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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클레임 예방 가이드(52)
벌크화물 운송 시 부족손 (Cargo Shortage) 클레임의 위험 및 대응
[534호] 2018년 03월 02일 (금) 13:57:49 한국선주상호보험 komares@chol.com

곡물, 비료, 철광석, 석탄 등과 같은 벌크화물의 해상 운송 시 부족손 (cargo shortage)이 빈번히 문제가 된다. 상식적으로 선적지에서 화물을 싣고서 양하지까지 이상없이 항해하여 화물을 양하하므로 운송 중 화물의 손실이 없었을 것이 분명함에도 최종적으로 양하지에서 선하증권상의 화물량 대비 부족량이 판정되어 수하인의 클레임을 받게 된다. 이러한 경우, 선박이 가압류되어 시간손실이 발생하기도 하고 운송인의 특별한 과실이 없는 것으로 보임에도 불구하고 클레임 금액을 배상해야 하는 등의 손해가 발생하게 된다. 이번 호에서는 이와 같이 벌크화물의 해상운송 시 발생하는 부족손의 위험 및 그에 따른 대응책에 대해서 알아본다.

부족손 (cargo shortage) 사고의 특징

벌크화물 부족손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특징이 고려된다. 첫째, 종종 부족손 사고시 부족손의 구체적 원인을 특정하기가 어렵다. 그러한 경우 선박 흘수측정 상의 오차가 있었을 것이 의심된다. 둘째, 화물량을 측정하는 방식의 차이로 부족손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어떤 지역에서는 화물량을 육상 계측기준으로만 인정하고 선박의 흘수 측정을 통해 계산된 화물량은 인정하지 않는데 그 차이로 인해 부족손이 발생할 수 있다. 셋째, 대량 벌크화물의 특성 상 본래적으로 정확한 화물량의 측정에 어려움이 있으므로 0.3%~0.5%의 측정오차 (trade allowance)가 인정되기도 한다. 넷째, 지역 및 국가의 특성에 따라서 부족손 클레임이 보다 쉽게 제기되고 그 처리가 까다로울 수 있다. 예를 들어, 베트남, 인도, 파키스탄, 중국, 아프리카 국가 등에서 화물의 부족손이 보다 빈번히 발생하고, 그러한 국가에서 부족손이 발생하는 경우 선박의 출항이 제한되어 운항손실 고려 시 높은 금액으로 배상 합의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아래는 이러한 특징을 볼 수 있는 사례들에 대한 소개이다.

중국 비료 인도향 운송 건의 부족손

중국에서 4만톤의 비료를 선적하여 인도 Pipavav항에 화물 전량을 양하하였다. 수하인과 공동으로 선박의 흘수를 측정한 결과, 화물 200톤 (0.5%)이 부족한 것으로 확인되었으나 부족손의 정확한 원인은 파악이 어려웠다. 부족손을 확인한 수하인은 항만을 통해서 선박이 출항허가를 발급받지 못하도록 조치한 후 선주에게 미화 약 9만5,000불의 배상을 요구하였다. 이에 클레임 방어를 시도하나 이미 현장에서 선박 흘수의 공동조사를 마친 상황으로 부족손이 발생한 사실을 부정하기 어렵고, 현지법 상 인정되는 부족손 허용치(trade allowance)도 없는 상황이었다. 더욱이 수하인은 클레임 금액에 대한 P&I 클럽의 보증장 제공 제안도 거절한 상황으로 현지 법원에 클레임 금액을 공탁하며 대응하기에는 선박의 상당한 출항지연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이에 불가피하게 선주는 약 90%의 금액으로 수하인과 배상합의를 했으며 이 과정에서 약 2.5일의 시간손실이 발생되었다.

브라질 콩 선적지 부족손

브라질 Paranagua 항에서 육상 계측으로 콩 6만톤을 선적했으나 선박의 흘수측정 결과, 화물량은 약 5만9,000톤으로 약 1,000톤(1.6%)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에 선주는 송하인이 요구하는 화물량 (6만톤)기준 본선수취증 (Mate Receipt) 기재를 거부하고 묘박지로 이동하여 송하인과 용선주에게 항의하고 추가 화물을 요구하였다. 반면, 송하인은 현지 규정상 선하증권에는 육상에서 계측한 화물량이 기재되어야 하고 그러지 아니하는 경우 법원명령 등을 통해서 출항을 금지시키겠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선주는 변호사를 통해 항해용선자를 상대로 선박의 지연손실 청구 및 화물부족량에 대해서 책임을 부담할 것을 강하게 압박하였다. 한참의 다툼 끝에 선주는 항해용선자의 보증장 (Letter of Indemnity)를 받고 육상의 측정량대로 선하증권을 발행하였다. 중국 양하지에서 약 800톤의 부족손이 발생하였으나 항해용선자와 수하인 간의 협의 때문인지 실제 수하인의 클레임이 제기되지는 않았다.

부족손의 원인 및 대응

대량 벌크화물 측정의 본래적 어려움

화물이 소량인 경우 저울과 같이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측정 장비를 통해 무게를 측정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다루고 있는 해상운송의 벌크화물은 적게는 수천 톤에서 많게는 수십만 톤에 해당한다. 수만 톤의 화물만 하더라도 야적해놓는 경우 마을의 작은 산과 같은 크기로 본래적으로 그 무게의 측정이 쉽지 않고 오차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대량 벌크화물의 무게를 측정하는 방법은 두 가지로 고려된다. 하나는 선박의 흘수(draft) 측정을 통한 무게의 역산이고 다른 하나는 육상의 계측장치를 통한 측정이다. 흘수측정을 통한 계량방법은 선박의 역사와 함께 오랫동안 사용되어온 과학적인 방법이다. 가장 큰 문제는 바다의 표면이 잔잔한 호수와 같지 않아서 선박의 정확한 흘수를 읽기가 매우 어렵고 선박의 대형화로 흘수측정에 1cm만 오차가 발생하여도 실제 화물량에 수십톤의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인터넷 유투브에서 ‘draft survey’ 영상을 찾아보면 바다에서 정확한 흘수를 읽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실감할 수 있다. 한편, 육상의 계측장비를 통한 화물량의 측정법과 관련하여 화물의 저장시설에 설치된 계량기를 근거로 화물량이 측정되거나 또는 육상에서 화물이 옮겨지는 트럭의 적재량과 작업횟수를 곱하여 측정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계측방식 역시 여전히 오류의 가능성이 높으며, 지역에 따라서는 화물의 선적량 또는 양하량을 결정하는 방식을 다르게 사용하여 부족손 클레임이 제기되는 경우도 있다.

관습상 오차 허용범위 (Trade Allowance)

상기와 같이 대량 벌크화물 측정의 본래적인 어려움으로 부족손 클레임의 경우 측정 오차 (trade allowance)가 법적 방어사항으로 인정되기도 한다. 측정 오차가 인정되는 경우 통상 0.3%~0.5% 수준인데, 해당 사항은 명문화된 법에 의해서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관련 무역관습 상 그러한 허용치가 인정된다는 사실을 클레임을 방어하는 운송인이 관련사실의 증명을 통해 인정받아야 한다. 다만 클레임 경험 상 인도, 베트남, 태국 등에서는 그러한 주장이 불가능했으며 중국의 경우 일부 (천진, 상해, 닝보) 지역에서 측정 오차를 인정한 사례가 있다.

선원의 적극적 대응을 통한 부족손 클레임의 예방

육상 계측장치를 기준으로 화물량을 측정하여 발생하는 부족손 클레임의 경우 선원의 대응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반면 선박의 흘수를 기준으로 한 화물량 측정에서는 선원의 적극적인 대응을 통하여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측정상의 오류를 최대한 운송인에게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 흘수를 통한 화물량 측정은 화물의 선적 전과 선적 후의 흘수를 비교하여 화물량을 계산하는 것인데 그 측정을 위해서는 선박의 각 선수, 선미, 중간의 양측 흘수를 측정하여 각각의 평균값을 계산한다. 이 과정에서 선원이 사다리를 타고 해수면으로 내려가 그 흘수를 읽거나 별도 보트가 수배되는 경우 보트를 통해서 흘수를 확인하게 된다. 이때 최대한 해수면에 눈높이를 맞추어야 보다 정확한 흘수측정이 가능하다. 또한 요동이 있는 해수면에서는 시간을 갖고 수차례 흘수를 읽어서 그 평균값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12개 수치 중 최고값, 최저값 제외한 10개 수치의 평균값). 이와 관련 해수의 요동 속 흘수의 움직임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놓으면 이후 검정인과의 조정 협의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흘수를 통한 전체 무게의 계산 시 선박의 상태 (선수미 흘수차, 호깅 또는 새깅 상태 등)에 따른 조정값이 적절히 반영되도록 한다. 또한 흘수 측정을 위한 바다나 강의 밀도 측정 시 보다 정확한 수치가 반영되도록 시차 없이 각각 선미와 선수 중간 깊이의 평균 밀도를 확인한다. 이후 흘수 측정을 통해 확인한 전체의 무게에서 선박, 연료, 평형수 및 기타 선박의 각종 물품의 무게를 빼준다. 이와 관련, 평형수 및 연료량은 선적 및 양하 작업 중 변동성이 큰 항목이며 그 측정 역시 사람이 진행하므로 그러한 측정 과정에서 오차의 가능성이 분명히 존재한다. 따라서 관련업무를 담당하는 1항사는 선적 및 양하 예정인 화물량을 근거로 수치를 역산하여 적정 흘수 및 연료량과 평형수 수치를 미리 염두에 둔다면 현실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측정 오차를 최대한 운송인에게 유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상대측 검정인과의 공동조사 과정에서 우호적인 대화를 진행하면서 부족손 예상 시 관련 측정을 재차 진행할 것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지역적 특성 상 처음부터 부족손 클레임을 의도하고 접근하는 화주측 검정인과의 대응은 쉽지 않은 일이다.

선적지에서의 선적량 분규

부족손 예방과 관련하여 불가피한 측정상의 오차를 감안한다면 선적지에서 화물량에 대한 보수적인 접근으로 실제 선적하는 화물량을 최대로 늘리는 것이 부족손 클레임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이다. 한편 선적지에서 송하인이 제공했다고 주장하는 화물량과 선박이 측정한 화물량 사이에 차이가 발생한다면 선장은 관련 사항을 서면으로 항의하고 (Protest Letter) 추가적인 화물 제공을 요구하거나 선박의 계측에 따른 화물량으로 선하증권을 발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야 한다. 그렇게 해야 향후 양하지에서 부족손이 발생하는 경우 해당 부족손의 원인이 선적지에서 부족한 화물량이 선적되었음을 증명하여 송하인 또는 용선자를 상대로 한 구상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Hague Rule / Hague Visby Rule (Art. 3.5) 상 송하인은 자신이 제공한 화물의 명세에 대해서 그 사실을 보증하고 운송인이 손해를 입을 시 배상해야 한다고 되어 있어 양하지에서 부족손이 발생한 사유가 선적지에서 적게 선적된 것임이 증명될 때 송하인을 상대로 한 구상의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화물량의 실제 감소

경우에 따라서는 운송 중 실제로 화물이 감소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곡물과 같은 경우 30~40일인 운송 중 수분량이 증발하여 무게가 감소할 수 있고, 땅속에서 바로 채굴하여 본래적으로 수분을 포함하고 있는 철광석 및 석탄과 같은 경우 수분이 화물창 내 배수구로 배출되어 화물의 무게가 감소된 것으로 측정될 수도 있다. 따라서 이러한 화물을 운송하는 경우에는 선적과 양하 시 화물의 수분을 정식으로 검사하고, 배수된 물의(bilge water) 기록도 관리하여야 한다.

선하증권상 화물명세(량)의 구속력

상기와 같이 대형 벌크화물의 경우 본래적으로 정확한 화물량의 측정이 어려움에도 선하증권 법리 상 운송인은 선하증권에 기재된 화물명세에 구속되므로 선하증권에 기재된 화물량보다 부족하게 인도된 것으로 확인되는 경우 실제적 과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부족손에 대한 책임을 부담한다 (Hague/Hague-Visby Rule Art.3.4: “such a bill of lading shall be prima facie evidence of the receipt by the carrier of the goods as therein described”). 한편, 이와 관련하여, 선하증권 상 화물명세의 효력을 부정하는 문구 즉 “shipper’s load” “said to contain” “weight unknown” 등의 부지문구가 유효한지 문제가 된다. 예를 들어 선하증권에 화물이 1만톤이라고 적혀 있지만 해당 수치는 단순히 송하인이 제공한 수치일 뿐 운송인은 정확한 화물량을 모른다고 표시하는 것이 유효한지 여부이다. 이러한 문구를 법적으로 해석하는 방식은 국가마다 상이하다. 영국과 같이 해당 문구를 인정하는 국가에서는 운송인과 화주간 화물량의 표시방식에 대해서 스스로 정할 수 있다는 점을 우선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The Mata K 1998 판례). 반면 그러한 불확실한 표시를 하게 되면 해당 선하증권의 명세만을 믿고 대금지급 등 국제 거래를 하는 제3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에 근거 부지문구를 무효로 인정하는 국가도 있다 (예, 중국 등).

우리나라는 운송인이 운송물의 종류, 중량, 품질 등을 확인할 수 있는 합리적 방법이 없는 경우에 한하여 부지약관이 유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98다49074). 상기를 종합해보면 일부 국가는 부지약관을 인정하여 부족손에 대한 운송인의 책임을 부정하기도 하지만, 선박의 흘수 측정과 같이 합리적인 방식으로 화물량의 측정이 가능한 경우 대부분의 국가는 선하증권에 기재된 화물량에 대한 운송인의 책임을 인정한다. 따라서 우선적으로 화물의 부족손 클레임을 회피하기 위해서는 물리적으로 부족손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응해야 한다. 한편 화물량 측정방식에 대한 분규 등 선하증권 상의 화물량을 보증하지 못할 사유가 있다면 선하증권 전면에 그러한 사실을 명확히 추가 기재하여 (프린트된 문구 외에 추가 문구 기재 등) 제3자에 대한 항변의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계약을 통한 위험의 이전

특별히 부족손이 빈번히 발생되는 국가로의 운송계약을 협상하는 경우, 선주는 해당 위험을 최대한 계약 상대방에게 이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항해용선계약 상 선적지에서 화물을 봉인하고 양하지에서 해당 봉인이 이상 없는 경우 선주는 부족손에 책임이 없다거나, 명시적으로 선주는 일정 부족량 (예, 0.5%) 이하는 책임이 없다는 등의 문구를 사용하여 실제 선하증권을 소지한 수하인에게 직접적인 방어를 시도하고, 불가능한 경우 용선자를 상대로 구상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용선 계약서가 편입되는 선하증권의 경우 일부 국가에서는 그 편입 내용을 인정하여 수하인을 상대로도 유효하게 인정하나, 다른 국가는 해당 용선계약 내용을 실제 수하인이 직접 협의하고 승인한 것이 아니므로 부정한다.

반면 통상의 정기용선 계약서에는 선주와 용선자간 화물클레임에 대한 책임을 분배처리하기로 한 Inter-Club Agreement (ICA)가 존재한다. 해당 조항 상 화물 부족손에 따른 책임은 특별히 일방에 기인한다고 증명되지 않은 한 선주와 용선자는 각각 50/50 비율로 책임을 분담한다. 따라서 선주 또는 용선자가 화주에게 부족손을 우선 배상하는 경우, 그 당사자는 다른 일방에게 50%를 구상 받을 수 있다. 해당 조항은 선주/용선자간 분규를 최소화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으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통상 선주/용선자간 50%씩 분담하게 된다. 계약 시 필요하다면 해당 조항을 일방에게 유리하게 변경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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