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조선해운박람회 6월 4-8일 그리스서 성료, 90개국 2천社 참여

 
 

대우조선·대한조선 등 수주 낭보, 국내 기자재업체 유럽선주 영업 총력

세계 3대 조선해운박람회 중 하나인 ‘포시도니아 2018(POSIDONIA 2018)’이 6월 4일부터 8일까지 2만 2,000여명의 각국 참관객들이 몰린 가운데 그리스 아테네 메트로폴리탄 전시장에서 성료됐다.

‘포시도니아 2018’은 그리스에서 격년으로 열리는 조선해운박람회로 지난 1968년 첫 개최 이후 올해 25회를 맞이했다. 올해 전시회에는 전 세계 90여개국에서 2,000여 업체들이 참가해 치열한 홍보전을 펼쳤으며 동시에 글로벌 환경규제, 안전, 친환경 연료, 리더십 및 디지털화 등을 주제로 한 40개의 컨퍼런스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이와 함께 축구, 골프, 마라톤, 요트 등 다양한 스포츠 이벤트도 열렸다.

첫날(4일) 공식 개막식에 참석한 그리스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는 “그리스 해운은 전 세계 선복량의 20%와 유럽 선복량의 50%를 운항하는 세계 최대의 글로벌 상선대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해운업의 경제적 활동은 그리스 GDP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 2017년 그리스 해운업은 90억유로의 가치를 넘어섰고 이는 전년대비 20% 증가한 규모”라고 밝혔다. 이어 치프라스 총리는 “그리스 정부는 해운 인프라 업그레이드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항만의 경우 해외 파트너사를 선정해 전략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특히 피레우스항은 국제적 해운허브로서 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개막식에 참석한 IMO 임기택 총장은 “해운업은 디지털화, AI 등 4차 산업혁명의 최신 트렌드가 접목됨에 따라 안전과 보안, 환경문제에 대한 균형 잡힌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면서 “IMO의 영향력 있는 회원국으로서 앞으로도 그리스 해운업계의 헌신적인 참여와 지원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선주들, 스크러버·저황연료·LNG 등 핫이슈

포시도니아 2018에 참석한 글로벌 선주들 사이에서는 오는 2020년 IMO 황산화물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친환경 연료 문제가 ‘핫이슈’로 떠올랐다.

우선 스크러버의 경우 일부 선주들로부터 상당한 호응을 받았다. 최근 몇몇 해운분석기관이 내놓은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선주들은 스크러버를 선호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대다수였으나, 올해 포시도니아에 참석한 그리스 선주들의 경우 VLCC와 같은 대형 선박에서 스크러버 장착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황연료의 경우 공급과 안전문제의 불확실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리스 선주협회 Theodore Veniamis 회장은 “2020년부터 오일 메이저들이 저황연료의 충분한 물량을 공급한다면 선주들은 0.5% 황산화물 규제에 대한 별다른 이의가 없을 것이나, 현재는 신규 저황연료 스펙의 순응 및 보장여부, 잠재적 이용가능성 및 안전문제가 밝혀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활한 저황연료 공급을 위한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Theodore Veniamis 회장은 “오일 회사들은 저황연료의 순응성 및 안전성 여부를 먼저 공개해야 한다. 오는 2023년에 저황연료에 대한 ISO 인증을 받는다고 들었으나 이는 환경규제 시행시점이 3년이나 지난 후이다. 선주들은 2020년 황산화물 규제를 취소하라는 게 아니라 단지 연료공급업체들과 레디(ready) 엔진을 위한 더 많은 시간을 달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LNG 연료는 가까운 미래에 친환경 연료의 대세가 될 것이라는 그리스 선주들의 예측이 나왔다. 그러나 선주들은 현재는 LNG 벙커링 인프라 부족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스, LNG 벙커링 허브 목표

포시도니아 2018에서 그리스는 동지중해 지역의 LNG 벙커링 허브가 된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EU가 공동투자하는 ‘포세이돈 지중해 II(Poseidon Med II)’라는 프로젝트를 통해서다. 이는 2015년 6월부터 시작한 글로벌 프로젝트로서, 총 5,330만유로가 투입되어 그리스, 이탈리아, 사이프러스 지역의 선박 추진연료로서 LNG를 광범위하게 활용하기 위한 로드맵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0년말까지 베니스항, 피레우스항, 파트라항, 이라클리오항, 이구메니차항, 리마솔항에 LNG 벙커링 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이중 그리스와 중국간 협력을 상징하는 피레우스항의 경우 LNG 벙커링의 도입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밖에도 올해 포시도니아에서 논의된 중점사항으로는 전기차의 대량생산 추세가 오는 2025년에 탱커 선사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으며, 안전과 탄소배출 절감을 위한 새로운 규제는 신조선의 고효율 연료소모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일본 조선소인 JMU의 경우 추가적인 장비와 철강 투입의 부정적 요인을 극복하면서도 연료효율성을 한층 강화한 벌크선을 선보여 주목 받았다.

한-그리스 해양협력포럼 개최

“올해 그리스 81척 한국조선에 발주”

전시회 기간 중 6월 6일에는 ‘제2차 한국-그리스 해양협력 포럼’이 열려 양국간 해운조선분야 협력에 관한 논의가 이뤄졌다. 주그리스대사관에서 주최한 이날 포럼은 양국 조선·해운분야 관계자와 선주, 그리스 정부 고위 인사, 외교단 등 약 300명이 참석한 가운데 ‘해운·조선정책’, ‘조선과 안전 분야 최신기술’에 대한 주제발표가 진행됐다.

주한 그리스대사관 임수석 대사는 개회사에서 “그리스의 한국전 참전을 계기로 신뢰와 우의를 쌓아온 양국은 조선·해운 분야 선두주자로 나란히 발돋움했다”며 “최근의 선박 환경규제 강화, ICT 발전 등 새로운 도전에 부응해 양국 협력을 더 굳건히 하자”고 말했다. 파나지오티스 크룸플리스 그리스 해양부 장관은 “그리스 선주들은 올해 들어서만 총 81척의 선박을 한국 업체에 발주했다”며 “그리스는 앞으로도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한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한편 6월 5일에는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KOSHIPA) 주관으로 ‘한국의 밤(Korea Reception)’ 행사가 열렸다.

대우조선해양, LNG선 등 3척 수주 낭보

포시도니아 2018 박람회 기간 국내 조선사들이 수주 낭보를 전했다.

대우조선해양은 그리스 알파가스(Alpha Gas)의 LNG운반선 1척과 마란가스 마리타임(Maran Gas Maritime)의 LNG선박 1척 및 FSRU 1척에 대한 옵션계약을 체결했다. 총 3척의 계약 규모는 약 3억 7,000만달러이다.

먼저 알파가스와 체결한 17만 3,400㎥급 대형 LNG운반선은 대우조선해양이 자랑하는 천연가스추진엔진(ME-GI)과 완전재액화시스템 FRS(Full Re-liquefaction System)가 탑재돼 기존 LNG운반선 대비 연료 효율을 30% 가량 높이고 오염물질 배출량은 30% 이상 낮출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LNG운반선은 지난 3월 계약한 선박의 옵션물량이다.

그리스 최대 해운사인 안젤리쿠시스 그룹 산하 마란가스로부터는 17만 3,400㎥ LNG선박 1척과 동급 FSRU 1척을 수주했다. 인도시점은 2020년 하반기 이후로 예정돼 있다. 이번 계약은 2016년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한 옵션물량이 포함돼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회사재무구조 개선과 새경영진 선임 건이 확정되면서 선주들의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신뢰가 세계조선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며 “이런 기세를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LNG운반선 9척, 초대형원유운반선 15척, 특수선 1척 등 총 25척 약 30억 달러 상당의 선박을 수주해 올해 목표 73억 달러의 약 41%를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6년에 열린 포시도니아 박람회에서도 LNG운반선 2척, 초대형원유운반선 2척 등 총 4척, 5억 8,000만달러 상당의 선박을 수주한 바 있다.

대한조선, 차코스 아프라막스급 탱커 2척 수주

대한조선은 그리스 탱커 선주 차코스에너지내비게이션(Tsakos Energy Navigation, TEN)으로부터 11만 5,000dwt급 원유운반 탱커 신조선 2척을 수주했다. 2척의 선박 인도기일은 2019년 10월부터 2020년 1월 사이로 세부적인 계약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차코스에너지내비게이션의 선대는 64척의 더블헐 선박으로 총 선복량은 690만dwt규모다. 이중 46척은 원유, 13척은 프로덕트, 3척은 셔틀탱커, 2척은 LNG운반선으로 구성됐다. 2017년말 기준 탱커부문 순이익은 2,040만달러 흑자를 거두었다.

이밖에도 전시회 기간 중 6월 5일에는 테크로스의 선박평형수 처리설비가 우리나라 제품 최초로 미국 USCG 인증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로써 2018년 6월 기준 전 세계 7개 업체가 USCG 형식승인을 보유하게 됐다. USCG 형식승인을 획득한 테크로스의 ‘ECS(Electric-Cleen System)’은 전수통과방식의 전기분해기술을 응용한 제품으로서 불필요한 장비를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에어버스의 경우 윌헴슨십과 무인드론을 활용한 선용품 배송 서비스 도입 MOU를 체결해 주목받았다.

국내 조선기자재업체, 선주영업에 총력,

9개사 상담액 6,350만불

국내 조선기자재업체들도 포시도니아 2018에 참가해 글로벌 선주 영업에 총력을 기울였다.

한국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KOMEA)은 한국선급,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와 함께 9개사(더세이프티, 동화뉴텍, 마르센, 씨넷, 오즈인더스트리, 인트라정공, 진산선무, 텍크마린, 한국티엠아이)들의 통합 한국관 형태로 참가했다.

9개사의 상담액은 6,343만 5,000달러 규모였으며, 부산 영도구에 소재한 씨넷이 220만달러의 계약성과를 올렸다. KOMEA 관계자는 “올해는 전년에 비해 현지 경기가 많이 회복한 듯 했으며 전시기간 5일 내내 끊임없는 방문객들로 전시회가 굉장히 활기를 띄었다”고 전했다.

KOMEA에 따르면, 그리스는 국내 발주 물량의 약 25%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최대 선박 발주국으로서 그동안 경기 불황으로 인해 국가 부도 위기까지 몰렸으나 긴축정책 및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최근 회생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특히 그리스를 필두로 유럽 선사들은 LNG선, 크루즈 등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에 주력하고 있어 BWMS 등 친환경 선박 기자재에 대한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KOMEA 관계자는 “고품질 및 확고한 신뢰성을 중시하는 유럽선주의 선호도를 고려하면 높은 경쟁력과 평가를 받고 있는 한국의 조선해양기자재 제조사들은 유럽 시장을 중점으로 신규 거래선 발굴 등 적극적인 공략을 더욱 강화해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울산시에서는 8개 조선기자재 업체가 참여해 ‘울산공동관’을 운영했다. 참여기업은 오션마린서비스, 세진중공업, 마린스, S&S밸브(남도기업사), 오에스씨지울산, 동양산전, 이마린, 네트 등이다. 울산시 측은 “아직 실질적인 계약이 체결되진 않았으나 현재 수주협의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번 전시회는 단기간 내 성과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현지 업체들과의 네트워킹 및 교류의 기회를 갖기 위해 참여했다”고 전했다.

울산시는 지난해부터 조선업 위기 극복을 위해 지역 조선기자재 기업의 해외 수주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 4월 일본 Sea Japan 2018 조선해양전시회에 6개사가 참여하여 115억원 규모의 수출상담과 계약협상을 진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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