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자년(庚子年) 원단(元旦), 정기(精氣)서린 남산에도 해가 떠올랐습니다.
남산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모습은 고층 빌딩과 수많은 아파트들이 
산을 자르고 강을 가리지만, 시공(時空)을 초월하여 상상의 나래를 펴고, 
도읍지를 찾아 헤매던 무학(無學)과 태조(太祖)의 심정(心情)으로 
산하(山河)를 굽어봅니다.

북악(北岳)의 구름 아래 경복궁(景福宮)이 보이고, 경강(京江)에 떠다니는 
양화진(楊花津)의 돛단배들......
한양팔경(漢陽八景)의 아름다운 풍광(風光)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마포나루에 객상(客商)들이 분주하고 낙산(駱山) 밑 성균관 반촌(泮村)의 
유생(儒生)들은 학문도야(學問陶冶)로 밤을 지새웁니다.
시간이 세월(歲月)을 만들고 세월은 역사(歷史)의 장강(長江)이 되어 
유유히 바다로 흘러가고 우리네 인생도 그렇게 흘러갑니다.

반목과 질시로 공멸하는 공명지조(共命之鳥)라고 회자(膾炙)된 2019년.
이념과 계층 간의 갈등으로 찢어지고 나누어진 조국(祖國)의 참담한 현실은 
우리 국민 모두가 느끼는 아픔일 것입니다.
중국 성현 순자(荀子)의 유효편(儒效篇)에 나오는 적수위해(積水爲海)는
작은 물방울이 모여 큰 바다를 이룬다는 뜻입니다.
우리도 봉합(縫合)과 관용(寬容)으로 하나 되어 작은 힘을 모으고 
그 힘으로 번영과 통일까지 이룰 수만 있다면 그 얼마나 좋을까요.

장기불황과 한진파산의 아픔을 안고 있는 우리 해운업계에도
상서(祥瑞)로운 기운이 퍼져나가 의욕과 희망이 넘치기를 기원합니다.
적수위해의 지혜로 힘을 모아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 
순풍(順風)에 돛을 달고 힘차게 항진하여 큰복(景福)을 이루는 
해운재건(海運再建)의 해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해양한국을 아끼시는 강호제현(江湖諸賢)들께 감사하며 인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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