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해운업계의 두 번째 변화과제는 4차 산업혁명 대응전략을 수립하는 것이다. 1순위 변화과제인 에너지전환의 전략적 포지션에서 4차 산업혁명 대응전략을 수립해야하는 것이다. 이미 수립하여 시행하는 해운기업도 있겠지만 아직 수립하지 않은 기업은 ‘에너지전환포지션과 4차 산업혁명 대응전략’을 반드시 2019년 내에 수립해야 한다. 관련 변수들이 너무 근본적인 변화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매우 빠른 속도로 활성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주의해야하는 것은 ‘활용전략’이 아니라 ‘대응전략’이라고 표현하고 있는 점이다. 흔히들 4차 산업혁명하면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블록체인, 빅데이터, 5세대 무선통신, 핀테크, 로보틱스, 드론, 자율주행, 가상현실 등 신기술의 활용문제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 신기술 활용전략만 강조하게 된다. 물론 해운업계도 이러한 신기술 활용전략부터 수립해야 한다. 그러나 신기술이 한두 가지가 아니고, 여러 가지다. 그리고 여러 가지 기술들이 개별적으로만 활용되는 것이 아니고 융합적으로 활용된다. 뿐만 아니라 활용하는 주체도 일부기업만이 아니고 대다수 기업이 될 것이다. 또한 많은 사람들도 신기술을 활용할 것이다. 결국 4차 산업혁명은 인간의 생활을 바꾸고, 인간생활에 관련된 많은 시스템도 바꾸게 될 것이다. 따라서 해운기업은 고객과 세상의 변화에 능동적이고 전략적으로 순응하는 ‘대응전략’도 마련해야 한다. 
주의해야 할 또 하나는 해상운송에서 인건비와 자본비의 상대적 비중변화이다. 사물인터넷, 자율운항,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으로 무장한 인공지능선박은 전통적 역할을 담당하는 선원은 극소수만 필요할 것이다. 어쩌면 전혀 생각지 못한 임무를 수행하는 소수의 사람도 필요하게 될 것이다. 즉 새로운 역할까지 부여받는 소수의 승무원과 고가의 인공지능선박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세 번째 주의해야 할 점은 네트워크 혁신문제이다. 국제물류는 네트워크비즈니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화물이 바다를 건너는데 관련된 당사자들의 인적·물적 네트워크가 혁신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해운회사가 컨테이너선 대형화작업을 서둘러 마무리하고 통합물류사업자로 변신하려는 것도 네트워크혁신의 서비스개선 효과와 비용절감 효과에 주목한 것 때문이다. 많은 해운회사들은 오래 전에 통합물류업에 진출했다가 실패한 기억이 생생하기 때문에 또다시 시작하는 것을 우려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판단은 4차 산업혁명의 물류네트워크 혁신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즉, 사리판단을 4차 산업혁명 이전 기준에 근거하는 것이다.


네 번째로 주의해야 하는 것은 제조업과 유통업의 인공지능활용 보편화로 현장의 활용인력 수가 대폭 줄어든다는 점이다. 이 노동력 활용도의 변화는 생산공장과 물류센터의 대이동을 초래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50만 켤레를 생산하는 신발공장이 2명의 인력으로 운영될 수 있다면 대기업의 신발공장은 인건비가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조건이 불편한 개도국을 떠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결국 4차 산업혁명은 해운시장의 지리적 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으므로 해운회사는 시장대응에 탄력성을 부여해야 한다. 
다섯 번째로 주의해야 하는 것은 4차 산업혁명시대가 요구하는 인력문제이다. 경영자를 포함한 모든 직원들은 4차 산업혁명에서 활용되는 기술들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필요에 따라서는 기술전문가도 직접 고용해야 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4차 산업혁명의 기술들이 초래할 시장의 변화와 사회변화를 읽어낼 수 있는 실무인력을 양성하는 것이다. 이러한 인력문제를 풀어가는 것은 해운기업의 대응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대응전략 수립에서 여섯 번째로 주의해야 하는 것은 경영관련 의사결정시스템의 개편문제이다. 경영진의 새로운 지식 습득문제와는 별개로 의사결정시스템의 개편문제가 중요한 과제로 부각될 수 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의 활용은 의사결정조직과 참여자들의 역할을 변화시킬 것이다. 새로운 사회와 시장을 이해하는 것은 기본이고 의사결정 대상을 새롭게 설정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의 시스템으로는 복잡한 새로운 문제들을 바르게 풀어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해운회사의 대응전략에는 의사결정시스템의 개편도 포함되어야 한다. 
해운기업들의 4차 산업혁명 대응전략에서 잊지 말아야 할 마지막 주의사항은 자본, 인력, 시간을 특정문제에 집중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친환경선박 건조에 자금동원력을 집중하는 것은 격동기 생존력에 치명적일 수도 있다. 새로운 이슈, 새로운 기회, 고객의 새로운 문제 등 예기치 못한 상황에 경쟁사보다 빨리 대응할 수 있는 자본, 인력, 시간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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