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 해운물류업의 미래다

국내 해운산업과 관련 전후방산업은 해방이후 60년간 급성장했다. 세계 8위의 해운업, 세계 5위의 부산항, 세계 1위의 조선업 위상이 그것을 입증하고 있다. 선진국의 제도를 벤치마킹하며 부러워하던 시대도 갔다. 해운과 조선산업에서는 외형적인 성장과 제도적인 면에서 우리나라도 선진국의 반열에 올라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지위를 다지고 앞으로 한걸음 더 내딛기 위해서는 외형발전에 가려 소홀했던  내실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 해운항만물류 분야의 전문인력 확보도 관련산업의 급속한 발전상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흡했던 분야이다. 국정과제로 삼고 있는 동북아물류중심국가 실현을 위해서라도 물류분야의 전문인력양성사업은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이다.


개인이나 기업, 국가는 저마다 ‘교육만이 미래를 보장한다’는 인식으로 급변하는 디지털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기업들은 ‘사람’을 가장 중요한 자산으로 삼고 유능한 인력을 회사에 필요한 인재로 양성해 미래를 보장받기 위한 다양한 교육시스템을 갖춰가고 있다. 해운업계의 경우 선사에 따라 자체적으로 인력양성을 위한 사내교육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갖춘 곳도 있지만, 대다수 선사들은 적절한 교육체계를 갖추고 있지 못한데다 해운항만물류 교육을 전담하는 전문기관도 부족한 상태이다. 


동북아물류중심국을 실현한다고 항만시설은 계속 확충했지만 정작 이를 운영할 인력 부족현상이 드러나자, 전문인력 양성의 필요성이 인식되었고 해운물류업의 大計를 수립하는데 교육이 핵심과제로 떠올랐다. 급변하는 국제무역 환경은 그에 걸맞는 능동적이고 진취적인 인재상을 필요로 하고 있어 기업들은 ‘변화에 주도적으로 대처하는 인재’의 양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제사회의 무한경쟁에 노출돼 있는 해운항만물류업은 ‘전문지식을 갖춘 세계인’이 요구되는 산업이어서 교육은 더욱 중요하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올하반기부터 시행 중인 전문인력양성사업은 그동안 교육에 목말라있던 해운물류업계에 좋은 교육의 기회를 열어준 것으로 환영받고 있으며, 향후 관련산업의 발전상에 걸맞는 경쟁력있는 해운항만물류 전문인력 양성의 활성화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본지는 창간 32주년을 맞아 ‘해운물류업의 百年大計를 말한다’라는 주제의 기획특집을 통해, 해운,항만,물류,조선업계의 교육현황과 인재양성 방향을 분야별로 점검함으로써 해운물류관련산업계 인력양성의 현주소를 짚어보았다.


<해양부의 해운항만전문인력 양성사업 >

단기과정 교육기관으로 지정된 해사문제연구소 1기 교육 개설 행사
단기과정 교육기관으로 지정된 해사문제연구소 1기 교육 개설 행사

실무 재직자 중심의 長短期 전문교육 지원

 

해양수산부가 올해 9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해운항만 전문인력 양성사업은 동북아물류중심화의 조기실현을 위해 산학협력 강화와 기존인력의 재교육을 목적으로 출발했다.


국제물류흐름에 걸맞는 전문인력을 양성해 질적 경쟁력을 제고해야 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전문인력교육 분야의 사업을 정부지원으로 활성화해 나가고 있다.


정부의 지원속에 시행중인 해운항만분야의 전문인력 양성사업을 관련업계는 크게 환영하고 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정부가 나서서 전문인력 교육을 활성화하는 것은 다행’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선박금융과 보험, 톤세제도 등 최근 새로운 제도가 해운업계에 도입된 만큼 관계 인력을 육성할 필요가 생겼고, 2006년이후 부산신항과 광양항 등 신설되는 컨테이너터미널을 전략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항만운영물류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부각됐다.

 

업계 “늦었지만 교육활성화 계기” 환영
항만전문인력 공급부족은 ‘발등의 불’


해양수산부가 낸 해운항만 전문인력 수급전망 자료에 따르면 해운분야는 2004년-2006년 사이 수요에 비해 공급이 넘치는 상황이지만 2007년이후 2011년 사이에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역전된 현실이 올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정부는 항만분야의 전문인력 공급부족을 현안사항으로 파악하고 있다. 2003년-2006년까지 항만물류에 필요한 인력수요에 비해 공급은 1/3에 지나지 않는 상황이어서 항만분야의 전문인력 수급문제는 ‘발등에 떨어진 불’로 인식되고 있다.


(여기서 전문인력으로 언급한 인력은 물류현장에 근무하는 기능(선원 포함)인력이 아닌 기획 및 관리 등 사무직 근무자로 한정한 것임) 지금까지 물류 전문인력의 양성은 대학원을 중심으로 한 장기교육과정과 특정기관에서 실시하는 단기교육 과정으로 시행돼왔다.


단기교육과정은 한국해사문제연구소와 한진물류연구원이 5일이내의 단기과정으로 재직자 중심의 교육을 실시했으나 해운항만분야의 기초교육 수준이었지 전문적인 교육에는 이르지 못했던 것이 현실이었다. 단기교육은 교육기간이 짧고 우수한 강사확보에도 곤란을 겪을 수 있어 수요자가 요구하는 문제해결을 위한 교육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장기교육과정도 물류분야를 독립된 전공으로 개설하기 보다는 국제물류대학원과 경영대학원 등에서 물류교육을 담당하는 실정이다. 이 경우에도 해운항만 등 국제물류 분야를 전문적으로 교육하지 않고 기초학문중심 또는 야간과정인 특수대학원 과정의 교육에 머물러 있어 비즈니스 중심의 고급 인재양성에는 한계가 있었다.


한편 교육부에서 주관하는 대학재정지원 사업에서 3개대학이 학부수준의 ‘물류교육 특성화 대학’으로 선정돼 있다. 수도권 대학을 대상으로 하는 대학특성화 사업에서 인하대학교가 학부수준의 물류교육 특성화 대학을 통해 글로벌 물류전문인력 양성사업을 하고 있고 인천대학은 IT를 기반으로 하는 인력양성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방대학 혁신역량 강화사업(NUR)에서 한국해양대학은 해양산업전문인력 양성사업자로 선정됐다.


이상과 같이 비즈니스 현장에 필요한 해운항만 물류분야의 전문인력 양성체제가 미비해 국정과제인 동북아물류중심국가 실현의 저해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되자, 해양수산부는 동북아물류중심 추진기획단에서 총 사업비 38억원을 들여 5년간 해운항만물류 전문인력 양성사업을 시행키로 하고, 이를 9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단기와 장기로 구분해 교육사업을 시행할 전문기관을 선정했다. 수도권 및 지방대학에 해운항만분야로 특화해 재직자 위주의 장기교육과정(대학원 2년)과정을 1개씩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사업자로는 한국해양대학교와 중앙대학교가 선정됐다. 장기과정은 매학기 20명 내외로 선발하며 해운항만 업단체의 간부진에게 필요한 비즈니스 중심의 교육을 담당하게 된다.


단기교육과정은 실무인력 양성을 위한 코스로 재직자 위주로 실시하며 3개월간 교육을 실시한다. 단기교육 사업자로는 해운분야의 경우 한국해사문제연구소가 선정돼 현재 1기 교육을 실시 중이다. 교육과정은 주 2회 교육 총 70시간(3개월) 과정을 연간 3회 실시할 예정이다. 항만분야는 한국해양대학교에서 실시한다. 단기교육과정도 교육의 공신력을 확보하기 위해 수료증에 교육기관장 및 해양수산부장관 명을 공동으로 명기하도록 했다.
해양부의 교육사업자로 선정된 교육기관별 전문인력 교육상황을 기관별로 살펴본다.
  
해사문제硏, 단기과정 9월중순 시작
45명의 수강생 몰려 교육열 ‘후끈’

단기과정 전문교육기관으로 지정된 한국해사문제연구소는 9월 13일 해운물류전문인력 중견관리자 과정 제 1기 교육을 시작했다. 이 교육에는 45명이 수강 중인데, 당초 예상보다 많은 수강생들이 몰려들어 그동안 해운업계의 전문교육에 대한 갈망을 확인시키는 기회가 됐다. 교육과목은 △해사개론 △용선론 △선하증권과 선적서류 △종합물류 △해운정책 △항만견학 등으로 짜여 있다. 강사진도 대학과 업계 전문가, 정부 및 기관 대표 들로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해사문제연구소는 정부의 이번 교육사업 이전에도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총 19회의 해운 및 항만실무 교육을 실시해왔다. 전문교육기관이 전무하다시피한 관련업계에서 그나마 전문인력의 양성사업을 꾸준히 이어온 유일한 교육기관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실적과 교육실행을 통한 노하우가 이번에 정부지정 교육기관으로 선정된 배경인 동시에 많은 수강생들의 호응을 얻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동 연구소의 교육에 참여하고 있는 수강생의 면면은 외항해운업체, 무역업계, 포워더, 항만하역업체 종사자들로 다양하다. 특히 자체 교육시스템을 갖춘 대형 외항해운업체인 현대상선과 STX Pan Ocean 등에서도 여럿 수강해 시선을 끌었다. 사내 교육프로그램이 체계적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진 대기업에서도 전문분야의 교육은 외부에 위탁해야 되는 업계의 교육현실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수강생들의 현업부서는 업무에서 영업, 기획관리, 경리, 운항, 전산, 총무, 유통 등 다양해 해운관련 기업들이 해당업무가 아니더라도 회사가 영위하는 산업에 대한 전문지식의 교육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음이 드러났다.

 

한국해양대학 9월초 장기교육 시작
장기 연간 40명 단기 항만물류교육

한편 지방의 장단기 과정 교육기관에 지정된 한국해양대학교는 9월 2일 장기(석사)과정의 입학식을 가졌다.
해양대학교의 교육사업은 장기과정과 단기과정으로 나누어 운영되는데, 장기과정은 국제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항만물류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기존 교육과정보다 심화된 재직자 중심의 교육이다. 해사산업대학원의 항만물류학과(항만물류관리전공과 국제물류경영전공)에서 매학기 20명씩 연간 40명의 항만물류 전문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장기과정의 교과목은 △항만물류영어 △경영학 개론 △물류개론 △항만해운산업 실무특강 △항만관리 및 정책 △항만물류시스템 △글로벌해운경영과 SCM △국제복합운송 △해운항만 물류회계 및 재무, 노무, 인사관리, 마케팅, e-business △RFID-U-Port △항만운영실무 △항만하역실무 △글로벌 항만물류정책 △항만물류 수송계획론 등.


해양대학교의 단기교육과정은 항만물류 관련 실무 재직자를 대상으로 2주간 70시간(매일 6시간)의 집중적인 집합교육을 실시함으로써 글로벌 물류환경을 이해하고 항만물류 산업을 정확하게 진단, 평가해 적절한 물류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실무전문 관리자를 양성하는데 목적을 두고 운영할 계획이다.

 

중앙대학교 장기교육과정 9월 3일 개시
수도권지역의 장기교육기관으로 지정된 중앙대학교는 9월 3일 해운항만분야 전문인력 양성사업에 착수했다. 20여명의 수강생으로 교육을 시작한 중앙대학의 교과목은 △해상법 △국제지역경제 △국제운송론 △Shipping Broking Business △e-Business △국제회계 △국제마케팅 △국제물류관리 △무역실무 △해운항만정책 △해운경제 △선하증권 △해운경영  △경영리더쉽 △해상물품운송계약 △해상보험법 △국제프로젝트금융 △포워딩 비즈니스 △용선계약실무 △항공물류 △물류정보 △국제물류전략 △보관하역 △SCM 등. 
해양수산부는 이번 전문인력 양성교육 프로그램의 시행으로 산학간 협력이 강화되고 기존인력의 재교육을 통해 해운항만분야의 경쟁력을 질적으로 향상시킴으로써 한국 해운항만산업의 중장기발전의 토대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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