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생존모드로 불확실성 철저히 대응하자”

 
 

현대상선 팬오션 고려해운, ‘내부 조직 역량 강화 및 협업’ 강조
SK해운 SM상선 흥아해운, 인사·조직개편 착수 신년사 비공개 전환

 

매년 해운업계는 CEO들의 신년사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새해 주요 경영방향을 밝히고 새로운 각오를 다져왔다. 기해년己亥年 새해를 맞이하여 현대상선 팬오션 고려해운 등 주요 해운기업 CEO들은 환경규제와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2019년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임직원들에게 급격한 시장변화에 대한 철저한 대응을 주문했다. 특히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래를 준비하자는 공통적인 메시지를 남겼다.

반면 SK해운 SM상선 흥아해운의 경우 과거 CEO의 신년사를 공개하며 한 해 사업계획 등을 밝혔던 것과 다르게 올해는 신년사를 외부 비공개로 전환해 눈길을 끈다. 이들 회사들은 내부 인사 및 조직개편 등 다소 어수선한 상황 가운데 올해는 조용히 새해를 맞이하는 분위기다.

현대상선, “2020년 이후 미래를 다지는 한해”

2만3천teu급 12척 운영 치밀한 준비, VLCC 5척 장기계약

현대상선에게 올해는 2020년 이후 비약적인 도약을 준비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 유창근 사장은 신년사에서 “올해의 성과에 따라 2020년 이후 우리 현대상선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2020년 2분기부터 투입될 2만 3,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을 차질 없이 운영할 수 있도록 영업, 운영, 운항 및 IT 등 각 부문이 서로 협력하여 치밀하게 준비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동시에 새해 1월부터 두 달 간격으로 투입될 5척의 VLCC 선박은 장기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스팟시장에서도 시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구조를 바탕으로 중장기적인 수익성 개선과 성장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상선은 이를 위해 올해 △글로벌 조직 쇄신 △클라우드 기반 차세대 IT 환경 구축 △화주서비스 강화와 마이크로 매니지먼트 △환경규제 선제적 대응 △본사의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 체제 등에 힘을 쏟기로 했다.

유 사장은 “인력보완 및 재배치, 조직 개편을 통하여 대형화에 준비하고, 클라우드 기반 차세대 IT환경 구축 등으로 업무 프로세스 혁신을 계획대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면서 “전사적 수익 개선 활동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인력과 조직의 역량 향상을 위한 교육 및 학습강화도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또한 “2020년 환경규제에 앞서 이미 세계 여러 국가에서 새로운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규제를 올해부터 적용하기 시작한다”면서 “경쟁사들보다 선제적이고 민첩한 대응을 통해 환경규제의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 사장은 “모든 해운전문기관은 올 한해 해운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치 앞을 보기 힘든 경영환경 하에서는 기민한 대응능력이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인 바, 전 세계 조직에서 수집된 정보를 본·지사간, 본사 부서간에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본사에서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데에도 힘써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특히 유 사장은 희귀종 대나무인 '모소 대나무'를 비유하며 “짧은 기간에 비약적으로 도약하는 것을 '퀀텀 리프(Quantum Leap)'라고 한다. 현대상선의 퀀텀 리프의 씨앗은 재작년에 뿌려졌으며, 2020년은 우리에게는 비약적 도약의 해가 될 것이다. 우리 모두 하나 되어 현대상선의 위대한 미래를 향해 서로 소통하고 응원하며 힘차게 전진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팬오션 “장기적 성장 위한 내실경영 확립”

수익기반 공고화, 리스크 관리능력 제고, 조직 역량 강화

팬오션은 올해 단기간의 외형성장을 지양하고, 장기적 성장을 위한 내실경영을 확립하는 한 해로 삼겠다는 방향을 세웠다. 이를 위해 △수익기반 공고화 △리스크 관리능력 제고 △조직역량 강화 △신규 수익원 확보의 4가지 전략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회사의 지속성장을 위해서 안정적인 수익기반 확보가 중요하다고 보았다. 이를 위해 핵심·전략 선주와 화주에 대한 고품질 서비스 제공을 통해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강화하여, 고객 충성도를 제고하고 높은 수익성을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동시에 보유 사선·장기용선대의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시황예측능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시장 변동을 수익성 확대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집중력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추성엽 사장은 신년사에서 “비용측면에서도 운항비와 선비, 선원비 등 모든 부분에서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절감 노력의 지속을 통해 저비용 원가구조를 구축하여 경쟁이 격화되는 시장환경 하에서 경쟁사 대비 원가 경쟁력 우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당부했다.

또한 추 사장은 “최근 해운업계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는 황산화물 배출규제 및 평형수관리협약 등 환경규제강화와 이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라면서 “금년에 관련 규제대처를 위한 사선 비가동일수가 500일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관련조직에서는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자세를 견지하고 시의적절 하게 대응하여 불필요한 사손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시에 무사고, 무재해 달성을 위해 각 운항 유관 조직에서는 현장과의 거리를 좁히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본선과의 원활한 소통으로 사고 발생 예방에 힘쓰며, 안전운항 프로세스 고도화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해줄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추 사장은 “거래처 부실에 따른 리스크, 파생상품 거래에 따른 리스크 등 업무상 상존하고 있는 리스크가 체계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현행 리스크 관리체계를 점검하고 개선방안을 지속 강구하여 리스크 관리가 수익 원천의 새로운 기회요인이 되도록 하자”고 말했다.

이와 함께 팬오션은 올해 임직원 개개인의 역량강화와 업무 프로세스 개선, 사내 조직간 유기적 협업체 강화를 추진한다. 또한 각 영업본부에서 신조, 장기용선과 연계한 장기운송계약 확보를 통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 구조 구축에 힘쓰기로 했다. 선박 연계 신규사업 및 해운인접·유관사업 등의 신사업 진출 가능성도 지속적으로 타진하여 미래성장동력 창출 노력을 지속한다는 전략이다.

추 사장은 “2019년은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한해가 될 것”이라며 “쉽지는 않겠지만 임직원 여러분의 열정과 노력이 있다면 오리무중의 이 시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격려했다.

고려해운 “생존모드로 불확실성 위기 극복”

글로벌 협업 강화, 원가절감, 내부 프로세스 정비

고려해운은 올해 ‘생존모드’로 불확실성의 위기를 극복하자는 경영방향을 세웠다.

고려해운 신용화 사장은 신년사에서 보호무역주의 확산, 신조 대형선박의 캐스케이딩과 대형선사의 인트라 아시아 시장 진입 가속화, 인트라 아시아 경쟁 심화, 2020년 환경규제 영향과 연료비용 부담 등 2019년의 불확실성 상황을 진단하면서 “2019년 우리 앞에 놓인 상황이 엄중하기 때문에 우리 모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용화 사장은 지난해에 이어 △본사와 해외조직간 글로벌 협업 강화 △원가절감을 통한 채산 극대화 △혁신과 성장을 지속적인 관리를 주문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올해는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내부 프로세스의 정비를 강조했다.

신 사장은 “우리는 향후 3년간 급격한 시장환경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생존에 중대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전환기에 있다”면서 “생존의 시기에는 냉정하게 상황을 직시하고 그에 대한 대비를 잘 한 기업만이 살아남아 다시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혹한기에 동물이 활동을 최소화해 에너지 손실을 줄이면서 체온을 유지하는 것처럼, 모든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품질을 유지하는데 전력을 다하는 생존모드를 통해 이번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임직원들에게는 “미래를 향해 멀리 내다보며 심층적인 분석력을 갖춘 인재가 되기 위해 ‘사실과 정보에 기반하여 판단하고’, ‘시황 변화에 역동적으로 대응하는’ 자세가 특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K해운 SM상선 흥아해운 신년사 비공개 왜?

올해 과거와 달리 CEO의 신년사를 공개하지 않은 해운기업은 SK해운, SM상선, 흥아해운이다. 각 회사마다 대표이사를 비롯한 내부 인사와 조직개편 작업 등이 마무리되지 않아 안정적인 조직을 구축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풀이된다.

SK해운은 지난해 SK그룹에서 분리돼 사모펀드 한앤컴퍼니를 최대 주주로 맞이하면서 1월초 이사회 멤버를 새롭게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집행임원제를 도입하면서 황의균 대표이사가 대표집행임원을 맡게 됐다. 회사 관계자는 “2019년 CEO 신년사는 시무식 이후 문서로 내부 공유를 하지 않아 외부 공유가 어렵다”고 전해왔다.

독자생존의 길을 걷고 있는 SM상선 역시 올초 새롭게 임원진을 대폭 물갈이했다. 1월 22일 신임 대표이사로는 현대상선 출신의 박기훈 부사장이 선임됐다. 2016년 한진해운의 미주 및 아주노선을 인수하여 출범한 SM상선은 지난해말 창립 2주년을 맞이했으며 김칠봉 부회장(대한해운, 대한상선 대표 겸임)이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왔다. SM상선 관계자는 “이번에 준비한 CEO의 대외용 신년사는 없다.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흥아해운도 대대적인 인적개편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12월말 박석묵 공동 대표이사가 일신상 이유로 사임하고 이윤재 회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바뀌었으며, 새해 정기인사에서 주요 임원들이 대거 물러나고 이준우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현재 올해 7월 사업개시를 목표로 장금상선과 컨테이너선 부문 통합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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