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3일·4월 6일, 수에즈운하 일시적 정체 후 정상적으로 통항 재개
해상운임 증가·컨테이너 선복 부족...철도운송 대안으로 부상

 

 
 

지난 1년간 코로나19로인한 전 세계 해상운임의 상승추세에 올해 3월 ‘에버기븐’호의 수에즈운하 좌초사건으로 운송지연문제까지 겹치며 최근 TSR(Trans-Siberian Railway. 시베리아횡단철도)과 TCR(Trans China Railway. 중국횡단철도)의 운송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TSR·TCR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판토스, 서중물류, 우진글로벌로지스틱스, 하나로티엔에스는 대기업 위주로 추진되던 철도운송이 최근 중소화주들에게도 하나의 가능성으로 비춰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철도의 물량이 30%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SCFI, 4월 23일 기준 2979.8 기록...유럽항로, TEU당 4,325달러
판토스·서중물류·우진글로벌·하나로티엔에스, 수에즈운하로 TSR·TCR 상승세 지속
中, 중-유럽 화물열차 운송능력 제한적...호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

코로나19로 해상운송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수에즈운하 사고 여파로 약 9%의 운항일정이 취소됐으며 향후 몇 주간 운항일정의 변동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돼 대서양 횡단 항로 컨테이너 운임의 상승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4월 23일 기준 컨테이너운송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주 대비 146.34포인트 오른 2979.76을 기록했다. 이는 2009년 10월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이며, 전년 동월 대비 2100포인트 넘게 올랐다. SCFI는 전통적으로 계절적 비수기인 1분기에는 2,500~2,600선을 맴돌며 조정세를 보였지만, 3월 말 수에즈운하 좌초 사고가 발생한 이후 4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노선 중 유럽항로 운임은 TEU당 4,325달러로, 전주 대비 138달러 상승했다.

 

 
 

철도운송은 해상운송 대비 운반기일이 최대 20일로 짧은 반면, 높은 비용이 단점이었다. 그러나 SCFI 기준 해상운임이 전년 동월 대비 3배 넘게 폭등하자 화주입장에서 비슷한 가격이라면 운반기일이 짧은 철도운송을 선택하려는 수요가 증가하게 되었다.
TSR·TCR 운송사업을 추진하는 판토스는 작년 4월부터 코로나19로 인해 물량이 상승하기 시작해 6-7월에도 점진적으로 증가하였고 12-1월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올해 3월에는 잠시 주춤했지만 수에즈운하 사고로 4-5월의 철송수출이 다시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상승세로 판토스의 철도운송물량은 작년 대비 30% 증가했으며,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으로 향하는 유일한 철도항차는 주당 2차례에서 4차례로 증가했다.


또한 서중물류의 중앙아시아·러시아향 열차는 코로나와 수에즈운하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았지만, 유럽향 열차는 해상에서 선복이 감소하고 해상운임이 증가함에 따라 수요가 증가하였다고 말했다. 또한 기존에 대기업 위주로 진행되던 철송수송을 최근 중소기업에서도 점차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으며, 항차가 기존 50-100대에서 150대로 1.5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우진글로벌로지스틱스의 TSR·TCR 화물물량은 2020년 3-4분기에 코로나19로 일정수준 증가한 후 유지되고 있고, 실제 운임경쟁력 또한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동사는 기존 한달에 1건 수송하던 철송운송이 최근 일주일에 1건으로 증가하였고, 중소기업 화주들까지 열차물류에 대해서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나로티엔에스 또한 2020년 3-4분기부터 철송수요 물량이 30%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수요가 지속해서 증가함에 따라 판토스, 서중물류, 우진글로벌로지스틱스, 하나로티엔에스의 4, 5월 부킹은 이미 완료된 상태이다. 아울러 동 회사들은 향후 열차 운행차수 증가와 관련한 부분에서는 전 세계적인 공컨부족현상으로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머스크와 MSC 등 글로벌 선사들 또한 아시아와 유럽을 연계하는 운송서비스에 철도운송을 통한 복합운송서비스를 개시하거나 강화하고 있다.
머스크는 4월 12일 아시아-유럽간 철도수송과 역내 해상운송을 묶은 복합운송서비스인 ‘AE19’를 증편할 것이라 발표했다. 유럽에서 러시아 극동까지 가는 동행(東行)은 종래 격주에서 매주 서비스로, 유럽행 서행(西行)은 주 4편으로 각각 증편한다. 또한 아시아발 화물수요 증대에 대응하기 위해 부산-보스토치니 간에 추가선복을 투입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아시아-유럽간 해상운송은 통상 25―30일이 걸리며, 러시아의 발트해 측에서 극동까지 철도운송시간은 12일이며 이는 고속으로 안정적인 수송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MSC 또한 TSR과 해상운송을 결합한 아시아-유럽간 새로운 복합운송 솔루션을 제공하기 시작하는 등 선사와 물류회사들은 안정적인 수송수단으로 대륙횡단 철도수송을 고려하고 있다.


한편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중국연구센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수에즈운하의 정체에도 불구하고 중-유럽 화물열차의 운송능력 자체가 제한적인 데다가 국경 철도 통상구가 적체되어 있어 중-유럽 화물열차에 호재로 작용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상하이의 한 국제포워더는 수에즈운하가 막히기 일주일 전부터 중-유럽 화물열차 수요가 이미 높아져 3월 하순 및 4월 철도 선복이 매우 제한적이고 5월까지 이미 부킹이 끝났다고 밝혔다. 중국 대표 관영매체인 환구시보에 따르면, 중-유럽 화물열차의 올해 1, 2월 운행량은 전년 동기 대비 96% 늘어났으며, 화물 수송량은 20만 9,000TEU를 달성했다. 또한 미국 LA항의 적체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에즈운하 좌초 사건으로 중국의 공컨 부족이 심화되어 5월 1일 노동절 연휴를 앞두고 공급망 회복 속도는 더딜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지난 3월 4일 중국 닝보항을 출발해 3월 31일 네덜란드 로테르담 도착을 예정으로 운항하던 ‘에버기븐(EverGiven)’호가 3월 23일 이집트 수에즈운하에 좌초되었고, 4월 6일 유조선 럼포드호(Rumford)의 엔진 고장으로 인해 수에즈운하가 또다시 일시적인 정체를 빚었다. 수에즈운하청(SCA)은 향후 수에즈운하에 대형 예인선을 추가로 확보하여 선박구조능력을 향상시키고 신규 해상정비소 건설과 기존 해상정비소 보완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이번 ‘에버기븐’호 사건은 중동전쟁으로 인해 폐쇄한 경우를 제외하고, 수에즈운하 최악의 사고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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