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노련 박상익 본부장 ‘해양인적사고 예방세미나’서 주장
외국인선원관리, 실업·전직지원 강화, 고용룸 확보 등 필요

 

국적선의 한국선원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한국선원의 고용안정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해상산업노동조합연맹 박상익 해운정책 본부장은 11월 17일 한국해양수산연수원에서 열린 ‘해양인적사고 예방세미나’에서 “외국인선원 고용증대와 국적선사 쇠퇴에 따른 한국선원의 고용불안이 커지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박 본부장은 한국선원의 고용환경과 고용불안 요인에 대해 분석하고 △외국인선원관리 △고용 룸(Room) 확보 △한국선원 경쟁력 강화 △실업·전직 지원 강화 등의 고용안정화 방안을 제시했다. 

이날 세미나는 ‘한국의 선원문제와 안전’을 주제로 하여 학계, 해운업계 및 단체 종사자, 정부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선원 고용안정 대책(전국해상산업노련 박상익 본부장) △선원의 양성과 수급 전망(목포해양대학교 노창균 교수) △선원의 처우개선 방안(한국해양수산연수원 김경석 교수) △선원의 피로와 사고예방(동서대학교 김병조 교수) △해양사고 발생 시 선원의 책임(한국해양대학교 이윤철 교수) 등 5개의 주제발표와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이와 함께 ‘제7회 해양안전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포스에스엠의 ‘준해양사고를 활용한 선제적 사고예방 체계 도입’ 사례 발표도 진행됐다. 동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은 △현대글로비스(해상전용위성통신(MVSAT)을 통한 선박안전 강화 및 신속 정확한 통신체계구축) △씨월드고속훼리(무선측위 기반의 3D도면을 탑재한 해상안전지킴이) 2개사가 수상했으며, 우수상은 △엔디에스엠(선박 안전관리제도 개선에 따른 안전성과 향상) △범주해운(익숙함에 속아 SNAP BACK DANGER ZONE, MOORING LINE) △유수에스엠(기본과 원칙준수! 선박의 안전행동 실천 Campaign) 3개사가 수상했다.

 

박상익 본부장 ‘국적외항선의 한국선원 고용 안정화 방안 모색’
이날 박상익 본부장은 ‘국적외항선의 한국선원 고용안정화 방안에 대한 모색’이라는 주제발표에서 “외국인선원 고용 증가에 따른 양성해기인력 및 경력직 선원의 고용불안이 증가하고 있으며, 대형국적선사 쇠퇴에 따른 경력직 선원 및 신규 선원의 일자리 볼륨이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한국선원의 경쟁력도 약화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한국선원은 임금 경쟁력 약화와 함께 영어권선원 대비 언어소통능력 부족, 외국인선원 대비 선원직업 만족도와 선호도 부족 등으로 선원직의 매력을 상실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박 본부장이 분석한 선원고용환경에 따르면, 국적외항선의 선박척수와 선복량은 2006년 642척, 1,426만톤에서 2015년 1,099척, 4,326만 9,000톤으로 지난 10년간 각각 171%, 303% 증가했다. 선종별로는 케미컬선이 2015년 83척에서 2015년 204척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였고, LNG선이 17척에서 21척, LPG선이 18척에서 50척, 유조선이 37척에서 48척으로 각각 증가했다.

 

선종별 대표 승무인원, LNG선 28명 가장 많아
선종별 대표 승무인원은 원양의 경우 LNG선이 28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잡화선과 자동차선이 21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LPG선과 컨테이너선, 케미컬선이 20명, 유조선이 18명으로 나타났다. 근해의 경우 유조선이 20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케미컬선 19명, LPG선과 컨테이너선 15명, 잡화선이 12명으로 집계됐다.
국적외항선 승무인원은 2007년 9,868명에서 2015년 2만 89명으로 증가했다. 이중 한국인선원은 6,990명에서 8,023명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보인 반면 외국인선원은 2,878명에서 1만 2,066명으로 급증했다. 한국인 해기사는 2007년 5,128명에서 2015년 6,634명으로 증가했으나 부원은 2007년 1,862명에서 2015년 1,389명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해기사는 474명에서 2,259명으로 급증했고, 외국인 부원은 2,404명에서 9,807명으로 급증했다.

 

한국해기사 케미컬선 승무 급증, 한국부원은 LNG선
선종별로는 지난 10년(2006-2015)간 케미컬선에서 한국인 해기사의 고용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 해기사의 선종별 승무현황을 살펴보면, 2006년 잡화선 2,144명, 컨테이너선 952명, 유조선 284명, LPG선 123명, LNG선 201명, 케미컬선 571명, 자동차선 80명 총 4,583명이었으나 2015년에는 잡화선 2,493명, 컨테이너선 1,238명, 유조선 368명, LPG선 354명, LNG선 275명, 케미컬선 1,172명, 자동차 455명 총 6,634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케미컬선은 2006년 571명에서 2015년 1,172명으로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였다.
한국부원의 경우 대다수 선종에서 감소세를 보이는 반면 LNG선과 자동차선의 고용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원은 2006년 잡화선 610명, 컨테이너선 379명, 유조선 141명, LPG선 32명, LNG선 283명, 케미컬선 196명, 자동차선 49명 총 1,817명에서 2015년 잡화선 299명, 컨테이너선 208명, 유조선 65명, LPG선 56명, LNG선 319명, 케미컬선 200명, 자동차선 104명 총 1,389명으로 나타났다.

국적외항선의 척수가 증가하면서 한국 선장과 1항사, 기관장, 1기사 등도 비슷하게 증가했다. 국적외항선 한국선원의 직급별 승무현황을 보면, 2006년 총 642척에서 선장 634명, 1항사 645명, 2항사 615명, 3항사 494명이 고용됐으며, 2015년에는 총 1,099척에서 선장 1,086명, 1항사 1,013명, 2항사 759명, 3항사 618명으로 집계됐다. 기관장은 2006년 635명에서 2015년 1,086명, 1기사는 2006년 631명에서 2015년 889명으로 늘었다.

 

국적선 한국선원 일자리 감소, 선원유지제 붕괴 우려
국적외항선의 척당 승무인원은 2007년 742척, 13.3명에서 2015년 1,099척, 18.3명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해기사는 7.5명, 부원 5.7명에서 각각 8.1명, 10.2명으로 늘었다. 이중 2007년 한국선원은 9.4명, 외국선원은 3.9명이었으나 2015년에는 한국선원은 7.3명으로 줄어든 반면 외국선원은 11명으로 증가했다.

국적외항선의 혼승비율에서도 한국선원과 외국선원의 변화가 두드러졌다. 2007년 한국선원 71%, 한국해기사 92%, 한국부원 44%, 외국선원 29%, 외국해기사 8%, 외국부원 56%였으나 2015년에는 한국선원 40%, 한국해기사 75%, 한국부원 12%, 외국선원 60%, 외국해기사 25%, 외국부원 88%로 나타났다.

박 본부장은 이 같은 고용환경을 분석한 후 국적선에서 한국선원의 일자리가 감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적선은 한국선원 승무 비율을 강제로 정하고 있다”면서 “필수선박은 6명의 외국인 부원 선원, 지정선박은 해기사 1명과 부원 7명 또는 8명의 부원, 일반선박은 선장과 기관장을 제외한 모든 직급 외국인 선원고용을 허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한국선원 유지제도가 붕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본부장은 “승선근무예비역 편입 선원의 일자리가 상실될 경우 제도 수혜가 불가할 가능성이 있으며, 필수선박 및 지정선박 지정 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탱커 승무자격 강화, 오일메이저의 ‘Crew Matrix’ 요구, 국제규정의 변화 및 강화 등 특수선종의 승무자격이 강화된 것 역시 한국선원의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한국선원의 국제경쟁력도 저하되고 있는 실정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한국선원의 임금경쟁력이 낮고, 외국선원 대비 언어소통 능력과 수검능력, 승선만족도가 저하되는 것은 외국인 선원 도입의 이유가 된다”고 설명했다.

 

한진해운 고용선원 전체 7% 차지
박 본부장은 한국선원의 고용 불안요인으로는 △기간제 고용선원의 확대 및 고용안정화 정책시스템 부재 △외국선원의 고용 확대에 따른 한국선원 고용 룸(Room) 축소 △한국선원의 경쟁력 약화 △국적선 감소로 인한 일자리 감소 △국적관리선사의 경쟁력 약화(영세화)에 따른 관리선박의 감소 등을 꼽았다.

특히 국적선 감소와 관련해 한진해운 사태를 예로 들었다. 2015년말 기준 총 1,099척의 국적선(컨테이너 168척, 벌크 488척, 탱커 323척) 가운데 한진해운 선박은 총 59척(사선 5척, BBCHP 54척)으로 컨테이너가 37척, 벌크가 18척, 탱커가 5척이다. 총 9,308명의 국적선 고용선원 가운데 한진해운에는 660명이 고용돼 전체 국적선 고용비율에서 7%를 차지했다.

이와 관련 박 본부장은 “각 직급별 선원들을 타 선사에서 수용할 경우 실업문제가 없으나, 타 선사에서 수용 불가 시에는 실업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직급별 고용의 불균형과 선종간 이직의 어려움 등은 타 선사 수용이 어려운 원인이라고 보았다.

 

한국선원 고용안정화 정책 마련 시급
이에 따라 박 본부장은 한국선원의 고용안정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한국선원의 고용안정화를 위한 조직 및 운영 재원이 부재하다”면서 “이직지원 뿐 아니라 육상직 대비 육아휴직과 자기개발 기회 등의 부여확대 등 승선환경 개선을 위한 지원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본부장은 우선 외국인선원 고용확대 및 승무비율 증가에 대응한 한국선원의 고용안정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현행 입법제도의 강화를 통한 한국선원 승무 선박을 늘리려면, 필수선박 및 지정선박을 확대해야 한다. 또 직급별, 연령대별 차별적 유인책을 개발하고 고용촉진 및 안정화 정책을 개발해야 하며, 외국적 선박의 한국선원 승무 가능 관리선박 육성을 지원해야 한다. 이를 통해 고용룸을 확보할 뿐 아니라, 외국인선원 관리에 관한 법제 정비를 추진하고, 노사정 조정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국적선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이직 선원의 고용알선 및 선종 이동 지원 △운항 선박과 선원의 수평이동 △선박감척으로 발생되는 잉여 선원의 수용 △고용안정화 관련 사회보장제도 활용 △승선근무예비역 복무자 이직 지원 △선사의 유지, 존속, 발전 지원 등이 요구된다.

아울러 고용안정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해기인력 양성시스템과 고용시스템은 있으나 고용안정화 시스템이 부재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박 본부장은 고용안정화 조직을 구축하고, 고용안정화 기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사합의 기금을 활용할 경우 연간 20억원 정도의 재원마련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고용보험제도 강화, 전직 지원센터 운영, 경력관리지원, 퇴직연금도입 및 정착, 연계 직업 소개 등으로 실업과 전직 지원을 강화해야 하고 임금경쟁력 개선과 경력·능력 기준 개선, 승선과 육상 순환근무를 통해 한국선원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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