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 외항선사의 기후변화 대응 동향

원양, IMO·EU규제 대응, 친환경 연료·스마트선 개발, 
근해, 국제협력 역내, IMO DCS 대응수준 머물러, 연료효율 개선 도료, AMP 검토    

 

우리나라 선사의 국제 항행 선박들도 IMO와 EU에서 요구하고 있는 선박연료유사용량보고(DCS)와 연비보고(MRV) 등 기후변화 대응의 대열에 뒤따라가고 있다. 

유럽지역까지 해운서비스를 제공하는 원양선사는 자체적인 온실가스 감축시스템을 갖추고 거래선급과 함께 EU MRV에 대응하는 한편, 친환경연료 개발과 스마트선박 연구, 국제협력 강화 등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이에 반해 동남아지역과 한중, 한일 등 역내를 운항하는 선사는 대개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이 구축한 ‘선박온실가스종합관리시스템(SEM)’과 거래선급의 검증을 통해 IMO DCS를 이행하고 있다. 

대부분의 국적 외항선사들은 IMO가 총괄하는 기후변화의 대응 규제시스템에는 대처하고 있지만 글로벌선사들만큼 다양한 방식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실현하고 있지 못한 수준이다. 원양 컨테이너선사인 HMM이 글로벌선사들의 기후변화 대응 행보에 보조를 맞추고 있는 정도이다. 

갈수록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의 징후가 전 세계 각지에서 빈번히 발현되고 있어 앞으로 국제해사기구(IMO)를 통한 선박 온실가스 배출 규제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EU는 이미 IMO보다 한발 더 앞선 규제인 배출권거래제도 도입을 유럽의회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결정하고 구체적인 시행안을 마련 중이다.

이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감축은 우리 해운업계에도 핵심적인 경영키워드로 부각이 불가피해 보인다. 자체적으로 시스템을 갖출 수 없는 규모의 선사들은 일단 정부와 위탁기관인 KOMSA가 운영하고 있는 SEM(선박온실가스종합관리시스템)을 통해 대응해나가면서 선사마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적정한’ 친환경 경영전략을 수립할 필요성의 배경이다. 

원양선사를 비롯한 일부 주요선사 이외에는 기후변화 대응을 포함한 친환경 전략을 핵심경영으로 수립, 실현해나가고 있는 국적선사는 소수이다. 주요선사를 대상으로 취재를 진행했지만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재택근무자 많은 환경에서 취재에 응하지 않은 선사도 있었고, 개별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기후변화 대응이 본사차원의 경영전략으로 수립되지 않아 파악이 쉽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HMM, 저탄소 친환경 성장 추구, 2030년까지 GHG 70% 감축
21년 부산항기항 전 선박 AMP 사용, 온실가스·스마트십 R&D조직 신설

 

 
 

국적선사 중 가장 적극적이며 다양한 방식으로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있는 기업은 HMM이다. HMM은 올해(2020년) 온실가스(GHG) 감축률을 2008년대비 40%로 잡았으며, 오는 2030년까지 70%를 감축하고 2050년까지 전체 보유 컨테이너선의 ‘탄소중립’에 도달한다는 중장기 목표를 내걸고 ‘저탄소 친환경’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특히 동사는 해상은 물론 육상작업으로 인한 환경과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국내외 환경규제를 충실히 준수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선박과 터미널 등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와 연료소모량을 감축해 친환경 물류기업으로 거듭난다는 방침이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HMM은 온실가스종합관리시스템(GEEMS)를 구축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및 분석하는 한편, 신조 선박에는 에너지 고효율설비를 장착하는 등 에너지 효율 개선도 도모하고 있다. 또한 선박의 에너지 효율을 지속적으로 분석해 운항 및 성능 최적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현존선과 신조선에 스크러버를 설치하고, 연료 에너지 효율을 제고하기 위한 연료절감 설비(ESD)을 적용하고 있다.

또한 육상전원공급설비(AMP) 탑재선박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이와관련 2019년 9월 해양수산부와 항만공사들(부산항, 인천항, 광양항)과 육상전원공급 설비 시범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해 2021년부터 부산항에 정박하는 모든 선박이 AMP를 사용할 예정이다. 

HMM은 중장기 온실가스 감축과 스마트십 구축을 위해 전담 R&D 조직도 신설했다. 이 조직을 통해 동사는 친환경 선박의 핵심기술 개발의 기반을 구축해 글로벌 환경규제에 대응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운영 중인 친환경 선박을 모니터링하고 관리할 수 있는 ‘선박종합상황실(Fleet Control Center)’을 구축했다. 지난해 9월에는 삼성중공업과 스마트·친환경 선박 공동연구 MOU를 체결하는 등 HMM은 스마트선박의 연구개발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척 초대형컨선 LNG 추진선으로 개조가능 설계
수소연료전지 추진선, 바이오중유, 리그닌 등 연구 개발

 

 
 

또한 온실가스 감축의 궁극적인 목표인 탈탄소화를 위해 동사는 친환경 대체연료에 대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2만 4,000TEU급 12척과 1만6,000TEU급 8척 등 20척의 최근 신조한 초대형 컨선박들은 LNG 추진선으로 엔진을 개조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그밖에 탈탄소화를 위해 필요한 연료로 주목되는 수소연료전지 추진선과 바이오중유, 리그닌 등의 개발과 이용도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 추진선과 관련, HMM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진행되는 친환경 수소연료선박 R&D 플랫폼 개발 국책과제에 참여하고 있다. 이 국책과제는 부산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총괄하고 HMM,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선급(KR), 삼성중공업, 현대자동차, 한국전기연구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동사는 동식물성 기름과 바이오디젤 공정 부산물 등으로 만들어진 바이오 연료(중유)의 연구에도 참여하고 있다. 바이오 중유의 실증적용 연구를 위해 올해(2020년) 8월 20일, 한국바이오에너지협회, 현대중공업, 한국조선해양, KR과 함께 MOU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품질기준을 확립하고 연료 공급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선박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고 상용화를 위한 추가 연구를 진행하게 된다. HMM은 1만 3,100TEU급 컨테이너선을 대상으로 바이오 중유 혼합유를 사용해 해상 테스트를 주관하고 있다.

셀룰로오스 등과 함께 목재를 구성하는 주요 성분 중 하나인 리그닌(Lignin)은 전 세계적으로 연간 60억톤 생산된다. 우리나라는 1일 1,200톤 생산이 가능하다. 현재 목질계 바이오연료 개발을 위한 정부 R&D가 기획 단계에 있으며, 컨소시엄 구성 확정시 HMM도 참여할 계획이다. 

한편 HMM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 협력체에도 참여하고 있다. 해운 분야의 온실가스를 줄이고 2030년까지 원양 탄소제로 선박 ZEV(Zero Emission Vessel) 상용화를 위해 수립된 협력체 Getting to Zero Coalition에 참여하고 있다. 동 협의체는 2019년 6월 18일 결성돼 9월 23일 UN 기후변화정상회의에서 공표됐고, HMM은 2019년 11월 18일 가입했다. 동 협의체에는 현재 전 세계 해운사, 물류사, 항만국, 선급, 정유사, 금융사, 보험사 등 120개 회원사 참여하고 있다. 또한 국제 정기선 운송 산업과 관련된 이슈를 논의하고 국제기구, 정부, 관련 이해관계 산업과 협력하기 위한 조직인 WSC(World Shipping Council)의 Vessel Efficiency Workgroup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 그룹은 최근 새로운 국제 표준과 해운 산업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선박 효율성 제고를 위한 워킹그룹으로 운영되고 있다. 

팬오션, IMO DCS EU MRV 대응, 국제선급과 EEOI 검증

팬오션은 2013년부터 시행 중인 IMO의 EEDI와 전체 선박의 운항정보를 수집하여 온실가스 발생량을 관리하고 감축하기 위한 규제인 IMO DCS와 2017년에 발효된 EU MRV에 대응하고 있다.  

동사는 EEDI와 EU MRV 대응을 위해 유럽수역에 기항이 예상되는 선박 56척에 대해 모니터링 플랜을, IMO DCS 대응을 위해 전 선박의 SEEMP를 KR에서 검증받았다.

또한 2009년부터 자발적으로 매년 육해상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과 운항선의 온실가스 배출지표인EEOI(Energy Efficiency Operational Indicator)를 수집, 모니터링해 국제선급 DNV, Det Norske Veritas로부터 검증받고 있다고 밝혔다.

고려해운, 착실한 EEOI 이행과 EEXI 준비도 연료효율 개선용 저마찰 도료, 러더 적용, AMP도 검토  

고려해운은 IMO 규제 대응으로 연간 소모한 연료량을 국적선은 IMO DCS에 보고하고 외국적 선박은 한국선급에 보고하고 있다. 

동사는 EEOI 관련 대응도 착실히 이행하고 있다. 선박과 선대의 효율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방법과 선박의 성능을 최적화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옵션들을 기술한 I SEEMP PART 1,2를 만들어서 본선에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는 IMO DCS 실행을 위해 선박에서 사용한 연료 등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여 보고하는 절차가 기술돼 있다. 이를 통해 추후 온실가스 배출량을 선박 별로 산출하고 있다. 현재 논의 중인 EEXI에 모든 선박에 SEEMP PART 1,2를 제공하여 관리하고 있다.   

또한 탈탄소화를 위해 고려해운은 저마찰 도료를 사용해 연료효율을 개선하고 있으며, 일부 신조선박에는 연료효율 개선을 위한 러더(Rudder)를 적용하고 있다. 또한 펌프 모터의 효율을 개선하기 위한 VFD(주파수 변환장치)도 이용하고 있다. 

아울러 동사는 연료효율 개선을 위해 항만에서 육상 접안시 AMP(육상전력장치) 사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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