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온·오프라인 경계 허물어져.. O4O·신유통 시대”

인천·평택항, CJ대한통운, ㈜한진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 진출에 매진
온·오프라인 공룡 아마존·월마트 등, 전자상거래 지각변동 일으켜, 국내 물류업계 촉각 곤두

 
 

중국에서 진행된 온라인 쇼핑몰 행사인 광군제에서 알리바바는 작년 11월 11일 하루동안 약 1682억 위안(한화 약 28조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전자상거래 시장에 대한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미국 사이버먼데이 행사가 열린 11월 27일에는 온라인 매출로만 약 33억 8,000만을 기록해 전자상거래에 대한 전망이 밝다는 것을 입증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오프라인 마켓을 넘어 인터넷이나 모바일 등을 이용한 전자상거래 시장이 본격적으로 구축되는 듯 했으나, 온라인 업체인 아마존과 알리바바는 오프라인으로, 오프라인 업체인 월마트는 온라인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면서 전자상거래 시장은 또다른 변혁을 맞이하고 있다. 이에 국내 항만·물류업계에서는 전자상거래 분야로의 진출을 위한 항만 특성화 전략과 업무협약 등을 통한 전략을 꾀하면서도 온·오프라인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의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규모 78조 2,273억... 화장품 품목 강세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규모는 78조 2,273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19.2%의 성장률을 보였다. 2017년 모바일 거래량은 47조 8,360억원으로 집계돼 전년대비 34% 증가하면서 지난해 처음으로 전자상거래 중 모바일 비중 60%를 초과 달성했다.

한편 올 2월 통계청 자료에 게재된 온라인 해외 직접 판매 및 구매 동향에 따르면, 2017년도 국제 전자상거래 규모는 5조 1,946억원으로 2016년도 4조 2,013억에서 약 9,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전년도 4분기 국내 전자상거래 업계가 온라인을 통해 해외로 직접 판매한 금액 규모를 살펴보면, 중국이 6,631억원, 미국 532억원, 일본 386억원, 아세안 252억원 순으로 집계됐으며, 중국이 전체의 77.2%를 차지했다.(그림2) 같은 기간동안 품목별 전자상거래 규모는 화장품 6,461억원, 의류·패션 및 관련상품 1,227억원, 가전·전자·통신기기 217억원 순으로 나타났으며, 화장품이 전체 상품군의 75.3%를 차지해 한류열풍을 탄 화장품의 인기가 지속세를 나타냈다.

 
 

중국, 전자상거래 시범구 13곳 선정... 항저우 전자상거래 창업 투자 활발
특히 국내 전자상거래 업계와 가장 많은 교역량을 기록한 중국은 엄청난 규모로 전자상거래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2016년 중국의 전자상거래 시장 교역액은 총 20조 2,000억위안(한화 약 3,306조원)이며, 국제 전자상거래 규모는 2,198억위안(한화 약 38조원)으로 집계됐다. 중국의 국제전자상거래는 2013년을 기점으로 △생활수준의 향상을 통한 소비수요 증가 △품질 및 다양성 중시 경향 확대 △해외여행객 및 유학생 증가로 외국 상품에 대한 접촉 기회 증가 등으로 시장 규모는 급속도로 성장했다.

중국 내 인터넷과 모바일 등의 보급이 높아지고 해외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중국 정부는 국경간 전자상거래(Cross border) 무역을 보다 활성화하기 위해 중국 전역 13개 도시에 국제 전자상거래 종합 시범구를 설립한 바 있으며, 특히 항저우와 상하이 등의 주요 전자상거래 도시를 중심으로 B2B(기업간 거래), B2C(기업과 개인간 거래) 보세수입을 확대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항저우의 전자상거래 산업은 2001년부터 6년간 30%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유지했으며, 중국 ‘전자상거래 우수도시’에서도 연속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2016년 항저우의 전자상거래 부가가치는 전년대비 45.2% 증가한 1,027억위안(한화 약 17조 8,000억원)이며, 온라인 소매판매액은 3,445억 7,000만위안(한화 약 59조원), 크로스보더 교역규모는 81억 1,000만달러(한화 약 9조원)로 집계돼 명실상부 중국 내 전자상거래 산업의 발전을 이끌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광군제가 열린 날 광저우 세관은 전 세계 250만개 화물을 시간당 10개씩 처리했으며, 총 6억 3,000만위안(한화 약 1,100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항저우는 규모면에서 뿐만 아니라 전자상거래의 활성화를 위한 창업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동 연구원에 따르면, 항저우는 중국에서 창업 프로젝트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른 도시로, 2016년도 항저우의 프로젝트 수는 2,655건이며 그중 투자가 가장 활발한 분야는 전자상거래(19%)로 집계됐다. 특히 정부의 전폭적 지원 아래 알리바바는 2015년부터 중국 최대의 인터넷 창업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Create@Alibaba Cloud’ 공모전을 통해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가를 양성하고 해외 창업기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광저우 정부도 2013년부터 11개 클러스터 지역에 위치한 전자상거래 100개 기업에 매년 5억위안을 지원하고 있으며, 지방 재정당국은 Cross border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3,320만 위안을 제시한 바 있다.

국내 항만·물류기관 및 업계, 중국·동남아 등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에 뛰어들어
중국의 전자상거래 시장의 확대 움직임이 계속 확산되자 국내 항만·물류 업계에서도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다양한 방편을 내어놓고 있다.

인천항은 고부가가치 항만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인천항 이커머스 클러스터 조성’을 천명하고 이커머스 사업모델을 구축했다. 특히 인천항은 수도권의 접근성과 중국과 지리점 이점을 이용해 인천항 전자상거래 복합물류센터를 거점으로 한 전자상거래 업체의 상품보관, 수출신고, 카페리 선적 등의 해상특송을 통한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토록 추진 중이다. 또한 작년 12월 ㈜한진과 인천항은 중국 내 전자상거래 환적물량을 유치하기 위해 중국 분유기업인 성원그룹과 업무협약을 맺고 유럽으로부터 수입된 분유를 ㈜한진의 다목적 창고에 보세반입하고 이를 중국으로 재수출하는 ‘보세구 배송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

평택항도 올 1월 항만·물류 관계자를 초청해 평택항을 전자상거래 클러스터 항만으로 구축하기 위한 업계 간담회를 개최한 후, 본격적인 항만 개발에 앞서 전자상거래 항만 가능성에 대한 용역을 맡긴 상태이다.

CJ대한통운은 중국 알리바바 계열사인 차이냐오와 지난 8월 업무협약을 맺고 차이냐오의 공식적인 한국 물류파트너로 선정됐다. CJ대한통운은 동 협약을 통해 알리바바 그룹의 유통 플랫폼에 입점한 한국 기업의 전자상거래 상품을 취급하는 글로벌 풀필먼드 센터(Global Fulfillment Center, GFC)로 선정되며 한중간 전자상거래의 SCM 라인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대해 CJ대한통운 관계자는 “GFC를 통해 차이냐오의 물류 시스템 절차와 동일하게 구축해 물류 통관문제나 배송에 대한 효율성을 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동 센터는 현재 중국 역직구 전자상거래 상품만 취급할 수 있으나, CJ대한통운은 자체 글로벌 네트워크를 이용해 다국 간 전자상거래 상품을 전세계로 서비스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CJ대한통운은 2016년 동남아 1위 전자상거래 기업인 라자다와 국제특송 계약을 체결하면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6개국 5억 6,000만명의 소비자가 라자다 쇼핑몰을 통해 구입하는 한국 상품의 국제특송을 맡아 전자상거래 진출영역을 계속 넓히고 있다. 또한 동 사 관계자는 “중국, 동남아뿐만 아니라 배송대행지 업체인 몰테일과 포워딩 업체인 아이허브(iHERB)와 계약을 맺고 간접적으로 전 세계 전자상거래 시장에 나서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한진은 2010년부터 계열사 내 한진이하넥스를 통해 국내·외 온라인 쇼핑몰에서 주문한 상품의 배송을 대행하는 배송대행지로 사업영역을 확보하고 있으며, 올 1월에는 국내 주요 온라인 쇼핑몰인 인터파크와 업무협약을 통해 ㈜한진의 항공과 해상운송 인프라를 기반으로 인터파크의 국제 물류업무를 전담해 글로벌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알리바바, 아마존, → 오프라인 마켓, 월마트 → 온라인 마켓 진출
전자상거래 시장 O4O, 신유통 열풍으로 지각변동...

한편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온라인과 모바일을 기반으로 급속한 성장을 이룬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 업체들은 이제 성장 안정기를 지나 새로운 방향으로의 전환을 모색하는 모양새를 띄고 있다. 온라인 마켓의 선두주자인 미국의 아마존과 중국의 알리바바는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온라인 고객정보를 바탕으로 오프라인으로 영역(O4O(Online for Offline))을 확장하고 있으며, 미국 오프라인 유통업체인 월마트는 M&A를 통해 온라인 시장의 진출을 꾀해 전자상거래 시장은 다시금 다변화를 맞고 있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아마존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605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38%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19억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는 “블랙프라이데이, 사이먼데이 등의 연말 쇼핑시즌과 온라인 구매 확대 등에 힘입은 결과”라고 밝히면서 “온라인 구매의 확대로 기록적인 성과를 달성했다”고 평했다. 하지만 아마존은 작년 유기농 식품 업체인 ‘홀푸드마켓’을 인수하면서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 시장의 진출해 업계 관계자의 관심을 사더니 급기야 올 1월에는 시애틀 본사 1층에 ‘아마존고’ 오프라인 매장을 직접 개장하기까지 이르렀다.

 
 

아마존고는 AI와 IoT 기술을 이용해 소비자가 아마존고 전용백에 물건을 담으면 아마존고 모바일에 인식돼 소비자가 매장을 빠져 나온 순간 자동으로 결재가 진행된다. 또한 소비자가 물건을 선택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Big data를 활용해 소비자의 선호물품을 제시하기도 한다.

한편 알리바바도 마윈회장의 신유통 전략 이후 오프라인으로의 진출 규모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 2016년 이후 인타이, 싼장 등의 중국 내 전통 소매업체와 차례로 전략적 제휴를 맺었으며, 작년 11월에는 중국 최대 소매업체인 가오신 소매그룹에 약 29억원을 투자해 동 그룹의 지분 36%를 인수했다. 또한 2015년 동 사는 온‧오프라인 결합형 슈퍼마켓인 ‘헤마유통’을 선보인 이후 상해, 베이징, 항저우, 닝보 등과 같은 주요도시에 속속 입점하기 시작했다. 외신에 따르면, ‘헤마유통’ CEO인 위 호우(Yi Hou)씨는 “앞으로 베이징에 30개의 헤마유통점을 선보일 계획이다”고 밝히며 “알리바바 계열사인 티몰, 공유자전거 업체 오포(ofo), 헤마유통과 협력해 3km 내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지역사회로 만들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헤마유통은 현재까지 중국 7개 도시에 25곳이 입점해있다.

아마존과 알리바바의 오프라인 진출은 새로운 시장인 O4O 플랫폼의 진출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즉, O2O 기업이 오프라인으로 어떻게 진출해야 하는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전미유통협회 수석수배표인 앨렌 데이비스씨는 미국 CNN과 인터뷰에서 “미국 유통산업이 큰 변혁기를 맞고 있지만 온라인 10위권 유통업체 중 9개는 오프라인 매장도 갖고 있다”면서 “온·오프라인 모두에서 고객을 만족시켜야 살아남는 시대가 됐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전자상거래의 다변화는 비단 온라인 업체에만 한정된 문제가 아니다. 최근 미국 최고의 오프라인 유통업체인 월마트는 아마존의 오프라인 진출에 맞서 온라인 사업의 강화를 위해 대규모 M&A를 단행한 바 있다. 특히 동 사는 2016년에 온라인 쇼핑몰 제트닷컴을 인수하고, 이후 작년 1월 신발 전문 쇼핑몰인 슈바이닷컴도 7,000만 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월마트와 아마존의 본격적인 대결이 시작됐다”고 평가하면서도 월마트가 전자상거래 시장의 공략을 위해 어떻게 오프라인 시장의 역량을 온라인에 적용시킬 수 있을지, 이에 아마존은 어떤 방식으로 오프라인 시장을 장악하려 들지 관심을 두고 지켜보고 있다.

국내물류업계, “아마존고, 라스트마일차별화 전략, 변화 예측 어려워, 기술개발 등 대비”
한편 거대 온·오프라인 기업의 움직임에 국내 물류업계 관계자는 “라스트마일차별화 전략의 일환”이라고 말하면서 “전자상거래 시장은 초기에 가격경쟁력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배송방법의 차별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평했다.

라스트마일은 최종 목적지로 배송하는 물류의 마지막 단계를 의미한다. 이를테면 드론배송, 당일배송, 시간지정배송 등이 라스트마일 전략에 해당한다. 아마존고 입점에 대해 물류업계 관계자는 “아마존고는 아마존이 직접배송을 통해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면서 “스마트폰으로 필요한 음식재료나 물건을 주문하면 근처 직원이 직접 물건을 사서 집으로 가져다주는 ‘인스타카트’ 업체도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 역시 라스트마일차별화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국내 물류업계는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온·오프라인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을 라스트마일 차별화 측면에서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라스트마일은 고객에게 물건이 어떤 방법으로 전달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가에 대한 이상적인 모델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의 소지가 많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에 대해 국내 물류업계 관계자는 “전자상거래 시장이 공유경제 플랫폼과 맞물려 발전하면서 현재까지 소비자에게 지지를 많이 받고 있지만 이를 예측하기는 매우 힘들다”면서 “국제 전자상거래 시장의 변화를 계속 주시하면서 장기적으로 항공드론 등의 기술개발을 통해 선진 배송시스템을 미리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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