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은 남북의 철도 및 도로 연결사업을 올해 안에 착공식을 목표로 추진한다고 합의하였다. 9.19 평양 공동선언의 주요 경협사업을 보면 첫 번째는 동-서해안 철도 연결의 연내 착공식이고, 두 번째는 조건 충족 시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이며, 세 번째는 서해경제공동특구와 동해관광공동특구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남북이 각기 자기지역의 끊어진 철도를 연결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이후 세계가 공감하는 실질적 비핵화가 이루어지면 본격적인 철도 연결과 현대화 작업을 가속화하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남북한은 이미 2018년 6월 26일 철도협력분과회의를 개최하여 북측 철도구간 조사 및 철도 현대화를 위한 실무대책 협의를 하였다. 이어 7월 24일에는 2003년에 복원된 경의선의 문경↔개성 구간과 2006년 연결된 동해선의 제진↔금강산 구간을 포함한 남북철도 공동조사단을 파견할 예정이었으나 군사분계선 통과 승인권을 가진 유엔군 사령부의 불허로 조사 계획은 무산되었다. 철도 등 인프라 구축 문제는 대북 투자와 합작 사업을 금지시키고 있는 안보리 결의안 2375호의 예외조치로 인정받는다 하더라도 고려해야할 사항들이 많다.
 

남북철도 연결이 가지는 의미
남북철도가 연결된다는 것은 남북간 인적·물적 교류를 촉진시킴으로 사회 문화적 공감대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경제교류의 확산을 통한 경제공동체로서의 상호보완적 산업 발전의 기회를 가진다는 것이다. 또한 동서축의 한반도 횡단철도(TKR*)를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와 중국횡단철도(TCR*) 등과 연결하여 철도기반의 한국 물류시장 범위를 유라시아로 확대하는 것이다. 철도연결은 궁극적으로 수출통로를 다변화하여 수출주도형 한국 경제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하는 기반을 제공할 것이다. 철도 연결의 사회 경제적 편익보다 더욱 본질적인 것은 철도망의 연결과 운영이 북한 정권의 한반도 평화약속 이행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지점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국제철도망의 개통은 주변 국가들과의 지원과 협력을 토대로 구축 가능한 것으로 남북협력에서 북한의 이탈을 방지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지속시킬 수 있는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남북 철도연결의 장애 요인
그러나 남북 철도를 연결하기 위해서는 유엔 제재조치 예외인정 이외에도 선결해야 할 과제들이 있다. 첫 번째는 철도 인프라 구축 문제이다. 남북철도가 유라시아 철도와 연결되기 위해서는 고속 전철화가 필수 요소인 바, 안정적인 전력공급시설이 확보되어야 한다. 이와 더불어 고속철이 통과할 수 있도록 철도 레일 및 교량의 전면 개축, 터널에 대한 보수 등이 요구된다. 또한 화물수송을 체계화하기 위하여 철도노선과 연결되는 연계 항만시설의 현대화·기계화 작업이 요구된다. 가장 우선적으로 개통이 가능한 부산-서울-원산-함흥-청진-나진-하산 노선과 부산-포항-동해-함흥-청진-나진항-하산으로 연결되는 한반도 동부회랑의 거점항만인 함흥항, 청진항과 나진항의 인입선 건설과 항만 현대화 작업이 추진되어야 한다. 두 번째는 법·제도적인 개선이다. 한국이 지난 6월 7일 국제철도협력기구(OSJD)의 정회원이 됨에 따라 철도법과 철도안전법 등이 국제철도 규범에 적합하도록 궤도, 플랫폼, 신호체계, 운행방식 등에 대한 개정작업이 진행되어야 한다.

특히 국가 간 통관을 원활히 할 수 있는 협약이 요구되며, 특히 러시아 지역의 광궤(1520mm)와 한국의 표준궤(1435mm) 간의 원활한 궤도 전환을 위한 기술개발분야 협력이 절실하다. 세 번째는 비용문제이다. 현재 북한 철도에 대한 조사와 연구를 수행하기로 합의한 바 고속철도건설을 위한 투자 추정규모는 350억 달러(Business Insider, 한국철도시설공단), 773억 달러(금융위원회), 경의선·동해선 연결에만 6조 4,000억 원(한국철도기술연구원) 등으로 기관별 격차가 매우 크다. 정확한 투자 규모는 체계적인 조사 후에 사업의 범주와 수준이 결정되어야 알 수 있다. 네 번째로 엄청난 자본이 투입될 것으로 추정되는 유라시아철도 연결작업을 2019년도에 시작된다 해도 실제적인 철도 사용은 2030년이 되어야 가능할 것이다. 그 시기에 현재 시점에서 기대하는 투자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인가의 문제이다. 부산↔유럽 루트에서 유라시아 국제철도가 경쟁대상인 기존 해상운송로 및 북극항로와의 운임경쟁에서 생존 가능할 지 여부이다. 2017년 TSR 운임은 FEU당 3,500~4,000 달러이며 전 구간 해상운송은 2,500~3,000달러 수준이다. 현재 부산↔유럽 루트에서 TSR 운송시간 해상운송의 절반 수준으로 고운임을 상쇄하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TSR 발차시간 지연에 따른 리드타임(lead time)의 불확실성이 운송시간의 단축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다. 2015년 TSR을 이용한 국제화물은 63만 9,417teu이며 중국향발 화물이 40만 600teu로 전체 국제화물의 62.7%를 점유하고 있으며, 한국향발 화물이 12만 2,500teu로 19.2%, 일본향발 화물이 6만 3,100teu로 9.9%를 점유하고 있다. 2016년 한국의 TSR 물동량은 7만5,000teu로 전년대비 약 39%이 감소하였다. 그 이유는 TSR 이용 화주들이 FEU당 해상운임이 TSR운임을 비교하여 500달러 이상 낮으면 해상운송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또한 동서간의 물동량 격차로 인한 컨테이너 수급과 통관 등에 애로요인이 있는 것을 감안할 때  TSR이 해상운송에 비해 절대적인 경쟁력을 가진다고 할 수 없다. 특히 북극항로 상설 이용 가능 시 TSR의 유일한 경쟁력인 시간의 단축 부분이 약화될 개연성은 존재한다. 그러나 해상운송 일변도에서 국제철도를 통한 대체 물류통로를 확보한다는 것은 운송로의 다양성 확보 차원에서 매우 의미가 있다.
 

남북철도 연결은 화물운송 중심의 나진항
남북철도의 연결은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사업이어서 개발 우선순위에 대한 문제가 제기될 수 있기 때문에 전략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첫 번째로 중국의 동북3성 화물이 훈춘에서 나진항을 통해 한국은 물론 남중국 및 일본 등지로 운송되며, 한국의 화물이 나진항을 통해 유라시아로 이동될 수 있도록 컨테이너화물 중심의 철도연결 방안이 고려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경부선과 경원선, 그리고 나진항을 경유하는 동해선 연결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나진항 개발은 국제적인 공조가 가능하고 이미 라선콘트란스가 설립되어 있기 때문에 TSR과 연계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고려해 볼 수 있는 것이 한국 동해선의 미연결 구간을 연결하여 동해선과 TSR의 연계하는 것이다. 이 노선은 동해관광공동특구를 통과할 수 있도록 하여 화물뿐만 아니라 여객수요가 발생할 수 있도록 추진하는 방안이 고려되어야 한다. 세 번째로 경의선의 개성 및 평양구간의 전철화이다. 이 노선은 앞으로 조성될 서해경제공동특구 관통하여 연결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네 번째로 고려해 볼 수 있는 것이 개성과 신의주를 연결하는 경의선의 전철화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북방물류의 대 중국 쏠림 현상을 방지할 수 있고, 러시아와 한국 간 다양한 자원물류 및 상품교역의 확대시킬 수 있다. 한반도 서부회랑의 경의선과 TCR을 연결하는 국제철도는 한국과 랴오닝성간 물동량 처리에는 효용성이 크지만 중국 자체물량의 증가로 부산-유럽 간 철도운송 활용도는 TSR 보다 낮아질 가능성 크기 때문에 후순위로 두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 
 

*△TKR: Trans Korean Railway
 △TSR: Trans Siberian Railway ? △TCR: Trans Chinese Rail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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