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10년간 해운시장 환경규제, 연료비, 기술개발, 선복감축이 좌우”

  10월 22-24일 부산 벡스코 ‘디지털과 그린오션’ 주제로 15개 세션 진행
  기조발제 “친환경 규제들이 ‘구형선박’과 ‘투자하지 않는 선사’ 걸려낼 것”


향후 10년간 해운시장은 환경규제와 연료비, 기술개발, 선복감축 등 요인이 좌우할 것이며, 기후변화에 따른 국제사회의 친환경 관련규제들이 ‘구형선박’과 선대의 업그레이드와 투자를 꺼리는 ‘선사’을 걸러내는 ‘필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부산에서 개최된 ‘2019 코마린 컨퍼런스’기조연설에서 Stavros Hatzigrigoris 그리스의 마란가스마리타임의 관리이사가 밝힌 내용이다.


‘2019 코마린 컨퍼런스(KOMARINE Conference)’가 ‘디지털과 그린오션’이라는 주제아래 10월 22일-24일 3일간 해사산업계의 국내외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부산시 벡스코에서 개최됐다. 격년으로 개최되는 KOMARINE 박람회 기간의 부대행사로 진행되는 ‘코마린 컨퍼런스’는 매번 해운조선업계의 현안을 주제로 관련분야 국내외 전문가들의 다양한 발제를 통해 정보를 상호 교류하는 장이어서 세션마다 많은 관계자들이 참석하고 있다.


이번 컨퍼런스의 주제도 지속가능한 해사산업계의 미래를 위한 과제인 4차산업 혁명을 이끌고 있는 ‘디지털’과 인류생존의 지속가능성 차원에서 요구되고 있는 ‘그린 오션’이 관련산업계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의적절했다. 

이번 코마린 컨퍼런스는 모두 15개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돼 참가자들은 관심분야와 참여 목적별로 참여할 수 있었다. 여러 세션 중에 ‘디지털라이제이션과 새로운 해운패러다임’, ‘차세대 바다(sea) 에너지’, ‘자율운항선박(MASS)’, ‘그린쉬핑(Green Shipping)’, ‘신 연료(New Fuel)와 선박설비’, ‘러시아기자재시장 진출전략’, ‘수소(H2)에너지 친환경도시’ 세션이 주목할만했다. 그밖에 ‘유라시아(Euraia) 국제비즈니스 컨퍼런스’와 ‘국제 표준화’, ‘IR세션’ 등 컨퍼런스는 3일간에 걸쳐 진행됐다.


‘디지털과 해운패러다임’을 비롯한 해운 및 해사산업계의 현안을 다룬 세션이 진행된 컴퍼런스룸에는 한쪽 벽면에 ‘수소 해양도시 구축 심포지엄-수소 에너지 부산의 미래입니다’ 라는 캐치프레이즈가 크게 걸려 있어 눈길을 끌었다. 미래의 에너지로 조명받고 있는 수소에너지를 통한 도시구축에 부산시가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Ship Emission 2020, 2030, 2050 and beyond’-기후변화와 해운
“정부, 오일메이저, 차터러, 조선업자들이 협력하는 시대 도래할 것”
“선박건조 高비용 新선박금융방식 야기, 국영·오일메이져 선대 컴백”

 

 
 

코마린 컨퍼런스의 첫 발제는 그리스 마란가스마리타임(Maran Gas Maritime Inc)의 Stavros Hatzigrigoris 관리이사가 ‘Ship Emission 2020, 2030, 2050 and beyond’을 주제로 발표했다. Stavros Hatzigrigoris씨는 인류의 둠스데이 시계(doomsday clock)를 시대별로 보여주며 2019년 현재 ‘핵위험’과 ‘기후변화’로 인해 시계침이 ‘자정 2분전 상황’이라고 설명하고, 기후변화가 해운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IMO(국제해사기구)가 추진하고 있는 NOx 규제와 SOx 규제, 온실가스(GHG) 배출감축 동향을 설명한 뒤, 기후변화에 따른 선박연료의 장기적인 솔루션으로 해운업계가 선택했거나 검토 중인 대체에너지로 LNG, LPG, 메탄올, 암모니아, 바이오연료(fuel), 하이드로겐(Hydrogen), 카본 콥쳐(Carbon Copture), 배터리, 풍력 등을 소개하며 각각의 이점과 과제에 대해 언급했다. 또한 그는 미래해운의 선박인 그린십을 오시마와 바르질라, DNV-GL이 2030년 선박으로 컨셉디자인한 울트라막스 벌크선박을 소개하며, 이 선박의 연료는 LNG연료와 태양광(솔라패널)과 배터리가 이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솔라패널과 배터리는 현재 개발 중이다.  
Stavros Hatzigrigoris 이사는 “NOx, SOx, CO2, EEDI 등에 대한 대응을 전체적으로 접근해야 하며 기술문제는 정치적인 요인에 의해 좌우되지 말고 기술과학 측면에서 취급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친환경선박과 친환경 물류로 인해 자본비용(CAPEX)가 증가하고 있는 현실도 짚었다.


그는 “친환경 관련규제들이 ‘구형 선박(obsolete tonnage)’과 선대의 업그레이드에 투자하려 하지 않는 ‘선사(operator)’을 걸러내는 ‘필터(filter)’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면서, “점점 더 높아지는 선박건조비용이 선박금융의 새로운 방식을 야기할 것이며 신조선박의 건조 및 운항비용은 다른 이해당사자들(stakeholders)과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그는 앞으로 국영(state owned) 또는 오일메이져 소유(oil major owned) 선대의 컴백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그는 “과거 역사에서는 해운의 장단기 사이클이 수요공급 균형의 영향을 받았지만 향후 10년간은 환경규제, 연료비(운송비용 절감을 위해 효율적인 선박이 필요하기 때문에 좀더 비싼 연료 이용해야하는 상황), 기술개발, 선복감축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또한 그는 전통적인 해운 사이클이 붕괴되고 지속가능한 해운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 정부와 오일메이저, 차터러, 조선업자들이 협력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한 뒤, 지금까지는 해운이 오염이 비교적 적은 수송산업이었지만 ‘제로(0) 배출’을 장기적인 목표로 삼은 이후 환경규제들이 해운업의 미래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임을 강조했다.
기존발표가 끝나고 한 참가자가 SOx규제 대응방안의 일환인 스크러버의 장착을 위한 투자가 2020년이후에도 계속될지를 물었고 Stavros Hatzigrigoris 이사는 “고유황유와 규제적합유의 가격차이 추이에 달려 있다”고 답변했다.  

 

“해운업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 디지털 형식의 데이터 필요”
“빅데이터 강력하지만 기만적 이용 가능성, 명확한 가설과 조건 적용돼야”

 

 
 

이어서 덴마크 Seaintelligence의  Lars Jensen 사장이 ‘디지털라이제이션과 새로운 해운 패러다임’을 주제로 발표했다. Lars Jensen 사장은 ‘디지털 전환-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를 소주제로 “신기술이 좋지만 실제 해운업계가 신기술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를 점검해봐야 한다”고 말하고, 신기술 이용의 비전으로 △컴퓨터 지원항해 △자동운항선박 △지능적 관리항해 △공급망의 투명성 △엔드투엔(end to end) 물류 최적화 등을 꼽았다. 


Lars Jensen 사장은 “그러나 디지털기술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10년과 20년전에도 디지털 기술은 존재했지만 꽃피지 못했는데 그 이유를 생각해봐야 한다”라면서, “디지털라이제이션에는 정보의 디지털화가 필요하며 데이터의 가치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디지털 형식으로 만들어야 업계가 이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데이터의 센서화를 통해 화물추적, 연료품질의 분석과 관리 등이 가능하며, 블록체인을 통해 위조가 방지된다고 하는데 이때도 데이터 자체의 오류가 없어야 한다”강조했다.
Lars Jensen 사장은 빅데이터의 오용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통계적으로 유효한 결과를 얻으려면 많은 정보를 확보해야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빅데이터가 주목받고 그 효과도 강력하지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빅데이터가 기만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다. 그는 “빅데이터에 명확한 가설과 조건이 적용돼야 제대로 된 빅데이터 분석이 가능하며 이를 위한 시험과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Lars Jensen 사장은 “항만과 선박의 100% 자동화는 어렵다. 완전 자동화를 추구한다면 이루기 힘든 목표”라는 견해를 밝히고, 해운업계에는 “신기술의 약속에 눈이 멀어서는 안된다. 현실적으로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자율운항선박도 인간이 완전 배제되는 것이 아니라며 “비상시 일정정도 사람의 의사결정과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사람의 의사결정도 늘 팩트에 기반하고 있지만은 않다는 점을 자사 컨설팅 결과를 통해 설명했다. 1997년과 2014년 조사한 결과, 의사결정의 10-12%가 팩트에 근거하고 88-90%가 사람의 직관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발표했다. 사람의 의사결정이 팩트에만 기반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 드러난 것이다.


디지털화와 관련 사이버 보안의 확보도 중요하게 지적됐다. 또한 대기업은 스타트업기업을 참여시켜 디지털화와 관련된 현실적인 문제를 점진적으로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끝으로 Lars Jensen 사장은 “현재 디지털화는 점진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고 앞으로도 너무 빠르지 않게 점진적인 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발제에서 한국해양수산연수원의 장은규 교수가 ‘한국선박관리산업의 기회와 위기’를 주제로 자율운항선박의 등장과 함께 변화를 맞이할 선박관리업에 대해 발표했다.


‘2020 선박연료, 설(myths) 사실(facts)’
 5가지 시중 VLSFOs 문제점 우려에 팩트체크로 근거없음 주장,
블렌딩 연료여서 “HFOs도 블렌딩유다”  규제준수 2020년의 문제 “너무 늦다”
 Cat Fines문제 “평균적으로 HSFOs와 같은양, 밀도와 점도 낮아 제거 더 쉬워”


덴마크 Vureau Veritas의 Chalotte Rojgaard 마린연료서비스 글로벌본부장이 ‘2020년 선박연료, 설(myths) 사실(facts)’을 주제로 주제발표에 나섰다. 그녀는 시장에 떠돌고 있는 5가지 설(myths)을 제시하고 관련 사실(facts)을 확인하며 ‘근거없음’을 팩트체크 방식으로 조목조목 설명했다.

우선 ‘SOx 0.5% 미만의 VLSFOs가 블렌딩된 연료여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설에 대해 그는 “HFOs는 항상 존재했으며 블렌딩된 연료였다”는 사실을 들어 반박했다. ‘규제준수는 2020년의 문제’라는 설에 대해서는 “2020년에는 너무 늦기 때문에 규제준수는 2019년의 문제”라며 “준비가 성공의 열쇠”라고 강조했다. 다음으로 ‘VLSFOs의 구체적인 사양(仕樣)이 없다’는 설에 대해서는 “ISO8217이 ULSFOs(황산화물 0.1%미만), MGO, HFO뿐만 아니라 VLSFOs에도 적용된다”라고 반박했다.


또한 ‘2018년 선박연료사고가 2020년을 경고하고 있다’는 설에 대해서도 “2-3년만에 고질적인 사고 케이스가 발생한다. 2018년에 발생한 사고는 전적으로 고유황유였으며 그러한 케이스는 지금도 여전히 나타나고 있다”면서, “유해한 종류의 블렌딩의 조짐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Cat Fines가 VLSFOs의 가장 큰 문제가 될 것’이라는 설에 대해서는 “최대 1%의 선박연료는 HSFOs보다 평균적으로 좀더 많은 Cat Fines을 포함하고 있다. 지금까지 데이터는 VLSFOs가 평균적으로 HSFOs와 같은 양의 Cat Fines을 갖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러나 VLSFOs는 밀도와 점도가 낮아 Cat Fines을 제거하기 더 쉽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Chalotte Rojgaard 본부장은 VLSFOs의 벙커링 항만별로 샘플을 테스트한 결과, 공급업체마다 연료품질이 다르게 나왔다고 밝히고 “싱가포르의 연료가 점도가 높고 부침이 적은 것으로 나왔다”고 덧붙였다.  


‘그린십’ 세션= Eco-Smart미래선박
“정부와 선주, 조선소, R&D센터, 설비제조사, 시험검증기관 등 협력해서 만들어야”

 

 
 

‘그린십’ 세션에서는 한국선급(KR)의 관계자들이 연사로 나와 ‘선박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NOx, SOx, PM의 동시감축기술 도입-박성준’과 ‘Eco-Smart 미래선박의 도래-전강우’ ‘글로벌 Sulphur Cap 2020, 선박이행계획서 준비방법-김양곤’을 발표했다.

전강우 KR 과장은 친환경 스마트 미래선박은 연료, 기자재, 선체 등이 다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 선체중심에서 앞으로는 추진시스템과 동력 중심의 개발로 바뀌어야 한다면서 “정부와 선주, 조선소, R&D센터, 설비제조사, 시험검증기관 등이 함께 협력해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선박연료의 변화시대를 맞아 선사가 어떠한 연료 솔루션을 선택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KR 관계자들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선사가 다변화된 선택을 해야 한다”면서 “한쪽에 올인하지는 않는게 좋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한 이 세션의 사회를 맡은 김연태 KR 상무는 “가스시대가 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지만, 신조발주 동향을 잘 주시해야 할 것”이라면서, “가스시대가 생각보다 더 빨리 오지 않겠나 하는 예측을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러시아, 지금부터 10년이 기회다’
한편 한국 해양조선기자재의 러시아진출 전략을 다룬 세션에서는 한국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의 강남영 러시아본부 대표가 발제를 맡았다. 강 대표는 ‘러시아, 지금부터 10년이 기회다’라고 주창하면서 러시아 조선기자재시장의 현황을 짚고 러시아 진출의 배경과 문제, 방법 등을 설명했다.
강남영 대표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러시아의 조선현황은 총 170척 가운데 51척이 진수 상태이고 90척은 선주사에 인도됐다. 현재 150척이 건조 예정이며 이는 세계 시장의 3%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러시아정부는 2035년까지 어선 216척, 연구선 47척, 아이스브레이커선 11척, 에너지부분 선박 90척, 상선대 45척, 수로 및 sea-river급 선박 385척 등 총 894척을 건조할 계획을 수립해 놓고 있다.


러시아는 최근 높은 수입의존도를 줄이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기존에 70-90%에 달했던 대외 수입의존도를 2020년에는 50-60%로 줄인다는 정책을 전개하고 있다. 조선산업의 수입제품 점유율도 ‘2015년 러시아연방 조선산업 수입대체계획 발표’에 따라 2020년까지 10%까지 줄이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KOTRA는 2018년말 기준으로 러시아 정부가 주도하는 선박기자재 수입대체화정책이 단기적으로는 효과를 보기가 어렵다고 예측했다. 


러시아가 조선기자재로 수입하는 주요품목은 엔진, 디젤발전기, 기어박스, 스티어링 기어, 윈치, 펌프, 분리기 등이며, 러시아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품목은 파이프와 케이블 등으로 80%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 조선소는 자국내 조선기자재보다 수입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산 기자재가 수입제품보다 평균 28% 가량 더 비싸기 때문이며 품질면에서도 수입제품을 선호하고 있다.
강 대표는 러시아산업부의 자료에 따른 2035년까지 선박발주계획 등을 토대로 잠재바이어가 90개사, 핵심 바이어가 11개사 등이라며, 앞으로 10년간 국내 조선해양기자재 제품의 러시아 진출이 전략적으로 모색될만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업체의 러시아진출은 이성으로는 이해할 수 없고 상식의 잣대로도 잴 수 없는 특이한 나라라는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현지화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지적했다. 그러나 러시아 조선소의 기자재 수급 공백화 현상에 대한 ‘탈출구 역할’과 러시아 국산화와 현지화 정책에서 최적의 ‘파트너 역할’, 한국 기자재기업의 ‘수출기업화 기반 수립’을 통해 한국의 기자재기업들이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단계별 현지화정책의 대응전략 추진방안까지 제시하며 “러시아는 오직 가슴으로만 믿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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