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과 함부르크를 잇는 블록트레인(Block Train)이 곧 범용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블록트레인 사업자인 폴주크 인터모달(Polzug Intermodal) GMBH사가 최근 러시아와의 합작법인 ‘차이나 익스프레스’를 설립하고 북경에서 함부르크까지 15일만에 주파하는 노선을 선보였다.


이 노선은 독일과 오스트리아, 폴란드, 체코, 덴마크, 스웨덴 등 6개국을 경유하는 서비스로 현재 각국과 구간별 운임비율 등 사업개시를 위한 세부사항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경~함부르크간 블록트레인’은 아시아와 유럽대륙을 획기적으로 연결하는 새로운 루트로 이의 활성화는 현재 유럽지역에만 국한돼 활성화된 블록트레인을 아시아전역으로 확대시키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블록트레인은 지금 세계가 집중하고 있는 ‘환경물류’에 적합한 친환경 운송수단인 철도를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해, 이의 활성화가 세계 전역으로 점차 확대되어 가는 추세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한국철도공사 주관으로 블록트레인이 도입·활용되고 있다. 2004년 1개의 블록트레인을 시작한 이래, 현재는 8개까지 확대 운행되고 있다.
‘물류중심국’ ‘친환경 에너지물류’, 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위한 수단으로 부각되고 있는 블록트레인의 효율적인 활용은 목전에 두고 있는 새로운 시대에서 또 다른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현재 한국철도공사가 운행하고 있는 ‘한국형 블록트레인’과 오랫동안 함부르크 항만청 한국대표부로 활동해 유럽의 선진화된 블록트레인 운영형태에 해박한 이호영 대표를 만나 그들의 사업내용과 우리나라 발전방향에 대해 들어보았다.   

 

 

(1) 코레일의 '한국형 블록트레인'

한국형 블록트레인도 확대일로

 

한국철도공사의 블록 트레인
한국철도공사의 블록 트레인

 

코레일 수익사업의 일환으로 2004년 첫 개시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한국형’으로 탄생

4월 초 코레일 주관의 블록트레인 사업에 GM대우자동차가 추가 편성됐다. 4월 1일부터 개시된 GM대우자동차의 블록트레인은 1일 1왕복(매일 2편)으로 매주 6회, 군산공업단지에서 생산된 수출컨테이너를 광양항역까지 직통으로 운송된다. GM대우는 이 블록트레인을 한 번 운송할 때마다 화물자동차 22대분에 해당되는 물량을 운송하고 있다. 


현재 GM대우의 블록트레인 연간 예상수송량은 2만 6,000 TEU. 이 물량을 블록트레인으로 수송하기로 결정하면서 GM대우는 연간 12억여원의 운송수입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다 화물자동차와 철도와의 톤/킬로당 온실가스 배출정도 등을 고려한 환경물류 측면에서는 대기오염발생 비용 15억여원과 온실가스 발생비용 9억여원 등 약 24억여원의 부수적인 사회비용 절감효과도 얻게 됐다.


코레일이 자사 수익사업의 일환으로 블록트레인을 운행하기 시작한 것은 2004년 10월부터이다. 코스만물류와 함께 오봉역~부산진역간 블록트레인 Ⅰ을 처음 운행하기 시작하면서 ‘한국형 블록트레인’이 탄생했다.

 

1개서 출발해 현재 단거리 구간까지 총 8개 운행
수송량 첫해 5,860TEU 올 28만TEU 예상 ‘괄목’

코레일의 블록트레인은, 자체화차와 자체 터미널을 가지고 항구의 터미널에서 내륙목적지의 터미널 혹은 수화인의 지정장소까지 남의 선로를 빌려 철도/트럭 복합운송을 제공하는 국제철도운송시스템을 서비스하고 있는 유럽의 블록트레인과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철도선로의 관리·이용권이 모두 한국철도공사에만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에 맞춘 ‘한국형 블록트레인’이라 할 수 있다.


코레일의 블록트레인은 2004년 사업개시 이후, 2006년 8월에는 삼익물류㈜를 주관으로 BT Ⅱ를, 2006년 9월에는 세방㈜를 주관으로 BT Ⅲ를, 2007년 5월에는 동부익스프레스를 주관으로 BT Ⅳ를, 2007년 8월에는 ㈜한진을 주관으로 BT Ⅴ를 오봉역~부산진역간에 운행함으로서 경부선에 총 5개의 Block Train(10개 열차)을 운행하고 있다.


또한 단거리 구간의 철도수송 활성화를 위하여 2006년 9월과 11월에 약목역~부산진역간 BT-SⅠ과 BT-SⅡ를 운행하기 시작한 후, 2008년 4월 1일에는 전라선의 군산역~광양항역간 BT-SⅢ를 운행함으로서 단거리 구간에도 총 3개의 Block Train(6개 열차)을 운행하고 있다.


이렇게 늘어나는 열차 수만큼 블록트레인에 의한 수송량과 운임수입의 증가폭도 괄목할만한 수준이다. 블록트레인 도입 첫 해인 2004년에는 수송량 5,860TEU, 운임수입 6억원 수준이었던 것이 불과 3년 뒤인 2007년에는 수송량 22만353TEU, 운임수입 164억원으로 시작초기 대비 약 27배 이상의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올해는 약 28만TEU의 수송량에 운임수입도 약 218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코레일 “고객이 원하는 곳까지 논스톱 운행”
일반화물열차와 경합시 블록트레인 우선취급

우리나라 현실상황에 맞춰 도입·운행하고 있는 코레일은 블록트레인 사업을 리드타임 단축, 서비스 품질경쟁력 향상, 가격 경쟁력 제고라는 3대 핵심전략을 가지고 운영하고 있다. 이의 실현을 위해, 일반화물열차가 운행도중에 다른 화물을 취급하기 위해 도중역에 정차하는 것과는 달리 고객이 희망하는 구간을 논스톱(non-stop)으로 직통 운행하고 있다.

 

열차운행 도중 또는 작업선 하역작업 시행에 있어 일반 화물열차와 경합될 경우 블록트레인을 우선 취급함으로서 고객에 대한 철도물류서비스의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철도물류 특성상 다단계 운송에 따른 한계를 극복하고 도로운송 등 타수단과 경쟁할 수 있도록 물류비용을 심층적으로 분석하여 고객의 물류비 부담을 충분히 고려한 가격을 상호 협정하여 적용하고 있다.

 

고객만족도 높여 철도중심 수송체계 구축
유럽 블록트레인 운영사와의 협력관계 도모
코레일은 앞으로 블록트레인의 운행을 고객과의 상생전략으로 운행구간은 물론 품목별, 화주별, 취급조건 등 다양한 방법으로 계속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의 일환으로 올 7월로 기간이 만료되는 블록트레인부터는 고객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여러 조건을 완화해 고객만족도를 제고할 예정이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철도경쟁력을 높여 고객자율로 장거리 운송의 경우 철도중심의 수송체계가 구축될 수 있도록 해 화주기업의 물류경쟁력 강화와 국가경쟁력 강화를 도모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장기적으로는 남북철도 연결에 따라 TKR-TSR·TCR을 통해 화물열차가 유럽과 연결될 경우 유럽에서 운행되고 있는 블록트레인 운영사와 전략적 협력관계 구축을 통해 국제경쟁력 제고에도 힘쓸 계획이다.

 

 

(2)유럽의 블록트레인
인터뷰/함부르크 항만청 이호영 한국대표

“북경~함부르크간 블록트레인, 세계물류흐름 변화 예고”

 

함부르크 항만청 이호영 한국대표
함부르크 항만청 이호영 한국대표

□ 유럽의 블록트레인 사업형태에 대해?
“기본적으로 유럽은 300km이 넘는 장거리에는 철도운송을 선호하는 환경이 이미 조성되어 있다. 장거리 수송에서 철도의 의존율은 7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유럽의 환경은 도로운송을 선호하는 우리나라와는 천양지차이다.

 

유럽의 블록트레인 사업자가 서비스하고 있는 내용은 자기화차와 화물터미널을 가지고 있으면서 철도오퍼레이터는 물론 철도와 도로 연결 수송과 포워더 영역까지를 포함하고 있다.”

 

□ 유럽시장에서 블록트레인의 화물수송 비율은?
“유럽시장에서 블록트레인의 화물수송은 아주 보편화되어 있다. 유럽은 상업철도가 아주 발달해 있어 현장에 가서 보면, 2분에 한 대꼴로 아주 빈번하게 화물철도가 운행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블록트레인을 활용한 유럽의 민간사업자는 사업규모 또한 상당하다.

 

국제블록트레인 서비스를 하고 있는 폴주크 인터모달사의 경우 연간 화물처리량이 15만 teu에 달한다. 이는 TSR의 연간 수송량이 14만 teu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 사업규모가 얼마나 큰지 짐작해볼 수 있다. 여기에 한 가지 덧붙이자면, 폴주크가 세계 많은 나라들과 연계해 이렇게 많은 화물을 처리하고 있지만 폴주크의 근로자는 160여명에 불과하다. 모든 서비스가 인터넷을 통해 상세히 제공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가 시행 중인 E-Service가 세계적으로 어느 정도의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지 다시한번 생각해볼만한 대목이다.”

 

□ 폴주크가 준비 중인 북경~함부르크간 노선에 대해?
“러시아 합작법인으로 설립된 ‘차이나 익스프레스(China Express)’를 통해 최근 북경~함부르크간 블록트레인을 준비 중이다. 98teu를 대상으로 지난 1월 첫 운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는데 15일만에 주파했다. 차이나 익스프레스는 현재 이 노선상에 있는 6개국과 구간별 운임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고, 이것이 마무리되는 대로 이 노선을 정규화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소요되는 15일도 11일로의 단축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 노선이 본격 운행개시되면 상당한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세계의 공장’으로서 세계 각국의 생산기지를 유치한 중국이 기*종점지라는 점에서 상당 규모의 수요가 예상되고, 특히 그간의 블록트레인이 해상 연계운송수단으로 활용됐다면, 이 노선은 해상노선과 경쟁할 수 있을 만큼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또한 ‘차이나 익스프레스’는 북경~함부르크를 모선으로 두고 많은 지선을 통해 사업의 다각화해 나갈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중국지역에서는 천진과 대련, 상해 등 주요 지역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렇게까지 확대되면 우리나라의 물류흐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예컨대, 유럽향 경인지역 화물은 더 이상 부산으로 내려갈 필요 없이, 황해만 건너면 유럽까지의 수송이 더욱 빠르게 이루어질 것이다.”

 

□ 국내 물류시장 효율화를 위한 조언은?
“친환경 운송수단이면서 경쟁력이 높은 블록트레인은 앞으로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이다. 유럽시장에서 블록트레인이 이렇게까지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에너지절감 운송수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로 최근 유럽의 물류경향은 친환경물류가 최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환경친화적인 운송수단인 철도를 가장 효율적이고 경쟁력있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인 블록트레인의 활성화는 매우 중요하다.

 

국내에서도 코레일을 중심으로 블록트레인이 운행되고 있지만 선로사용의 독점권이 한 사업자에만 국한돼 있는 것은 이의 발전을 도모하는데 한계가 있다. 유럽에서는 선로의 관리권만 한정되어 있을 뿐, 사용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쉽게 얘기해, 유럽의 철도는 우리나라 고속도로와 같은 개념이다. 통행권을 지불하면 어떤 사업자도 선로를 사용할 수 있다. 우리도 이러한 개념의 도입이 필요하다.

 

또 다른 측면으로는 화주들이 직접 화물의 운송을 컨트롤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유럽의 블록트레인시장에서 상당히 큰 고객이다. 하지만 그 고객의 주체가 화주기업 당사자가 아니라 그 지역 취항선사와의 계약으로 수송되고 있다. 화주가 직접 유럽시장은 물론, 현재 전 세계시장을 하나로 보고, 어느 노선이, 또 어떤 방법이 자사에 가장 효율적인 방안인지, 직접 검토하고 결정하는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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