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링스루, 전자의료증명서 등 코로나19 대응 선원교대 제도 개선”

11월 10일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서 개최, 해양 안전 의식고취
“접안능력 초과 대형선박 부두설비 파손 우려로 접안해야”
“회피 시뮬레이션 통해 선박충돌위험성 계산하여 충돌사고 예방”

 

 
 

제35차 해양사고방지세미나에서 “코로나19로 원활하지 못한 선원교대가 선원들의 건강상태, 근로, 승선여건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 해양사고의 직·간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세일링스루’ ‘전자의료증명서’ 등 선원교대를 원활히 시행할 수 있는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최영석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부연구위원이 제언했다.

‘제35차 해양사고방지 세미나’가 11월 10일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서 한국해기사협회 등 18개 해양수산 단체의 주최·주관으로 개최됐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최영석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부연구위원의 ‘코로나19 상황에서의 선원 안전문제 해결방안’ △손남선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책임연구원의 ‘선박충돌 재현 및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충돌원인’ △김명석 한국도선사협회 실장의 ‘선박 접안사고 예방을 위한 부두접안능력 개선방안’ △윤현우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차장의 ‘어선원 인명피해 현황 분석 및 예방방안’에 대한 주제발표가 진행됐다. 또한 주제발표에 이어 한국선장포럼 김영모 사무총장을 좌장으로 해양경찰, 대학교수 등 전문가들과 온·오프라인의 참석자들 모두 참여하여 종합 토론도 진행됐다.

특히 올해 세미나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하여 40명 내외의 전문가 및 업․단체 관계자가 현장에서 참여하는 대면방식과 온라인 비대면방식을 병행하여 진행됐다.

중앙해양안전심판원은 올해 처음으로 해양사고방지 세미나 공식 누리집을 개설하였으며, 그간 해양사고 예방을 위해 논의되어 온 역대 세미나 자료를 올려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앞으로도 이 누리집을 다양한 해양안전 현안에 대해 민‧관이 소통할 수 있는 매개체로 활용할 예정이다.

개회사에서 김민종 중앙해양안전심판원장은 “해양사고방지 세미나는 매년 새로운 해양안전 현안을 발굴하고 함께 개선방안을 모색함으로써 해양수산 종사자들의 사고예방 역량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해온 바가 크다”며 “해양레저 등 바다를 이용하는 국민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만큼, 안전한 바다를 만들기 위해 관계기관과 지속해서 협력하여 해양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해양사고방지 세미나’는 1986년부터 34년간 개최되어 그간 해양사고 동향, 해상교통 안전관리, 선원․선박관리 등 해양수산 안전과 관련된 다양한 현안에 대한 개선방안을 논의함으로써 해양수산 종사자의 안전의식 제고와 해양사고 방지에 기여해 왔다.

최영석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부연구위원
“미귀국 선원 40만명, 선박 체류 발생, 선원비 10%, 운항관리비 5~10% 상승”
“우리 정부 IMO와 ILO에 협조 요청, ‘세일링스루’ ‘전자의료증명서’등 제도적 개선 필요”
“국제해운회의소·국제운수노련 ‘선원교대특구’ 설치 논의, 거점항만으로 한국 거론”

최영석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부연구위원은 코로나19가 각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선원교대의 애로사항과 개선상황에 대해 발표했다.
 

 
 

최 연구위원은 코로나19로 선원교대 영향에 대해 △선원수요공급 △항만체선 △신조선인도, 중고선매매 △선내감염 안전 5가지로 나눠 선원교대 문제에 대해 되짚어봤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로 선원교대가 원활히 이뤄지지 못해 미귀국한 선원의 수는 약 40만명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대부분 11개월 이상 선박에서 체류하고 있다. 이로 인해 선원비가 10%가 상승했으며, 운항관리비도 5~10% 상승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최 부연구위원 발표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중국에서 발생 당시 코로나19 검사, 통관 지연, 태풍 등으로 인해 중국의 항만에서는 벌크선 160척이 체선 됐다. 또한 코로나19는 선박운항에만 영향을 미쳤을 뿐 아니라 신조선 인도와 중고선 매매에도 영향을 끼쳤다. 특히 중고선 매매는 선원들이 한번에 교대를 해야하기 때문에 선원교대 문제가 발생했으며, 운항 항공편 부족과 다국적 선원 등의 문제로 선원관리에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다.

머스크, CMA CGM, COSCO 선내 확진자 증가 사망자까지
대형 선사에서는 선내감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머스크, CMA CGM, COSCO 쉬핑에서 선원 확진자 증가와 사망자가 나오고 있는 상태이다. 이에 따라 격리공간과 의사, 환자, 접촉자, 동승자 등의 위생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특히 외국 항만에서 입항하선 거부 등 항만과 지역사회를 지키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선원교대 문제는 더욱 가중됐다.

이로 인해 선원교대를 원활히 이뤄지지 못함에 따라 선원의 피로도는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해외항만에서 선원들의 하선과 교대가 불가능해지면서 장기승선하는 경우가 늘어나 선원들이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실정이다. 특히 하선 이후 고용에 대한 불안으로 휴가를 받는 것도 어려운 상태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어 최 연구위원은 국가별, 선사별로 코로나19로부터 선원과 항만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시행 중인 대응책에 대해 소개했다. 먼저 머스크와 NYK, K-Line 등 일본선사들은 선원 이동과 교대에 따른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선원 교대를 보류했다. 코로나19 발생지인 중국에서는 중국인 선원을 동유럽계 선원으로 대체했다. 각국에서는 선원공급국인 필리핀, 인도 등에 직접 기항하는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 하지만 최 연구위원은 △교대 비용 2배 이상 증가 △항공기 통한 선원 이동 애로 지속 △코로나19 검사 및 14일 격리로 인한 검역비용, 추가 인건비 △추가 연료비 등의 문제점을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외국인선원을 송환하고 외국에 나가 있는 한국선원들을 본국으로 귀국시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국제해사기구(IMO)와 국제노동기구(ILO)에 협조를 요청하고 있으며, 민관합동으로 임시항공편 등 순차적으로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 외국인 선원을 귀국시키고 있다.

또한 최 연구위원은 대형해운 기업들(Big Player)의 코로나19에 따른 선원관리에 대해 설명했다. 머스크는 전체 선원 40%가 교대를 못 하고 있어 뭄바이와 마닐라의 호텔을 빌려 격리하고 전세기를 동원해서 덴마크로 보내고 있다. 세계 최대 선원선박관리기업인 V-Group은 마닐라에 호텔을 인수하여 격리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코로나19가 단시일내에 해소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함에 따라 필리핀 선원들을 동유럽 선원으로 교체를 추진하고 있다.

해상솔루션 공급업체인 BSM은 관리 선대 600척에 대해 특정 항만을 선원교대 허브항으로 지정할 계획을 세우고 사전 합의된 절차와 프로토콜에 따라 선원들을 승·하선시키고 있으며, 항공기를 통해 선원을 자국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국제기구에서는 선원교대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선원교대특구’ 설치에 대한 논의가 확산하고 있다. 국제해운회의소, 국제운수노련 등은 선원교대 집중항만을 지정운영하자고 내세우고 있으며, 10~15개의 세계 거점항만을 지정하여 입출국, 비행육상 교통 이동 제한을 완화하려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거점항만으로 한국, 중국, 싱가포르, 지브롤터 등이 거론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최 연구위원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선원피로도가 쌓이고 항해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선원교대가 원활히 진행되지 못함에 따라 선원들의 건강상태, 근로, 승선여건이 영향을 받고 있어 해양사고의 직·간접적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며 “제도적으로 ‘세일링스루’ ‘전자의료증명서’ ‘의료증명서’ ‘보건증명서’ 등 선원교대를 원활히 시행할 수 있는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손남선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책임연구원
“선박충돌 재현 및 시뮬레이션 통해 선박 충돌 위험성, 최대 충돌위험선박 계산, 인적오류 찾아낼 수 있어”

손남선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선박충돌 재현 시스템’을 통해 선박사고의 충돌원인을 시뮬레이션으로 파악하여 분석하는 기술을 소개했다. 선박충돌 재현 시스템은 해양경찰청과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 공동으로 개발하여 선박충돌사고시 AIS 혹은 V-PASS가 고장나거나, 미장착 선박에 대해 레이더를 이용하여 선박충돌사고 궤적을 추정한다. 이를 활용하여 선박충돌사고에 대한 효과적인 원인분석을 수행할 수 있으며 과학적 원인분석을 할 수 있다.
 

 
 

손 연구원은 동 시스템에 대해 선박충돌사고 재현 기술과 피항 가능성 평가 기술 2가지 측면에서 설명했다. 먼저 선박충돌사고 재현 기술은 소형선 충돌사고시 운항 데이터를 이용하여 충돌궤적을 추정하고 2차원 전자해도와 3차원 가상현실을 구현하여 입체적으로 분석한다. 또한 선박충돌위험도를 기반으로 사고재현을 통해 침로변경, 과속 등 운항 과실에 대한 인적오류을 확인하게 된다. 회피 가능성을 분석하는 피항 가능성 평가 기술로 선박충돌사고 재현 중 충돌회피 가능성을 분석한 후 회피시뮬레이션을 통해 조타, 엔진제어 등 피항 동작을 수행한다. 이를 기반으로 선박충돌위험도를 측정하여 피항 평가를 통해 회피 가능성을 분석한다. 손 연구원은 “이 시스템은 기존의 전자해도와는 다르게 해상교통정보를 이용하여 다수의 선박 간 충돌위험을 위험 단계별로 식별하여 표시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며 “방향별로 충돌가능성을 모두 계산하여 각선박별 충돌 위험성과 최대 충돌위험선박을 계산하여 인적오류를 찾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 연구원은 KRISO에서 선박충돌 재현 시스템을 활용하여 선박충돌사고 사례를 분석한 결과를 제시했다. 손 연구원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2017년 부산 수영만, 8미터급 소형 보트 간 충돌상황 발생하기 직전 KRISO는 충돌선박 중 한척에 저장된 레이더 데이터를 이용하여, 분석·추정한 충돌궤적 데이터를 소형선박 충돌 재현과 원인분석에 사용했다. A보트는 수영만안쪽에서 오륙도 방향으로 진입하고 있었고 B보트는 오륙도에서 광안대교 방향으로 운항하고 있었다. A보트는 사고 10초 전에 감속 및 우현변침을 했으나 늦어졌으며, B보트는 정면 접근상황에서 감속이나 우현변침을 하지 않고 계속 운항 중이었다. 두 보트는 충돌직전 멈춤으로써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KRISO는 사고 재현 시나리오와 피항 평가 시나리오를 적용하여 인적오류와 회피가능성을 평가·분석했다.

손 연구원은 “KRISO는 동 시스템 성능검증을 위해 실제 충돌상황 사례에 적용했으며 회피 시뮬레이션을 통해 충돌시점에 충돌위험이 낮아지며 충돌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향후 선내 운항데이터가 없는 경우 육상 VTS레이더를 이용한 선박 충돌재현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김명석 한국도선사협회 실장
“항만이용자 관점에서 항만 특성 고려한 접안능력 한계 1.5~2배로 설정해야”

김명석 한국도선사협회 실장은 선박의 대형화에 따른 도선사고, 부두접안능력 개선사항을 발표했다.
한국도선사협회가 연도별 도선척수 대비 사고발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1978년부터 2019년까지 도선사고는 연평균 도선사고는 3건이며 선박 척수로는 8만 5,000척에 이른다. 2012년에는 11건으로 가장 많이 사고가 발생했다. 또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2016년 5건 △2017년 3건 △2018 3건 △2019년 7건으로 총 18건의 도선사고가 발생했으며, 특히 부두접안 사고는 총 5건으로 집계됐다.
 

 
 

김 실장은 “최근 연평균 도선선박의 척수가 13만 5,700척으로 늘어났지만 도선사고가 3.6건으로 과거보다 사고건수는 늘었지만 도선선박은 늘어 사고율은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김 실장은 최근 선박의 대형화에 따라 도선구 별로 부두접안능력의 최대치를 초과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선사협회의 도선구간별 부두접안능력 초과 선박 자료에 따르면, 82개 도선구간 중에 도선구보다 1배미만 선박 접안하는 경우는 40.2%로 33개구이며, 2배이상은 23.2%로 19개구간으로 집계됐다. 김 실장은 부두접안능력 최대 초과 사례로 부산항 도선구, 군산항 도선구를 제시하며, “부산항 신항2부두의 접안능력은 5만DWT이지만 선박대형화가 이뤄지면서 대부분의 입항선은 약 20만DWT로 부주접안능력을 초과하고 있다. 군산항 도선구에서도 접안능력이 2만DWT이지만 입항선은 8만 4,000DWT로 약 4배를 초과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항만을 개발할 시 기존에는 항만개발자 관점에서 부두접안능력을 산정하지만, 항만이용자의 관점에서도 산정해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항만 및 어항 설계기준에 따르면, 선석의 길이 선회장 항로폭 등을 고려하여 항만개발자 관점에서 산정하지만, 도선협회는 AHP 기법을 활용하여 항만이용자의 관점에서 혹수 길이 톤수 폭 건현 순으로 핵심 역량 우선순위를 정했다. AHP 기법으로 부두접안능력 기준을 산정한 결과 도선사협회는 울산항에 안벽부두 접안 한계를 설정했다. 기존의 울산항만공사(UPA)가 설정했던 접안기준은 석탄부두 2만 2,000GT 선석 1만 1,000GT~ 2만 2,000GT였지만, 울산항도선사회는 AHP 기법을 활용하여 전체선석에 약 2배인 3만~4만 5,000GT로 접안능력 한계를 올렸다.

김 실장은 “선박 접안사고 예방을 위해 접안능력의 기준단위 기준요수 개선 한계 설정을 해야한다. 특히 항만 특성을 고려해 접안능력의 한계를 1.5배에서 2배로 설정해야한다”며 중앙해양안전심판원의 재결사례를 들며 “접안능력을 초과한 대형선박이 부두에 접안할 경우 과도한 충격으로 부두설비가 파손될 우려가 있고 접안능력을 초과한 선박의 접안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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