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 이형철 회장
KR 이형철 회장

최근 우리나라의 인구구조가 급격히 고령화되면서 많은 관심이 이 과제에 집중되어 논의되고 있다. 특히 고령화로 인해 경제·사회 전반에 영향을 크게 줄 것으로 많은 연구에서 밝히고 있다. 그런데 고령화가 해운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연구는 아직 미흡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는 인구의 고령화가 해운업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여겨 깊이 있는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종국에는 고령화는 해운종사자의 구성비 그리고 해상물동량의 변동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아직 고령화가 해운 및 해양관련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연구가 거의 진행되고 있지 않는 시점에서 하나의 화두를 던지는 차원에서 인구학에 일천한 필자가 관련 자료를 모아 고령화와 해운업에 대해 간단히 정리해보고자 한다.
 

 
 

고령화 추이 및 원인
[그림 1]에서 보는 것처럼 우리나라는 총인구중 노령인구(65세 이상)의 비중이 7%를 넘는 고령화사회가 2000년부터 시작되어, 2018년부터 고령인구 비중이 14%를 능가하는 고령사회로 진입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2025년도부터는 고령인구가 20% 이상 되는 초고령사회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인구구조의 변화는 우리 경제 및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이미 저출산으로 인해 의료분야에서도 소아과나 산부인과의 입지가 상당히 저하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에 따라 아동 관련 제품생산의 기업에도 큰 타격을 주고 또한 취학아동의 급감으로 초중등 나아가 대학교의 학생 확보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농촌의 많은 마을은 거의 공동화 상태에 접어들었으며, 한 군에 신생아 출생이 아주 드문 현상으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정부도 고령화와 저출산 대책을 위해 많은 노력과 정부 재정을 투입하고 있으나 큰 성과는 없는 것으로 평가가 되고 있다.

인구문제 관련 모든 조직은 상호 협력을 하여 우리가 처한 인구감소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실행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인구의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것은 무엇보다도 신생아의 출산이 저조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림 2]에서 보는 것처럼 2018년에는 합계출산율이 1이하로 떨어져 출생아 수는 327,000에 그치고 있다.
 

 
 



[그림 3]은 OECD 주요국의 출산율을 보여주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2018년 0.98로 OECD 평균인 1.65에 훨씬 못 미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면 생산연령인구 1백명당 부양 노인인구가 2017년 18.8명에서 2030년에는 38.2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생산연령인구 1백명당 부양인구는 2017년 36.7명에서 2030년에는 53.0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여 사회적으로 여러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나라의 인구 고령화 원인으로는 개략적으로 보면 앞에서 언급한 저출산과 기대수명의 연장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저출산의 요인으로 여성의 취업확대, 양육비 및 주거비의 급증, 결혼과 가족관의 변화 등이 언급되고 있다(전광명, 2017). 기대수명 연장에는 무엇보다도 의료기술의 발달이 가장 크게 기여한 것으로 생각되며, 다음으로는 복지지출의 증대와 소득수준의 증대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그림 4]는 통계청에서 추정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장래인구에 대한 추이인데, 추게 연도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2030년대에 정점에 도달한 후 인구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절대적으로 인구가 줄어들게 되어 노동공급이 감소하고 나아가 소비 및 투자 등에 있어서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인구 감소로 인해 경제성장 및 산업구조의 변화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또한 해운업에도 여러 가지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고령화와 경제성장 및 산업구조 변화
고령화로 인하여 경제성장률이 어느 정도 감소하는 것은 여러 연구에서 밝혀지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에 대한 연구는 한국은행에 의해 종합적으로 분석되었는데, 여기서 안병권 외(2017)는 고령화로 인해 2016~25년 중에 1.9% 그리고 2026~2035년 사이에는 0.4%로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2036년 이후에는 성장률이 멈추거나 부를 시현할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그림 5]참고). 이러한 경제성장률의 하락은 결국 65세 이상 인구는 증가하고 생산가능 인구는 줄어들면서 투자는 줄고 저축이 증가하면서 경기 침체를 가져오고 기업의 투자수익률도 하락하는 등으로 인해 일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고령화는 인플레이션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여러 학자들에 의해 분석되고 있다. 일부 학자는 정부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저인플레 기조로 가져가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에 일부 학자는 노령인구가 많을수록 물가가 상승할 수 있다고 실증분석을 통해 보고하고 있어 일치된 견해는 없어 보인다. 인구 노인화는 정부의 지출 증가와 세수 감소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는데, 즉 건강보험 등 4대 보험과 공적연금의 지출 증대를 가져오는 반면에 개인소득세의 감소로 인한 정부의 세입은 줄어들 것이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은퇴시기의 연장, 여성의 경제활동확대, 외국인 노동자를 적극 유치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직관적으로 생각해도 인구 고령화는 한 나라의 산업구조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하다. 최근 우리 주변을 보아도 이러한 것을 직감된다. 이전에는 산부인과나 아동소아과 의원이 많았는데 이들은 잘 보이지 않고 도심에 요양병원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어 의료 분야에서도 구조조정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노인들이 필요로 하는 상품이나 의료기기를 생산하는 업체가 늘어나기도 한다.

[그림 6]은 인구요인에 의한 장래 주요 업종별 부가가치의 비중 추이를 보여주고 있는데, 2015~2050년 동안에는 서비스업은 그 비중이 증가되고 있으나, 건설업과 제조업의 구성비는 감소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제조업 중에서 저기술 제조업에 속하는 섬유·가죽, 음식료업이 줄어들고 수송기계 등 일부업종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서비스업 중에서는 사업서비스과 공공행정의 비중은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고령화와 해운업의 미래
인구구조의 변화는 우리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논의되고 있으며, 산업구조의 변동도 가져올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우선 해운업이 서비스업에 속하는 점에서 해운업도 그 비중이 높아질 가능성은 있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서비스업 중에서도 사업서비스나 공공행정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반면 일부 업종은 정체 상태이거나 감소하는 업종도 있다. 보편적으로 생각해 고령화로 인해 소비가 위축되는 등의 현상이 나타나면 해상물동량의 감소도 초래될 여지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해운업이 미래에는 지금보다도 위축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다음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해상운송의 핵심을 이루는 해기인력의 고령화가 급속히 진척되고 이로 인해 노동생산성의 저하를 유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해기사의 고용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것이 어느 정도 요구된다. 특히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는 원양항해에 필요한 전문인력의 확보가 쉽지 않을 것에 대비한 정책수립 및 실행도 요구된다. 특히 이러한 변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육상에서 선박 운항을 조정할 수 있는 인재의 양성이 필요할 것이며, 이는 고령화로 인한 해기인력의 부족을 어느 정도 보충해 줄 것이다.

특히 선박 운항시스템이 자동화되면 선원의 고령화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문제는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앞으로 해기인력이 디지털화 시대에 잘 적응하는 방향으로 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미 노르웨이에서는 연안을 운항하는 일부 선박의 자율운항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머지않은 미래에 육지와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하면서 운항하는 선박의 경우는 무인화가 가능할 것으로 논의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자율운항선박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는데, 완전 무인화는 거의 불가능하지 않나 보고 있으나 현재보다는 승선 인원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자율운항선박의 도입은 해운기업에는 경제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다소 의문이 있는 것으로 논의되고 있다. 이는 선박의 운항시스템의 디지털화로 건조비용이 증가하게 되어 초기 투자비용이 증가하는 현상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에서 인구구조의 변화와 해운의 관계를 간략히 살펴보았다. 우리 사회의 급격한 고령화는 해운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연령 또한 높아질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노동생산성의 저하를 가져올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종사자의 고령화는 선박운항에서 치명적인 사고를 유발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볼 때 이러한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점차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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