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9일 무협·송영길 의원·북방경제협력위 코엑스 250여명 참석
현대글로비스·CJ대한통운, “TCR·TSR 이용 북방물류 선제적 대응”

 

 
 

한반도와 중국, 러시아, 유럽을 연결하는 유라시아 복합물류망 구축사업이 최근 전환점을 맞이한 가운데 북방물류의 주요 추진현황과 발전방향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무역협회와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 대통령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는 7월 19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일자리 창출 및 혁신성장을 위한 ‘북방물류 활성화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는 북방물류 관련 정부, 민간 전문가와 관련업계 종사자 등 250여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북방물류는 한반도종단철도(TKR)를 중국횡단철도(TCR), 몽골횡단철도(TMGR), 시베리아횡단철도(TSR) 등과 연계하고, 북극항로 등 해상운송 루트까지 개척해 한반도에서부터 중국, 러시아를 거쳐 중앙아시아와 유럽에 이르는 물류 교통망을 완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정부는 북방 경제협력 추진을 위한 대통령 직속전담기구 ‘북방경제협력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러시아, 몽골 등 북방국가들과의 경제협력을 도모해왔다. 정부는 러시아의 ‘신동방정책’과 맞닿을 수 잇는 신북방정책으로 물류길을 잇는 동시에 중국의 육해상 실크로드 추진책인 ‘일대일로’와의 접점을 그려간다는 구상이다.
특히 철도는 남북이 6월말 철도, 도로협력 분과회담을 열어 공동조사단구성과 현지조사에 합의했고, 7월 20일 남북 철도연결구간 공동점검과 북한지역 철도, 도로 현지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이를 토대로 북한 측과 협의하면서 사업계획을 마련하고 대륙철도 연계 등 주변국과의 협력방안도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송영길 북방경제협력위원장
“나진-하산 물류사업 진전 필요”

이날 토론회에서는 북방물류 확보의 중요성 및 기대효과, 북방물류 활성화를 통한 수출입 경쟁력 제고 방안 등에 대한 전문가들의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인천대 성원용 교수(북방경제협력위원회 민간위원)가 <대한민국 혁신성장 견인을 위한 북방물류의 역할과 과제>에 대한 기조발표에 이어 현대글로비스 구형준 물류사업본부장이 <TSR, TCR 활용을 통한 수출입물류 경쟁력 제고 방안>을, CJ대한통운 이은선 포워딩본부장이 <유라시아 브릿지 물류서비스 현황>을, 인천대 송상화 교수가 <글로벌 기업의 물류혁신사례를 통해서 본 북방물류의 현재와 미래>를 각각 주제발표했다. 이어 한국교통연구원 안병민 선임연구위원을 좌장으로 하여 국토부 지종철 물류정책관, 통일부 남북경협과 신혜성 과장,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신북방경제실 박정호 실장, 인천대 성원용 교수가 토론을 벌였다.

무역협회 김영주 회장은 인사말에서 “북방물류가 현실화될 경우 우리나라가 유라시아 대륙의 경제권과 연결되고 다양한 수출 교역로를 확보함으로써 남북 화해 분위기도 촉진될 수 있다”면서 “북방물류 활성화가 신시장 개척과 일자리 창출 등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송영길 북방경제협력위원장은 “지난 70년간 대륙과 단절됐던 남·북·러 철도 연결을 위해 나진-하산 물류사업의 진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위원장은 문 정부의 핵심정책 중 하나인 신북방정책과 나인브릿지(9-Bridge) 연결을 위해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을 넘어 중국, 몽골까지 유라시아 여러 나라와 다각도의 북방경제 협력방안을 모색해왔다.

송 위원장은 “지난 6월 한러 정상회담에서 확인한 나진-하산 사업에 대한 양국 협력의사를 구체화하고 남북러 3각 협력 논의를 진전시키기 위해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북측 인사와의 면담을 통해 나진-하산 물류사업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목표와 구상을 밝히고 향후 프로젝트 발전방안에 대한 북측 의견을 청취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는 향후 북방물류 활성화를 위한 의미 있는 첫걸음이다. 분단 70년간 대륙과 단절됐던 ‘경제적 혈관’을 연결한다면 대한민국은 육로와 해양 모두를 통해 유라시아로 나아가며 물류 가교 국가로서 위상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CJ대한통운, 현대글로비스 등 업계는 “북방물류 노선의 연계와 북방 해상운송 항로 개통은 우리 수출상품 운임 및 운송 시간을 획기적으로 절감시키는 것은 물론 환적 및 통관에 따른 비용도 줄여 화주의 물류 경쟁력을 크게 강화시킬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인천대학교 송상화 교수는 “북방물류로 연결될 국가들의 항만, 공항, 철도 등 인프라 투자는 디지털 기반의 스마트 물류 시스템이 뒷받침됐을 때 물류 서비스 역량 제고 등의 성과가 배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국제운송로 선점으로 통일한국 시대 대비해야”
기조발표를 맡은 인천대 성원용 교수는 “최근 무역전쟁의 본질은 패권전쟁이며 국제운송로 선점 경쟁도 그에 못지않게 치열하다”면서, “통일한국 시대를 대비해 유라시아 복합 물류망 구축에 적극 참여하는 등 한반도가 동북아 물류의 핵심 기지로 자리매김 하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 교수에 따르면, 중국의 일대일로 등 유라시아 국제운송회랑 대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국제운송회랑(International Transport Corridors)은 공간을 지배하고 세력권을 확대하려는 ‘국제정치 경제의 횡단선’이다. 핵심은 ‘누가’, ‘어떻게’ 공간을 지배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따라서 통일 한반도의 문제는 ‘제국의 통로로 전락할 것인가’, 아니면 ‘해륙복합국가로 유라시아 국제운송회랑의 중심축으로 부상할 것인가’가 쟁점이 된다.
특히 중앙아시아는 유라시아 국제운송회랑의 교차로이다. 지역통합과 운송회랑의 재편이 진행 중이며, 이란 ‘TIR(Trans Iranian railway)’, 반다르아바스를 경우한 트러킹 등 새로운 물류통로가 열리고 있다.

이제는 협력의 진공상태인 북한을 열어야 동북아 물류체계의 통합공간을 완성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신북방정책과 극동개발을 통한 ‘나인 브릿지(9-Bridge)’와 플러스 알파를 추진 중이다. 나인 브릿지는 가스, 철도, 항만, 전력, 북극항로, 조선, 일자리, 농업, 수산을 가리키며, 알파는 과학기술, 교육, 보건의료, 환경 등이 있다.
신북방정책의 핵심은 유라시아 복합물류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 기업의 물류수요대비 철도 복합운송 활용은 제한적이다. 고부가 제품은 수송기간이 짧은 TSR, TCR의 이용을 선호하고 있으나 잦은 운임인상과 전용열차 구성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대륙철도이용 활성화를 위해서는 TSR의 경우 한러간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해운대비 운임경쟁력과 충분한 물동량을 확보하도록 해야 한다. TCR의 경우 우리 기업 전용 블록트레인을 구성하고, TKR(한반도종단철도)은 동해 북부선(강릉-제진) 연결을 조기에 추진할 필요가 있다.  남북관계 진전시에 남북 해운항로도 복원해야 한다. 부산-나진, 인천-남포 등의 항로와 인천-블라디보스톡, 부산-연길도 북측항로를 통해 이을 수 있다.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복원 또는 새로운 구성이 요구된다.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남북러 3국 협력사업으로 한국이 러시아를 통해 북한에 간접투자하는 방식으로 추진됐다. 북한과 러시아 간에 나진-하산 철도 개보수와 나진항 개발이 진행됐으며, 한국의 포스코, 현대상선, 코레일은 북한지역의 철도와 항만을 이용해 러-북한-한국을 잇는 물류사업을 추진했다.
 

현대글로비스,
“정부주도 북방물류 투자 활성화 사업 추진해야”

현대글로비스 구형준 전무의 발표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의 유라시아 지역 수출입 물량은 연간 약 27만teu, 69만cbm을 운송하고 있다. 주요 품목은 CKD 및 부품류, 건설 프로젝트 등이다.
현대글로비스는 해상운송과 TSR 운송 이원화를 통한 안정적 운송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중 TSR 물량은 9,910teu이다. 현대차 러시아향 비상루트 확보로 비상상황의 대응이 용이하다. 해상은 43일, TSR은 이보다 21일이 단축된 22일이 걸린다. 다만 TSR은 리드타임 편차가 존재하고, 1-3개월 단위 운임변동이 있으며 비상대응안에 한계가 있다.

TSR운송의 애로사항으로는 발차 지연에 따른 리드타임 불확실성이 있다. 보스토치니발 발차에서 7-21일간 지연이 빈번하고, 4-5월, 9-10월 성수기에는 화차 수급이 불균형하다. 보스토치니 및 블라디보스토크의 복잡한 통관구조와 시스템도 문제가 되고 있다. 러시아 세관 통과에 10여종의 서류가 필요하며 러시아어만 사용해야 한다. 또한 운임인상이 빈번하여 경쟁력이 떨어지는 편이다. 이에 따라 극동지역의 TSR 화차 수급 안정화 방안과 통관절차 간소화를 위한 양국간 교류 및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유럽향 TSR 운임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부 차원의 보조금과 세제혜택 지원도 필요하다.

TCR의 경우 중앙아시아향 건설 프로젝트 물류 중심으로 운송을 진행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건설 프로젝트 물동량이 확대되고 있다. TSR 대비 운송거리가 단축되며, 향후 건설 설비, 차량 부품 수출 운송 등 TCR 활용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유럽향 자동차 부품의 중국 일조항을 통한 TCR 운송 루트를 검토 중이다. 유럽의 관문에 해당하는 폴란드 국경에는 TCR, TSR의 환적 거점을 운영 중이다.
남북철도(TKR)의 경우 정부의 신북방정책 기조 및 남북경협 확대를 기반으로 북방물류 활성화가 예상된다. 인프라 직접 투자 확대, 물류비 절감, 수송시간 단축 등 실질적인 경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이며, TSR과 TCR을 연계한 유라시아 물류네트워크 구축이 가능해진다. 남북철도와 TSR을 연결하면 현대글로비스는 우리나라 북방물류 활성화에 이바지하고자 한다.

남북 철도망 연결은 북방 물류 네트워크 구축의 토대이다. 남북 경의선 및 동해선을 연결해 기존 해상운송을 보완하는 운송 루트를 확보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가와의 정치 및 국제물류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TSR 운임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부차원의 보조금 지원을 검토하고, 러시아 등 복잡한 통관절차 보유국과의 물류개선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 철도물류 네트워크(인프라, 운영체계)의 표준화도 요구된다.
민간 물류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정부 주도의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민간사업 리스크 헤징을 위한 정책금융, 보험 등 제도 수립이 필요하고, 블록트레인 등 통합물류를 통한 사업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 국내 물류사의 북방물류 활성화를 위해서는 TSR 및 TCR 등 유라시아 철도물류전문인력을 육성해야 하고, 북한, 중국, 러시아 등 물류거점에 인프라 투자를 검토해야 한다. 
 

CJ대한통운,
“유라시아 브릿지서비스, 북방물류 첨병 역할”

CJ대한통운 포워딩본부 이은선 본부장에 따르면, TCR 화물열차는 2017년 3,673회를 운행한 약 6,000억원(16.5만feu)의 시장으로 추정된다. 2016년 중국 정부의 철송 지원 본격화를 통해 2020년 5,000회 운행을 목표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TCR노선은 2016년 기준 57개로 평균 1만km 이상 거리를 10-18일간 운행하며 중국 35개 도시에서 유럽, 중앙아시아 등을 거쳐 유럽 34개 도시로 연결된다.
TCR 시장은 △플랫폼을 제공하는 플랫폼 회사 △각국 노선 연계 기반상품을 개발하는 브로커 △철도 터미널을 운영하는 오퍼레이터 △화주대상 철송서비스를 영업하는 물류회사로 구성된다. 유럽향 화물에 대한 중국 정부의 보조금 혜택이 제공된다. TCR의 부정적 요인으로는 높은 보조금 의존 및 해상운임 하락에 따른 수요 감소 등이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지속적인 철도사업 활성화 정책과 연선 국가로의 루트 확대 등으로 인해 당분간 지속적인 성장세가 예상된다.

TSR은 동북아시아와 러시아 및 CIS 국가를 연결하는 세계 최장 단일노선으로 총 연장 9,288km에 이르며, 2017년 컨테이너 운송량은 약 194만feu를 기록했다. TSR 시장은 △플랫폼을 제공하는 플랫폼 회사 △화차, 컨테이너 임대 및 블록트레인을 운영하는 철도 회사 △화주대상 영업을 수행하는 물류회사로 구성된다. TSR의 장점은 오랜 운영을 통한 레퍼런스 보유, CIS 국가향 운송 등이 있지만, 화차 등 인프라 부족으로 운행 정시성이 낮으며 통관 등 행정 업무에 대한 개선이 요구된다.

CJ대한통운의 ‘유라시아 브릿지서비스(Eurasia Bridge Service, EABS)’는 유라시아 내 철도 운송을 연계한 인터모달 사업 진입을 통해, 항공과 해상운송을 보완하는 포워딩 토탈솔루션을 구축하고, 대북 경협·북방물류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EABS는 2018년 4월 런칭했으며, 현재 중국 23개 거점 및 유럽 30개 거점을 확보하고 주요 철송 파트너사와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인터모달 솔루션 기반의 도어투도어(DTD)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7년 3월 청두-유럽(폴란드/독일) 노선을 시작으로 철송 서비스 개시 후, DTD 서비스 및 중국/유럽 철송 거점 추가로 상품 범위를 확장하고 한국/동남아-유럽을 잇는 인터모달 서비스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TSR 철도 운송사와의 협업을 통한 EABS-TSR 서비스 런칭으로, 유라시아 물류서비스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정부의 대북 경협 정책을 연계한 북방물류 대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남북 경제협력, TKR과 대륙철도의 연계 등 향후 대북환경변화에 따른 북방물류의 첨병역할을 수행한다는 전략이다.
향후 한반도 종단철도(TKR)가 남북간 연결되면, 해상을 거치지 않고 한국에서 TSR/TSR과의 직접 연결이 가능해진다. 유라시아 직행 화물의 철송루트가 확보됨으로써 동북아 운송 패러다임의 변화가 예상된다. 
 

송상화 교수,
“북방물류, 디지털 플랫폼 구축 병행돼야”

인천대 송상화 교수에 따르면, 북방물류 프로젝트는 인프라 투자사업의 적극적인 진출 노력 뿐 아니라 ‘디지털 플랫폼’ 구축 노력이 병행 추진되어야 한다. 국내 스마트 물류산업의 북방물류 네트워크 진출을 지원하여 협소한 국내 시장 규모를 보완하고, 스마트 물류는 국경이 없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북방물류의 핵심축인 중국의 스마트 물류역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알리바바, 제이디닷컴을 중심으로 혁신적 서비스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우리도 스마트 물류전문인력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 디지털, 스마트, 커넥티드 등 물류 혁신 전문성을 필수적으로 확보해야 하고, 스마트 물류에 기반한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브릿지 모델이 요구된다. 디지털 플랫폼과 같은 소프트 인프라에 대한 전체 로드맵을 고려하여 ODA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아울러 물류산업 특성상 북방물류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현지기업들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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