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 해상 오염 조사로 계속 억류

최종건 제1차관 “이란 동결자금 관련 속도감 있게 추진, 대미 협의 투명하게 진행”
주이란대사관 현장지원팀, 한국케미호 승선 영사접견

 

 
 

한달가량 걸프 해역 입구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됐던 화학 운반선 '한국케미호'의 선원 전원이 풀려났다. 다만 해상 오염에 대한 조사를 위해 선박과 선장이 남기로 했다.

2월 2일 외교부는 “최종건 제1차관은 2일 오후 6시 50분부터 약 30분 간 한 달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우리 국적 선박(한국케미호) 및 승선 선원들의 조속한 억류해제를 위해 세이에드 압바스 아락치(Seyyed Abbas Araghchi) 이란 외교부 차관과 전화 통화를 실시했다”며 “아락치 차관은 이란 정부가 선장을 제외한 나머지 선원들에 대한 억류를 우선 해제하기로 결정하였음을 알려왔다”고 전했다.

이로써 한국 국적 선원 5명, 미얀마 국적 11명, 베트남 국적 2명, 인도네시아 국적 2명 등 총 20명의 선원 중 선장을 제외한 19명의 선원들이 약 한 달의 억류 끝에 무사히 풀려나게 됐다. 외교부는 선박 및 화물의 유지‧관리 필요성 등을 감안, 억류 해제되는 선원들의 인수와 귀국을 포함한 이동에 대해 선사측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최 차관은 “이란측의 결정을 환영하면서, 잔류 예정인 선장과 선박 또한 조속히 억류에서 해제될 수 있도록 이란 정부가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촉구했다”며 “아락치 차관은 사법절차가 진행중인 동안 선장에 대해 인도적 처우와 충분한 영사조력을 보장할 것임을 약속했다. 양측은 현 상황의 조속한 종료를 위해 상호 지속적으로 소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환경오염이라는 명분으로 선박을 나포 했지만 실제 목적은 한국 내 동결된 원유 수출 자금 70억달러(약 7조 7,000억원)를 사용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이에 이란은 해당 자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국 정부가 미국 정부를 설득하라고 압박을 넣기 위해 선박을 나포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어 왔다.

이와 관련 외교부는 “한국과 이란 양 차관은 신뢰회복의 중요한 첫걸음을 양국 정부가 시작했다면서, 동결된 원화자금 문제 해결을 통해 서로가 어려울 때 돕는 전통적 우호관계를 회복해 나가자는데에도 공감하였다”고 밝혔다.

최 차관은 “이란 동결자금 관련 우리 정부가 독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면서, 미국측과 협의가 필요한 문제에 대해서는 대미 협의를 투명하게 진행해 나갈 것임을 이란측에 설명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란 외무부 역시 이날 “한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페르시아만(걸프 해역)에서 환경오염을 일으킨 혐의로 억류한 한국 선원들이 인도주의적 조처에 따라 출국 허가를 받았다”며 석방 사실을 확인했다.

선원 하선 및 귀국 방안 지속 협의, 선박과 선장 조기 억류 해제 최선 노력
이란측이 2월 2일 우리 선장과 선박을 제외한 나머지 선원들에 대해 억류 해제를 통보해온 후, 주이란대사관 현장지원팀은 2월 3일 라자이항 인근에 정박해 있는 한국케미호에 승선하여 선원을 면담하고 선원들의 하선 의사를 문의하는 등 선상 생활 여건과 선박 상황을 점검했다.
 

 
 

이번 영사 접견은 한국케미호가 이란 당국에 억류된 이후 우리 영사가 이란측의 승인 하에 한국케미호에 승선하여 외국인 선원을 포함한 선원 전체를 최초로 면담하게된 것 이다.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은 “한국케미호 선장과 통화하여 선원들의 건강과 안부를 묻고 앞으로도 선장과 선박의 조기 억류 해제를 위해 정부로서 모든 노력을 다해나갈 예정”이라며 “한국케미호 선장은 우리 선원 5명을 포함한 선원 20명 모두가 건강하다면서 그동안의 우리 정부 노력과 지원에 사의를 표하고, 선장과 선박까지 조기에 억류 해제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외교부는 “억류 해제된 선원들의 하선과 귀국에 대해 선사측과 협의 중에 있으며, 조속한 시일 내 선장과 선박도 억류 해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한국해운협회, 환영성명서 “한국케미호 선원들 석방 소식 적극 환영”
한국해운협회가 해운업계를 대표하여 2월 4일 환영성명서를 내고 이란에 나포된 한국케미호 억류 선원 석방에 대한 환영인사를 표명했다.

성명서에 따르면, “지난 1월 4일 이란혁명수비대에 의해 나포되어 1개월 가까이 이란에 억류되어온 한국케미호 선원들의 석방 소식에 대해 적극 환영한다”며 “이러한 이란의 조치는 우리 외교부 최종건 1차관과 이란 외무부 압바스 차관이 전화통화를 한 이후 발표된 것으로서,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하여 강경화 외교부 장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등 정부 당국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해운협회는 지난 1월 선박 나포된 직후 해양수산부 등 관계당국에 이란 억류선박의 조속한 억류해제를 위한 지원을 요청했다. 또한 이란선주협회와 국제해사기구(IMO)를 비롯하여 국제해운협의회(ICS)와 아시아선주협회(ASA) 등 국제해운기구 및 국제민간해운단체에 서한을 보내 우리 선박의 억류해제를 위해 적극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해운협회는 “우리 선박들이 나포되는 상황이 재발되지 않기 위해 ‘호르무즈해협 통항선박 항행안전을 위한 매뉴얼’을 제작하여 인근 해역을 항해하는 선박에 배포했다”며 “우리 해운업계는 선박의 안전한 항해를 통해 수출입기업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국민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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