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대학 등 5개기관 중심, 전문 교육 및 실습과정 통한 전문인력 양성 목표
학생 8명 실습비용 약 1억원... 제반경비 지속확보 문제, ODA 등 국가지원 뒷받침돼야

 
 

세계적 수준의 해기사 양성을 위한 승선실습 센터인 ‘국제승선실습센터(Global On-board Training Center, GOBTC)’가 최근 한국해양대학 내에 설립돼 주목받고 있다.
국제승선실습센터는 세계적으로 감소추세에 접어들고 있는 해기인력의 양성을 도모하고 양질의 교육과 훈련을 제공하고, 해기사로 성장하는데 필요한 승선실습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설립된 것으로, 2010년 6월 STCW 외교회의에서 처음 논의됐으며, 한국해양대학을 포함한 중국, 러시아, 터키, 필리핀 등 5개국의 해양교육기관이 GBOTC에 대한 MOU 서명식을 가지면서 첫 선을 보였다. GOBTC는 한국해양대학의 예병덕 교수가 센터장을 역임하고 있으며, GBOTC의 이사회 의장은 동 대학의 박한일 총장이 맡고 있다.
현재까지 설립 회원인 5개 기관 외에 우크라이나, 터키, 루마니아, 조지아, 크로아티아, 나이지리아, 아르헨티나, 인도, 방글라데시 등 9개 기관이 동 센터에 추가로 가입해 동 센터는 15개 교육기관의 회원으로 구성됐다.


필리핀·인도네시아·미얀마 등 주요 선원배출국에 전용 실습선 구축 미비
일정 톤수 이상의 상선에서 승선하기 위해서는 6개월에서 1년간 현장승선 또는 해기교육기관에 위탁승선 실습을 이수해야 한다. 그러나 국제해양대학연합(International Association of Maritime Universities, IAMU)에 따르면, 전용실습선을 갖춘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일본, 미국, 중국, 태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폴란드 정도에 불과하다. 세계 최대 선원공급 국가인 필리핀, 인도를 비롯하여 주요 선원 공급국가인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은 제대로 된 전용실습선을 보유하고 있지 않거나, 연구용 또는 어선 실습선이 주로 이루고 있다.

IAMU에 따르면, 필리핀의 경우 주요 해양대학인 MAPP(Maritime Academy of Asia and the Pacific)만이 실습선과 기자재 등의 시설을 보유하고 있어 졸업 후 해기사 면허를 바로 취득할 수 있지만 기타 해양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은 교육기간 동안 승선실습을 할 수 없어 졸업 후 외국선박에서 승선해 승무경력을 충족한 뒤 시험을 치러야 면허를 취득한다. 베트남은 1척의 소형전용실습선을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은 대련해사대학만이 유일하게 전용실습선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제승선실습센터는 한국해양대학, 중국 대련해사대학, 러시아 극동해양대학, 터키 이스탄불공과대학, 필리핀 해사대학(Jhon B. Lacson foundation maritime university) 등을 주축으로 센터 설립에 대한 제안이 이뤄졌으며 5개 교육기관의 실습선을 통한 승선실습의 기회를 제공하고, 이에 수반되는 제반 경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동 센터는 설립 초기, 사무국은 터키 이스탄불공과대학 해사학부에 설치됐으며 필리핀 정부의 해사국이 IMO(국제해사기구)의 연락창구 역할을 담당했다. 이후 2015년 3월 터키에서 루마니아 해양대학으로 사무국을 이전했고, 지난해(2017) 10월 부산광역시와 해양수산부 후원으로 진행된 ‘제1회 승선실습 국제회의’에서 진행된 국제승선실습센터 이사회에서 센터의 부산 이전을 통해 해양강국 대한민국과 해양수도 부산의 위상을 세계에 알린다는 ‘부산선언문’을 채택함에 따라 올해 3월 한국해양대로 사무국을 이전 및 설립됐다.

센터 구축 후 교육 이수자 미비, 승선실습에 필요한 제반경비 확보 관건
그러나 동 센터 구축 이후 국제 승선실습 프로그램에 따라 승선실습을 한 실습생 수는 극히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한국해양대에 따르면, 2012년 실습선 한바다호에서 우크라이나와 남아프리카 학생 4명에 대해 6개월간 승선실습 기회를 제공했다. 해마다 60만명의 해기사가 배출되는 수치와 비교해볼 때 국제승선실습센터를 통한 교육이수자는 상당히 낮은 수치이다. 더욱이 오는 2020년에는 9만 2,000명, 2025년에는 14만 7,500명의 해기사가 부족할 것으로 전망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글로벌 해사인력 전문가들은 케냐, 미얀마 등 개발도상국을 통한 해기인력 충원해야한다고 하지만 전용 실습기자재, 선박을 갖추지 못한 국가가 많기 때문에 센터를 통한 해기인력을 교육하는데 현실적인 한계에 부닺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개도국에 있는 학생을 위탁 실습하는데 필요한 경비 확보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해양대에 따르면, 2012년 우크라이나와 남아프리카 학생 4명의 실습 이후 IMO에서 지원한 승선실습 제반경비는 12만 달러(한화 1억 2,820만원)이다. 올해 국제승선실습센터 구축을 통해 한국해양대는 개도국 8명의 실습생에게 1년간 실습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이에 필요한 경비 약 10만달러(한화 약 1억 684만원)를 현재 IMO 산하 ITCP(Intergrated Technical Cooperation Program)에 요청한 상태이다. 또한 2018년도 5월 21일부터 개최된 「아프리카 개발은행 연차총회」에 퇴역하는 실습선 한나라호의 운영비용 지원을 요청하고 아프리카 제국의 학생을 대상으로 연간 120여명에 대한 승선 실습을 제공하기 위해 연간 600만달러(한화 64억원 수준)의 운영비도 요청했다.

그러나 ITCP는 IMO 기술협력위원회 사업으로 전문가 파견, 장학금 지급 및 장비 보급 등과 같이 개발도상국에 전문 기술과 지식을 전수해 IMO에서 채택한 국제협약의 원활한 이행을 지원하는 사업이긴 하지만, △선박으로부터의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위한 방안 △소말리아 해적 예방을 위한 역량개발 △해운의 품질, 환경의식의 지속적 개선 등 주요 해운선진국 위주로 논의되고 있는 논제에 대한 교육사업에 주로 지원되기 때문에 5개국가만으로 구성된 국제승선실습센터가 승선실습에 필요한 제반경비를 ITCP로부터 꾸준히 확보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국제승선실습센터 + ODA’ 통한 국가 차원 협력방안 모색돼야
결국 개도국의 해기인력을 보다 전문적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국제승선실습센터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의 협력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박한일 한국해양대 총장은 지난해 개최된 국제승선실습센터 이사회에서 “세계적으로 심각한 부족현상을 겪고 있는 우수한 해기사 양성을 위해 승선실습에 대한 국제적인 네트워크 구성 및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으며, 2012년에 발표된 ‘개도국 해사안전시스템 구축 협력사업 최종보고서’에는 국가 공적개발원조 사업인 ODA를 통해 IMO 전략계획(온실가스 배출감소, 해적, 해운품질 향상)을 개도국의 교육지원사업으로 지원하는 방안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해양수산부도 지난해 11월 ODA사업의 일환으로 세네갈 다카르에 있는 선원학교(ENFM) 학생 80여명을 대상으로 '선원 역량강화 교육'을 실시한 바 있으며, 이를 위해 국내 감척어선 1척을 세네갈 정부에 공여한 바 있다. 해수부에 따르면, 세네갈 선원학교는 항해 및 기관학과를 운영하여 예비 항해사 및 기관사 교육에 힘써 왔으나, 훈련용 실습선이 없고 경험 있는 교육자도 부족하여 현장실습 훈련에 어려움을 겪었다.

해수부는 2020년까지 이 선박을 활용한 실습훈련과 국제해양법 등 국제규범 이론 등 역량강화 교육을 지원해 나가기로 했으며, 세네갈 등 연안개도국과의 ODA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유능한 해기인력 양성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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