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배후단지 활용여부에 대산항의 미래 달려”

 
 

11월 3일 서울 인터콘티넨탈 코엑스, 국내외 전문가 350여명 참석 서산 대산항 발전 논의
“배후단지, 중고차 복합단지, 대산항 중심의 석유화학 특화단지로 발전시켜야”


서산 대산항이 환황해권의 교통·물류 거점항만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대산항의 항만배후단지를 중고차 복합단지와 석유화학 특화단지로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1월 3일 서울 인터콘티넨탈 코엑스 호텔에서 열린 ‘2017 제3회 서산 대산항 국제포럼’에서 양창호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원장은 “화물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항만배후단지의 확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으며, 송계의 동서대 교수와 백종실 평택대 교수는 서산 대산항을 글로벌 거점 항만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서산 대산항의 중고자동차 수출기지로의 발전가능성’, ‘석유화학 및 자동차 제품 글로벌 거점화 방안’에 대한 논제를 각각 발표하면서 이와 같은 주장을 펼쳤다. 특히 백종실 교수는 “서산 대산항은 석유화학산업과 자동차 산업을 비롯한 주변 산업단지와 항만을 아우르는 항만물류 클러스터를 구축해야 하고 정부와 지자체는 이에 맞는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포럼은 서산시가 주최하고 사단법인 한국항만경제학회가 주관한 국제포럼으로, 박계각 한국항만경제학회 회장, 이완섭 서산시장, 성일종 국회의원, 양창호 원장을 비롯해 국내외 해운·항만·물류 석학, 정·관·업계 인사, 전공 대학생 및 대학원생 등 35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이번 행사는 박계각 회장의 개회사와 성일종 국회의원 및 안완수 대산해수청장 등의 축사를 시작으로 이완섭 시장의 기조연설과 양창호 원장, 유니벌시티 컬리지 런던대학UCL의 Francesca Medda 교수의 기조강연이 이어졌다. 이후 ‘4차 산업혁명과 세계 해운항만물류 발전전략’을 주제로 해외석학의 자국항만 발전전략과 서산 대산항 발전전략 등을 공유했다. 오후부터 이어진 학술발표는 △환황해권시대 서산 대산항의 역할과 비전 △동북아 해운항만물류 발전방향 △해운항만물류 자유주제 △신진연구자 공모전 등 분야별 소주제에 대한 국내 석학의 연구발표가 진행됐다.

이완섭 시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국내 타 항만에 비해 서산 대산항의 역사는 짧지만 신생항만으로서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며 “중국과 최단거리에 위치한 서산 대산항은  내년 2월 충청권 최초로 국제여객선이 취항해 세계가 주목하는 항만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이어 그는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으로 인해 향후 전 세계 항만간의 주도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며, 동 포럼을 통해 서산 대산항(이하 대산항)이 이러한 국제정세에 대응할 수 있는 효율적 방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참석자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양창호, “대산항, 항만배후부지 늘려 성장해야”
Francesca Medda, “항만과 도시 동반발전 이뤄져야”

이날 특별 초청된 양창호 원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 해운·항만의 대응방안’ 이라는 주제로 기조강의를 준비했으나, 서산 대산항의 발전방향을 위한 실질적인 조언과 발언을 해 주목받았다. 그는 “대산항은 중국 물동량에 의해 수입항만으로서 발전 가능성이 있지만 딱 그정도일 것”이라고 밝히면서 “거점 항만이 되려면 수입·수출·환적 등이 복합적으로 이뤄지는 구조와 인프라가 구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산항이 중국에서 수입되는 화물을 좀 더 부가가치화 시켜 재수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고, 화물의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도록 항만배후부지를 늘리고 기업이 수출입 화물을 중심으로 부가가치를 창출 할 수 있는 제도나 시설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특히 그는 “부산항의 경우 항만배후부지를 늘리는 것은 국가사업 단위로 진행돼 절차 등의 제약이 있지만 신생항만인 대산항은 지자체의 의지와 정책만 있다면, 작지만 고퀄리티 항만으로 충분히 육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기조강연를 진행한 Francesca Medda 교수는 ‘Port Attractiveness’이라는 주제로 항만투자에 민간 투자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요인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재무 투자자는 항만이 도시에 위치했을 때 항만에 더 많은 투자를 하며, 국가는 이를 위해 도시나 항만에 맞는 투자를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미국 포브스지가 선정한 ‘2025년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도시’에서 부산과 인천이 선정된 점을 사례로 들며, 항만과 도시 투자가 중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더불어 Francesca Medda 교수는 지리적 이점, 선석 수와 같은 항만의 특색도 중요하지만 당국규정·정보기술 등의 ‘항만의 평판(reputation)’도 상당히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2012년 UCL에서 조사한 ‘2012 항만매력지수’에서 부산항과 싱가폴의 매력지수가 비슷한 점을 예로 들면서 “부산항이 2012년도 당시 물동량은 낮지만 Internet user 부분에서 상당히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루동췬, “대산항, 일대일로 정책 동참해 발전해야”
이어진 국제정책포럼에서는 ‘4차 산업혁명과 세계 해운항만물류 발전전략’을 주제로 △중국 타이산 대학 루동췬 교수의 ‘4차산업혁명과 일대일로 계획에 따른 서산항의 발전전략’ △에스토니아 해사 아카데미 아나토리 알롭 교수의 ‘에스토니아 항만과 4차 산업혁명’ 등의 발표가 이어졌다.

특히 루동췬 교수는 현재 중국이 제조업 활성화를 위해 강력히 추진중인 ‘중국제조 2025’ 전략 내 ‘지능형 항만 건설’ 프로젝트가 포함돼 중국 주요항만을 스마트항만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여러가지 정책을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칭다오 항은 GPS와 전자 태그, GPRS 통신기술을 통해 항만 내 물류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으며, 양산항은 향후 130개 이상의 AGVs(Automatic Guided Vehicle System, 자동화 로봇)가 구축된다.

또한 그는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에 대해 비교적 상세히 설명했다. 발표에 따르면, 중국은 일대일로 정책 기조 아래, 73개 항만을 통한 356개의 수송로를 확보하고, 43개국과 직항로를 개설했다. 2016년 기준 일대일로 정책을 통한 중국의 무역액은 9,478억달러에 육박하며, 이는 전체 수출입의 25.7%를 차지했다. 더불어 중국 기업은 아세안 지역 13개 국가 20개 항만에 지사를 설립하고 각 국가의 경제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루동췬 교수는 “현재 많은 국가가 일대일로 정책에 많은 힘을 실어주고 있어, 대산항도 이 정책에 동참한다면 큰 발전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송계의, “배후단지, 중고차 복합단지로 개발, Francesca Medda 교수 주장과 일맥상통”
백종실, “대산항 중심 석유화학 특화단지로 발전시켜야”

오후부터 진행된 학술발표에서 동서대 송계의 교수는 “국내 중고차 수출은 주로 인천지역에서 선점하고 있으나 수리를 하는 과정에서 먼지가 발생하는 등 환경오염 문제로 관련 산업의 육성이 지지부진하며, 타 항만은 중고차 시장에 대한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자동차 수출을 위해 평균 1대당 2.2평이 필요하고 수출부두가 되기 위해서는 약 60만평의 배후부지가 필요한데 대산항은 이를 충분히 만족한다”며, 대산항의 중고자동차 수출기지화 가능성을 검토했다.

관세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15년 기준 수출된 중고차는 총 23만대이며, 올해는 약 27만대를 기록했다. 과거 연평균 수출량 대비 최근 5년간 평균 중고차 수출량을 반영한 중고차 수출시장을 분석한 결과, 5년마다 약 14%씩 시장 성장세가 예상되고 2023년에는 약 37만대, 2030년에는 44만 5,000대의 중고차가 수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송계의 교수는 수도권에 집중된 중고차 물량을 확보하고 중고차 수출시장의 꾸준한 증가세를 바탕으로 기존 대산항의 중고차 수출부두를 자동차 복합문화단지로 조성하고 자동차 야적장, 선적대기 등 수출입 기능을 할 수 있는 인프라와 더불어 자동차 종합전시, 컨벤션, 자동차 거래마켓 등이 항만배후단지에서 한번에 이뤄질 수 있는 복합단지 개발 전략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송 교수는 자신의 대산항 개발계획에 대해 “Francesca Medda 교수가 주장한 도시와 항만의 동시 개발의 의미와 일맥상통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백종실 교수는 송계의 교수가 대산항 배후단지를 자동차 서비스 복합단지로 조성하는 주장에 동의하며, 나아가 대산항이 글로벌 석유화학 산업단지로 육성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먼저 서산시의 석유화학 산업현황을 언급하고 석유화학 산업을 통한 글로벌 항만으로 발돋움한 해외 사례를 통해 서산 대산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그에 따르면, 대산석유화학단지는 여수, 울산 미포와 함께 3대 석유화학단지 중 하나로 현대오일뱅크, 한화토탈, 롯데케미칼 등 국내 주요 정유사를 포함해 50여개 기업이 입주해 있지만 여수, 울산은 국가산업단지인 반면 대산단지는 개별산업단지로 정부의 인프라 확충에 대한 지원이 미흡한 실정이다.

반면 해외 거점 항만의 경우 석유화학 산업을 통해 다양한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싱가폴의 경우 오일 허브항만 구출을 통해 GDP의 11.5%에 해당하는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으며, 싱가폴 주롱섬 내 석유화학단지에는 전세계 90여개 기업이 석유화학기업에 입주해 활동 중이다. 로테르담항은 6개의 정유시설과 45개 이상의 화학업체 등을 포함해 총 122여개의 관련 시설이 항만 배후단지에 구축됐다.

백종실 교수는 “싱가폴과 로테르담항의 사례처럼 대산항이 석유화학 거점항만으로 나아가기 위한 방편으로, 항만배후단지를 자유무역지역으로 지정해 다양한 석유화학제품을 블렌딩, 가공, 판매 등이 자유롭게 이뤄질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대산지역은 석유화학과 정밀화학업체가 집적화된 특화단지로 개발해 고부가가치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고 이를 대산항을 통해 수출할 수 있는 항만 중심의 석유화학 특화단지가 조성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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