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물류성장 이끌 북방물류시장을 만난다

 
 

중국 동북 3성 대 한·일 물동량은 ’20년까지 93만teu로 증대
동북아 4개국, 광역두만강개발(GTI) 대체 새로운 기구 설립 준비

 

동북 3성의 대 한국·일본 물동량이 2020년까지 93만teu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 중국, 러시아, 몽골이 참여하는 광역두만강개발(GTI)을 대체하는 새로운 기구의 설립이 준비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12월 16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 그랜드블룸에서 한국교통대학교와 중앙대학교가 주최한 ‘2016 북방물류 국제컨퍼런스’에서 해외북방물류 전문가를 통해 밝혀진 내용이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물류전문가 및 관계자 150여명을 비롯해, 물류전문가를 꿈꾸는 학생과 광역두만강개발계획(GTI, Greater Tuman Initiative)관계자도 참석해 북방물류의 중요성과 향후 발전방향에 대한 정보 교류의 장이 마련됐다.

박경철 해양수산부 해운물류국장은 개회사에서 “유라시아 물류의 주요거점이 될 북방물류시장의 중요성과 발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라며, “이번 컨퍼런스에서 관련국 간 실절적인 협력방안을 모색하여 우리 기업의 북방물류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국교통대학교 김영호 총장과 중앙대학교 유홍선 총장도 축사를 통해 “한국경제는 대외 무역 의존도가 높아 해운, 항만 물류 인프라 확보와 물류산업 성장은 경제성장의 중요한 과제”라면서, “이에 두만강 주변 북방물류연구를 위한 자리를 마련한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라고 입을 모았다.

2016 북방물류 국제컨퍼런스의 구성은 총 4세션으로 나누어, 개막식 및 1세션에서는 중국, 몽골, 러시아, 한국의 정책관계자들이 ‘각국 정책동향 소개’를 주제로 기조발표를 했다. 2세션은 ‘북방물류 인프라 현황과 미래’로 4발표자가, 3세션은 ‘북방물류시장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여섯 발표자가 관련국의 상황을 발표했다. 4세션은 ‘북방물류 발전을 위한 과제’를 주제로 토론이 이루어졌다.

 

‘중국. 몽골, 러시아 정책동향’
기조발표는 중국, 몽골, 러시아, 한국 순으로 진행됐다. 중국 물자저장운송협회 강초봉 명예회장은 ‘중국의 국가물류정책 현황 및 향후 전망’을 발표했다. 강 회장은 “중국정부는 물류산업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현재 70-80여개의 관련정책을 추진 중”이라며 “주요 골자는 물류산업의 전문화를 추진하고, 물류회사의 세무부담을 줄여 물류비용 감소를 유도하며, 자금지원을 통한 중소물류기업 육성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중국 물류산업은 매년 20-30%씩 고성장을 유지하며, 철도망 건설에 이어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는 것이 물류창고산업”이라고 소개했다.

몽골 외교부 대외무역 및 경제협조국 바트식 잔바자르 참사관은 “2016년 몽골의 총교역량은 64억달러를 넘었고, 이는 전년대비 8.4% 하락한 수치”라면서, “최근 세계적인 경제불황으로 원자재 가격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수출액이 수입액보다 많았고, 몽골의 주 수입품은 기계 및 부품이라면서, 정부차원의 인프라 개선을 위한 투자가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몽골을 세 갈래로 가로지르는 철도망과 도로망이 완공되면 러시아와 중국을 잇는 물류환경이 마련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티무르 라피소비치 무하메쨔노프 러시아연방 교통부 국제기구, 지역 및 교통정책 협력과장은 “2019년까지 북아시아와 유라시아를 연결하는 바이칼-아무르와 시베리아 열차의 90여개 역사(驛舍)에 대한 신·개축이 진행 중이다. 러시아 철도공사(JSC Russian Railways)를 통해 일본과 한국의 화물을 요코하마에서 모스크바로 바로 수송할 철도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러시아 카미쇼바야(Kamyshovaya)와 중국 훈춘(Hunchun)간에는 지난 2013년 통관소 개설 이후, 매년 지속적으로 통관물량이 늘고 있다”면서, “러시아는 지속적으로 북아시아 물류개발에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1세션 마지막 순서로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박성준 전문연구원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한국의 북방물류정책’을 주제로 발표했다. 발표자료에 따르면, 유라시아 지역은 세계 육지 면적의 40%, 세계 인구의 70%, 세계 GDP의 60%를 차지한다. 우리와 직접 연관된 북방지역은 러시아 극동, 중국 동북 3성을 비롯한 8개성, 황동해권, 한반도, 한반도 북부가 해당된다. 주변국 상황을 살펴보면, 중국 동북 3성은 2013년을 기점으로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있지만, 인구가 1억 9,000만명이고 2016년 지역내총생산(GRDP)는 8,550억 달러였다. 한국 GRDP는 1억 3,000억 달러였고, 러시아도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러시아 극동주와 자치구는 러시아 전 영토의 36%를 차지하고, 인구는 630만명 정도다. 러시아 사할린의 수출 총액은 전체 60%를 차지하고, 이중 90%는 석유를 비롯한 광물자원이다. 일본 홋카이도 지역은 경제실적이 저조해서 불안요소가 있다. 몽골은 유라시아의 대표적인 내륙국으로 자원이 많다. 중국에 대한 수출입 의존도가 높고, 구리, 석탄 등 광물자원에 무역이 집중돼 있는 것도 문제다.

 

‘북방물류 인프라 현황과 미래’
중국 대전물류그룹 이구서 부총재는 ‘북중국 물류산업의 중장기 전략 발전’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 부총재는 “전 세계 제조업의 중심이 아시아로 넘어오고 있다”면서, “중국의 제조업은 2010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했고, 2011년 중국 고속도로 총길이는 미국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어 “2030년 중국은 전 세계 물류의 중심이 될 것”이라면서, “중국의 물류전망은 매우 좋은 편으로, 중산층이 크게 늘고 있어 성장가능성은 더욱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몽골 도로교통부 볼로르 에르데느 과장은 ‘2016-2020 몽골정부의 물류계획’을 발표하면서, “몽골은 중국, 러시아를 제외하고 제3의 협력국가를 찾고 있다”면서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의 투자를 바랐다. 볼로르 과장에 따르면, 몽골의 산업 가운데 교통이 차지하는 비율은 3.5%고, 10억달러 규모다. 몽골에는 11,000km가 넘는 철도가 부설되어 있고, 국도와 지방도로는 49,250km가 건설되어 있다. 하지만 90%가 넘는 도로는 아직 포장이 되어 있지 않고, 대부분의 화물이 육로로 수송된다. 현재 몽골정부는 남과 북을 가로지르는 고속도로 건설에 집중하고 있다. 이밖에 2세션에서는 러시아 극동교통대 알렉산더 발라예프 학장이 ‘두만강 이니셔티브 역사와 전망’을, 한국교통연구원 유라시아북한 인프라연구소 안병민 소장이 ‘한국과 유라시아 사이의 물류협력: 현재 상황과 가능성’을 주제로 발표했다.

 

‘북방물류시장 현황과 전망’
연변대 교수 겸 범한글로벌 백성호 대표는 ‘중국 동북 3성의 개발과 대외물류현황’을 발표했다. 발표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동북진흥전략은 2003년 10월 중국 국무원의 ‘동북지역 노후공업기지 진흥기지 진흥전략’ 실시에 관한 의견으로 시작됐다. 이 전략의 주요 사업은 2011년 동북지역 물류발전계획에 기초한 교통인프라 개선과 물류산업의 발전이다. 동북진흥 전략 가운데 하나인 ‘장길도 선도구 개발전략’은 2009년 8월 중국 국무원의 ‘장길도 개발개방 선도구를 위한 중국의 두만강구역 합작개발 규획요강’을 국가전략으로 채택한 것이다. 동 개발전략은 러시아, 북한 인접지역의 산업기반시설 건설, 접경지역에 대한 개방통로의 확보, 두만강지역의 자유무역지대 건설과 국제내륙항구 건설이 주요 골자다. 세부적인 진행사업을 살펴보면, 먼저 ‘창지투 선도구 개발’은 창춘시에서 길림시, 도문시, 훈춘시로 연결돼 나선시까지 연결된다. 훈춘시는 러시아, 북한과 접경하고, 북한의 나진, 청진 및 러시아의 포세이트, 자루비노항을 100km내에 두고 있는 장길도 지역의 대외관문이다. ‘광역두만강개발(GTI, Greater Tumen Initiative)’는 2005년 9월 ‘두만강 유역개발사업(TRADP)’을 ‘광역두만강개발(GTI)’로 전환한 것이다. 중국의 동북 3성과 내몽골, 몽골의 동부, 러시아의 연해주 등 동북아 지역으로 확대됐다. GTI의 주요 개발사업은 두만강 유역을 중심으로 교통, 에너지, 관광, 환경분야 등의 개발과 투자유치 도모에 있다.

마지막으로 동북 3성 대외무역 컨테이너와 수출입 총액을 살펴보면, ’10년 길림성 33만teu, 110억달러가 ’20년 100만teu, 285억달러로, ’10년 흑룡강성 60만teu, 240억달러가 ’20년 140만teu, 400억달러로, ’10년 내몽고 동부 18만teu, 60억달러가 ’20년 54만teu, 155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백 대표는 “중국 동북 3성의 대한국, 일본 대외무역 컨테이너 예측량은 2010년 길림성 4만teu, 흑룡강성 8만teu, 내몽고 동부지역 2만teu로 총 14만teu였던 반면에, 2020년에는 길림성 35만teu, 흑룡강성 42만teu, 내몽고 동부지역 16만teu로 모두 93만teu까지 늘어날 것”이라며 “당분간 큰 폭의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FIT(FESCO Integrated Transport) 돔라체브 드미트리 소장은 ‘프리모리-1의 최근 상황과 새로운 기회’를 주제로 발표했다. 돔라체브 소장에 따르면, FIT은 러시아 최대 국영선사 FESCO가 100% 출자한 자회사다. ‘프리모리-1(PRIMORYE-1)’은 하얼빈, 무단지앙에서 블라디보스톡을 거쳐 해상으로 나가는 운송로로, 2016년 수출 5만 9,500teu, 수입 2만 5,500teu를 물동량을 처리했다. 2017년에는 수출 6만 2,300teu, 수입 2만 6,700teu 물동량을 처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메이지대학교 마치다 잇페이 교수는 ‘북아시아의 역외물류’를 주제로 발표했다. 마치다 교수는 “중국에는 일본 기업이 많이 진출해 있어, 일본에게 중국은 중요한 거점”이라면서, “최근 동북아시아 변화의 지점은 중국정부가 내수경제를 살리겠다는 의지로 회랑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마치다 교수에 따르면, 중국은 2015년 새로운 마스터플랜을 마련하고, 빠른 속도로 인프라 구축을 갖춰왔다. 향후 4년 뒤에는 중국 전체를 연결하는 중국정부의 인프라 건설계획이 마무리 될 것이다. 또한 파키스탄 과다르항에 대한 43년 사용계약을 맺는 등 원료를 관련 국가에서 직접 가져와 물류비용을 절감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마치다 교수는 “일본의 기업은 아시아에 많이 진출해 있고, 기업 매출의 80%는 아시아에서 발생하고 있다”면서, “일본 물류기업들의 아시아 시장에 대한 성과는 눈에 띄지 않는다. 중국시장만 생각하지 말고, 멀리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2세션에서는 몽골 외교부 내륙개발도상국 국제연구소 총괄국 에르덴소그티 오드바야르 국장이 ‘몽골산업의 도전과 최근 물류동향’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김은수 전문연구원은 ‘북방지역의 국제물류 전망’, 유니코 로지스틱스 이재문 차장이 ‘러시아와 CIS 프로젝트 대형화물 물류’를 주제로 발표했다.
 

 
 


토론 ‘북방물류 발전을 위한 과제’
극동해양항만기술연구소 세메니힌 야로슬라브 소장은 토론자리에서 러시아 극동지역의 문제점으로 운송과 운송관련 인프라 부족을 꼽았다. 이에 극동지역 개발과 관련한 러시아 항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거주민의 경제수준을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몽골 국가안보이사회의 전략연구소 아리운줄 바타 실장은 “동북아는 큰 영토를 가진 복잡한 지역이다. 경제적으로 세계에서 2-3번째로 큰 지역이면서, 경제적 격차도 큰 지역이다. 학자들이 전통적인 안보에 대해 이야기 하는데, 물류, 경제적인 측면에서 협력할 매커니즘은 만들어 왔다고 생각한다. 몽골이라는 작은 경제가 다른 큰 경제와 협력을 통해 어떤 이득을 얻을 수 있을까? 우선 지리적 강점이 있다.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 위치해 협력관계를 도울 수 있다. 식량안보 측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하지만 여러 정책들이 복잡하게 만들어 졌고, 정책의 일관성이 떨어지는 것은 몽골의 문제”라는 의견을 밝혔다.

세르게이 히디로프 GTI 운송부문 프로그램 책임자는 “GTI에 거는 주변국들의 기대가 너무 큰 것이 문제”라고 고백했다. 세르게이 책임자에 따르면, GTI는 2009년 북한의 정치상황에 따른 탈퇴로 5개국에서 4개국 협력으로 바뀌었다. GTI활동은 각 회원국들의 기부로 유지해오고 있으며, 제원마련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활동은 최대한 자금을 활용하기 위해 인프라 투자 없이 회랑과 관련한 많은 연구를 진행 중이고, 특히 두만강 개발과 관련한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다. 2014년부터는 동북아 수출입은행협회를 결성해, 러시아수출입은행, 중국, 몽골, 한국이 참여하는 공동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현재 GTI를 대체하는 새로운 기구 설립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고, 명칭은 아직 정하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여전히 GTI플랫폼을 기반으로 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더 이상 회원국은 아니지만 북한의 역할을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해양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