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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클레임 예방가이드(47) 선원 피로와 해양사고
[529호] 2017년 09월 27일 (수) 15:15:41 한국선주상호보험 komares@chol.com

2017년 5월 25일 대만 타이페이에서 개최된 아시아 선주협회(Asian Shipowners’ Association) 26차 총회에서 선원위원회(Seafarers Committee) 의장인 Fu Xiangyang은 선원들의 피로가 주요 관심사이며, 선원 훈련·자격증명 및 당직 기준에 관한 국제협약(International Convention on Standards of Training, Certification and Watchkeeping for Seafarers, 이하 STCW 협약)과 해사노동협약(Maritime Labour Convention, 이하 MLC 2006)을 준수하는 것이 피로를 줄이기 위한 주요 방안이라고 강조하였다. 작년 11월에는 해양수산부가 개최한 ‘제1회 해양 인적사고 예방 세미나’의 ‘선원의 피로와 사고예방’ 주제 발표에서 선원의 자율신경 활성도·균형도와 선원의 피로도가 정상 수치 이하인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 지적되기도 하였다. 최근의 두 발표에서와 같이 선원의 피로 문제는 선원 자신의 건강 문제일 뿐만 아니라 선주, 업계 및 국내외 관련 기관이 관심을 쏟고 있는 이슈이기도 하다.

피로에 대한 정확한 정의를 내리는 것은 쉽지 않지만, 피로로 인한 결과는 쉽게 예측할 수 있다. 그리고 피로는 해상운송에서 매우 중요하다. 해상운송의 특성상 선원에게 끊임없는 주의력과 집중력이 요구되지만, 피로는 업무 숙련도나 훈련 여부 등에 관계없이 선원의 주의력과 집중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더욱이 업무와 휴식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환경 속에서 선상 생활을 보통 3개월 이상 지속하여야만 하는 선원들에게는 피로란 반드시 해결해야할 과제이기도 하다. 올해 1월, 3년에 걸친 선원 피로에 관한 한 연구 결과가 국제해사기구(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 이하 IMO)에 제출되었다. 이를 계기로 이번 호에서는 선원 피로에 관한 문제를 짚어 보고, 피로로 인한 해양사고를 줄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하여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해양사고와 MARTHA Project
1) 해양사고와 선원 피로에 관한 연구

1989년 3월 알래스카 연안에서 유조선 Valdez호가 좌초하여 4,200만 리터에 달하는 원유가 유출되었고, 50만 마리의 바다 새와 수백 마리의 바다표범이 떼죽음을 당하였다. 미국 교통안전위원회(National Transport Safety Board)는 사고 조사를 실시하여, 3항사의 수면 부족과 과도한 업무량을 직접적인 사고 원인으로 지목하였다. 당시 3항사는 이틀간 6시간밖에 잠을 자지 못하였다고 한다. 2010년 4월 3일 17시 5분경 중국 국적 벌크선 Shen Neng 1호가 호주 글래드스톤Gladstone 북쪽 50마일 해역에서 좌초되었다. 이로 인해 본선 선체는 심하게 파손되었고, 선박이 좌초된 지역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대보초(Great Barrier Reef) 지역이어서 약 2.2Km에 걸친 산호 지역에 환경 피해가 발생하였다. 호주 교통안전국(Austra
lian Transport Safety Bureau)은 본선 일항사가 선박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여 변침 시점을 놓친 것을 사고 원인으로 판단하였다. 당시 일항사는 본선의 입항 및 화물 선적 작업을 감독하느라 사고 전 38시간 동안 수면시간이 2시간에 불과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피로에 의한 해양사고들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것에 발맞춰, 선원 피로에 관한 연구도 계속해서 진행되어 왔다. 1996년 미국 해안경비대는 중대한 해양사고 중 인적 과실로 발생한 사고의 16%가 선박 승무원의 피로가 원인이었으며, 인명사고의 경우 33%가 피로에서 발생하였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2006년에 있었던 영국 카디프대학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선원 4명 중 1명은 당직 근무 중 졸음에 빠진 적이 있었으며, 선원의 50%이상이 주 85시간 이상 근무를 하였다고 한다. 더욱이 조사 대상자들의 절반 이상이 그간 피로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규정들이 도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간 근무 시간이 줄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났다고 답변하였다. 최근 호주에서 진행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연구 대상 1,026명 선원의 평균 주당 근로 시간은 61시간이었으며, 해당 선원의 35%는 70시간 이상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2012년에 발표된 ‘국내 선종별 선박승무원 피로도 분석에 관한 연구’에서는 262명의 선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하여, 국내 예부선, 급유선, 어선 선원의 50%이상이 하루 평균 4~6시간 이하로 수면을 취하고, 어선을 제외한 선박의 선원 절반 이상이 피로를 많이 혹은 매우 많이 느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기존 연구 결과들이 조사 방법이나 조사 대상에 있어서 많은 차이를 보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선원들이 강도 높은 근무 강도를 경험하고 있으며 선원 피로가 누적되고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연구가 단기간에 진행되거나, 현실적인 제약으로 인하여 체계적이고 구체적으로 진행되지 못하였다는 한계가 있었다.
 

2) MARTHA Project
영국(Warsash Maritime Academy, Southampton Solent University), 덴마크(University of Southern Denmark), 중국(Dalian Maritime University), 스웨덴(Stress Research Institue, University of Stockholm), 국제선박관리자협회(Intermanager)가 주축이 되어 진행된 MARTHA Project는 유럽 선사 2곳과 중국 선사 2곳을 대상으로 2016년까지 3년에 걸쳐 진행되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937명의 선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가 실시되었고, 51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 조사도 병행되었다. 또한 실제 승선 기간 동안 선원들에게 주간 일지(weekly diary)를 작성하도록 독려되었고, 선상활동을 자동으로 기록할 수 있는 장비Actiwatches가 지급되었다. 이 장비를 통해 선원의 피로도, 수면 패턴, 심리상태에 관한 정보 등을 수집할 수 있었다. 이러한 과정을 걸친 연구 결과가 2017년 1월30일 IMO의 인적요소, 훈련 및 당직 전문위원회(Human Element, Training and Watchkeeping Sub-committee)에 제출되어, 2001년에 제정된 ‘피로 완화 및 관리에 관한 지침(Guideline on Fatigue Mitigation and Management)’의 개정 작업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MARTHA Report는 기존 연구 결과들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하기도 하지만, 보다 구체적이고 주목할 만한 내용들을 담고 있기도 하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선원들은 항해가 시작될 때보다 끝날 때 더 높은 피로도를 보이며, 해상 작업보다는 항내 작업을 더 부담스러워 한다. 선장은 당직 선원보다 수면 시간이 길지만, 여타 선원들보다 높은 피로 위험에 처해 있다. 또한, 항해 기간 동안 수면 시간은 동일하게 유지되거나 다소 줄어들고 있는데 반해, 수면의 질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악화되었다. 6개월 이상 장기간의 승선 생활은 졸음을 늘리고, 수면의 질을 악화시키며, 의욕motivation저하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중국인이 관리하는 선사의 선원들이 유럽인이 관리하는 선사의 선원보다 높은 수준의 피로에 시달린다. 이는 조직 요소의 차이가 선내 피로 완화에 영향을 미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그러나 이러한 문화적 혹은 조직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유럽 선원 모두 고용 안정, 수면의 질, 불규칙한 근무 시간, 맡은 업무 등이 피로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고 지적하였다. 피로 개선과 관련하여, 장기적인 관점에서 선박의 설계 변경(개선)을 통해 피로의 부정적 효과들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되었다. 또한 항공업계와 같이 안전이 중요한 분야에서 이미 사용되고 있는 피로위험관리 시스템(Fatigue Risk Management System)도 피로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회사 구성원 전체가 주인의식ownership을 갖고 문화가 바뀌어야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관련 규정
선원 피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근로 및 휴식 시간, 근로 환경에 관한 규정들은 이미 상당부분 갖춰져 있다. 국제노동기구(International Labour Organization)는 1920년대부터 선원과 관련된 각종 협약들을 채택하기 시작하였고, IMO 역시 ISM Code, STCW 협약을 통하여 선원의 근로 및 휴식 시간을 규율하고, 선원의 근로 환경을 개선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국내에도 관련 국제 조약들을 선원법 및 기타 선박관련 법령에 담아, 선원의 피로를 관리할 수 있는 장치들을 이미 마련해 두고 있다. 그 중 MLC 2006과 선원법 50조는 선원의 피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선원 근로 및 휴식 시간을 규율하고 있는 대표적인 규정이다.
 

1) Maritime Labour Convention 2006
2006년 2월 23일 채택되어 2013년 8월 20일 발효된 MLC 2006에 따르면, 선원 근로 시간은 하루(24시간) 14시간, 일주일 72시간을 초과할 수 없으며, 휴식시간은 최소 하루 10시간, 일주일 77시간이 보장되어야 한다.(Rule 2.3) 단, 휴식 시간은 2회로 나누어 선원에게 부여할 수 있으나, 최소 한차례는 6시간 이상의 휴식 시간이 보장되어야 하고, 휴식 시간간의 간격은 14시간을 초과하여서는 안 된다. 또한 각 회원국들은 회원국 국내 기준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승무원의 피로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들을 고려하여야 한다.(Standard A.2.3.3)
 

선원법 60조
선원법 60조에는 근로시간을 1일 8시간 주 40시간을 원칙으로 하되, 합의에 의하여 주 16시간까지 근로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항해당직근무를 하는 선원에 한해서는 주 16시간을, 그 밖의 선원에 대해서는 주 4시간을 추가할 수 있도록 명문화함으로써, 항해당직근무자의 경우 72시간을, 그 밖의 선원에 대해서는 60시간을 주 최대 근로 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 휴식 시간과 관련된 규정은 해사노동협약의 내용과 동일하다.
다만, 한 가지 지적되어야 할 점은 휴식rest이 수면sleep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인간의 몸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수면을 필요로 한다. 특히, 여러 연구에 따르면 효과적인 수면을 위해서는 최소한 7~8시간의 방해받지 않은 수면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선원들에게 적절한 휴식 시간이 제도적으로 그리고 실제로 보장된다고 하더라도 선원 스스로가 휴식 시간을 관리하지 않는 한 피로 문제는 해결되기 어렵다.
 

피로 관리
선원 피로는 항해 기간, 입항 항구 수, 선박의 움직임, 선박 크기, 승무인원 등 여러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또한 같은 외부 조건이라 하더라도, 선원의 직급, 연령, 건강 상태 등에 따라 선원 개개인이 느끼는 피로도는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요인이 선원 개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일반화하기 어렵고, 이를 해소 혹은 관리하기 위한 방안도 일률적으로 수립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피로 관리는 분명 모든 선박 및 모든 선원에게 반드시 필요하다.
앞서 언급했듯이 IMO는 현재 2001년에 제정된 피로관리 지침서Guideline의 개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모든 선박은 국제안전관리규약(International Safety Management Code)에 따라 선박, 승무원, 승무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위험요소들을 평가하여 적절한 안전 조치들을 수립하여야 하고, 이러한 조치에는 본선 안전에 심각한 위해를 끼칠 수 있는 피로 관리 방안도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현재의 IMO 피로관리 지침서는 아래와 같은 몇 가지 피로 완화 및 예방 방안들을 권고하고 있다.

- 관련 규정에 따른 최대 근로시간 및 최소 휴식 시간을 보장하기
- 충분한 수면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쪽잠 청하기(전략적 쪽잠(Strategic Napping)이라고 불리는 방법으로, 가장 효과적인 수면 시간은 20분이라고 한다.)
-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식사하기
- 정기적으로 운동하기
- 충분한 양의 수분을 섭취하기
- 선원 간 허물없는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예를 들어, 피로로 인해 업무에 지장이 있을 경우 관리자에게 보고하고, 그와 같은 보고를 이유로 어떠한 비난 혹은 불이익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선원들에게 명확하게 하기)
 - 각종 선상 훈련은 가능하면 휴식/수면 시간에 방해가 되지 않거나 방해가 되더라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실시하기
- 단조로움을 해소할 수 있는 업무들을 섞어서 부여하거나, 육체적·정신적 업무강도가 높은 업무와 낮은 업무를 결합하여 부여하기

- 위험한 작업들은 낮 시간에 진행하기
- 선내 근무 및 생활 환경을 적절히 유지하기
- 피로로 인한 사고를 처리하고 이로부터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선상 시스템을 구축하기

결론
피로는 비단 선원만의 문제는 아니다. 관련 제도와 규정이 잘 정비되고, 근로 여건이 효율적으로 마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제도 및 환경을 조성하는 선주 혹은 관리자들이 이러한 내용들을 현실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한다. 선원 역시 주어진 휴식시간 및 근로 환경 속에서 여가활동 및 수면 시간을 적절하게 배분하여 안전하고 효율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특히 연근해를 항해하는 선박들은 항해 기간이 짧고, 입출항이 잦은 탓에 규정 준수에 제약이 있을 수 있고, 상대적으로 노후선이 많아 선원들의 피로 관리를 위한 환경이 조성되기가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선원들이 실질적인 휴식을 취하여 최고의 업무성과를 낼 수 있도록 연근해를 항해하는 선박들에게도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덧붙여, MARTHA Report의 결과가 반영된 보다 효과적이고 구체적인 피로관리 지침서가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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