조 오더북에는 컨테이너선들도 포함돼 있다.

스웨덴 Tarbit shipping의 ‘Bit Viking’호는 2011년 LNG 추진선으로 개조된 최초의 2만 5,000dwt급 LNG선이다. LNG선 등은 별도의 벙커링 및 LNG 저장탱크가 불필요해 다른 선종에 비해 경제적인 반면 벌크선 등은 아직 LNG나 LNG 레디 디자인을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자산운용사 ‘Sanford C. Bernstein & Co’에 따르면, 해운업계는 지난 2013년 벙커유 3억 7,200만톤과 LNG 7만톤을 사용했으며, LNG 수요는 오는 2020년 1,000만톤의 증가가 예상된다. Bernstein은 오는 2020년까지 LNG 추진선대는 지금보다 5배가 늘어난 360척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LNG 추진선 시대가 도래하는 건 시간문제라는 인식도 나오고 있다. 현재는 관련시장이 초기단계이지만 선박규제 강화와 더불어 각국 정부 및 항만의 벙커링 시설확대와 정책 지원 등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LNG 레디선 건조 및 운항

현재 LNG 추진선은 ‘LNG전용 추진선’과 ‘LNG 레디선(LNG Ready Ship)’으로 나뉜다. LNG전용 추진선은 항해 전 구간에서 LNG만을 선박의 주 연료로 이용하는 선박이고, LNG 레디선은 기름을 같이 이용하는 이중연료 방식의 LNG 추진선이다.

최근 발주된 초대형 컨선은 주로 LNG 레디선으로 건조되고 있는 추세다. 현재는 저유가의 영향으로 LNG 가격이 유류에 비해 경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향후 LNG 가격이 유류비에 비해 충분히 경제적 시점이 도래하면 즉각 LNG 연료선으로 개조, 운항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환경규제가 LNG 추진선 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선박연료비용이 톤당 400달러 이상 되어야 친환경선박의 경쟁력이 확보된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따라 LNG 추진선이 활성화되려면 국제유가의 상승, ECA 구역내 운항일수, 연료 이용가능성의 불확실성, 화물창 공간축소, 항만벙커링 시설 미비, 선원재교육 등 여러 가지 요인과 문제들이 해소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LNG 벙커링, LNG 추진선 활성화 ‘핵심’

LNG 추진선의 활성화를 위한 핵심요인 중 하나는 바로 LNG 벙커링 시설이다. 이미 유럽, 미국, 싱가포르 등을 중심으로 선박배출가스 규제에 대응하여 LNG 추진선 도입 및 LNG 벙커링 환경조성이 본격화되고 있다. 유럽 항만에는 현재 13곳에 LNG 벙커링 시설이 구축돼 있으나 여전히 선사들에게는 불충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LNG 추진선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LNG 벙커링 공급 인프라 개발이 필연적일 수 밖에 없다. 이에 LNG 벙커링 공급 문제는 LNG 추진선의 활성화와 관련해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는 논란을 야기하기도 한다. 또한 대부분의 항만은 아직까지 명확한 LNG 벙커링 규제와 절차가 없는 상황이다.

이에 주요 항만들은 시장 선점을 통한 LNG 추진선 유치와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벙커링 인프라 준비에 나서고 있다. 유럽 로테르담항의 경우 벙커링 선박 건조와 규정마련을 추진 중이며, 벨기에 제브뤼헤항은 벙커링 회사 설립을 진행 중이다. EU는 오는 2025년까지 139개 항만에 LNG 벙커링 인프라의 확충,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상해, 싱가포르도 LNG 벙커링 설비 구축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항이 사업자로 2016년 선정됐으며, 일본도 아시아 최초 벙커링 지침을 2015년에 제정한 바 있다. UAE도 LNG 공급을 위한 시설구축을 검토 중이다.

글로벌 선사, LNG 추진선 도입 현황

주요 컨테이너 선사들은 최근 1-2년새 발주한 초대형 컨선을 ‘LNG 레디ready’ 선박으로 발주했다. 가장 먼저 UASC는 지난 2014년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에 발주한 1만 5,000teu급 10척과 1만 8,800teu급 6척을 미래 연료 전환이 가능한 LNG 레디선으로 만들었다. 동 선박들은 LNG 벙커탱크와 LNG 연료라인을 설치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선박을 인도 받은 후에도 LNG 연료 가스 추진 시스템을 탑재할 수 있다.

MOL이 2015년 삼성중공업과 이마바리조선소에 발주한 2만teu급 컨선 6척도 모두 LNG 레디선으로 건조되고 있으며, 기존 1만 4,000teu급과 비교해 연료효율선으로 2017년에 인도되어 아시아-유럽 서비스 투입될 예정이다. COSCO 컨테이너라인이 Shanghai Waigaoqiao Shipbuilding에 발주한 2만teu급 3척도 LNG 레디 컨선이다. 인도기일은 2018년 1월로 유럽-극동 노선에 투입될 예정이다. 동 선박은 지난해말 노르웨이 DNV GL과 중국선급CCS에서 이중으로 인증을 받았다.

LNG 연료 공동연구, 벙커링 사업도

NYK는 선박연료로서 LNG에 대한 기술연구 및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세계 첫 LNG벙커링 선박(5,000㎥)을 한진중공업에 발주하고 2016년 인도받아 벨기에 제브뤼항을 중심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쉘(Shell)사는 STX조선해양에 6,500㎥규모의 LNG 벙커링 선박을 발주했으며 동 선박은 2016년 인도돼 로테르담항에서 Gasnor사에 의해 운영될 예정이다. 머스크와 UASC는 카타르가스, 쉘과 공동으로 올 상반기에 선박용 LNG 공급 MOU를 잇따라 체결하고 사업 가능성을 테스트하고 있다.

CMA CGM은 LNG 추진 컨테이너선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에 들어갔다. CMA CGM은 지난 10월 19일 LNG 해상연료 개발업체인 ENGIE와 MOU를 맺고 컨테이너선박의 LNG 연료 사용을 위한 기술적·경제적 연구를 추진키로 했다. CMA CGM이 2015년 한진중공업에 발주한 2만teu급 컨선 3척은 아직 ‘LNG 레디선’으로는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다.

CMA CGM 관계자는 “LNG는 환경적 이점이 많아 오는 몇 십년 내에 중유(heavy fuel oil)를 대체할 미래 해운업계의 연료”라며 “앞으로 ENGIE와의 협력을 통해 LNG연료의 개척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올 3월 GE와 현대중공업, 로이드선급LR은 합작으로 LNG 추진 컨테이너선 디자인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1만 4,000teu급 컨테이너선에 대한 디자인, 가스터빈, 전자적 및 스팀COGES 전환, 파워시스템 기술 등을 포함한다.

미국 연안선사, LNG 추진선 도입 잰걸음

특히 미국 선사들이 발 빠르게 LNG 추진선을 도입하고 있어 주목된다. 세계 첫 LNG 추진 컨테이너선은 미국 TOTE사가 도입해 성공적으로 운항 중이다. TOTE사는 2014년 2월 3,100teu급 2척을 미국 샌디에고 NASSCO 조선소에 발주해 2015-2016년 모두 인도받았다. 현재 동 선박들은 미국 잭슨빌-푸에르토리코 산후안을 운항하고 있다. TOTE사의 LNG 추진 컨선 2척에 대한 LNG 벙커링 공급선은 현재 미국 루이지애나 Conrad 조선소에서 건조 중이다. 2,200㎥규모의 동 선박은 2017년 초 인도될 예정이다.

미국 선사 ‘파샤 하와이(Pasha Hawaii)’도 최근 LNG 연료 컨선 2척 및 옵션 2척 발주를 추진하고 있다. 동사는 3,400teu급 LNG 이중연료 컨선을 신조할 예정이며 미국 조선소와 2017년초 계약을 체결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신조선의 인도기일은 2019년 중반과 2020년 초 사이다. 동 선박은 하와이와 미국 본토를 운항하는 항로에서 첫 LNG 컨선이 될 전망이다. 이밖에 태평양을 운항하는 미국 선사 ‘Matson’은 2013년 11월 필라델피아의 Aker 조선소와 3,600teu급 2척의 이중연료 엔진 컨선 계약을 체결했으며 인도기일은 2018년이다.

세계 첫 컨선을 건조한 미국 NASSCO 조선소는 현재 미국석유탱커(APT, American Petroleum Tankers)로부터 LNG 레디 프로덕트 탱커 5척을 발주받아 건조 중이며 1척은 인도한 상태다. 조선소 관계자는 “새로운 LNG 추진선은 혁신적이고 비용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미국 해운의 미래”라고 전했다. 미국 Crowley Maritime도 올 8월 4번째 LNG 레디 프로덕트 탱커를 인도받았다. 동사의 ‘West Virginia’호는 5만dwt급으로 Philly 조선소에서 건조됐다. 2015년-2016년 인도 받은 동 선박 시리즈는 미국 ABS로부터 LNG 레디 1 승인을 받은 최초의 탱커선이다.

미국은 북미와 카리브해 ECA 지역에 이미 IMO 규제보다 강화된 황산화물 기준(0.1%)를 2015년부터 적용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북미 해운시장은 LNG를 연료로 사용하기에 가장 적합한 지역으로 보고 있으며, LNG 추진선의 도입이 빠를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LNG 전환 독일선사, 정부 보조금 지원

독일선사 Wessels Reederei사는 최근 피더 컨테이너선 중 1척을 LNG 추진선으로 전환하여 정부의 보조금을 받았다. 동사는 2011년 건조된 1,000teu급 ‘Wes Amelie’호를 올 3분기 부터 LNG 추진선으로 개조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동 선박은 엔진제조업체 만디젤앤터보(MAN Diesel&Turbo)와 가스전문업체 ‘TGW Marine Gas Engineering’과 협력으로 연내 개조작업이 완료되면 북-발틱해를 운항할 예정이다. 독일선사 16척의 동급 자매선도 향후 LNG 추진 컨선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독일정부는 LNG 연료전환 보조금 지원을 통해 해운업계의 LNG 추진선 수요를 촉진시킬 것으로 보았다. 이밖에 크로아티아의 Brodosplit 조선소는 Brodosplit Navigation Ltd.사가 발주한 LNG 추진 컨선 2,000teu급 4척을 건조하고 있다.

Gothia Tanker Alliance도 최근 4척의 LNG 추진 프로덕트/케미컬 탱커를 발주했다. 얼라이언스 소속 스웨덴 Furetank, Alvtank, Thun Tankers 3사는 1만 6,300dwt급 선박을 중국 ‘Avic Dingheng Shipbuilding’에서 건조키로 했다. 인도일은 2018-2019년이다.

유럽선주 Nordic Hamburg는 지난해 LNG추진 피더 컨선 6척을 중국 조선소에 발주했다. 1,400teu급 6척은 핀란드 ‘Containerships Group’에게 용선돼 상트페테르부르크항, 발틱항, 로테르담항, 영국 티스항까지 연결하며 2017년 1분기부터 ECA 지역에 투입될 예정이다. 발주 당시 선주 측은 “현재 경유 평균가는 톤당 230달러, ECA 지역의 MGO는 톤당 440달러이다. 그러나 LNG가격은 톤당 250달러”라고 설명하며 “MGO와 비교 시 LNG선박은 항차당 5만 5,000달러의 비용절감을 가능케 한다”고 설명했다.

덴마크의 Terntank사는 올 9월 중국 조선소에서 1만 5,000dwt급 LNG 추진 탱커선을 인도받았다. 동 선박은 로테르담항에서 LNG 벙커유를 최초로 공급받았다. 브라질의 자원기업 발레Vale도 중국 조선소에 LNG 추진 39만gt급 VLOC 30척의 신조발주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발주 LNG 추진선 2척 불과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해외 LNG선 트렌드를 뒤따라가는 입장이다. 한중카페리, 연안여객선 등 LNG 추진선에 대한 잠재적 교체 수요와 논의는 있으나 아직까지 높은 선가와 관련 서비스 인프라 부족 등으로 현재 국내에서 발주한 LNG 추진선은 2척에 불과하다. 1척은 IPA에서 2013년 도입한 260톤급 항만홍보관리선 ‘에코누리호’이며, 나머지 1척은 일신해운이 발주해 현대미포조선이 건조 중인 5만dwt급 벌크선 이다. 그러나 엔진원천기술은 해외기업에 의존하고 있으며, 국내 항만 역시 전용 터미널이 없는 등 서비스 기반이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정부는 오는 2025년까지 국내 발주 선박의 10%를 LNG 추진선으로 한다는 LNG 추진선 진흥정책을 내놓았다. 해양수산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11월 16일 발표한 ‘LNG 추진선박 연관 산업 육성 방안’의 주요 내용에 따르면, LNG 추진선 국내 도입 지원을 강화한다. 초기에는 민간 발주가 어렵기 때문에 정부 주도로 LNG 추진선 도입을 위한 시범 사업을 추진한다. 항만시설사용료 감면, 세제 혜택 등 초창기 LNG 추진선 도입, 운영 활성화를 위한 인센티브 제도 도입도 검토한다.

동시에 LNG 추진선 건조 역량 강화를 지원한다. 현재 국내 조선기업들은 2015년 기준 전세계 LNG 추진선 건조시장의 약 43%를 점유하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이 2013년 UASC의 대형 LNG 레디 컨선 17척을 수주했고 한진중공업과 STX조선해양이 LNG 벙커링 선박을 각 1척씩 건조 중이다. 그러나 엔진 원천기술은 핀란드 바르질라와 덴마크 MAN가 보유하고 있는 등 핵심기자재는 외국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정부는 R&D 사업을 통해 기화가스 처리장치 등 LNG 추진선박 건조 관련 핵심기술을 개발하며, 선박 건조기술 표준화, 관련 기자재 성능평가 기반 구축, 설계 전문인력 양성 등도 추진한다.

LNG 추진선의 국내 항만 입항을 지원하는 기반시설도 단계적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초기에는 가스공사의 LNG 인수기지 등 기존 LNG공급시설을 활용한 LNG 벙커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부산항, 울산항과 같이 항만 안에 LNG 터미널이 없는 곳에 별도 급유 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부산항은 6,000억원의 민간 자본을 들여 배에 LNG를 보급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한다. 이밖에 IMO 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한편 싱가포르, 로테르담 등 세계 주요 항만과 LNG 벙커링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협력도 추진할 예정이다.

2020년 IMO의 선박규제 강화로 앞으로 LNG 추진선의 비중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 해운불황에 위축돼 있는 선사들에게 더 이상 친환경을 위한 비용투자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고 이는 곧 경쟁력과도 연관이 깊다. 올해부터 LNG 추진선 시장 선도를 위한 각국의 움직임이 가속화되면서 LNG 추진선과 관련시장에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고 있다.
 

<선사들의 LNG 추진선 도입 현황>

美 TOTE, 세계 첫 ‘LNG 추진 컨선’ 2척 운항

미국 연안선사 TOTE는 지난 2015년 세계 최초로 LNG 추진 컨테이너선 2척을 선보였다. TOTE는 미국 샌디에고 나스코(NASSCO) 조선소에 LNG 연료를 사용하는 3,100teu급 컨테이너선 2척을 발주해 2015년과 2016년에 모두 인도 받았다. ‘이사벨라(Isla Bella)’호와 ‘Perla Del Caribe’호는 현재 미국 연안항로 푸에르토리코에 투입돼 운항 중이다.

TOTE사에 따르면, 동 선박들은 이중연료 LNG엔진을 장착하고 분진 99%, 황산화물 98%, 질산화물 91%를 줄일 수 있으며 기존 컨선 대비 71%의 탄소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동 선박은 대우조선해양이 독자개발한 고압천연가스 연료공급장치(FGSS)가 최초로 적용돼 주목받기도 했다.

NYK, 세계 첫 LNG 벙커링 선박 도입

NYK는 중장기경영계획인 ‘해운그이상 2018(More Than Shipping 2018)’의 일환으로 세계 최초 LNG 벙커링 선박을 도입, 운항할 예정이다. 지난 2014년 한진중공업에 발주한 5,000㎥ 규모의 LNG 벙커링 선박은 벨기에 제브뤼헤항을 기반으로 운항하며 LNG연료를 LNG 추진선박에게 공급하게 된다. 이를 위해 NYK는 올 9월 일본 미쓰비시, 프랑스 Engie사와 공동으로 ‘Gas4Sea’라는 브랜드를 설립했다. 유럽 내 LNG 공급 뿐 아니라 일본 내 LNG 벙커링 스테이션의 설립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으며 북미와 아시아 지역에도 공급 네트워크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3사는 LNG연료 수요가 오는 2020년에 700만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연간 20만-30만톤의 LNG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NYK는 이중연료 엔진이 장착된 LNG 추진 예인선을 보유하고 있다.

머스크, 카타르가스·쉘과 LNG 선박연료 사업

머스크는 올 2월 카타르 가스(Qatar Liquefied Gas), 로얄더치쉘(Royal Dutch Shell)과 함께 선박연료 LNG 개발을 위한 공동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카타르가스와 쉘은 ‘카타르가스 4(Qatargas 4)’프로젝트로 연간 780만톤 생산이 가능한 플랜트를 공동운영하며 LNG를 공급하고, 머스크는 오는 2020년부터 잠재적으로 선박에 LNG연료를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3사는 선박연료로서 LNG의 신시장을 개척한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으며 현재 중동지역에 충전스테이션 설립을 위한 부지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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