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라이너, JOC “자발적 협력 쉽지 않을 것” 씨인텔 “가장 강력한 인트라亞 단체 되나?”

 
 


‘한진해운 사태 1년’, ‘한국해운업 지원 정부의지’ 언급

“참여선사 반응 미지근” 지적, 中·日 합병사례와 비교도

지난 8월 8일 한국 14개 국적 컨테이너 선사간 협력체인 ‘한국해운연합(Korea Shipping Partnership)’의 출범을 해외에서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알파라이너, JOC 등 해운분석기관과 주요 외신들은 KSP 출범에 대한 기본 팩트 보도 외에도 글로벌 해운시장의 지속적인 통합 움직임 속에 KSP의 출범 의의와 역할에 대한 다양한 분석기사를 내놓았다. 14개 참여선사들이 인트라아시아 항로에서 치열한 경쟁관계에 놓여 있어 자발적인 협력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트레이드윈즈, 로이즈리스트, JOC 등 주요 외신들은 8월 8일 한국 14개 국적선사의 ‘KSP’ 출범 소식을 일제히 보도하며 중요 기사로 다루었다. 일부에서는 ‘파트너십Partnership’이 아닌 한국 선사들의 ‘얼라이언스Alliance’가 출범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외신들은 공통적으로 14개 한국 선사들의 이름을 하나씩 언급하며 이번 파트너십 구축은 지난해 8월말 파산한 세계 7위 한국선사 한진해운의 시장 퇴출 이후 1년 만에 진행되는 것이며, 한국 해운업의 경쟁력 강화와 생존을 위한 한국 정부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보았다.

이와 함께 중국의 COSCO와 CSCL의 합병, 일본 정기선 3사인 NYK, MOL, K라인의 컨테이너 해운 합병사례와 비교하기도 했으며, KSP 참여선사 중에서는 이미 2M 얼라이언스와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현대상선과 신흥선사인 SM상선을 언급하고 앞으로 이들이 KSP 내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이익을 얻을지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특히 외신들은 새롭게 출범한 KSP가 앞으로 어떻게 선사들간 협력을 이어갈지 주목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인트라아시아 항로에서 치열한 경쟁관계에 놓인 한국 선사들간의 자발적인 협력은 쉬운 일이 아니라는 평가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알파라이너는 “먹고 먹히는 생존 경쟁이 치열하고 공급과잉상태인 인트라아시아 항로에서 과연 얼마나 많은 선사들이 협력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참여선사 반응 및 관심도 ‘미지근’ ‘보여주기식?’

외신들은 KSP의 가장 큰 장애물 중 하나로 인트라아시아 항로에서 로컬 한국선사들간의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을 들었다. 알파라이너는 “고려해운, SM상선 2곳의 한국선사들은 현대상선-장금해운-흥아해운 파트너십(HMM+K2)과 별개로 독립적인 성장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SM상선의 인트라아시아 항로 정기선 서비스 진입에 대한 한국 로컬선사들의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함께 KSP를 새로운 해운 파트너십이라 부르기에는 참여선사들 간에 관심도와 반응이 ‘미지근’하다는 지적이다. 공식적으로 KSP를 적극 홍보하는 한국선사는 한 곳도 없으며, KSP 출범에 대한 한국 해운시장의 일부 냉소적이고 무관심한 반응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이번 KSP 출범은 오히려 ‘보여주기식’ 행사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있으며 향후 참여선사들에게 영업과 수익성 문제로 더 많은 압박을 가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KSP에 참여하는 14개 한국선사들은 인트라아시아 항로에서 30만 8,000teu의 선복량을 운항하고 있으며 메이저 외국선사들의 경우 128만teu의 선복량을 보유하고 있어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제대로 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완전한 통합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인트라亞 올해 3천만teu, 물량 늘지만 선사 수익성 급감

드류어리에 따르면, 올해 인트라아시아 시장의 물동량은 3,000만teu로 전년대비 4%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인트라아시아 항로의 물동량 수요는 계속해서 늘고 있는 반면 실제 선사들의 수익성은 곤두박질치고 있는 실정이다. 폭증하는 수요에 따라 신규 정기선 서비스가 속속 개설되면서 오히려 동 항로의 운임상승은 억제되고 있는 것이다. 선사들은 올 상반기에도 인트라아시아 항로에서 최소 8-10개의 신규 서비스를 개설한 것으로 나타났다.

드류어리에 따르면, 올 1분기 인트라아시아 항로에서는 전년대비 23.5% 증가한 1,080만teu를 운송했다. 특히 중국-동남아시아 간 항로는 원자재 및 완성품 화물이 늘어나면서 36%라는 매우 높은 성장률로 340만teu의 물량을 기록했다. 그러나 급증하는 물동량이 운임상승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으며 스팟운임의 증가세는 약화되고 있다.

알파라이너, “KSP, 완전한 통합 아니면 경쟁력 확보 어렵다”

프랑스 해운분석기관 알파라이너는 14개 한국선사의 파트너십은 경쟁력 확보를 위한 통합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를 내렸다.

알파라이너는 올 1월 현대상선, 장금상선, 흥아해운 3사가 인트라아시아에서 체결한 ‘HMM+K2’ 컨소시엄 사례를 언급하며 그간 한국 선사들의 높은 단계의 협력을 맺으려는 시도는 제한된 성공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HMM+K2 컨소시엄 결과를 보면, 3개사의 인트라아시아 선복교환은 총 투입 선복량에서 1% 미만 수준으로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또한 알파라이너는 “한국선사들은 인트라아시아 항로에서 서비스 중인 머스크, MSC, COSCO, 에버그린 등 메이저 선사들에 비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지 못하고 난립해 있는 상황”이라며 “여전히 인트라아시아 항로에서 KSP 14개 선사 모두 치열한 경쟁관계로 남아있으므로 파트너십 이익이 별로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14개 참여선사 어느 한 곳도 홈페이지에 KSP 관련내용을 공지하거나 홍보하지 않고 있음을 지적하며 선사들의 참여열기도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알파라이너는 “일부 한국선사들은 미약한 재정적 입지를 보완하기 위해 정부지원을 열망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KSP 이니셔티브는 뜨뜻미지근한 열의없는 지원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알파라이너는 결론적으로 중국과 일본의 컨선사 통합사례를 비교하며, KSP 역시 완전한 방식의 통합이 아니면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인트라아시아 시장에서 한국선사들의 규모의 경제부족과 시장 과잉경쟁의 불이익은 완전한 형태의 통합을 통해서만 극복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JOC “KSP 치열한 내부경쟁, 얼마나 협력 가능한가”

저널오브커머스JOC는 8월 10일자 ‘Inner competition to test new intra-Asia alliance’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1년 전 한진해운 사태 이후 원양선사로 현대상선만 남은 한국 컨테이너 해운업계가 이번에는 14개 인트라아시아 얼라이언스를 구성해 놀라운 전환점을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역시 “먹고 먹히는 경쟁이 치열한 인트라아시아 항로에서 경쟁관계인 KSP 선사들이 얼마나 많이 협력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JOC의 기사에 따르면, KSP는 한국선사들의 운영원가 절감을 통한 경쟁력 강화와 인트라아시아 항로의 심화되고 있는 수급 불균형성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제대로 실현하려면 선사들의 재무건전성 강화와 선사간 통합 등이 요구된다.

또한 JOC는 한국의 투자펀드 전문가 인터뷰를 인용해 “한국은 해운분야에서 적극적으로 구조조정을 해온 유일한 아시아 국가라 할 수 있다. 대한상선과 팬오션의 구조조정이 최근 완료됐으며 한국은 문재인 정부의 정책기조 하에 해운조선분야의 산업구조조정이 지속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씨인텔리전스

“KSP, 가장 강력한 인트라아시아 단체 되나?”

일각에서는 KSP가 ‘인트라아시아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협력체가 되지 않을까’ 예측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덴마크 씨인텔리전스 컨설팅(SeaIntelligence Consulting)의 라스 젠슨(Lars Jensen) CEO는 “현대상선이 2M과 공동운항하는 선박을 제외한다면, KSP는 약 240척의 선박과 46만teu 이상의 선복량을 보유하게 된다”면서 “이는 현재 인트라아시아 최대 선사인 PIL 보다 규모가 24% 더 커지는 것이고 완하이라인 보다는 2배 가량 더 커지게 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머스크의 인트라아시아 역내 자회사인 MCC 보다는 규모가 2.5배 증가하고, 세계 20위 컨선사인 Xpress feeders 보다는 3배 이상 증가하게 된다는 것이다.

KSP가 실제 컨선사간 통합보다는 기대효과가 낮을 수 있지만, 앞으로 대형선박을 기반으로 한 효율적인 항로 네트워크 구성에 따라 다음 단계의 통합이 이뤄질 것으로 보았다. 또한 일반적으로 상호보완적인 구조의 타 얼라이언스와 달리 KSP의 참여선사들이 운항하는 항로는 서로 직접적으로 경쟁하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운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사실이 KSP 얼라이언스의 성공의 장애물이 될지 여부는 시간만이 말해줄 수 있을 것”이라며 “KSP의 행운을 빈다”고 밝혔다.

iContainers, “현대상선, KSP 참여 기대효과 높아”

이밖에도 온라인 물류플랫폼 iContainers의 클라우스 리스달(Klaus Lysdal) VP Sales & Operations 담당은 KSP에 참여하는 현대상선에 주목했다. 그는 “현대상선은 올해 2M과 얼라이언스 계약을 맺긴 했으나 이는 불완전한 상태”라고 지적하며 “이번 KSP 파트너십은 현대상선의 인트라아시아 네트워크를 강화할 수 있고 타 글로벌 선사들과 비교 시에도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똑똑한 결정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부터 운영에 들어가는 KSP를 통해 아마 현대상선은 인트라아시아 시장의 틈새사업을 확장할 뿐 아니라 아시아-미국노선에서도 경쟁력 있는 운임으로 서비스가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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