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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사고 裁決 사례(32)
선박이 태풍의 중심권으로 부적절하게 피항·정박함으로써 강한 풍파의 영향으로 좌초
[537호] 2018년 06월 01일 (금) 14:29:33 정대율 komares@chol.com

이 좌초사건은 태풍 피항 시 적절한 안전대책을 마련하지 아니한 채 태풍의 중심권 해역에 정박함으로써 강한 풍파의 영향으로 닻이 끌려 발생했다.
 

   
정대율
중앙해양안전심판원
심판관

<사고 내용>
○사고일시 : 2008. 9. 24. 00:23경(세계시+8시간)
○사고장소 : 중국 광동성 웨이지아도등대로부터 약 14도 방향, 약 6.0마일 해상
 

○ A호의 안전관리 
선박운항자 B는 안전관리대행자 C와 A호에 대한 선박관리계약을 체결하여 A호의 안전운항 및 해양환경보호업무와 선원관리업무 등 안전관리업무를 위임하였다. 선박운항자 B는 선박관리계약서에 따라 A호의 운항과 관련하여 매 항차 항해지시서(Sailing Instruction)를 A호에 송부할 때 안전관리대행자 C에게도 그 사본을 송부하고, 안전관리대행자 C는 항해지시서 상에 A호의 안전운항 및 해양환경보호에 관한 사항을 위반하거나 A호의 선장으로부터 항해지시서와 관련한 요청이 있을 경우에는 즉시 선박운항자 B에게 그 사항을 통보하여 상호 협의를 거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하도록 되어 있다. 안전관리대행자 B는 또한 A호의 안전관리업무를 위임받아 수행하면서 인명, 선박 및 화물의 안전확보 및 환경오염방지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목적으로 ①입·출항업무 ②연안 항해(통항과밀해역 통항시) ③악천후(황천) 항해 ④제한시정 항해 ⑤협수로 항해 ⑥해상강도 출현지역 항해 ⑦유류수급 및 이송작업 ⑧화물 적·양하 작업 ⑨위험작업(밀폐구역 진입, 용접작업, 고소작업 등) 등에 관한 업무를 중대업무로 분류하고 이들 업무가 체계적인 관리상태 하에서 수행되도록 특수/중대업무절차서를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다. 특히, A호의 안전관리대행자 C는 국제 및 국내의 안전관련 규정에 따라 A호의 안전관리시스템 운용의 총괄 책임자인 안전경영책임자(Designated Person)로서 전무이사를 지정하여 A호의 안전운항 및 환경오염방지에 관련된 업무와 A호에서 식별한 특수/중대업무의 검토 및 평가업무 등을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 태풍 「하구핏(HAGUPIT)」의 발생 및 이동경로
2008년 제14호 태풍 「하구핏(HAGUPIT)」(이하 ‘태풍 하구핏’이라 한다)은 2008. 9. 19. 20:00경(세계시+8시간, A호의 좌초사고 전후에 사용하였던 본선 시간대와 일치시켜 표시하였다) 필리핀 마닐라 남동쪽 해상에서 발생하여 [그림 1]과 같이 같은 달 21일 08:00경 중심기압 985hPa, 최대풍속 54노트, 강풍반경 205마일, 13노트의 속력으로 북북서진하여 필리핀 마닐라 동북동쪽 약 394마일 떨어진 해상(중심위치 16.6N, 127.4E)을 통과하였으며, 이때 태풍 하구핏은 대만 남쪽 해상을 지나 중국 홍콩 부근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되었다.2)
이후 태풍 하구핏은 [그림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계속해서 중심기압이 낮아지고 바람이 세지며 발달하여 같은 달 23일 08:00경 중심기압이 935hPa, 최대풍속 93노트, 강풍반경 205마일, 17노트의 속력으로 서진하여 필리핀 마닐라 북북서쪽 약 400마일 해상(중심위치 20.2N, 117.3E)을 통과하였으며, 같은 달 24일 06:45경 중국 광동시 무명시 진백현에 상륙하여 같은 달 25일 08:00경 베트남 하노이 북쪽 약 220km 부근 육상에서 소멸되었다.
 

○ 사고개요
화물선 A호는 2008. 9. 21. 09:10경(세계시+7시간, 현지시간) 선장을 포함한 선원 17명을 태우고 규사 약 6,200톤을 적재한 가운데 선수흘수 6.58m, 선미흘수 7.71m로 베트남 다낭항을 출항하여 마산항을 향해 약 9노트의 속력으로 항해하였다. 선장은 일본기상청으로부터 지상기상도(Surface Analysis)를 수신하여 태풍 하구핏의 발생과 예상 이동경로를 인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베트남 다낭항을 출항하기 이전에 선박운항자 B의 운항담당자 및 안전관리대행자 C의 공무감독과 전화통화를 하며, 태풍 하구핏에 대비하여 적절한 시기에 안전한 장소로 피항조치를 취하겠다고 하였고, 이에 대해 B와 C는 선장에게 안전항해를 당부하였으나 태풍 하구핏에 대비한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A호는 예정된 항로를 따라 속력 약 8.9노트로 항해하여 같은 달 22일 12:00경 [그림 2]와 같이 중국 하이나다오(海南島) 남동쪽 해상을 통과하였으며, 선장은 같은 달 23일 08:00경(이하 세계시+8시간) 태풍 하구핏에 대비하여 같은 날 12:00경부터 피항조치를 할 예정이며, 본선과의 통신이 가능하도록 이동전화기를 개방해 놓겠다고 선박운항자 B와 안전관리대행자 C에게 전문을 발송하였다.

A호는 같은 날 13:20경 중국 광동성 상천도 동쪽 해역에 도착하여 닻줄 7절(약 193m)을 내어 좌현 닻을 놓고 대피하기 시작하였으며, 선장은 이 사실을 B와 C에게 전문을 송부하였고, B와 C는 같은 날 13:32경(한국시간 : 14:32경)에 전문을 수신하였다.
선장은 A호의 정박 중 B 및 C와 태풍 하구핏의 피항과 관련하여 별도의 전문 및 전화연락을 이용한 정보교환이 없는 상태에서 A호가 태풍 하구핏의 중심권에 놓이면서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의 영향을 받아 같은 날 19:15경 닻이 끌리기 시작하여 다음 날인 24일 00:23경 암초에 좌초되며 A호의 자동식별장치(AIS) 정보가 중국 난하이(Nanhai)항 해상교통관제실(VTS) 레이더 화면에서 사라졌다.
A호의 위치지시용 무선표지설비(EPIRB)신호는 같은 날 00:55경(한국시간 01:55분) 발신되어 우리나라 해양경찰청에서 수신하였다. 또한 이 시기에 중국 난하이수색구조센터도 조난신호를 수신하고 수색구조선박 1척을 조난신호 발신현장으로 출동하고자 시도하였으나 기상악화로 출동하지 못하고 있다가 이른 아침에 사고 현장에 출동하였을 때에는 이미 A호의 선체가 [그림 3]과 같이 3등분으로 파손된 상태이었다. 이후 중국 난하이수색구조센터의 수색구조선박 및 항공기 등을 동원하여 수색작업을 실시한 결과 선원 17명 중 12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었고, 5명은 실종되었다.
당시 사고해역은 중심기압 935hPa, 최대풍속 93노트, 강풍반경 189마일의 태풍 하구핏의 영향으로 풍력계급 11 정도의 북동풍이 불고, 높이 4∼6m의 높은 물결이 일었다.
 

<원인의 고찰>
ㅇ 부적절한 피항조치  

A호는 사고발생 3일 전인 2008. 9. 21. 09:10경 베트남 다낭항을 출항할 당시부터 일본기상청 발표 지상기상도 및 태풍예보를 통해 태풍 하구핏이 대만 남쪽 해상을 지나 중국 홍콩 부근에 상륙할 것으로 계속해서 예보되었고 그 세력은 중심기압이 980hPa에서 935hPa 낮아지며 발달하여 최대풍속이 55노트에서 90노트로 강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장은 A호를 별다른 안전대책없이 사고발생 1일 전인 9. 23. 08:00경까지 전속으로 운항하였고, 사고발생 약 11시간인 9. 23. 13:20경 태풍 하구핏의 예상진로로부터 우측으로 약 40마일 떨어진 중국 광동성 상천도 동쪽 해역에 닻줄 7절을 내어 좌현 닻을 놓고 대피하였다.
그러나 A호가 정박한 장소 부근 해상에서 바람의 변화상태를 풍력계급을 통해 살펴보면, 정박당시(9. 23. 13:00경) 풍력계급이 4이었으나, 이후 16:00경 6, 19:00경 8 그리고 사고당일인 9. 24. 02:00경 11까지 이르며 강해졌다. 그 결과 A호는 강한 풍파의 영향에 견디지 못하고 닻이 끌려 해안가 암초지대로 압류되어 좌초된 것이다.

특히, A호의 정박 위치는 가까운 해안으로부터 약 2.0마일, 10미터 등심선으로부터 1.5마일 떨어져 있고, 북동쪽부터 남동쪽 방향이 개방되어 있는 상태에서 태풍 하구핏의 예상진로로부터 우측인 위험반원에 위치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A호는 태풍 하구핏이 접근하면서 바람의 방향이 북→북동→동→남동으로 순전(Veering)하게 되고 해상에는 높은 물결이 일어 결국 닻의 파주력이 강한 풍파의 영향을 견디지 못하고 끌려 정박 위치로부터 북동방향, 2.3마일 떨어진 해안가 암초지대로 압류되어 좌초된 것이다.
 

○ 정박 및 정박 중 대응에 대한 검토  
A호의 사고당시 가장 바람직한 태풍 피항조치는 태풍 하구핏의 예상진로를 고려하여 태풍의 강풍반경을 벗어난 안전한 해역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태풍이 지나간 후 항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만약 A호가 불가피하게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가 있다면, 위험반원에서는 파도를 선수부에서 받으며 슬래밍(Slamming)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조타 가능한 속력으로 히브-투(Heave-to)조선하여야 하고, 가항반원에서는 파도를 좌현 또는 우현의 현측(Quarter)부분이나 선미에서 받고 파도를 추종하는 자세로서 파도속력보다 속력을 낮추어 스커딩(Scudding)조선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A호는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갈 것이 예상된 상황에서 안전한 피항지가 확보되지 아니한 상태이었으므로 조타가능한 속력으로 낮추고 히브-투(Heave
-to) 조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판단된다.
그러나 선장은 A호의 정박을 선택하였다. 이에 A호의 사고 당시 닻끌림 가능성과 당시의 상황에서 선장이 A호의 닻끌림을 예방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한다.
 

1) 닻끌림의 조건
사고당시 부근해역에는 북동풍이 93노트(초속 48m)로 불고, 높이 4∼6m의 높은 물결이 일었다. 사고당시의 조류 및 파주기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없어 알 수 없으나, 북동계절풍이 부는 겨울철에는 서북서류가 흐르고, 남서계절풍이 부는 여름철에는 동북동류가 흐른다고 기재되어 있어 당시 동북동류가 흘렀을 것으로 판단된다.
A호의 정박위치는 수심 14∼16m에 저질이 펄(mud)이고, 북쪽과 서쪽 방향은 상천도에 의해 가려져 있으나, 북동쪽부터 남동쪽 방향은 차폐물이 없이 개방되어 있으며, 가까운 해안으로부터 약 2.0마일, 수심 10m 등심선으로부터 1.5마일 떨어져 있어 북동쪽에서 남동쪽 방향으로부터 강한 바람이 불어 올 경우 다가오는 바람이나 파랑으로 인하여 닻이 끌릴 위험성이 매우 높다.
사고당시 A호는 선수흘수 6.58m, 선미흘수 7.71m의 만선상태이었고, 정면풍압면적이 약 76㎡, 측면풍압면적이 약 332㎡이었다. 또한 무게 2,850kg의 스톡리스 닻이 좌현과 우현에 각각 설치되어 있고, 지름 48mm의 닻줄 9절(약 248m)이 연결되어 있으나 닻줄 7절(약 193m)을 내어 좌현 닻을 놓았으며, 해저에서 A호의 벨 마우스까지 높이는 약 19.22m가 된다.

 
2) 닻끌림의 가능성 검토
정박 중인 선박에는 풍압력, 표류력 및 해·조류에 의한 유압력 같은 외력과 파주력, 프로펠러 추력 등 대항력이 미치게 되며 선박에 미치는 외력이 대항력보다 클 경우 닻이 끌리게 된다.
A호의 선체에 미치는 외력은 풍압력을 비롯하여 표류력, 유압력도 있지만, 사고해역의 조류에 대한 정확한 자료가 없고 이 좌초사건의 경우 대형 태풍의 영향을 받았으므로 풍압력만으로도 닻이 끌렸을 것으로 판단되어 풍압력(Ra)을 실무에서 자주 사용하는 아래의 G. Hughes의 합성풍압저항계산식을 이용하여 구해보면, 약 24.51톤이 된다.

Ra = ½ρaCwa(ATcos2θ+ALsin2θ)V2w
(½ρaCwa 대신에 0.076을 사용함)
Ra = 0.076(ATcos2θ+ALsin2θ)V2w
= 0.076×(76cos230○+332sin230○)
×482 = 24,514.26㎏ ≒ 24.51톤

 반면에, 파주력(FH)을 구해보면, 위에서 검토 및 계산된 닻끌림의 조건과 풍압력을 고려할 때 닻줄의 현수부가 147.6m이므로 해저에 깔린 닻줄의 길이(l)는 약 45m가 되며, 저질이 펄(mud)이고, ASS형 닻이므로 닻의 파주계수(λa)는 4이며, 닻줄의 파주계수(λc)는 1.0이다. 또한 수중 닻무게(Wa)는 약 2.5톤이고, 수중 닻줄 단위길이의 중량은 0.044톤(지름 48mm 닻줄의 단위길이 중량은 50.46kg이다)이다. 그러므로 파주력(FH)은 약 11.98톤이 된다.

 FH = λaWa+λcWcl 
      = 4.0×2.5+1.0×0.044×45 ≒ 11.98톤

결국 A호는 닻줄 7절(약 193m)을 내어 좌현 닻만을 놓았고 그 결과 파주력이 약 11.98톤에 불과하여 풍압력 24.54톤에 미치지 못하여 당시의 표류력 및 유압력을 무시하더라도 닻이 끌리게 되었다고 판단된다.

3) 악천후 시 투묘방법 및 대응조치
위에서 A호의 정박 중 닻끌림 가능성에 대해 검토한 결과 당시 상황에서 닻이 끌리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이에 A호가 악천후 상태에서 불가피하게 닻정박할 경우 적절한 투묘방법 및 대응조치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한다. 닻줄의 길이를 길게 내어줄수록 파주력은 커지며, 악천후 상태에서 닻줄은 수심의 4배에다 145m를 더한 길이(4D+145m)를 기준으로 통상적으로 이 보다 길게 내어 준다. 또한 단묘박(Lying at single anchor)보다는 이묘박(Riding at two anchors)을 한다. 이때 강력한 파주력을 얻기 위해서는 좌·우현의 닻을 비교적 근거리에 놓고 거의 같은 길이의 닻줄을 내어 주는 것이 좋다. 다만, 선체의 진회(Swinging)방지와 선수의 상하운동에 대한 완충효과를 고려하여 좌·우현 닻의 교각이 50∼60도 정도 이루도록 놓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다. 즉, A호가 닻줄을 9절(약 248m)까지 내어 주고 좌·우현 닻의 교각이 60도 정도가 되게 이묘박을 하였다면 해저에 깔린 닻줄의 길이(l)가 약 100m가 되어 파주력이 약 14.4톤이 되고, 파주력이 단묘박의 약 1.7배가 되므로 A호의 파주력은 약 24.48톤에 이르게 된다. 

이에 추가하여 정박 중 강한 조류가 흐르지 아니한 곳일 경우 선체의 풍압면적이 넓을 경우 바람의 영향을 크게 받으므로 실행가능한 한 선박평형수를 적재하여 풍압면적을 줄여주고, 주기관과 타를 적절히 사용하여 닻줄에 미치는 긴장을 완화시키는 조치도 필요하다.
A호는 수심(D) 14∼16m인 지점에 좌현 닻의 닻줄을 7절(약 193m)을 내어 주었으므로 악천후 상태에서 권고하는 닻줄의 길이(4D+145m) 요건에 근사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당시 초속 48m의 대형 태풍 하구핏을 고려할 때 단묘박보다는 이묘박을 하고 닻줄을 9절까지 내어 주어 보다 충분한 파주력을 확보한 상태에서 주기관과 타를 적절히 사용하여 닻줄에 미치는 긴장을 완화시키는 등 적극적인 대응조치를 취하였다면 어느 정도 닻줄이 끌리는 것을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판단하며, A호가 닻줄 7절을 내어 좌현 닻을 놓은 후 어떠한 추가적인 조치도 취하지 아니한 것은 과실로 인정된다.
 
○ 선박안전관리체제에 따른 선박의 안전관리 불이행
선박운항자 B는 A호의 안전운항 및 해양환경보호업무와 선원관리업무 등 안전관리업무를 안전관리대행자 C에게 위임하여 대행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안전관리대행자 C는 「해상교통안전법」 제10조(현 「해사안전법」제46조)의 규정에 따라 선박안전관리체제를 수립한 후 한국선급으로부터 유효한 안전관리적합증서(DOC)를 교부받았으며 A호 또한 유효한 선박안전관리증서(SMC)를 교부받았다.
이에 따라 A호가 예정된 항로를 따라 항해함에 있어 대형 태풍 하구핏의 조우가 예상된 상태이었기 때문에 특수/중대업무절차서에 따라 항해관련 중대업무인 악천후(황천)항해에 해당되므로 악천후조우시 점검표에 따라 선장은 선박동정을 회사의 지시대로 보고하고, 운항통제를 요청하여야 하며, 회사는 이 요청에 따라 적절한 운항통제를 하여야 한다.

A호의 선장은 사고발생 전일인 23일 08:00경 태풍 하구핏에 대비하여 같은 날 12:00경부터 피항조치할 예정이며, 본선과의 통신이 가능하도록 이동전화기를 개방해 놓겠다고 선박운항자 B와 안전관리대행자 C에 전문을 발송하였고, 또한 같은 날 13:20경 A호를 정박한 후에도 투묘위치 등 선박동정을 B 및 C에게 전문을 발송하였다.
그러나 선박운항자 B와 안전관리대행자 C는 특수/중대업무절차서에 따라 선장과의 상호 협의하거나 적절한 운항통제를 이행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전혀 이행하지 아니함으로써 본선에 적절한 기술적 지원을 제공하지 않았다.

<시사점>
○ 선박안전관리체제는 규정에 따라 적절히 이행되어야 한다.

A호는 「해사안전법」에 따라 선박안전관리체제가 수립·시행되고 있었고, 주기적으로 태풍정보가 제공되고 있는 상황에서 선장이 A호를 태풍의 중심권 해역을 향해 전속으로 항해하다가 뒤늦게 부적절한 위치에 정박하는 등 부적절하게 대응하고 있었다. 이러한 경우 선박운항자 및 안전관리대행자는 수립된 절차에 따라 선장과 태풍 피항에 대하여 상호 협의하거나 필요에 따라 A호의 운항을 적절히 통제하여야 함에도 이를 전혀 이행하지 않았다.
 

○ 안전경영책임자(Designated Person)가   선박의 효과적인 안전관리를 위해서 적절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
선박의 효과적인 안전관리를 위해서는 안전경영책임자(Designated Person)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선박의 안전관리를 안전관리대행업자에게 대행할 경우 안전경영책임자가 안전관리대행기관의 소속되어 있어 그의 역할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안전경영책임자가 선박안전관리체제 상 본연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
 

○ 선장은 태풍 피항 차 정박하고자 할 경우 이묘박을, 불가할 경우 상황에 따라 히브-투 또는 스커딩 조선을 하여야 한다.
선장은 태풍 피항 시 안전한 수역이 확보되었을 경우 충분한 파주력을 얻기 위해 이묘박(Riding at two anchors)으로 정박하여야 하나, 안전한 수역이 확보되지 않앗을 경우 태풍의 진행방향을 고려하여 선박이 태풍의 중심권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히브-투(Heave-to) 또는 스커딩(Scudding)조선을 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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