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항만 마케팅의 기능 통합 필요하다”   

HPA 설립 공익성 관장, 함부르크항만청 공익성+수익성 균형자 역할

 

 

함부르크항만이 2020년까지 항만개발계획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일환으로 함부르크항만공사(Hamburg Port Authority·HPA)를 지난해 10월 설립했다. 주정부의 항만관련 각종 업무를 하나로 모아 조직한 HPA는 일원화된 항만행정을 통해 보다 효과적으로 항만시설을 확충해 나갈 방침이다. HPA는 1,700여명의 인원으로 조직되었으며, 향후 인프라 확충 등 공익성에 역점을 둔 업무를 관장하고 있다.
지난 1월 중앙대학교에서 <정기선 환경변화에 대응한 항만마케팅>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위해 訪韓한 유르겐 조르겐프라이(Jurgen Sorgenfrei) 함부르크 항만청장은 1월 10일 해운전문기자단과의 간담회를 통해 HPA의 설립배경과 HPA와 기존 조직인 함부르크항만청 및 민간기업들과의 관계를 설명했다.

 

PA 설립, 항만관련 행정의 일원화 실현해 민간수준 서비스로 향상
이날 조르겐프라이 청장은 “항만산업과 관련된 금융·규칙·교통·환경 등 여러분야의 기능이 주정부의 각 부서에 분산되어 있음으로 인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항만공사(PA)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즉 항만관련 행정부서를 PA에 한데 모음으로써 항만관련 행정의 일원화를 실현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종전의 관공서 서비스를 민간 수준의 서비스로 향상시켰다는 점도 새로운 변화로 주목할만 하다. 


 

조르겐프라이 청장은 이날 한국의 항만공사들을 둘러본 소감을 밝히며 “항만의 마케팅이 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의 항만 마케팅은 통합적인 개념을 갖추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곤 깜짝 놀랐다. 세일즈와 마케팅은 분명히 구분돼야 하는데 뒤섞인 개념으로 이용되는 것같다. 그렇게 하면 항만에 대한 통합적 운영 아이디어를 가질 수 없다”면서 이제까지의 경험을 종합해서 기능을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부르크항만청 공익성+수익성 조정‘균형자’ 역할
HPA가 출범함에 따라, 한국에서 함부르크항만청의 개념으로 알려져 있는 Port of Hamburg Marketing Reg. Ass(PHMR)는 동 항만의 운영에 관여하는 민간기업들이 추구하는 수익성과 HPA가 추구하는 공익성의 균형을 조절하는 ‘균형자’ 역할을 하면서 함부르크항의 공동이익을 추구하는 대외적인 마케팅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신설된 HPA에는 마케팅 기능이 빠져 있는데, 이는 순수하게 공익성을 추구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는 한국의 항만공사와는 개념과 그 기능이 다소 다른 점이다. 


HPA의 등장으로 함부르크항만청(PHMR)은 공익성 부문은 HPA와 수익성 부문은 민간기업 회원사들과 쌍무협정(bilateral contract)을 체결하고 상호 이해관계를 적정하게 조절하는 역할과 기능을 갖게 되었다.

 

허브항 성공의 관건은 ‘항만배후지 전략의 선점’
우리나라에도 이미 항만공사제도가 운영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익성과 수익성의 균형문제가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함부르크항만청의 이러한 새로운 시도는 국내 항만공사제도의 방향을 제시하는데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항만개발에 외국사업자의 참여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는 우리의 현실속에서 항만의 공익성을 더욱 신중하게 반영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귀기울인다면, 우리도 항만공사는 순수하게 공익성을 추구하고 이와 상반되는 수익성 위주의 영업정책을 펼치는 민간기업들의 입장을 중간에서 조정하는 역할자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르겐프라이 청장은 또한 “1990년대에는 유럽에서 동유럽지역이 항만의 배후지가 아니었지만, 철의 장막이 철폐된 이후 중요한 배후지가 되었다. 동유럽의 마케팅이 살아나면서 유럽의 항만간 경쟁이 불붙기 시작했고 이를 계기로 항만배후지의 중요성과 함께 항만배후지 전략이 중요한 이슈로 부각됐다”고 밝히고 배후지 선점전략에 성공해야 허브항만도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배후지 전략의 방향에 조언해 달라는 기자의 주문에 그는 “크게 중국의 동북 3성과 일본의 서안, 그리고 한반도 정도이다. 중국도 선사들이 중국내륙화물을 육상으로 운송해 항만까지 이끌어오는 전략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를 밝혀 TKR의 실현이 우리의 배후지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임을 상기시켰다.

 

항만규모는 선박대형화 경향따라 준비해야


특히 조르겐프라이 청장은 불과 10년전만해도 전통항으로서 전성기를 누렸던 영국의 템즈항과 펠릭스토우항이 피더항으로 전락하고 로테르담항과 함부르크항이 허브항으로 부상한 것은 배후지 전략의 결과였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세계적으로 허브항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누가 먼저 배후지 전략을 펼쳐 성공하느냐가 허브항 성공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조르겐프라이 청장은 앞으로 항만은 선박의 대형화에 따른 미래경향에 충분히 대처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항만의 규모는 늘 현재보다 앞선 미래를 감안해 준비해야 앞서갈 수 있음을 말했다.


한편 일반화물이 컨테이너화되는 경향이 가속화되고 있어 유럽의 항만들도 조만간 연간 1,000만teu의 컨화물 처리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 로테르담항은 2005년도 한해동안 930만teu의 컨화물을 처리했고, 함부르크항만 역시 800만teu의 컨화물을 취급한 것으로 집계돼 유럽내 허브항 경쟁도 치열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함부르크항만의 경우 2010년에는 1,300만teu의 컨화물을 처리한다는 목표아래 처리시설 캐퍼시티는 1,400만teu를 갖춘다는 계획을 세우고 이를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르겐 프라이청장은 매년 방한해 선화주를 방문하고 해운전문지를 통해 함부르크항의 마케팅과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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