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간 과다경쟁 심화, 국내 진출 외국계 기업들의 선전도 ‘난제’

업계 동반성장 위해 협회활동 중 ‘교육사업’ 강화

 

김인환 한국구제물류협회 회장
김인환 한국구제물류협회 회장
국내 수출입시장이 이렇게까지 성장한 데에는 운송수단을 매개로 직접 물자의 이동을 주도하는 이들의 몫이 크지만 그 흐름이 원활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는 관련 업계의 기여도를 간과할 수 없다. 그 중에서도 포워더사들은 수출입 흐름의 길목에서 ‘인도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실제로 포워더사의 서비스 영역은 국가별 수출입에 필요한 각기 다른 조건과 양식에 맞게 필요한 제반사항을 안내 또는 처리해주는 것은 물론 보관과 운송까지 포함하고 있어서, 수출입의 주체인 화물을 제외한 실제 수출입 활동을 그들이 주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 그들의 기여도나 서비스 영역에 대한 중요도가 다소 축소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최근에는 중소형 제조업체들의 ‘해외 행’으로 화주들의 물량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어서 시장은 축소되어 가고 있는 반면, 이러저러한 정부 정책 등으로 헤아릴 수조차 없이 많아진 업체간 심각한 경쟁체체를 형성하고 있어 업계 스스로 자기 영역에 대한 자부심보다는 생존을 위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지경이다.


국내 포워더 시장을 둘러싼 현황이 궁금해 찾아간 한국국제물류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김인환 협회장은 올해의 업황에 대해 묻는 기자에게 ‘한숨’으로 첫 답을 보냈다. “매년 힘들었지만 올해는 특히 더 힘들다”는 잇따른 대답에 여러모로 위축될 수밖에 없었던 국내외 여건들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듯한 느낌이 역력했다.

 

◆국내 포워더가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업체수와 협회 등록 수는?
“7월말 기준으로 협회 회원사는 726개사이다. 비회원사는 이보다 2배 가량 많은 것으로 추정, 전체 포워더 업체 수는 약 2,500개로 추산하고 있다. 현재 포워더 업체 수는 정부가 포워더 등록업무를 완전 자유화시키는 동시에 그 등록업무를 시·군에 이양시키면서 포워더 등록업체를 제대로 파악할 수 조차 없는 상황이다.

 

포워더 업무야 말로 국가신인도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분야인데도 불구하고, 자유화 등의 바람에 휩쓸려 영위 업체 수조차 제대로 산정할 수 없는 상황은 참으로 어처구니 없다.

 

간혹 외국 업체들이 우리 협회에 국내 포워더사와의 거래에서 빚어진 사고에 대해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사례들은 국가 이미지와도 직결되는 것인 만큼 정부는 포워더 업계가 지니고 있는 특수성을 감안해 등록업무에 좀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 매우 중요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간과하고 있는 현 정책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올 들어 국내외 환경이 좋지 않다. 포워더 업계의 현황에 대해?
“올해는 정말 안 좋다. 최근 몇 년동안 매년 그랬지만, 올해는 특히 더 그렇다. 더구나 최근 우리나라 수출입 동향을 보면 대기업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그나마 이들 기업의 협력사들은 유지 혹은 매출 신장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나마도 너무나 제한적이다.

 

게다가 여러모로 ‘병기’를 완비하고 있는 외국계 포워더들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국내 기업들의 입지는 상당히 위축되어 있는 상황이다.

 

화주들의 물량이 많아지면 다행인데, 공장들이 계속해서 해외로 나가고 있어서 국가적으로 물량규모는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어서 업체간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한마디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매우 심화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시장에 진출한 외국계 포워더사의 시장점유율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 현황과 그들의 경쟁력은?
“현재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포워더사는 약 100개사로, 총 등록업체 수의 약 4%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업체가 점유하고 있는 물량은 40%에 육박한다. 실제로 이들 외국계 포워더사들은 국내 기업들에 비해 상당한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결국 화주에게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포워더 업체의 최대 경쟁력은 ‘적기운송과 저렴한 가격’이다. 국내 업체들에 비해 외국계 다국적 기업은 무엇보다 네트워크가 잘 구축되어 있다. 우선 IT를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를 완비하고 있고 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어서 경쟁력의 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

 

또 전 세계 각지에 자사 법인을 갖추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등의 경쟁력있는 네트워크는 적기운송을 제공할 수 있는 훌륭한 ‘병기’인 셈이다. 여기다가 국내 기업에 비해 원가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여러 가지 조건들로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 즉 대리점 형태로 외국거점을 확보하고 있는 국내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원가경쟁력이 떨어지고, 세계적으로 기여물량이 많은 해외기업에 비해 운임경쟁력도 떨어진다. 세계각지에 구축해 놓은 다국적 기업들의 하드웨어도 화주들에게는 중요한 선택 포인트가 되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우리기업들의 자구책은?
“업계를 둘러싼 모든 상황이 현재와 같다면, 객관적으로는 힘들다고 본다. 결국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 국내 기업을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시키는데 정부가 어느정도 지원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종합물류기업 인증제도인데, 그 효과가 너무 미미한 상황이다. 현 제도는 한마디로 ‘몸집’을 갖추는 것을 기본조건으로 삼고 있지만, 사실 이 조건보다 더 전제돼야 할 것은 외국계에 화물을 주고 있는 화주들이 국내 기업들을 선택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화주가 외국계 기업들에게 주던 물건을 우리기업들에게 줄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한데 그 방안은 화주들을 직접 만나 어떤 조건이면 국내 기업들을 선택할 수 있을지 진지하게 들어보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이렇게 실질적인 지원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

 

◆반면 해외시장에 진출한 국내 포워더들의 형태와 업황은 어떠한가?
“물론 해외시장에 진출한 기업들도 많다. 하지만 제법 규모가 큰 기업들도 국내 제조기업들과 동반 진출해 있는 상황이다. 다시 말해 외국계 기업들이 자국의 제조기업들과는 상관없이 우리나라를 비롯해 다른 나라에 진출해 그 나라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여나가는 것과는 달리, 우리기업들은 제조기업과 동반 진출해 그 물량만을 취급하고 있다. 해외시장에서 실질적으로 성공하려면 바로 이러한 수준을 뛰어 넘어야 한다.”

 

◆최근 협회활동 중 교육 사업이 눈에 띤다. 취지와 성과는?
“교육 사업은 본인이 협회장으로 활동한 초기부터 특히 활성화한 사업이다. 업계의 동반성장을 위해서 협회가 해야 할 일 중에 교육 사업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협회는 교육 사업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업계의 관심 또한 날로 증대되고 있다. 세무회계와 통신영어, C/S 예절 등 직원들의 기본소양을 함양시킬 수 있는 교육은 물론, 특히 올해부터는 ‘국제물류전문가 과정’을 개설해 업계 관계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작년 한해 협회 교육사업에 참여한 인원은 1,020명, 올해는 이보다 더 많이 배출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내년부터는 협회를 통해 정규대학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지난 8월 4일 영산대학교와 체결한 산학협력을 통해서 이루어진 것인데, 영산대학교는 교양과목 등 해당 학교 학위취득에 필요한 교양 등 기타 과목들을 제공하고 강의실이나 전공과목에 관한 상당한 부분들은 협회에서 주관하는 시스템이다. 우리 업계를 잘 살펴보면 뒤늦게 공부하려고 야간학교 등을 다니는 사람들이 제법 있다. 우리 회사에서도 보면 그런 직원들이 1년에 2~3명은 있다. 이런 사람들이 결국 이번에 체결한 교육프로그램에 수요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이 과정은 일반대학과 비교해 절반수준의 등록금으로 정규학사 학위를 받을 수 있는 것이어서 더욱 메리트가 있다.”

 

◆업계 성장을 위해 회원사를 비롯한 업계에 당부하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우리나라에서 이제 남은 화주는 대기업들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럴 정도로 물량을 가지고 있는 화주가 편중되어 있다. 이런 와중에 대형 화주사들이 협력사를 선정하는데 양질의 서비스와 시너지 보다는 가격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 때문에 현 시장상황은 최저가 입찰로까지 치닫고 있다. 이런 상황을 지양시키는 데에는 한국경제의 핵이 되고 있는 대기업의 역할론으로 접근하더라도 화주사들의 역할이 크다.

 

업계에서도 변화해야 할 것은 너무나 많다. 우선 서로 밑지는 정도로 과당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것은 곧 업계 전체를 악순환의 궤로 꿰고 있는 것을 인식하고 지양되어야 한다. 최근 협회는 동남아 포워더사들이 정당하게 받고 있는 다양한 부대비용에 대해 적극 알리고 권고하고 있는 중이다. 사실 이 부대비용들은 우리업계의 수익성 제고를 꾀할 수 있는 것으로서, 적어도 현재의 과당경쟁으로 업계가 공멸하는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우리 업계를 여러모로 한층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외국 시장에서와 같이 우리 시장에서도 이러한 부대비용이 근시일내에 정착될 수 있도록 협회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싶지만, 국내법제상 문제의 소지가 있을 수 있어 전면에 나서지는 못하고, 계몽과 유도를 위한 홍보활동을 계속 하고 있다.

 

부디 더 이상의 ‘제살 깍아 먹기 식’의 경쟁에서 벗어나 업계가 동반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데 머리를 맞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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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물류협, 영산대 ‘국제물류학과’ 개설
내년 3월 학기부터 신·편입생 모집

한국국제물류협회가 국제물류 전문 인력 양성 프로그램에 한층 전문성을 갖추었다. 영산대학교와의 산학 협력협약 체결로 협회에서 정규대학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국제물류학과’ 교육과정을 개설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8월 4일 체결한 이번 협약체결에 따라 양 기관은 국제물류협회의 회원사인 국제물류업체에 재직하고 있는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학업과 업무를 병행해 정규대학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개설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국제물류학과를 최초로 개설한 산학협력이 된다.


2009학년도 3월부터 개설되는 이 과정은 국제물류과정으로 1학년 신입생과 3학년 편입생을 모집하게 된다.


무시험 서류전형으로 진행되는 이 과정은 협회 연수실에서 영산대학교 교수진과 포워더 업계의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겸비한 국제물류협회 강사진들로 구성돼 1주일에 4~5일(1일 3~4시간) 정도 수업을 하게 된다.


최근 국제물류에 대한 관심과 위상이 날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 맞춰 업계소속 직원의 직무 재교육을 통한 전문 인력 양성과 배움에 대한 아쉬움이 있는 업계 소속 직원들을 위한 목적으로 산학협력으로 운영하게 된다.


한편 협회는 이 과정을 내년도 최대 역점 연수교육사업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글로벌 시장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고, 관련 국제 물류업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인재육성만이 국내 관련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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