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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O 이산화탄소 배출 억제 규정에 따른 용선계약상 고려사항
[572호] 2021년 05월 03일 (월) 13:51:49 한국선주상호보험 komares@chol.com

2020년 저유황유 규제에 이어, IMO에서는 2020년 11월 개최된 해상환경보호위원회(MEPC) 75차 회의에서 선박 탄소배출량 감축에 대한 주제들을 구체적으로 논의하였다. 특히 2030년까지의 단기 감축 목표를 위한 기술적, 운항적 측면의 구체적 세부사항을 제도화하기 위하여 MARPOL 조약 부속서 VI의 개정안이 승인되었으며 2023년 발효를 예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2023년부터는 모든 선박에 대해 위 부속서상의 탄소배출 관련 규정이 적용되며,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선박에 대하여는 강제 출력제한 등의 제한이 따르게 된다.
출력제한은 선속과 연료유 사용량에 영향을 주게 되며, 이에 따라 시장에서의 선박운항의 형태 역시 바뀌게 될 것이다. 특히 대부분의 용선계약에서는 선주에게 하여금 최대한 신속하게 화물을 운송할 것을 규정하고 있어 출력이 제한된 선박을 용선하는 경우, 현행 용선계약의 규정만으로는 불확실한 분쟁에 휩싸이게 된다.
이러한 문제를 사전에 고려하기 위해 이번 MEPC 75차에서 논의된 기술적 방안에 대해 검토하여 보고 각기 다른 용선계약의 형태에서 어떠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 고려해보고자 한다.

 

이산화탄소 배출에 대한 MARPOL 규제방안
MEPC 75차 회의에서는 이산화탄소 감축을 위한 단기 대책에서 크게 두 가지 측면을 고려, MARPOL 조약 부속서 VI 개정안을 승인하였다.

 

1. 현존선에 대한 에너지효율지수(EEXI) 규제
IMO는 2013년 1월 1일부터 건조되는 선박에 대하여는 에너지효율설계지수1)를 적용, 선박의 에너지 효율 관리를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소시킨 바 있다. MEPC 75차 회의에는 현존하는 모든 선박에 대한 에너지효율지수2)를 신설, 현재 400GT 이상의 모든 선박은 요구되는 EEXI 기준을 준수할 것을 규정하였다.
이는 기존 EEDI의 기준을 수용하여 만든 지수이므로 대부분의 절차가 EEDI와 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3) 선박의 개별 EEXI 값이 규제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여러 제한이 예상되며 가장 대표적인 제한은 엔진 출력제한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 연비 실적의 등급 설정
EEXI 규제와 함께 5,000GT 이상 선박에 대하여는 연비실적4) 규제를 받게 되고, 각 선박의 실제 연간 탄소배출량과 그 차이를 분석, 선박을 A부터 E등급으로 구별하게 된다.
등급 구별을 위해 개별 선박은 선박에너지효율관리계획5)을 수립, 연간 연비실적을 계산하여 기국에 보고하게 된다. 기국은 접수된 연비실적에 따라 각 선박을 위 등급으로 구별하게 되고, A,B 등급의 선박은 인센티브를, 그리고 D,E 등급의 선박은 개선조치가 행해지게 된다.6)

 

용선계약에서의 고려사항
이러한 변화는 용선계약 하에서 다양한 분쟁을 야기할 것이다. 각 용선계약 하에서 예상되는 분쟁에 대하여, 다음 사항을 고려할 수 있다.


1. 정기용선
정기용선 하에서 EEXI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출력제한이 걸리는 경우, 선속유지의무 위반의 위험이 있다. 또한 저속운항시 utmost dispatch 위반의 위험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하며, 확대해보면 제3자의 운항지연으로 인한 손실도 선주가 부담해야 하는 위험이 있다.
선주는 선박의 연비실적(CII)에 따른 등급 유지를 위하여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할 것이다. CII 측정방식에 대하여는 아직 결정된 바는 없으나, 예전 IMO에서 제안한 에너지효율성운항지수(EEOI)7) 방식 혹은 포세이돈 원칙8)에서 파생된 연간효율성지표(AER)9) 등을 생각할 수 있다. 위 방식 모두 실제 운항한 거리가 길면 길수록 좋은 수치가 나오는 구조이므로, 선주 입장에서는 CII 등급 유지 혹은 상향을 위해 가장 빠르고 짧은 항행거리를 선택하는 대신, 되도록 항행거리를 늘리는 방향으로 항차를 수행할 유인이 된다. 다만 용선자 입장에서는, 그러한 시도가 용선자의 지시 위반으로 인한 선박의 이로(deviation)로 받아들여질 수 밖에 없다.


반대로 용선자의 지시가 CII 등급 유지에 불이익을 주게 되는 경우, 선주는 그 지시이행을 거부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예를 들면 EEOI 방식에서는 화물량이 적으면 이산화탄소 수치가 필연적으로 상승하게 되는데, 용선자가 최소화물량만 맞춰주거나 혹은 화물 일부만 선적한다던가 하는 지시를 내리게 되면 선주 입장에서는 CII 등급 유지에 불리할 수 밖에 없다. 이때 CII 등급 유지를 위하여 선주가 그러한 명령을 거부할 수 있는지, 혹은 그러한 지시 이행의 결과로 CII 등급이 하락한 경우, 선주는 그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선속과 화물량의 문제뿐 아니라, 몇몇 개별 사안에 대한 문제도 예상될 수 있다. 일례로 EEXI 기준을 충족하기 위하여 선박의 개조가 필요할 수 있다. 현행 정기용선 하에서 이러한 시간과 비용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으므로 선주와 용선자간 합의가 없는 경우에는 이에 따른 다양한 분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2. 항해용선 & COA
항해용선 계약 하에서는 선속에 대한 보장규정이 흔치 아니하여 약정된 선속을 지켜야 할 절대적인 의무는 선주에게 부과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선주가 고의로 RPM을 낮추는 등의 저속운항을 하던가, 아니면 항로를 길게 설정한 경우, utmost dispatch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선하증권 소지인과 같은 제3자로부터 운송지연에 대한 손해배상 가능성 역시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정기용선과 마찬가지로 용선계약상 지정된 화물량을 CII 등급 유지를 위하여 선적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이에 대한 분쟁 역시 예상할 수 있다.


COA 계약에서는 합의사항에 따라 좀 더 다양한 문제가 불거진다. 예를 들어 연간최소항차를 약정한 경우, 선속제한에 따른 항차수행기간의 장기화로 인해 약정된 연간항차를 이행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COA에는 연료유 가격 조정조항이 계약서에 포함된 경우가 많다. 이런 계약 하에서 만약 지정선박이 저탄소 혹은 무탄소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인 경우, 연료유 가격 조정조항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다.

 

3. 현행 용선계약 조항의 적용과 한계
현행 사용되고 있는 용선계약 조항으로 위에서 언급한 문제들을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다만, 선속과 관련하여, 기존 BIMCO slow steaming 조항10)을 반영하여 선속제한에 따른 문제 해결을 모색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해당 조항의 목적은 연료유 가격 상승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선속 관리에 있으나, 선속관리에 대한 계약적 권리의무를 부과함으로서 위에서 언급된 문제에 대한 선주와 용선자간 입장을 조율해볼 수 있다.
다만 위 조항의 한계로서, 정기용선용 조항은 기본적으로 용선자의 지시에 따른 선속조정만 인정되므로 선주의 목적에 따른 선속조정은 여전히 계약적 근거가 불투명하다는 점, 그리고 항해용선용 조항은 선주에게 선속조정의 권한을 부여하면서도 최소선속을 규정하도록 되어있어, 여전히 합의된 선속을 유지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다.


최근 BIMCO는 항해용선 계약에 있어 적시 도착에 대한 계약조항을 신설한 바 있다.11) 해당 계약조항의 취지는 용선자가 지정된 시간에 선박을 도착시키기 위하여 선속의 조정을 요청할 수 있고, 그 요청에 따라 발생한 추가 항행 시간은 용선자가 합의된 공식에 따라 보상을 해주는 취지로 되어있다. 즉 선주는 항행기간을 다소 길게 유지하는 대신, 선속관리 및 연료유 소모에 대한 이득 및 합의된 보상을 얻게 되고, 용선자는 체선으로 인한 시간 손실을 줄인다는 측면에서 조항의 목적이 있다.
위 조항은 온전히 이산화탄소 배출에 따른 선속 제한을 규정하기 위한 조항은 아니나, 여러 효과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용선자의 요청이 전제라는 점에서 온전히 선주의 목적으로 선속조정을 할 수 없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결론
MEPC 75차 회의에서 승인된 MARPOL 부속서 내용은 2023년 1월 1일부터 발효 예정이므로 이에 대한 대응은 아직 걸음마 단계일 것이다. 또한 다양한 기술적 문제 및 세부사항에 대한 승인은 다음 MEPC 회의에서 결정이 될 예정이므로 현 시점에서 모든 문제를 대응할 수 있다고 판단하기에는 좀 더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
다만 현 시점에서 확실한 것은 향후에는 현행 용선계약서에서 해결할 수 없는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고, 예측되는 문제에 대하여는 미리 선주와 용선자가 차후에라도 논의할 수 있도록 최소한 합의의 여지를 용선계약서에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특히 전 세계 선단의 약 80%가 이산화탄소 규제를 준수하기 위하여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12)도 있어 차후 위와 같은 분쟁이 상당히 빈번할 것임은 쉽게 예측된다.


BIMCO나 Intertanko와 같은 국제기구에서는 예측컨대 2023년 이전에 이러한 문제를 전체적으로 고려하여 표준 용선계약서 조항을 별도로 작성, 배포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 성약되어 2023년 이후까지 이어지는 장기 용선계약서 혹은 COA 계약서에는 이러한 표준 용선계약서 내용이 지금 당장 반영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으므로 최소 이산화탄소 규제에 대응하는 선주와 용선자간 추가 합의의 여지를 만들어 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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