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링크유, 트레드링스, 하버맥스...느리지만 틈새시장 개척

 
 

국내 해운물류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스타트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아직 스타트업 생태계가 해외에 비해 척박하고 좁은 환경이다 보니 속도가 더디기는 하지만, 우수한 아이디어와 사업화 사례로 시장을 개척해가는 회사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해외 선사들과 국내 대형 물류기업들의 경우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갖춘 유망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확보하고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해나가고 있다.

올해는 해운물류 분야에 우수한 아이디어를 보유한 예비 창업자 및 기업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다양한 공모전 뿐 아니라 스타트업을 육성, 지원하는 해양수산부 관련정책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주목할 만한 해운물류분야 스타트업 기업들을 소개한다.


해운물류분야 스타트업에서는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플랫폼을 통해 영업채널을 확대하는 선사와 물류기업들이 늘고 있으며, 중소형 화주에 대한 맞춤형 서비스 전략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015년 창립된 트레드링스는 국내 최초로 수출입 물류와 IT 솔루션을 결합한 수출입 물류 플랫폼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현대상선 출신 박민규 대표가 설립한 트레드링스는 독자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존 오프라인 위주의 수출입 물류 데이터를 온라인화하고, 산재되어 있던 △해상, 항공, 철송 스케줄 △터미널 스케줄 정보를 한 곳에서 실시간 확인이 가능하도록 제공하고 있다. 또 △물류비 비교 견적 △통합 화물 관리 시스템 등 화주와 포워더 각각의 업무 특성을 반영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복잡하고 불편했던 수출입 물류 시장을 혁신적으로 바꾸고 있다는 평이다. 지난해 11월 전 세계 수출입 물류가 가능한 모든 경로와 거리, 비용, 소요 시간, 효율성 등을 분석해 즉시 실행, 부킹이 가능한 옵션을 제공하는 신규 서비스 LINGO를 런칭했으며 올 1월에는 항공운송서비스까지 추가했다. 동사는 지난해 물류대상에서 물류새싹기업으로 국토교통부 장관표창을 수상한 바 있다.

지난해 1월 창립한 밸류링크유는 무료와 공유기반의 디지털 해운물류 플랫폼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옛 한진해운 출신들이 주축이 돼 설립된 밸류링크유는 수출입 물류 통합견적과 부킹, 물류컨설팅, 화물 트래킹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한국해양진흥공사, KOTRA, 물류창업공모전 등에서 입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현재 스케줄을 제공하는 국내 8개 선사들 중에는 팬오션과 두우해운이 트레이딩까지 참여하고 있다.

뇌파와 IT 기술을 융합한 안전관리

2016년 설립된 에이치에이치에스(HHS)은 ‘무선 뇌파 센서를 이용한 인공지능 기반 해양 근로자 관리 시스템'을 선보이고 있다. 이 시스템은 뇌파와 IT 기술을 융합한 안전관리서비스로 △안전모 미착용 및 졸음 알람 △응급상황(발작 및 가스흡입) △스트레스 관리 등을 지원, 안전관리 효율성 및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재해를 줄일 수 있다. 2018년 해양스타트업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부산시장상)을 수상했다. 동사는 “앞으로 투자 유치와 테스트베드를 통해 생체 데이터 분석 분야의 선두 스타트업이 되겠다”는 계획이다.

하버맥스는 2013년 설립된 해상솔루션 전문 회사로 마리콤 스테이션, 엘티언, 베이봇, CBM, 로란 등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하버맥스는 2017년 해양스타트업 경진대회에서 인공위성을 사용하지 않고 해안에서 해상 100km까지 통신하거나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으로 부산일보사장상을 수상했다. 동사는 지난해 6월 울산항만공사의 해양기업 육성사업에도 채택된 바 있다.

2017년 설립된 팀솔루션은 해양플랜트 공정을 실시간 3D 시각화하여 관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리얼 바이저'(Real-Visor)를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기존의 무거운 설계 데이터를 경량화, 최적화하여 모바일 기기에서도 거대한 해양플랜트를 실시간 3D로 표현할 수 있다. 2014년 창립한 마린윅스는 선박용 항해장비 및 자동화시스템 개발 전문기업으로 100% 국산화된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물류분야 스타트업 가장 많아

물류분야는 해운 보다 훨씬 많은 다양한 스타트업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기발하고 혁신적인 물류 서비스로 틈새시장을 발굴하며 기존 기업들의 자극제 역할을 하고 있다.

사업 안정화에 접어든 스타트업을 소개하자면, 우선 IT 기반의 물류 스타트업 메쉬코리아는 2018년 12월 월매출 100억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013년 설립된 메쉬코리아는 이륜차 기반의 물류 플랫폼, 장거리 배송 기술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으로 배달대행 서비스 부릉을 운영한다. 2018년 누적 매출은 730억으로 전년 대비 143% 증가해 2013년 법인 설립 이후 매년 기록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는 현대자동차, SK네트웍스, 미래에셋으로부터 375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고 SK직영주유소에 ‘부릉 스테이션’을 입점 시키는 성과를 올렸다.

전자상거래 전문 물류 스타트업 마이창고는 ‘풀필먼트’를 핵심사업 아이템으로 내세우고 있다. 동사는 소호몰과 물류창고를 연결하고 통합하는 물류 플랫폼이자 클라우드형 창고 시스템을 서비스하고 있다. 독립된 창고를 임대하기 어려운 소규모 온라인 셀러를 위한 물류 대행 서비스를 제공한다.

2016년 설립된 로지스랩은 화물운송 사업자가 디지털 혁신을 통해 성공할 수 있도록 물류 시스템, 핀테크, 데이터 기술 기반의 화물운송 운영·결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위킵도 풀필먼트와 핀테크 서비스를 제공하는 물류업체로, B2B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전통적인 물류시장에서 B2C를 개발했으며 국토교통부로부터 '2018 우수중소물류기업’ 인증을 받았다.

해양스타트업대회, 물류창업공모전 등 열려

국내에서는 해운물류분야의 다양한 스타트업 공모전이 열려 혁신적인 아이디어에 대한 사업화 기회를 주고 있다.

세계해양포럼이 주최하는 ‘해양스타트업 경진대회’는 지난해 3회째를 맞이하며 매년 열리고 있다. 수상업체들은 상금과 함께 센텀기술창업타운 입주 기회, 인큐베이팅, 후속 투자 유치 지원 등의 기회를 제공받는다. 물류창업공모전은 국토부,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 인천광역시 후원 등으로 매년 개최되고 있다.

지난해는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주최한 '해운분야 신사업 아이디어 공모전'이 열리기도 했다. 해양진흥공사는 해운업에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의 사업화 지원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당시 해양경찰청 해상교통관제과 김영습 계장과 김종진 경사가 '음성 딥러닝을 기반으로 한 선박 운항사고 예방 시스템'으로 최우수상을 받았다. 우수상에는 한국해양대 신정우·강기철·주민환·조성식 씨 팀이 제출한 '해수 플라스틱 정화를 위한 선박 정화시스템'이 선정됐고, 여수광양항만공사 송경준 과장의 '국적선대 재도약 지원을 위한 컨테이너 리스 사업'과, 밸류링크유 남영수 대표의 '해운 물류 디지털 플랫폼 서비스'가 장려상을 공동 수상했다. 이밖에도 한국해양대학교 해양벤처진흥센터,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 등에서 해운물류 스타트업 기업을 발굴, 육성하고 있다.

해운물류 스타트업 육성체계 ‘Maritime XL’

해양수산부는 올해부터 해운물류 분야의 스타트업 육성체계를 구축하고 적극적인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스타트업 종합지원 프로그램인 ‘Maritime XL(엑셀러레이터)’를 추진하여 인재 양성 및 스타트업 육성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인재 양성에서 사업화까지 스타트업 생태계의 전 단계를 지원하여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 성과를 낼 수 있는 지원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올해 안으로 해운, 물류 분야의 효과적 스타트업 육성방안(기존 지원사업 연계활용 방안 포함) 연구를 추진할 예정이다. 대학, 연구원 등 연구기반에 정부기관의 스마트 해상물류 수요 및 정보를 결합하여 관련 인재 양성 및 신규 서비스 창출에 나서기로 했다. 항만공사, 대학, 연구소, 지자체 협력 등을 통해 전담 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또한 스타트업, 중소기업 투자 활성화의 마중물로 해양모태펀드를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한국모태펀드 내 해양계정을 신설하여, 해양모태펀드의 주목적 투자대상(60% 의무투자)에 스마트 해상물류분야를 포함하여 관련기업에 대한 투자집중을 지원한다. 대상은 해양신산업 및 첨단기술 융합 분야 중소·중견기업으로, 스마트해운항만, 해양에너지, 해양바이오, 해양자원개발, 친환경선박, 첨단해양장비 등이 있다.|


 

 
 

밸류링크유 “해운물류산업 상생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선도”


팬오션·두우해운 온라인 트레이딩 참여, 올해 한국선사 14곳 모두 확보 목표


밸류링크유(ValuelinkU)는 2018년 1월 옛 한진해운 출신들을 주축으로 하여 설립된 디지털 해운물류 플랫폼 스타트업이다. 창립된 지 1년 밖에 안된 신생기업이지만 해운업계에 꾸준히 인지도를 확보해나가는 동시에 KOTRA, 해양진흥공사, 인천창조경제센터 등이 주최한 공모전에서 입상하는 등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1월 21일 마포에 위치한 본사에서 만난 밸류링크유 남영수 대표는 “한국 해운업에 도움이 될 무엇인가를 해보자는 고민이 창업으로 이어졌다”고 이야기했다. 한진해운에 1994년에 입사해 25년간 근무해왔던 남영수 대표는 “‘공유경제, 공유가치, 한계비용 제로화’를 기반으로 선사, 화주, 물류 모두가 함께 상생하고 디지털 포메이션을 리드하는 롱테일 혁명 플랫폼 기업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벤치마킹 대상으로는 ‘다음·카카오 비즈니스 모델’을 꼽았다.

남 대표는 “한국해운산업 재건 5개년 계획이 있지만 배만 짓는다고 해운업을 살리는 게 아니다. 영업활동의 확대는 제한적이다. 한국 화주가 한국 선사를 만나는 온라인 트레이딩을 무료로 제공함으로써 영업확대를 지원하고, 한국 해운기업을 사용하도록 유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밸류링크유의 온라인 트레이딩 서비스인 커머셜 플랫폼은 해운 직거래와 물류 견적서비스를 제공한다. 매치 메이커 방식으로 중소형 화주와 해운물류기업을 연결하며, 무료로 스케줄 및 운임비교 조회, 부킹 서비스를 제공한다. 오픈 레이트로 운임협상권은 해운기업에게 있다. 여기에 카고 트랙킹, EDI, 물류컨설팅, 지식정보 등의 서비스도 무료로 제공한다. 선사로부터는 부킹 1건당 5달러를 받는다. 이는 EDI와 고객서비스가 포함된 액수다.

남 대표는 동시에 통합운영 플랫폼을 개발하여 국내 해운물류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한다는 비전을 밝혔다. 한국선사들이 낮은 디지털 전환 비용으로 미래를 준비하도록 지원한다는 것이다. 올해와 내년 중점적으로 개발되는 ‘통합운영 플랫폼’은 마스터데이터, EDI&블록체인, 빅데이터, IoT&AI, 해운물류ICT 솔루션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올 1월에 해운물류 연구소인 ‘DT LAB(Digital Transformation Lab)’을 개설했다. DT LAB에서는 올해부터 2020년 2분기까지 현대상선과의 협업 프로젝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밸류링크의 플랫폼 이용자는 국내 중소중견 화주기업 3,000곳(KOTRA 연계)이며, 해운선사는 현대상선, 두우해운, 팬오션, 흥아, 장금상선, SM상선, 천경해운, 범주해운 8개사가 있다. 이중 트레이딩까지 하는 선사는 두우해운과 팬오션이고 나머지는 운항 스케줄만 제공하고 있다. 남 대표는 앞으로 트레이딩에 참여하는 선사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올해 안으로 한국 14개 선사들을 모두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물류 파트너사로는 판토스, 헬만월드와이드로지스틱스, J&WALONG, 람세스, GR로지스, 유수로지스틱스 등 6개사가 있다.

남 대표는 “2020년 하반기에 BEP(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처음 7명으로 시작했던 직원들은 현재 21명이 됐으며 오는 3월까지 IT 솔루션 개발자와 커머셜 플랫폼 직원 채용 등으로 40여명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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