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신항’이 지난 1월 19일에 공식 개장하였다. 노무현 대통령을 위시한 많은 사람들이 축하하는 가운데 성대히 거행되었다. 그러나 착찹한 심정으로 신항의 개장을 지켜본 사람들도 많았을 것이다. 신항의 명칭부터 얼마나 많은 에너지의 낭비와 우여곡절이 있었는가. 상해 신항의 개장을 보고 난후여서 그런지 더욱 마음이 착찹해진다. 이제 부산‘신항’은 현실이 되었다. 우리가 운명적으로 안고 갈 우리의 과제가 되었다.


현재도 40% 이상을 환적화물에 의존하고 있는 부산항은 신항의 개장과 확장으로 더욱 환적화물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갈 수밖에 없다. 중국으로부터의 환적화물 유치는 치열한 경쟁을 통해 중국항만들에게서 빼앗아와야 하는 것이다. 우리 것이 아닌 중국 것을 말이다.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의 항만비용을 최소화하고 서비스의 질을 높혀 정면 승부한다는 것은 일면 멋지고 쉬워 보이지만 글쎄올시다이다. 우선 중국발 화물이 Cost에 민감한 저가화물들이 대부분이고 물류의 서비스 질을 차별화하는데 한계가 있는 화물들이다. 적어도 향후 10년간은. 물류서비스의 질을 높혀도 제가격을 받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물류배치권을 가지고 있는 화주는 우선 중국인이 투자하고 운영하는 중국기업이 있고 그다음에는 해외투자자가 투자하고 운영하는 기업들이 있다. 우리기업이 투자한 기업들도 이 범주에 속한다. 우리가 비교적 용이하게 수하할 수 있는 화주군이다. 마지막으로는 독립적 물류상인들이 창출하는 화물군이 있다. 중국안에서 가능성있는 상품들을 발굴해 우리 자유무역지대에 신속히 무관세로 가지고 와서 우리의 고유한 디자인과 패션 감각 등을 가미하여 새로 고급화된 팔릴 만한 상품으로 재창출하여 우리가 개발한 해외시장으로 수출해갈 수 있는 그런 능력의 전문 물류상인들을 육성해 내는 것이다. 마치 70년대 80년대 007가방을 들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전세계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녔던 그 패기와 기상을 갖춘 전문물류상인들을 육성해내는 것이다. 이런 전문물류상인들은 물류에 대한 전문지식과 조립가공에 대한 전문지식과 마케팅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추어야 한다. 현재 별다른 활동의 장을 찾지 못하고 침체에 빠진 종합상사들이나 중견 무역회사들이 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과거에 수출역군이 애국자로 칭송받았듯이 이제는 물류역군이 애국자로 칭송받는 사회분위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우리가 개발하고 만들어가는 물류시장이야말로 확실한 우리의 환적화물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동아시아의 역내교역이 현재 20% 정도에 불과한데 향후 5년이내에 아시안 국가들과의 교역이 늘어나면 40% 이상의 교역비중이 예상된다.

 

이러한 추세에 우리 한류의 영향력을 증대시켜야 한다. 우리 나라에서 중국의 상품에 한류의 부가가치를 가미시키는 것도 우리의 화물 창출력을 높힐 수 있는 방법이다. 우리나라로 화물이 모이고 화물이 밖으로 수출될 때 비로소 세계주요선사들도 우리 항만을 자기들의 Load Center로 만들어 나갈 것이다. 동북아 물류중심국가가 되는 것이 어찌 쉬운 일이겠는가?

 

중국과 러시아, 일본 등 초강대국에 둘러싸여 있는 우리는 숙명적으로 이런 어려움을 싸워이겨나가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이제까지 이룩한 것들중 얻은 것이 어디 있는가? 우리 스스로의 노력으로 쟁취한 것들이다. 우리의 노력과 지혜로 반드시 동북아 물류중심국가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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