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운항선 IMO 규제정비, 일본 2025년 실용화 표방

유럽 세계 최초 완전자율선 양두형 페리 ‘파르코’ 등장

 

 
 

4차산업혁명 기술의 발전에 힘입은 자율운항선박 등장과 관련 국제규제 정비가 새해에는 한단계 더 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보통신기술(ICT)과 인공지능(AI) 기술의 진전추세에 따라 해운업계에서도 선박의 자동운항화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국제해사기구(IMO)도 관련 국제규제의 정비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일본의 경우도 국토교통성이 안전요건의 책정에 대한 실증사업 추진을 결정하는 등 국내외에서 자동운항선의 등장을 준비하는 환경정비가 추진되고 있다.
 

이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유럽에서는 선박에 대한 원격조정 기술이 확립되는 등 그동안 선진적인 대응이 가시적인 성과를 드러나기 시작했다. 롤스로이스가 공개한 완전자율운항 페리선 ‘파르코’호는 약 50km 떨어진 원격조작센터에서 감시와 제어를 한다.

IMO는 2018년 5월 제 99회 해상안전위원회(MSC99)에서 선박의 자동운항 논의에 착수했고 12월에 개최된 MSC100에서 규제(rule)책정을 위한 절차와 스케줄을 확정했다.

2019년 9월경까지 뜻이 있는 나라에서 분담해 자동운항선의 운항을 방해하거나 수정, 확인이 필요한 IMO 규칙을 특정하기로 했으며 일본이 그 역할을 맡았다. 또한 MSC102(20년5월)까지 필요한 IMO규칙의 개정 및 신규 책정 등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하는 2단계에 진입하게 된다.
 

 

일본 ‘자동조선(自動操船)’ ‘원격조선(遠隔操船)’ ‘자동이착잔(自動離着桟)’ 실증사업

원격조선에 NYK 참가, 그룹내 윙마리타임서비스 예인선에 실험 예정

이와관련 일본 정부는 2025년까지 자동운항선의 실용화를 표방하고 있다. 이와관련 종래의 IoT(사물인터넷화)기술과 빅데이터 해석을 활용한 선박 및 선용기기의 기술개발지원 ‘ⅰ-shipping(operation)’에 더해 안전요건의 책정을 위한 실증사업에 착수했다.

이 실증사업은 ‘자동조선(自動操船)’과 ‘원격조선(遠隔操船), ’자동이착잔(自動離着桟)‘ 3가지 기능이 대상이며 각각 실시 사업자가 확정됐다. 원격조선 기능의 실증사업에는 선사에서 NYK가 참가한다. 이제까지 NYK그룹은 항해계기 메이커 등과 공동연구를 추진해온 ‘유인원격조선시스템’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컴퓨터가 주변 정보를 수집, 통합, 분석해 행동계획을 작성하고 원격지와 본선상의 조선자(操船者) 승인아래 이 계획을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올해 후반에는 NYK그룹의 윙 마리타임 서비스가 운항하는 터그보트(예인선)에 이 시스템의 실증실험이 진행될 예정이다.

 

자동운항선은 완전 무인화 선박만 지칭하는 것이 아닌, 그 전단계로서 고도의 자동화단계에서 휴먼팩터(인적요인)를 보완하는 것도 포함하고 있다. 인적요인에 의한 항해사고는 스트레스, 피로, 집중력, 모티베이션 이라는 인간 고유의 성질에 기인한다고 분석되고 있다. 우선 고도의 기계 지원을 통해 휴먼팩터를 추적해 사고 감소와 노동부하 경감를 도모하는 접근방식이 구상됐다.

단계적 자동화에 관해 영국선급협회인 로이드레지스터(LR)가 지표를 책정했다. 6단계의 AL(automation level) 개념을 제시한 것이다. AL0은 사람이 모든 것을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며, AL1은 움직이는 주체는 사람이지만 기기를 활용해 정보를 수집하는 단계이다. 그 정보를 육상과 공유, 활용하는 단계가 AL2이며, 현재 일본선사는 이 단계 상황이다.
 

AL3는 ‘유인자율’로 계획책정을 포함해 기계가 오퍼레이션을 총괄하며 사람이 보조역을 맡는다. AL4 이상에서는 모든 것을 기계가 담당하고 본선 상에서 인적 개입이 사라진다. 완전자율과 원격조선으로 불리는 보다 고도화된 단계이다. 한편 완전자율과 원격조선의 실현에는 고사양의 설비에 대한 비용 타당성과 사이버 리스크 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LR, 자동화 레벨 6단계로 지표 책정

자동운항 피더‘컨’선 상용화시 200-300km 범위 해상운송 우위 가능성

롤스로이스 ‘파르크’ 400시간 해상 시운항 시연성공, 실용화 첫발 평가

자동운항선의 실현을 향한 대처가 가장 활발한 지역은 유럽이다. 노르웨이의 해운기업인 윌헬름센그룹이 대형 선용제조업체와 2018년 봄 자동운항선을 대상으로 하는 해운회사를 설립했다. 이어서 12월에는 선박추진시스템을 다루는 영국의 롤스로이스가 핀란드의 페리선사와 세계 최초의 완전자율운항선을 공개했다. 사이버공격에 대한 대응 등 아직 극복해야할 과제가 많지만 자동운항선의 실용화를 목표로 한 활동이 착실하게 진전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윌헬름센은 노르웨이의 콩구스베르트와 합작으로 자동운항선을 대상으로 하는 해운회사 ‘마스터리’사를 설립, 2018년 9월에 시동했다. 파트너인 콘구스베르크는 노르웨이의 비료대기업인 야라 인터내셔널과 함께 120TEU급 자동운항 피더 컨테이너선 개발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 선박은 2020년 1-3월에 준공돼 2021년의 완전 동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마스터리’사의 이사회 의장은 지난해 11월 방일중 “자동운항은 목표가 아닌 수단”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또한 “자동운항에 따라 선박의 간소화(투자비용의 억제), 운항비용의 절감, 안전운항의 고도화, 항만운용의 안전 및 효율화가 전망되며 연안부와 내륙부에서 지속 가능한 물류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이 자리에서 “피더 컨테이너선과 트럭에 의한 육상수송의 경합관계에 대해 “현재는 700-1000km이상의 범위에서 해상운송이 유리하지만 자동운항선에 의한 피더수송이 상용화된다면 200-300km정도의 범위에서도 해상운송이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롤스로이스와 핀란드 국영선사인 핀페리는 지난해 12월 투르크시 남부 다도해에서 롤스로이스의 Ship Inteligence 기술을 채용해 전장 53.8m 양두선(両頭船)인 ‘파르코’에 의한 완전자동운항의 모습을 공개했다. 양두선(両頭船)은 앞과 뒤에 모두 키를 달아서 전진과 후진을 할 수 있도록 만든 배를 말한다.
 

‘파르코’호의 선체에는 고도의 센서가 다수 부착돼 있어 실시간으로 본선과 주위 상황에 관한 정보를 수집한다. 그것들을 토대로 인공지능(AI)으로 장해물을 검지하고 충돌 등을 회피한다. 착안(着岸)과 이안(離岸)은 롤스로이스가 개발한 이착잔 시스템으로 자동으로 처리된다.
 

본선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융합해 상황인식 이미지가 작성돼, 선상과 육지간 통신을 매개로해 약 50km 떨어진 투르크시의 원격조작센터에 보내지면 동 센터에 상주하는 해기자(海技者)가 선박의 자율운항을 감시하고 필요에 따라 제어하게 되는 것이다.

롤스로이스는 현재까지 약 400시간에 달하는 자율운항선의 해상 시운항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사의 상선(商船) 부문 고위 관계자는 완전자율운항선 시연의 성공으로 자율운항선의 실용화를 향한 첫발을 내디딜 수 있었다고 말하고 이는 운항형태의 큰 변혁을 실증하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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