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과 파산의 갈림길…중형 조선사 수난시대

국내 중형 조선사들이 회생과 파산의 갈림길에서 수난을 겪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4월 11일 채권단이 노사의 자구계획안을 수용하면서 두 번째 법정관리의 문턱에서 가까스로 기사회생했다. 반면 지난 8년간 약 4조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통영의 중견 조선사 성동조선해양은 결국 3월 22일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중형 조선사들의 잇따른 법정관리 위기 속에서 대형 조선사들은 철저한 자구안 이행에 더 큰 압박을 느끼고 있는 분위기다. 대형 3사는 올초부터 조선업황 개선과 함께 수주 물량을 확보해 나가고 있으나 일감부족과 매출감소로 인한 고강도 구조조정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STX조선해양, 인건비 75% 감축 자구안 승인
STX조선해양은 채권단인 산업은행이 법정관리 추진을 철회하면서 법정관리 문턱에서 벗어났다.
STX조선해양은 4월 10일 인건비 75% 감축을 골자로 한 노사합의서를 산업은행에 제출했고 다음날 11일 KDB산업은행이 이를 수용하면서 STX조선해양에 대한 법정관리(회생절차) 추진을 철회했다. 노사합의서에 담긴 자구계획은 희망퇴직·외주화 등 인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 대신 무급휴직과 급여삭감으로 인건비 75% 감축 효과를 내는 게 골자이다. 또한 재료비·경비 절감, 생산성 향상 방안, 수주 확대 방안, 원가절감, 비영업자산매각 등을 포함해 고정비를 감축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STX조선 장윤근 대표는 노사가 합의한 자구계획을 수용하기로 한 산업은행의 결정에 감사를 표하며 영업을 더 열심히 해 수주를 확대하고 원가절감, 생산성 향상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약속했다.


한때 세계 4위였던 경남 창원의 STX조선해양은 경영난을 겪으며 2016년 법정관리가 시작됐다. 지난해 6월 법정관리를 조기 졸업하며 경영정상화 길을 가는 듯 했으나 지속된 조선업황 부진으로 다시 법정관리를 걱정해야 하는 위기를 맞았다.
STX조선해양은 올 연말까지 20척의 신규수주를 확보해 회생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산업은행이 STX조선해양에 추가 자금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STX조선해양이 생존하려면 자력으로 일감을 확보하고 인도 일정을 단축시키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현재 STX조선의 수주잔량은 옵션 2척을 포함해 17척이며 총 5억 500만달러 규모다. 이는 내년 3분기까지 일감으로 추가 수주가 절실한 상황이다. STX조선의 올해 수주 목표는 20척, 7억 3,400만달러다. 회사는 주력 제품인 MR탱커와 더불어 LNG 벙커링선, 소형 LPG·LNG선 등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가스선을 중심으로 일감 확보에 주력할 예정이다.

 

 
 

성동조선해양, 자율협약 8년만에 “회생 어렵다” 결론
2010년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은 후 구조조정을 진행해왔던 성동조선해양은 자체 생존방안을 모색하지 못한 채 결국 8년여 만에 법정관리로 결말을 맺게 됐다.
지난 3월 8일 한국수출입은행을 비롯한 성동조선해양 채권단이 성동조선의 법정관리 방침을 확정했고 3월 22일 성동조선해양은 창원지방법원에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신청서를 제출했다. 사건을 배당받은 파산1부는 지난 4월 3일 현장검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심의 작업에 착수했다.
한때 세계 8위 조선사였던 성동조선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파생상품거래 손실과 선박계약 취소 및 수주 부진 등에 따른 유동성 부족으로 2010년 4월 채권단 자율협약을 시작했다. 채권단은 5차례에 걸친 경영정상화 방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약 4조원 가량의 외부 자금을 수혈하며 구조조정 노력을 지속해왔다. 삼성중공업과 경영협력을 통한 경쟁력 개선 노력과 자구계획 수립을 통한 비용절감 노력도 이어졌지만, 결국 수주 부족으로 지난 2013년 43척이던 수주실적은 지난 2016년 0척으로 감소했다. 성동조선의 수주 잔량은 현재 5척에 불과하다.


성동조선은 새 정부 출범 후 퇴출을 보류하고 외부 컨설팅까지 다시 받았지만 회생이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다. 외부 실사 결과, 주력 선종인 중대형 탱거 수주 부진이 이어지고 원가 수주 기술 등 전반적인 경쟁력이 취약해 현재 상태로는 선박 건조로 이익 실현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됐다.
블록·개조사업 진출과 추가 인건비 절감 등 다양한 추가 경쟁력 강화 대안도 검토했으나 5년 이상 순손실이 지속되고 대규모 유동성 부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또한 유동성 부족으로 올해 2분기 중 자금 부족 발생과 부도가 우려돼 법정관리 신청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현재 성동조선 채권단은 수은을 비롯해 무역보험공사, 농협 등 9개 기관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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