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폭염, 지구온난화...북극해항로 시대 성큼 현실로

상반기 LNG운송선 34항차, 석유제품운송선 13항차 운항
COSCO, EMS 북극항로 통항서비스, 머스크 컨선 시험운항

 

올여름 유난했던 무더위와 머스크라인의 3,600teu급 컨선 시험운항으로 북극해항로가 한층더 주목받고 있다. 전세계 곳곳이 40도를 웃도는 장기 폭염으로 지구 온난화를 실감하면서 북극해항로 시대가 성큼 현실로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러시아연방해양하천수송청(Rosmorechflot)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북극해항로상 물동량 실적은 250만톤으로 2017년 1분기 물동량 130만톤의 2배 가량에 달했다. 북극해항로국(NSRA)의 북극해항로 운항이 허가된 건수도 지난해 60건이었으며, 이용화물은 광물자원이었으며 북극간 연안운송과 국제통과운송이 주를 이루고 있다.

북극물류연구소(영산대학교내)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들어 6월까지 북극해항로를 운항한 선박은 Yamal LNG 운송선 5척이 총 34항차를 운항했고 Novy Port의 석유제품운송선 4척이 13항차를 운항했다. 야말LNG는 처음으로 북극해항로를 통해 쇄빙선의 도움 없이 아시아시장으로 운송되기 시작해 2척의 선박이 중국 Jiangsu항으로 운송됐다.

올해 7월초까지 북극해항로 통항을 Rosmorechflot에 신청한 내역을 보면, 총 281건의 통항신청이 접수됐고 이중 5건이 거절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에 통항이 예정된 외국선 선박 28척의 신청 현황은 일반화물선(4척)과 중량화물(4척), 오프쇼어 서플라이(6척) 등이 많고 액체화물선(2척)과 크루즈선(2척)도 눈에 띤다. 척수로는 23척이 통항을 신청했다. 

선사로는 중국의 COSCO가 선박 3척의 북극해항로 통과운송을 신청했으며, Hansa Heavy Lift의 선박이 베링해를 통해 Novy항으로 항해해 유럽행 노선을 신청했다. United Heavy Shipping사의 중량화물선 4척이 북극해항로 통과운송을 신청했으며 액체화물선 2척도 북극해항로를 통과해 사베타항 기항루트를 신청했다.
EMS Leda Shipping사의 컨테이너선도 서쪽에서 동쪽 방향으로 통과운송을 신청했다. 이 운송이 이루어지면 컨테이너 전용선으로는 최초의 통과운항으로 알려져 있다. 바하마 선적의 크루즈선 2척이 북극해항로의 통항을 신청했으며 6척의 오프쇼어 지원선박이 무르만스크-카라해 남서해역간 운항을 신청했다. 그밖에 연구선 2척과 중국의 석유시추탐사선이 카라해 탐사업무를 수행하며 오프쇼어 지원선박은 동 석유시추탐사선 등에 대한 공급업무를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arctictoday 자료를 통해 올해 북극해항로의 통과선박 현황을 보면, 중국선사인 COSCO의 동향이 눈에 띤다. 동사는 2013년 북극해항로 통항을 시작으로 10척의 선박이 14항차 운항했다. 올해도 중국정부는 새로운 글로벌 무역항로 진출의 일환으로 북극해항로를 여름철에 10항차 이상 운항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동사는 북극항로가 중국과 유럽간 비용면에서 효과적인 무역로를 제공하기 때문에 해운산업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하다고 보고 북극해항로의 정례 운항화가 가치와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세계 최대 정기선사인 머스크라인도 북극해항로의 문을 적극적으로 두드리고 있다. 8월중순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Maersk가 8월 넷째주에 세계 최초로 북극항로를 거치는 컨테이너선을 출항할 예정임이 보도됐고, 이 선박은 실제로 부산항에 들어와 8월 27일 부산항 신항 한진터미널에서 출항했다. 3,600teu급 컨테이너선박으로 결빙조건에서도 항해할 수 있는 ‘벤타 머스크(Venta Maersk)’호는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를 출발해 9월 20일경 브레머하벤항과 상트페테르부르크항에 도착하며, 벤타 머스크호는 다시 러시아 쪽 북극해 항로를 경유해 유럽으로 회항한다는 일정이다. 
 

머스크라인의 '벤타 머스크'호
머스크라인의 '벤타 머스크'호

올해 여름 북극권도 일부지역이 30도에 달해 북극의 해빙이 더욱 확대되면서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항로에서 수에즈운하의 대체 루트로 북극해항로가 주목받고 있다. 북극해항로를 이용할 경우 아시아와 유럽간은 1-2주간의 항해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원자력 쇄빙선을 동원해야 하고 수에즈운하에 비해 작은 규모의 선박만 이용이 가능하는 등 비용측면에서 경제성이 떨어져 아직은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이지만 꾸준히 북극해를 이용하는 선박이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머스크 측은 컨테이너선박의 이번 북극항로 항해는 북극항로 운항에 필요한 데이터 수집을 통해 향후 항로의 실행 가능성을 짚어보기 위한 시험항해라고 밝히며 온난화 영향으로 북극해의 해빙구역과 기간이 확대되더라도 북극항로가 당장 기존 네트워크를 상업적으로 대체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고객 수요와 교역패턴, 인구 밀집도 등의 요인에 따라 북극해 항로의 실용화 시기와 활성화가 결정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부산항 기항과 관련 부산항만공사에서 낸 보도자료를 통해서도 Maersk 측은 “‘벤타 머스크’호의 북극항로 항해는 정기컨테이너선의 투입이 아니며, 북극항로의 항해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한 시험운항”이라고 설명하고 “아직 기존 수에즈운하를 통과하는 항로의 대체항로로써 북극항로를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북극 지역은 얼음이 녹는 7~10월간 약 4개월만 운항이 가능하고 특수한 쇄빙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지구 온난화의 가속화로 얼음이 완전히 녹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2030년경 아시아-유럽 간 수송이 연중 가능해지면 경제적, 전략적 활용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글로벌 해운업계와 관련산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북극항로가 활성화될 경우 기존의 수송루트에 비해 비용및 시간 단축이 가능하며, 특히 부산항이 해당항로의 기종점에 위치하고 있어 선용품 공급, 벙커링 등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작용할 수 있어서 국내에서도 그 성장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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