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신년을 맞이하며 금년은 어떤 한해가 될까 두려움섞인 상상을 해본다.금년에도 우리 해운항만물류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중국이 될것이다. 지난 2년여의 해운과 항만의 엄청난 성장과 호황은 중국효과였다. 전세계 자원의 4분의 1을 써대는 중국이 만들어내는 그 엄청난 물량의 증가가 올해도 이어질 것인가. 그보다 근본적인 우려는 정말 중국이 한정된 인류의 자원을 정말 이런 속도로 써나가도 괜찮은 것인지하는 생각이다.

 

구랍 20일 중국 상해신항인 양산항에 가보았다. 바다의 만리장성이라고 하는 31km의 연육교, 끝이 보이지 않는 S자모양이 이어지는 망망한 다리를 건널 때는 그 무모함과 엄청남에 과연 이래도 되는 것인지하는 마음이 들었다.

 

하느님 입장에서도 별로 달갑지않은 기분이 드실 것 같았다. 섬이면 섬으로 놔둘것이지. 이렇게 까지 연결하여 우리를 힘들게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국가적인 과제로 밀어붙이고 있는 동북아 중심항만이 되겠다는 계획은 어떻게 될것인가.

 

그 엄청난 자원이 투입되어 건설하고 있는 신항과 광양항은 어떻게 될것인가 하는 걱정이 양산항을 보는 마음을 한없이 불편하게 만들었다. 양산항은 중국 물량뿐만 아니라 대만 일본 심지어 한국의 환적물량까지 처리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다.

중국은 엄청난 생산력으로 곧 생산력 자체를 무기화할 수 있는 세계의 생산공장으로 성장하고 14억 인구가 가지고있는 엄청난 소비력까지 감안할 때 21세기는 중국의 시대가 된다고들 생각하고 있다. 우리정부도 때맞추어 발빠른 횡보로 전통적인 우방인 미국과 일본과는 간격을 띄우고 보다 친중국적인 정책변화를 하고있음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과연 중국이 현재와 같은 광속의 경제성장을 언제까지 지속할 수 있을까? 중국의 가장 큰 장점은 거대한 국가라는 것이지만 다르게 보면 그 거대함이라는 자체가 큰약점이 되고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이 일사분란하게 진행될 때는 거대함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일단 뭔가 잘못되기 시작하면 것 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들고 그 거대함 때문에 어떤 치유책도 전체를 치유하기에는 어렵게 된다.

지난해 중국 청화대학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미국 메켄지 컨설팅회사의 중국 사무소장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외국투자기업이 아닌 중국기업의 80% 정도가 적자라고 발표하였다.  이 자료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다.

 

첫째는 원자재 가격의 앙등이다. 이 가격상승은 중국자체가 그 원인 제공자이다. 둘째는 임금 상승과 그에 따라 점증되는 노사불안 요소이다. 이미 해안지역과 중국남부의 산업화한 지역의 임금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우리가 막연히 생각하는 무한정한 중국의 저렴한 노동력의 공급은 높은 물류관련 비용과 낙후된 물류 인프라를 생각할 때 장애요소가 될 수 있다. 셋째는 자본조달비용이다. 2004년 원자바오 총리의 선별적 대출정책시행이후 많은 중국기업들은 사채에 의존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 사채는 주로 대만인 홍콩인 등 해외 화교들의 자본들이다. 마지막으로 중국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부패이다. 관리뿐만 아니라 민간부문의 부패도 중국의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큰 장애요인이다. 중국은 너무나 커서 일부분의 수술로는 어림없는 일이다. 또한 중국이 시행하고 있는 거대한 규모의 국토개발계획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양자강 개발과 양산항 건설과 같은 엄청난 건설의 비용은 어디서 오는 것인가? 그리고 그 투자의 효용성은 어느 정도인가? 라는 우리라면 당연히 하게 되는 질문을 중국은 그렇게 심각하게 하는 것 같지가 않다. 중국에 들어오는 엄청난 외자가 중국의 위안화가 절상되고 난 다음에도 중국에 남아있을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BRICs를 비롯한 동구라파로 이전될 것인지 의문이 끝임없이 중국경제성장의 변수로 남는 것들이다. 어느 누구도 기업도 국가도 그렇게 끝임없이 성장을 계속할 수는 없는 것이다. 매일 수백만이 새벽기도를 가는 우리나라도 경제가 이렇게 어려운데. 신의 축복이 그렇게 중국에만 집중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중국기업이 버티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은 2005년 1월부터 폐지된 미국의 쿼타제도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기업들은 작년 6월말에 미국이 예상하였던 1년치 분의 수출물량을 모두 실어내었다. 이때 창출된 엄청난 현금창출이 기업을 이끌어나가게 하는 것이다.


자전거의 페달을 계속 밟으면 자전거가 쓰러지지 않는 경우와 마찬가지다. 소위 자전거 경제라고 부르는 것이다.

우리 경제도 70년대 이런상황을 경험하였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겨내었듯이 중국도 이겨낼 것이라는 생각도 해보지만 중국은 너무 크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단순한 경제처방과 지도자의 의지, 국민의 단결된 노력만으로는 안되는 일이 더 많고, 우리는 골고루 잘 교육된 국민과 우리에게 호의적인 힘있는 친구들인 미국과 일본이 있었지만 중국의 경우는 상황이 전혀 틀리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중국은 모두에게 두려움의 대상이다. 특히 미국과 일본에는. 중국경제의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을것이라는 상념이 우리나라의 앞날을 더욱 걱정스럽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 해운과 항만도 다양한 시각에 의한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앞으로의 상황 변화에 따라 탄력있게 변화해야만 한다. 신년에는 우리 해운항만정책이 정치적인 고려보다는 경제적 고려를 최우선하기를 간절히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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