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 기븐호’ 좌초사고-

쇼오에이 공동해손(GA) 선언, 사고처리 장기화되나
사상 최대급 선박정산 완료에 10년 전망도, 정산인으로 영국 Richards Hogg Lindley Ltd 임명

 

 
 

이집트 수에즈운하에서 발생한 컨테이너선 ‘Ever Given’호의 좌초사고로 선주인 쇼오에이기센(正栄汽船)이 공동해손(GA)을 선언하고, 이초(離礁)를 위한 구조비용을 공동해손의 틀에서 처리하고 있다고 4월 2일 설명했다. 이에따라 수에즈운하 2만teu급 컨선의 좌초사고의 처리가 10년까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GA는 항해중 발생한 손해를 해당 항해와 관련된 화주와 선사 등 관계자가 공동으로 부담하는 제도이다. 공동의 위험에 안전을 위해 특별히 지불한 비용과 희생을 선박과 화물 등의 관계자가 공동으로 부담하는 제도이지만, 화주가 많은 컨테이너선박에서는 절차가 번거로워 관련자들의 부담감이 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관련업계는 특히 2만TEU급 컨선(21만9,000gt)에 의한 사고이기 때문에 GA에서는 사상 최대선형이 될 것같다고 말한다. 또한 GA에 따른 사고처리가 최근들어 장기화 경향을 보이고 있어서 대형선박임을 감안하며 최종 정산서 완성까지 10년 가까이 걸릴 것이라는 견해도 나와 있다.


공동해손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공동의 위험이 현실에서 있을 것 ▽공동의 안전을 위해 취해진 행위일 것 ▽고의적, 합리적 행위일 것 ▽희생 및 지출비용은 비정상일 것’ 4가지 요건에 부합돼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해사신문은 4월 5일자 보도를 통해, 현 시점에서 ‘Ever Given’호는 운항 도중에 있는 그레이트 비터호(湖)에 정박해 있어 이미 위기는 넘겼다고 여겨진다며 ‘GA의 선언은 일반적인 항해를 완수할 목표가 섰을 경우 일단락 되어 위기를 뒤돌아볼 수 있는데 ‘타이밍 상으로 일반적이지 않나’라는 해상보험시장 관계자의 코멘트를 보도했다.


아울러 “실제로 GA가 선언되는 사례를 보면, 위기의 상태에서가 아닌 위기를 벗어난 이후가 일반적”이라며 향후 이 사고의 처리과정이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이 집중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선주인 쇼오에이기센은 GA을 선언하고 정산인인 영국의 Richards Hogg Lindley Ltd를 임명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이후 선주가 선임한 정산인에 의해 정산작업이 진행된다.


GA가 선언된 이후에는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비용과 희생의 정산작업 등 절차가 진행된다. GA의 비용과 희생은 위기로부터 벗어나 남은 ‘선체, 화물, 연료’ 등 소유자가 가격에 따라 분담하게 된다. 화물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CIF(운임과 보험료 포함) 가격이 기준이 되므로 산출이 그다지 어렵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화물에 할당된 비용은 화주(수하인)이 부담해야 한다. GA 선언이후 선주는 화주에 대해 Average Bond라 불리는 공동해손 분담금을 지불 서약서나 LG로 불리는 공동해손 부담금의 지불 보증서 등 필요한 서류의 제출을 요구한다. 이것 없이 화물을 인수할 수 없다. 통상 화물보험자가 절차를 추진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지만 무보험의 경우에는 GA Deposit이라 불리는 공탁금(供託金)의 지불이 요구된다.


화물보험사가 발행하는 LG는 금액에 제한이 없는 무제한보증장이 요구된다. 무보험의 경우 공탁금액은 정산인이 통지한 비율을 화물가격에 곱한 금액이 되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다. 2018년 본선 상에서 화재로 인해 1만5,000TEU급 컨테이너선에서 GA가 선언된 사례가 있는데, 이때 외신을 통해 화물인도를 위한 공탁금은 10만달러의 화물에 대해 5만 4,000달러가 요구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이번 사고의 화물에 대한 GA분담금도 살아난 재산 전체에서 화물의 비율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화물이외의 재산, 특히 선체가격이 얼마인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다시말해 선체의 가격이 화주의 부담액을 크게 좌우하게 된다.


컨테이너선은 최근 대형화에 따라 GA선언 이후 처리가 더욱 번잡해지고 있다. 메가 컨테이너선박의 경우, 만선이라고 가정할 때, 볼룸기준으로 80%가 40’형 나머지는 20’형인 것이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다. 2만TEU급에 적용하면 적재컨테이너수는 1만2,000기 정도로 관련업계는 보고 있다. 또한 화주의 수는 평균적으로 1개 화주가가 10TEU로 보는데, 이를 적용하면 2만TEU급 컨선의 경우 화주수는 2,000개사로 추정된다. 여기에 혼재(混載貨物) 화주까지 더하면 화주의 수는 어머어마하게 많아진다. 화주의 수는 같은 그룹이라도 복수명칭을 사용할 때가 있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그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분명해 사고처리 업무절차가 방대해진다.


GA는 공동의 위험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한 비용과 희생에 대해 지불하으로 ‘운하차단’에 의한 통항량 감수(減収) 등 제3자의 손해배상은 GA의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일본의 해사관계자는 코멘트했다.


한편 수에즈 운항청은 현재 좌초사고에 따른 피해가 10억달러를 초과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이초작업의 준설비용도 포함돼 있다. 따라서 관련 준설비용이 어떻게 구분되는냐가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되고 있다.


GA의 비용산출 등에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것이 모두 완료되지 않으면 화물인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통상 필요한 서류를 정산인이 수령할 수 있는 대로 가능한 한 빨리 화물인도를 양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무보험화물의 경우에는 공탁금액의 산정 문제가 있어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관련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2007년에 伊豆諸島沖에서 발생한 2,200TEU급 컨테이너선과 벌크선이 충돌한 사고에서는 컨선 측이 GA를 선언했다. 파손이 심각했던 사고였지만 화주에 대한 화물인도는 2개월만에 완료됐다. 그러나 이 사고 처리의 경우 GA 처리가 완료돼 최종적인 정산서가 발행되기까지 7년이 소요됐다. ‘에버 기븐’호의 수에즈운하 좌초사고 처리에도 10년정도의 상당한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는 배경이다.

 

수에즈운하청 “손해 10억달러 초과” 주장에 해운계 거액에 곤혹
수에즈운하청(SCA) 고위관계자가 대형 컨테이너선박 ‘Ever Given’호의 좌초사고에 의한 손해를 10억달러 이상이라고 발언해 해운업계에 파문이 일고 있다.
‘에버 기븐’호의 이초작업의 준설비용 등을 근거로 산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본의 해운업계에서는 이초에 그렇게 많은 비용이 소요됐다는 것을 믿기 어렵다는 의구심을 품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이후 사고 조사에 따라 손해액과 책임 소재가 명확해질 때까지는 불투명한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러 외신에 따르면, 수에즈운하청 장관이 3월 31일 현지 매체를 통해 좌초에 의한 손해액이 10억달러를 초과한다고 주장하면서 ‘에버 기븐’호의 이초 관련비용의 과다성에 대한 논란이 시작됐다.


또한 수에즈운하청 장관은 3월 29일 기자회견에서도 운항 중단에 의한 통항료의 수익감소가 하루 최대 1,500만달러라고 발언한 바 있다. 운항의 통항이 중단된 6―7일로 추산할 경우 1억여달러의 피해가 예상되는데, 이번에 준설비용 등을 근거로 한꺼번에 손해액을 높인 주장이어서 관련업계가 술렁이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좌초된 선박의 이초작업은 선주가 스스로 선박과 화물을 구조한 행위에 대해 선주가 계약한 선박보험으로 커버한다. 제 3자에 대한 손해배상에는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선주의 배상책임의 한도액을 설정하는 국제조약인 ‘선주책임제한조약(LLMC)’의 대상이 아니어서 법적인 상한은 설정되지 않는다.
이번 이초작업에서는 수에즈운하청이 운하의 통항 재개를 위한 준설을 실행한 부분이 포함돼있다. 해운업계에서는 이 비용을 컨테이너선의 구조비용으로 보느냐? 수에즈운하 재개를 위한 비용으로 보느냐?가 중요한 포인트라고 지적한다. 운항재개를 위한 비용은 구조비용이 아니기 때문에 책임제한이 가능한 채권으로 보는게 자연스럽다는 의견도 나와 있다.
향후 이집트 재판소에서 손해배상청구가 제기된 뒤, 그에 대해 선주가 책임제한절차를 제기할 경우, 이집트가 비준하는 LLMC1976년 조약에 기반한 상한액 이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해운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VV 집계, 컨17척 등 57척 희망봉 우회  

유럽행 컨화물 항해일수 8일가량 증가, 유럽 주요항 체선 우려도
벌크선박 33척, 컨테이너선박 17척, LNG선박 7척 우회

영국의 선가감정기업인 베슬밸류(VV)에 따르면, 3월하순 발생한 수에즈운하에서의 대형 컨선 ‘Ever Given’ 좌초사고로 벌크선박과 컨테이너선박, LNG선박 등 총 57척의 선박이 희망봉을 경유한 우회루트를 선택했다. 이는 유럽행 항로에서는 1주일간이 조금 넘는 기간의 항해일수 증가로 이어져 선복수급의 긴축상황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희망봉을 경우해 우회한 57척의 선박 내역을 보면, 벌크선박 33척, 컨테이너선박 17척, LNG선박 7척이며, 이중 유럽행 컨테이너선박은 우회로 인해 종래의 수에즈 경유에 비해 항해일수가 8일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VV는 수에즈 좌초사고 영향에 대해 “체선과 항해거리의 증가가 용선운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개개의 선박별 수요균형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ver Given’호의 수에즈운하 좌초사고는 3월23일 발생했으며 29일 동 선박의 이초 시까지 6일간 수에즈운하의 통항이 중단됐다.
이로 인해 수에즈운하의 양단과 중간에 위치해 있는 ‘그레이트 비터’호에는 총 307척의 선박이 체선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2020년 1일당 평균체선 선박수 87척에 비해 3.5배로 확대된 것이다. 이때 체선된 선박의 내역은 벌크선박 90척미만, 컨테이너선박 70척, 원유 유조선과 프로덕트선박 30척미만, 자동차선박 20척미만, LNG선박 15척 전후, LPG선박 10척이었다고 VV는 밝혔다.
3월 29일 수에즈운하 재개 이후 2일 이후인 3월 31일에는 체선의 50%가 해소됐으며, 그 결과 발이 묶였던 컨테이너선박이 한꺼번에 유럽으로 항해를 시작해 로테르담항 등 유럽의 주요항만에서도 체선증가가 예상된다.
수에즈운하를 경유하는 주요항로 이용 화물은 컨테이너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선적 극동 양하 철광석 및 곡물, 카타르 선적 유럽 양하 LNG 등이다.

 

수에즈좌초여파-포워더 컨테이너부족 장기화로 곤경 지속  
컨테이너부족의 장기화로 인해 일본의 포워더(FW)와 무선박운항업자(NVOCC)의 곤란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일본해사신문이 전했다. 이 같은 사태는 지난 2월 중국의 춘절이후 3월에 걸쳐 개선 조짐이 보였지만 수에즈운하에서 발생한 대형 컨선의 좌초사고를 계기로 상황이 전환돼 더욱 악화가 예상되고 있다.
유럽과 미주항로를 중심으로 북킹이 어려운 상태이며 대체 루트의 수송력도 제한돼있다. 이에 선사는 아시아시장에 비해 운임수준이 일본행 선복할당을 줄이는 경향이 있어 향후 FW·NVO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관련업계는 “이상사태가 상시화되고 있다. 수에즈 좌초사고로 컨테이너선의 스페이스가 타이트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는 1―2월에 비해 수급이 소폭 연화된 상태이지만 미주와 유럽지역의 신규 북킹은 프리미엄 운임없이 1-2개월 후, 아시아권에서도 2주-1개월 전까지는 어려운 상황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선사에 따라 스페이스를 물색할 수는 있지만 화주들이 선호하는 일부선사의 북킹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수에즈운하 좌초사고 영향으로 유럽항로에서는 컨선의 스케줄이 2주일이상 지연될 가능성도 우려돼 아시아지역에서의 컨테이너 공급도 막힐 수 있다는 것이다.


유럽행에서는 대체루트를 모색하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여러 FW·NVO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서비스 메뉴화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 극동항간의 해상수송도 수송시간과 스페이스 양면에서 보틀넥이 될 수 있어 TSR의 스페이스도 타이트해지기 시작했으며 수송기간도 안정적이지 않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대형 NVOCC는 중국-유럽간 국제화물열차인 ‘중유럽 반열’의 시도에 의욕을 나타내면서도 중유럽 반열도 혼잡과 지연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가 고운임에도 불구하고 사용 수요가 있어 경제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컨테이너부족 현상은 가을까지 지속되어 그대로 성수기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포워더업계는 “운임폭등으로 매출이 늘어도 선사에 지불하는 운임도 늘고 있다”라면서 선사와의 교섭과 화주 지원, 취소 대응 등 업무부담도 늘었다고 토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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