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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한국 정기선 해운업계
‘재건’ ‘통합’ 시동에 국내 해운시장 재편 소용돌이, 각사의 출구전략 해법 모색
[536호] 2018년 05월 02일 (수) 10:14:39 이인애 komares@chol.com

장금*흥아, 협력센터 ‘전략실’ 가동, 운항*경영*전산 3개분과 운영, 통합 발걸음

현대상선 2만teu급 12척 등 20척 신조발주 공표, 아-북유럽 서비스도 전격 개시

국내 정기선 해운업계가 그 어느 때보다 요동치고 있다. 한진해운 파산이후 위축된 원양선사는 재건을 향한 움직임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아시아역내 서비스에 주력하는 근해 중견선사들은 주요선사의 통합 추진에 따른 국내 해운시장의 재편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는 것이다.
 

정부가 지원하는 원양항로의 재건은 그것대로 아시아역내항로 선사들의 통합과 재편은 또 그나름으로 불확실성 속에서 미래를 확보하기 위한 해법 모색에 각사의 산법(算法)이 가동되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국내 정기선 해운업계에서 일고 있는 ‘격동의 파장’은 정부의 ‘해운재건정책’과 심화되는 글로벌해운의 경쟁심화 환경 속에서 지속가능한 생존을 추구하는 중견선사의 ‘통합’ 움직임이 핵으로 작용하고 있다.

4월 5일 정부가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확정하자, 현대상선이 지난해부터 시장에서 회자돼온 2만teu급 초대형 컨선 등 20척에 달하는 대규모 친환경선박 확보계획을 공표하며 아시아-북유럽항로에서 2020년경 투입할 2만teu급 컨선 12척과 북미동안 서비스를 위한 1만 4,000teu급 선박 8척의 신조발주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독자적인 운항서비스가 부재했던 아-북유럽간 서비스 회복을 위해 4월 8일부터 4,600teu급 10척으로 단독서비스 개시에도 나섰다. 장거리항로 특성상 대형선급 이상의 선박이 투입되고 있는 유럽노선에서 중형급 컨선을 배선하는 만큼 기존 서비스보다 빠른 급송서비스를 통해 화물과 네트워크를 복원한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같은 현대상선의 원양항로 재건을 향한 행보는 ‘국가대표 원양정기선사는 건재해야 한다’는 원론에서는 공감을 얻고 있지만 여전히 취약한 재무구조와 수익성 측면에서 ‘무리하다’는 불안한 시선도 함께 받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한국의 대표 원양선사는 생존시키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분명히 천명하고 있어 명실상부한 국가대표 원양선사를 향해 현대상선이 내딛는 발걸음에는 활력이 엿보인다.

또다른 국적 원양선사인 SM상선의 원양항로 확대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4월 북미항로 노선을 처음 개설한 SM상선은 올해 5월에도 북미서안항로를 추가로 개설한다. 북미서안항로에서 남과 북 2개노선을 운영하게 된 것이다.

신생선사인 SM상선의 서비스 확대 행보도 불안해보이기는 마찬가지이다. 한진해운의 사업과 인력을 인수했지만 신설 민간선사여서 산업은행이 대주주인 현대상선과는 정책적 지원 등에서 다른 현실이 동사의 경영환경과 입지를 더욱 곤궁하게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M상선은 부산으로 본사이전 등 부산지역사회와 협력관계와 그룹사 지원 등을 통해 서비스 확대를 밀어붙이고 있다.

이렇듯 한국해운의 재건이라는 국가적 정책방향하에 국적 원양선사의 생존과 경쟁력 제고를 위한 지원정책이 시동되면서 현대상선과 SM상선의 통합과 협력이슈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해당선사는 물론 관계당국과 관련업계및 전문가들의 원양선사 간의 통합이나 협력에 대한 시각은 다양하다.

이 가운데 협력을 둘러싼 해당선사들의 엇갈리는 입장과 해운정책의 형평성 문제 제기 등 각사의 복잡 미묘한 산법과 관계당국의 정책방침 등이 얽히고 설키면서 이러저러한 소문과 해명 등이 난무하고 있어 원양선사 재건방향이 제 길을 찾아가고 있는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또한 한진해운이라는 큰 소를 잃고도 우리 해운업계와 정부가 외양간도 고치지 못한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마저 생긴다. 한진해운 사태가 발생한 그 때 그 시점에서 해야했던 일과 하지 말았어야 했던 일을 되짚어보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가대표 원양선사를 재건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이 강구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한편 아시아역내항로와 한중, 한일항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중견 정기선사들은,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이 정기선사업부문의 통합을 합의하고 현대상선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갖는 협약을 체결함에 따라, 재편될 시장의 미래에 대한 불안속에 생존 해법을 찾느라 크게 술렁이고 있다.

장금과 흥아의 전격적인 통합은 지난해 국적 정기선사들이 결성한 한국해운연합(KSP)가 국적선사간 상생과 협력방안 모색과 글로벌 해운환경 변화에 대한 선제적인 공동대응이라는 취지하에 추진한 항로 합리화에 이은 구조적 혁신조치의 일환이며, 해운정책과도 연계돼 있어 해당선사는 물론 주변 선사들에게 큰 파장을 미치고 있다.

장금과 흥아는 4월 3일 통합 기본합의 서명식을 가진 뒤 일주만에 장금상선 본사내에 운항과 경영, 전산 등 협력을 논의할 ‘전략실(Strategy Room)’을 열었다. 동 전략실은 앞으로 양사가 컨선사업부문의 통합을 추진하기 위해 협력해야할 문제들을 논의하며 조직통합을 실현해나가는 산실 역할을 맡게 된다. 이미 운항부문에서는 양사가 매일 전략실에 모여 선박과 항로의 통합운영을 협의하는 구체적인 작업을 시작했다. 양사는 현대상선과도 운항부문에서 긴밀한 협력관계를 통해 아시아역내항로의 강자로 성장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아시아역내항로의 3대 국적정기선사인 장금과 흥아가 정기선부문을 통합하고 원양선사인 현대상선과 협력을 통해 하나처럼 서비스를 운영해나간다는 방향이 공개되자 고려해운을 비롯한 아시아역내서비스 선사들은 통합추진사의 동향과 정부의 관련정책지원을 주시하면서 이후 야기될 시장변화에 대한 대비책 강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장금과 흥아의 선복을 통합하면 10만teu에 가깝고 여기에 현대상선의 선복까지 전략적 협력관계하에 활용된다면 13만teu의 선복을 통해 아시아역내시장의 강자 지위를 고수하고 있는 고려해운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동 항로의 후발주자인 남성해운과 천경해운도 마찬가지이며, 북미서안과 함께 아시아지역 서비스를 운영하는 SM상선도 이같은 시장재편 변화 국면에서 유리한 포석을 놓아야만하는 실정이다.

항간에는 아시아역내항로가 통합사를 중심으로 한 그룹과 고려해운을 중심으로 한 그룹, 크게 두 그룹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예측이 벌써부터 나와 있었다. 정부 또한 정기선분야에서 국적선사가 너무 많다는 입장을 직*간접적으로 밝히며 KSP 취지에 부합하는 선사들의 행보에는 가능한 지원을 우선한다는 입장도 분명히 표명했다.

국책연구기관인 KMI는 한일항로에 ONE의 진입, 한중항로의 개방압력 등 그간 항로관리나 협력을 통해 가능했던 근해항로에서의 국적선사 경쟁력이 장차 불투명한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고, 아시아역내항로에서도 격화되는 글로벌선사들간의 경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를 통한 비용경쟁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KSP를 통한 느슨한 협력을 넘어 적극적인 통합과 합작을 통한 실질적인 통합을 추구할 필요성을 강조하며 아시아역내 선사들의 적극적인 통합을 주창하고 있다.

장금과 흥아의 통합 여정도 그리 녹록치는 않은 여건이다. 그러나 양사는 통합법인을 통해 한일, 한중, 아시아역내시장에서 예상되는 시장의 변화에 적극 대응하며 이 시장의 리딩캐리어로 자리매김해나간다는 포부를 드러내고 있다.

KSP 선사들중 통합에 참여하지 않은 다른 선사들이 또다른 통합이나 긴밀한 협력을 이룰지, 장금과 흥아의 통합에 추가로 참여할 선사가 나올지, 아니면 해외선사와 협력을 모색할지 국내외 해운업계의 이목이 쏠려 있다.

격변하는 해운의 환경 속에서 국적선사간 협력은 분명 중요한 화두이자 긴요한 과제이다. 그러나 통합이든, 협력이든, 독자생존이든, 한국해운 전반이 튼튼해지고 재건될 수 있는 방안에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해운업계도 현재의 국제해운 환경을 보다 냉철하게 직시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어갈 해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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