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해운 강국 그리스의 해운기업 분석 

 
 

올 해의 세계경제 성장에 대한 세계 주요 기관의 전망치를 <표 1>에서 보면 거의 지난 해와 비슷하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세계 경제의 성장은 자원이 풍부한 나라에서 그렇지 못한 나라로 수출이 일어날 것이며 대부분의 철광석, 석탄 등 천연자원은 해상을 통해 수송되고 있다. 따라서 해상물동량도 세계 경제성장에 상당히 비례하여 성장할 것으로 생각된다. 즉 세계 경제성장이 2018년과 거의 비슷하여 해상물동량의 증가도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추정되어 해운산업의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기도 한다. 올 해 들어서 전반적으로 국내외 경제성장이 당초 예측보다 다소 더 감소할 것으로 보는 기관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세계 해운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이상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그리스의 선대는 계속 증대하고 있으며 어려운 국면에 비교적 잘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그리스 해운업은 세계 경제의 흐름과 더불어 세계교역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근거로 필요한 선대를 확보하여 이익을 창출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리고 때로는 해상운송 수입보다는 선박의 매매를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리스 해운기업의 현황 분석>
그리스는 2018년 말 기준으로 전년도에 비해 6.5% 증가(약2,500만 DWT)한 약 4억 1천만 DWT를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강의 해운업을 영위하고 있는 국가이다. 또한 2018년 그리스의 해운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선박의 수는 5,508척으로 2017년의 5,281척에 비해 227척이 증가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처럼 그리스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선복량을 보유하고 있으나, 그리스 해운기업은 소규모 형태의 가족 기업모델이 많다 보니 2018년말 현재 588개 기업이 영업을 영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표 2>에서 보면 1960년대 말 기준으로 369개의 선사가 있었으나 30년 후인 1998년에는 그 동안 2.5배 가량 증가한 926개사에 달해 기업 수를 기준으로 볼 때는 가장 절정에 달한 것을 알 수 있다. 1999년에는 그 전해에 비해 기업 수가 20% 가까이 감소하여 754사에 머물렀던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00년에 들어 90여 개 사가 증가한 후 2000년대에는 평균적으로 700사가 조금 넘는 수준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많은 나라의 해운이 어려움에 처하면서 부침이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위기 직후 그리스에서는 큰 변화가 없이 유지되어 왔으나, 2013년부터 해운기업의 수가 점차 줄어들어 2018년에는 588개로 보고되고 있다. 우리가 주목할 점은 그리스 해운은 소규모 기업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588개 해운기업 중 330개사는 4척 이하의 선박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표 2> 참고). 

 

 
 

그리스 해운기업을 선박 보유 척수별로 구분하여 보여주고 있는 <표 2>에서 보는 것처럼 4척 이하의 선박을 소유하고 있는 기업이 가장 많고 다음으로 5-15척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 30.6%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16-24척을 보유하고 있는 중견기업의 수는 29개사로 전체에서 점유하는 비중이 4.9%에 그치고 있다. 그런데 25척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의 수가 2018년 49개사로 2000년도의 23개사에 비해 거의 배 가까이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전반적으로 그리스의 해운기업의 선박 보유 척수별 추이를 보면 16척 이상을 보유 하는 기업의 수를 보면 1998년에는 30개 사에 불과 했으나, 2018년 현재는 78개 사로 증가하여 그리스 해운기업이 점차 대형화 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중규모 기업군에 속하는 기업 수는 크게 변하지 않고 있으나, 1990년대 말에 비해 기업 수가 급감한 것은 주로 4척 이하의 선박을 소유하고 있는 소규모 기업의 수가 감소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이 그룹에 속하는 기업은 669개 사에서 330개 사로 거의 절반으로 줄어든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그리스 해운기업의 규모가 다소 증가하고 있으나 여전히 소규모 기업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소규모 기업이 다수 존재하다니 보니 해운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매우 경쟁이 매우 심하고 이로 인해 그리스 해운은 생존하기 부단히 노력하는 가운데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고 이로 인해 오늘날 그리스 해운이 세계 최고의 위상을 갖게 되었다고 평가되고 있기도 하다.  

한편 <표 3>은 각 그룹에 속하는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선박의 척수를 기준으로 그 구성비를 보고하고 있는 것으로 E그룹(1-4)에 속한 기업의 수가 많다 보니 보유하고 있는 선박의 수도 많은 것을 알 수 있으나 그 비중이 점차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즉 2000년에는 67.6%를 점하고 있었으나 2018년에는 11.5%포인트가 감소한 56.1%에 그쳐, 소규모 해운기업의 비중이 다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16척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그룹인 A, B 그룹의 경우는 2000년도의 비중에 비해 거의 배 내지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중간 그룹에 속하는 경우는 크게 변화 없이 그 비중이 유지되고 있어 중견 해운기업의 기반은 탄탄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표 4>에서는 선박 보유 척수 그룹별 선복량을 보고하고 있는데, 2018년 기준으로 25척 이상 보유한 기업의 그룹 비중이 선박 척수만을 볼 때는 그 비중이 8.3%에 지나지 않으나 선복량의 비중은 66.8%에 이르러 이 그룹에 속한 해운기업의 보유 선박은 상대적으로 매우 큰 것을 알 수 있다. 1-4척을 보유한 그룹의 선복량 비중은 2010년에는 11.7%를 시현했으나 2018년에는 그 비중이 거의 7%포인트 감소한 4.8%를 보이고 있다. 5-8척 그룹의 구성비는 상대적으로 덜 줄어들었으나, 9-15척의 그룹과 16-24척의 그룹의 비중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16-24척을 보유한 기업의 2018년 선복량 비중은 9.2%로 2010년에 비해 9.5%포인트가 감소하였는데, 앞의 표에서는 이 그룹의 경우 선박보유 수는 상대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대규모 선박을 확보하지 않게 되어 선복량 비중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생각된다.  
이상에서 그리스 해운기업의 개괄적인 모습을 살펴보았다. 그리스는 소규모의 해운기업이 다수 존재하며 상호 치열하게 생존 경쟁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경쟁 환경 속에서 일부 기업은 세계에서 선복량을 많이 보유한 회사로 성장하며 오늘날 세계 1위의 해운강국으로 성장하는데 밑거름이 된 것으로 판단된다. 
다음에서는 그리스 해운기업의 성공요인을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그리스 해운기업의 성공 요인>
우리가 잘 알다시피 그리스는 고대부터 해양문화가 발달한 국가로 알려져 있다. BC 8세기경 호머가 저술한 고전 일리아드와 오디세이는 그리스인들의 해양 진출에 대한 기록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그리스인들에게 해양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하고 바다를 친근하게 여기게 한 것으로 사료된다. 특히 그리스가 기원전 480년에 페르시아의 침입을 살라미스 해전에서 아테네의 테미스토클레스 장군의 탁월한 리더십으로 승리하면서 해양세력이 힘을 얻게 되었다. 이를 기점으로 그리스는 에게해와 지중해를 중심으로 해상무역을 주도하게 되면서 오늘날의 해운이 자리매김하는데 큰 힘을 불어넣은 것으로 여겨진다. 근대에 들어 그리스 해운은 크게 세 번의 변동이 있었는데, 즉 1830년대 그리스의 독립전쟁 전후 시기에는 그리스의 해운기업이 런던으로 옮겨 갔고, 그 후 20세기 들어 해운기업이 런던에서 아테네로 왔다가 2차 대전 후에 런던으로 다시 이전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1970년대에 들어 해외에 있던 해운기업이 아테네의 피래우스항만으로 돌아와 해운클러스터를 형성하에 되었다(Icaza 외, 2009).

Icaza 외에 의하면 지난 3세기 동안의 그리스 해운은 두 가지 특성으로 요약된다고 하는데, 그 첫째는 가족 및 그리스 민족 간의 강력한 유대로 전문성을 공유하면서 해운시장 정보, 금융 및 보험 등에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두 번째의 특성으로는 그리스 선주들은 국내외 경제 및 정치적 국면에 따라 기업의 입지를 유연하게 바꿀 수 있는 능력과 의지를 보유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앞에서 살펴 본 것처럼 2018년 현재 그리스의 해운기업의 수는 588개 사이며 보유선박 수는 5,508척이고 또한 이들 기업의 보유 총선복량은  4억 1천만 DWT로 보고되고 있다. 2008년 이후 해운경기가 여전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그리스는 선대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는 그리스 해운산업의 경쟁우위 그리고 해운기업 자체의 자원과 구조적 특성을 중심으로 그리스 해운기업의 성공요인을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Icaza 외가 그리스 해운산업의 클러스터에 대한 연구를 통해 그리스 해운의 경쟁우위를 Porter 교수의 다이아몬드형 접근을 통해 분석한 것이 [그림 1]에 잘 정리되어 있다. 먼저 투입요소 측면을 보면 그리스는 오랫동안 그리스 민족의 몸에 깊숙이 스며든 해양문화 덕분에 해운에 대해 매우 우호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다수의 우수한 해운교육기관 및 연구소 등이 있어서 해운전문가를 충분히 양성할 수 있었으며, 이들은 또한 해기사로서 그리고 해운기업에서 다년간 근무하면서 해운기업의 경영 노하우를 충분히 축적하게 되어서 오늘날 그리스 해운의 성공을 이끌 수 있게 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두 번째로는 기업전략과 경쟁 측면에서 볼 수 있는데, 해운시장의 진입 장벽이 낮아 치열한 경쟁이 발생하고 시장의 세분화가 가능했다고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경쟁 속에서도 상호 협력을 위한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정책면에서 세제 등에서 혜택이 컸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 번째로 수요 여건을 보면 국내시장이 작다 보니 물량 확보 등에서 매우 불리하나 경제력이 튼튼한 EU시장에 직접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점은 강점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연관 및 지원 산업면을 보면 우수한 항만클러스터, 기자재 및 관련 서비스 등이 잘 발달되어 있다는 점이며 반면에 관련 산업 간에 연계성이 취약하거나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경우도 있고 관련 산업이 쇠퇴하거나 비효율적으로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Icaza 외가 분석한 이러한 접근은 그리스 해운산업의 전반의 발전에 어떠한 요소들이 중요하게 영향을 미쳤는지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거시적 접근 외에 그리스의 많은 해운학자들이 그리스의 해운기업 발달에 대해 분석하고 있는데 여기서는 2007년 Theotokas가 그리스 해운기업의 발달에 있어서 어떠한 요인이 중요하게 작용했는지를 기업내부 관점에서 규명하고 있는 것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그림 2]는 Theotokas가 그리스 해운기업의 조직과 경영에 대해 분석하면서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그리스 해운기업의 특성과 성공 요인을 이해하는데 비교적 잘 정리한 것으로 생각된다. 여기서 우선 그리스 해운기업의 성공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해운기업자체가 확보하고 있는 자원이 중요한데, 즉 그리스 해운기업은 우수한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며 그리고 그리스에서는 많은 유능한 인재들이 해운기업의 창업에 도전하는 기업가정신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마치 미국의 실리콘밸리에서 우수한 청년들이 IT기업의 창업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것에 버금가는 것으로 생각된다. 해운교육기관에서 훈련을 받은 해기인력들의 풍부한 승선 경험과 해운기업에서 종사하고 습득한 해운 전문 지식을 보유한 인력을 충분히 확보한 점도 그리스 해운기업의 성공적인 경영에 큰 도움이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기업내부자원의 관점에서의 특성과 더불어 그리스 해운기업이 갖고 있는 구조적 특성으로는 우선 가족 중심의 해운기업이라는 점이다. 이는 Icaza 외에서 지적하고 있는 것으로 가족간의 끈끈한 유대관계를 통해 정보 및 자본을 공유하면서 해운기업을 성공적으로 경영하고 있는 것이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이처럼 가족 중심으로 해운업을 영위하다 가족 중 일부가 새로운 기업을 창업해 분사해 나가는 경우도 허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환경이 그리스 해운이 특정 영역 즉 벌크와 탱커에서 가장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된 것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세 번째 특징으로는 그리스의 해운업에 있어서 기업가 내지 창업자로서 갖는 철학과 기업문화를 들 수 있는데, 즉 그리스에서는 해운업을 가장 중요한 산업으로 여기고 이 분야에서 창업을 한 경우 여러 대에 걸쳐 가업을 이어 가면서 기업의 성장을 이끌어 간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주목받는 점은 그리스 해운기업이 경쟁을 하면서도 서로 믿고 협력하는 네트워킹을 잘 구축하고 있다고 하는 것이다. 이러한 네트워크를 통해 해운기업은 거래비용의 절감, 외부경제효과, 정보공유, 해운업의 지식기반 제고, 그리고 외부환경변화에 잘 반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마간산 격으로 그리스 해운기업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보았는데, 그리스에서 해운업은 우리의 반도체에 버금하는 비중을 갖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다 보니 그리스의 유능한 인재들이 이 산업에 종사하게 되고 특히 승선경험과 해운기업에서의 다년간의 경력을 쌓은 후 창업을 시도하기도 하여 그리스 해운에 새로운 활력소를 불어넣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다수의 해운기업이 지속적으로 창업되다 보니 경쟁이 치열하고 이는 효율적 경영과 시장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근거로 투자 판단을 하게 하여 그리스 해운의 번영을 가져온 것으로 생각되기도 한다. 서로 경쟁하면서도 각종 정보를 공유하면서 해운산업의 발전을 도모한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은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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