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활동하는 해기사와 물류인들

인천신항 복합물류클러스터 2차 잔여부지
인천신항 복합물류클러스터 2차 잔여부지

필자는 2004년 미국의 텍사스 대학에서 공부할 때 휴스턴에 들러서 해기사들과 교유한 다음, 미국에서 활동중인 해기사들에 대하여, 10년 후인 2014년 싱가포르 국립대학에 공부하면서 싱가포르와 자카르타에 거주하는 한국해기사출신들에 대하여도 해양한국에 글을 남겼다. 이번에는 일본의 해기사들에 대하여 적는다. 
우선 글의 제목이 해기사에서 “해기사와 물류인”으로 변경되었다. 2004년 미국에서는 물류분야에서 해기사들이 근무하는 것을 찾기는 아주 어려웠었다. 약 20년이 지난 지금 종합물류가 일상화되었고 여기에 우리 해기사와 물류인들이 세계로 진출했다. 동경에는 한국기업연합회 산하에 운송분과가 결성되어있었는데, 순수한 해기사들보다는 물류인들이 더 많이 활동하고 있었다.  
2000년대 해외근무 해기사들은 현지의 주재원으로 근무하다가 현지에 정착한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최근에는 일자리 자체를 찾아 현지에서 근무를 하는 젊은이들이 많다. MOL, IINO LINES 등의 선박관리회사에 감독으로 우리 젊은 해기사들이 많이 근무하고 있는 것이 큰 경향이었다. 
동경에는 한국해양대 재동경 동문회(회장 이호승)와 한국기업연합회 산하 운송분과(회장 공강귀)가 두 축으로 존재한다. 


<선급, 선박등록업>
가장 선배는 대우조선해양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경력이 있는 파나마 해사청 동경사무소의 테크니컬 오피서인 김효원(한국해대 28기)이다. 그는 파나마에 등록된 선박에 대한 기술적인 문제점을 해결해주는 일을 한다. 선주들의 질문에 즉시 답을 해주면서 만족도를 높여주었고 그 결과 선복량이 늘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동경 모임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인사는 김종신 전 한국선급 회장대행(한해대 35기)이다. 그는 오랫동안 한국선급 동경 지사장을 지냈다. 한국선급의 존재감은 세계 어디에서나 느낄 수 있다. 필자도 해외를 여행할 때에는 언제나 한국선급(KR)의 지사가 현지에 있는지 먼저 확인한다. 혹시 있을지 모를 긴급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 한국선급의 검사원이 현지에 있다면 안심이 된다. 미국 뉴욕, 런던, 동경, 아테네 등에 출장을 갈 때 모두 한국선급의 직원이 있어서 심적으로 큰 안심이 되었다. 동경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선급의 이호승 소장(한해대 39기)이 최근 한국해양대 재동경 동문회 회장이 되었다. 백동훈 검사원(한해대 58기)이 동문회 총무를 맡고 있다. 이들은 한국선급에 가입한 선박들이 기항하는 경우 선박검사업무를 행하고, 선박건조시 건조감독의 업무도 지원한다. 지금은 조금 시들해졌지만, 우리나라 실질 선주의 선박들이 일본에서 건조되는 경우도 있다. 이 때 한국선급에 가입하게 되면, 한국선급 일본 지사에서 건조검사부터 담당하게 된다. 시도상선이 그 좋은 예이다. 

 

<선주업 및 선박관리업> 
일본에는 이마바리의 쇼에이 기센, 닛센 해운, 도운기센 등 3대 선주회사를 포함하여 100여개의 선주사가 800여척의 외항상선을 소유하고 있다. NYK 등 대형회사들도 자신들의 선박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외항선박이 약 1,600척이 된다. 자신들이 직접관리하기도 하고 전문선박관리회사에게 위탁하기도 한다. 따라서 일본에서는 선박관리가 활성화되어있다. 이들 선주사들의 선박관리에 10여명의 한국 해기사들이 진출해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MOL LNG Transport Co. Ltd는 MOL의 LNG선박을 관리하는 회사인데 한진해운 기관장 출신의 윤일 감독(한해대 56기)이 있다. 정기환 운항감독(한해대 53기)도 있다. 화학약품운반선 14척을 관리하는 Dorval Ship Management K.K에는 윤준희씨(한국대 56기)가 공무감독(부장)으로, 박관주씨(한해대 55기)가 해무감독으로 일하고 있다. 박관주 감독은 해기사들이 선박관리회사로 진출할 수 있는 전형적인 길을 보여준다. 그는 선박관리회사인 Dorval에 선원을 공급하는 조광해운을 통해서 근무했다. 일본 본사(Dorval SC Tanker)에서 해무감독 추천이 들어와서 일본에 와서 일하게 되었다. 선박의 안전품질경영(ISM), PSC, 선원교육 등을 담당한다. IINO Marine Service Co. Ltd의 유조선 관리부에 박종환 공무감독(한해대 54기)이 있다. 기관장 경력 5년이다. 이성훈씨(한해대 56기)는 Drew Marine에 service engineer로서 제품관리 설명을 담당하는 데 요코하마에서 근무한다. 검사 등 다양한 자문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PacMarine Service 일본 법인에 강명호 선장(한해대 58기)이 있다. 아사히 탱커에서 감독을 하다 이적했다. 60기 신성화씨도 합류할 예정이다. 모두 40세를 전후한 해기사출신들로서 약 10명 정도가 된다. 이외에 Libera 그룹의 Toyo 기센에 근무하는 박승의 공무팀장(한해대 31기), Fuyo 해운의 이은호 공무팀장(한해대 32기)도 있다고 한다.  

     
일본하면 시도상선의 이야기를 빼둘 수 없다. 권혁 회장님은 현대자동차에 근무를 하다가, 일본에 법인을 만들면 저리로 선박금융을 일으켜 선박건조를 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하였다. 자동차 운반선을 중심으로 87척 보유하고 있으며, 53척은 직접관리하고 나머지는 아웃소싱하고 있다. 선박관리는 시도부산에서 한다. 동경사무소에 근무하는 김기석 부사장이 발군이다. 그는 와세다 대학을 나와 일본 문화와 해운에도 정통하여 일본에 초행인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준다.  
유명한 세계적인 선박관리회사인 Wilhelmsen Ship Management Japan에 근무하는 이상수 대표는 비해기사 출신인데, 한진해운에 근무하다가 일본에 와서 선박관리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렇듯 우리나라의 우수한 선장과 기관장들이 일본 선주사들의 회사에 감독으로 근무할 수 있는 기회가 많고 그 기회를 잡아 세계로 진출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이는 일본은 원양상선의 해기사들의 배출이 거의 막혔기 때문이고 선박관리에 대한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일본에서 선원송출에 대한 맨닝을 한국에 주게 되면 대리점이 선원의 관리를 해주었다. 선원의 고용계약을 도와주었던 것이다. 그 뒤 우리나라도 현대상선, 팬오션 등이 자신들의 자회사인 선박관리회사를 만들어 공무와 해무, 선원관리를 같이 했다. 이것이 발전하여 제3자로부터 선박 관리업을 맡은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 자체에서 선박관리업을 활성화하여 관리수수료 등의 수입을 올리는 전략과 더불어 해외의 선박관리회사에 근무하는 우리 해기사들의 숫자를 늘리는 전략도 중요할 것이다. 우리나라도 2020년 1월 제2차 선박관리업산업 육성 기본계획을 수립한 바있다.   

 

<해운회사>
일본 동경에 주재하는 해운물류인의 대부분은 정기선사의 사람들이다. 이는 한일항로에 우리 정기선사들이 많이 영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에는 법인대표(전임 서정령, 후임 최기우)와 부장 1명이 나와 있다. 고려해운(이상우), 장금상선(김주택), 흥아해운(이종영), 천경해운(강헌규), 남성해운(이상화), 동영해운(서명천), 동진상선(민석홍), 범주해운(유태연), 태영상선(박영수), 팬스타(산스타 이상원) 등의 지점장들이 있다. 태영상선의 박영안 사장의 동생인 박영수 사장이 다이에이라는 일본 현지 법인을 운영해왔고 해운분과 회장도 지냈다. 동영해운의 서명천 부회장님도 오랜 일본현지생활로 일본해운에 대하여 누구보다 식견이 높다. 부산항만공사(BPA)에서도 사람들이 나와 있다. 


한국과 일본사이의 정기선 영업은 우리 정기선사들만이 일본의 60여개 항구에 기항하면서 영업을 한다. 특히 일본 동해에 면한 니이가타 등에서 나오는 화물은 우리나라 부산을 거쳐서 중국 등으로 향하는 것이 동경항을 거쳐서 수출되는 것보다 더 비용이 저렴하다. 현대상선은 이제 The Alliance의 회원이 되어 동서항로의 일본에 직기항하게 되어 ONE, 머스크등 기존의 일본시장의 강자들과 경쟁하게 된다. 60여명의 직원이 있는 동경사무소에서 처리하는 물량이 15만TEU에서 27만TEU로 증가된다. 현대상선은 매주 모선기항 2척에 지선에 1척을 투입하게 된다. 고려해운의 동경지점에서는 온라인 선적신청제도를 도입, 수백명의 화주고객들에게 발품을 팔아가면서 일일이 설명, 고객들의 신뢰를 얻어 매출증대를 가져왔다고 한다. 
이외에 장금상선, 흥아해운, 남성해운, 동영해운, 동진상선, 태영상선 등 정기선사는 현지의 지점이 집화의 중심에 있으므로 법인장들은 컨테이너 박스 하나라도 더 집화하기 위하여 크게 노력하고 있는 점을 확인했다.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오사카와 부산을 오가는 팬스타의 활약도 기록해야 한다. 김현겸 회장은 오사카에 반은 기거하면서 사업을 확장해왔다. 부산과 일본을 오가는 많은 여객선사에서 근무하는 한국 해운물류인은 미쳐 만나보지 못했다. 

 

<물류업>
CJ 대한통운, 판토스(Pantos)가 동경에서 활동하는 대표적인 물류기업이다. CJ 대한통운은 CJ에서 수출하는 햇반 등의 물량이 많다. 판토스의 공강귀 동경지점장은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이다. 인천 해사고를 졸업하고 상선에서 1년을 승선한 후 한국해양대학교 해운경영학과(91학번)를 졸업했다. 현재 일본에는 4곳에 75명이 근무하고, 동경에는 35명이 있다. 판토스의 년간 매출액은 약 4조 5천억원이었다. 해상운송이 64%를 차지한다. 일본에서의 매출은 2019년 약 609억원인데, 동경지점에서는 매출이 약 400억원이고, 그 중에서 해운매출은 300억원 정도이다. 현지의 법인들의 화물을 수주해야하는 입장인데, 그 주요 경쟁상대는 긴데쯔, 유센 로지스틱스이다. 기타 중소형 포워더들이 활동한다. 
일본에서도 포워더로 알려진 물류기업들은 선하증권을 발행하는 운송인으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화주로부터 운송물을 유치해서 자신이 선하증권을 발행하는 계약운송인이 되고, 이 화물을 현대상선, NYK, 양밍 등에게 운송위탁을 하게 된다. 전체 종합물류 서비스를 인수하기도 하고 하나의 해상운송 서비스만 인수하기도 한다. 일본에서도 포워더들은 운송주선업의 범위를 넘어서 계약운송인으로 활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맺으며>
해운업과 물류업은 국제적인 산업이기 때문에 국경이 없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진취성이 충만하다. 우리나라 해운업이 어렵기 때문에 젊은 해운인, 물류인들이 해외로 진출하는 사례들이 점차 늘고 있다. 특히 해기사들은 선박관리업무에 장기가 있고 일본에서는 상대적으로 전문인력을 찾기 어렵기 때문에 우리 해기사들에 대한 수요가 앞으로 더 많아질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일본은 2500여척의 선박을 보유하는 국가이므로 선주사들의 선박관리수요가 엄청나다고 생각된다. 우리 젊은 해기사들의 일본 진출을 기대한다. 
해운을 포함한 물류산업을 위하여 동경 등에 현지법인을 만들었다. 여기에 우리 해운 전문가들이 근무한다. 이들은 비해기사 출신들로서 관리직이다. 매출증대를 위하여 노력하는 이들의 모습들이 우리 해운물류산업의 미래를 밝게 했다. (202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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