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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사고 裁決 사례(64)
부적절한 안전관리와 선원 안전의식 결여로 밀폐구역 작업 중 중독·질식 사망
[572호] 2021년 05월 03일 (월) 13:54:06 정대율 komares@chol.com
   

정대율

목포지방해양안전심판원
 원장

이 선원사상사건은 선박소유자의 부적절한 안전관리와 선원의 안전의식 결여로 안전수칙을 준수하지 않고 밀폐구역에 보관 중인 위험물을 취급함으로써 가스에 중독·질식하여 발생했다.

 

<사고내용>
○ 사고일시 : 2014. 11. 19. 11:30경
○ 사고장소 : 전라남도 신안군 흑산면 매물도등대로부터 020도 방향, 거리 2.97마일 해상

 

 

 

 

 

 

 

   
 

○A호의 운항 및 선체구조와 톨루엔의 선수창고 보관
A호는 주로 울산항에서 유류 및 액체화학품을 화물로 적재하고 출항하여 인천항 또는 평택항 등에서 화물을 양하한다. A호 소유자는 안전관리시스템을 갖춘 후 울산지방해양수산청장으로부터 유효한 안전관리적합증서(DOC, Document of Compliance)를 발급받았고, A호도 유효한 선박안전관리증서(SMC, Safety Management Certificate)를 발급받았다.
A호는 [사진 1]과 같이 선미선교형이고 이중선체구조의 유조선이다. A호의 선수창고는 선수갑판의 양묘기(Windlass) 앞부분에 위치하고, 출입구 덮개는 경첩(Hinge)식으로 위로 잡아 올려 열고 선수창고는 수직으로 설치된 사다리를 이용하여 출입한다. 이 선수창고는 원래 선수갑판에서 사용하는 계류줄 등을 보관하였다.
선수창고는 출입구 덮개를 닫으면 완전히 밀폐되는 구역이고, 선수갑판 좌·우에 각각 1개씩의 자연식 통풍구가 설치되어 있을 뿐 별도의 기계식 통풍장치가 설치되어 있지 않다.


A호는 톨루엔(Toluene) 7개 드럼(용량: 200ℓ)을 상갑판에 보관해두고 화물창을 청소할 때와 상갑판 위에 떨어진 화물찌꺼기나 그리스(Grease) 등을 청소할 때 사용해왔다. 이에 울산항에서 화물 선적 시 정유사 감독관이 휘발성이 강한 고인화성 위험물인 톨루엔이 누출될 경우 폭발과 중독·질식의 위험성이 높으므로 상갑판에 보관하는 것은 부적절하므로 단단히 밀폐하여 환기가 잘되는 곳에 보관하도록 지시하였다.
당시 A호에는 톨루엔과 같은 위험물의 보관장소와 취급에 관한 안전관리 규정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A호 선장은 정유사 감독관이 상갑판에 보관 중인 톨루엔을 치우라고 하자 선수창고로 옮겨 보관하였고, 톨루엔은 필요 시 선수창고에서 상갑판으로 일부 이송하여 사용하였다.
한편 선박소유자의 안전관리책임자는 A호에 처음 승선한 기관장의 인수인계를 돕기 위해 승선하고 있었고, A호에서 위험물인 톨루엔을 청소작업에 사용하고 있으며 이를 밀폐구역인 선수창고에 보관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사고개요>
A호는 2014. 11. 18. 10:55경 울산항 SK부두에서 톨루엔, 믹스자일렌(Mixed Xylene) 등 액체화학품 약 1,500톤을 적재한 후 출항하여 인천항으로 향하였다.
A호 1등항해사는 울산항 출항 후 선수에서 계류줄을 정리하면서 갑판장에게 인천에 도착하기 전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선박의 청소에 사용할 톨루엔을 선수창고에서 선수 우현 쪽 상갑판에 있는 파란 플라스틱 통으로 옮겨야 한다고 지시하였다.
A호 1등항해사는 다음 날 07:30경 선교에서 항해당직 수행 중 갑판장과 당일 갑판 작업에 대하여 협의하였고, 이때 선수창고의 드럼통에 조금씩 남아있는 톨루엔을 한곳에 모은 후 상갑판에 있는 톨루엔 드럼으로 옮기라고 지시하였으나, 밀폐구역인 선수창고의 환기, 출입 전 가스 농도 측정, 감시자 대기 등을 규정한 밀폐구역출입(작업) 점검표을 작성하지 아니한 채 같은 날 09:00경부터 자신의 침실에서 취침하였다.


갑판장은 같은 날 09:30경 짧은 시간에 작업이 끝날 것이라고 판단하고 개인보호장구를 착용하지 아니하고 출입구 옆에 감시자를 배치하지 아니한 채 혼자 선수창고에 들어가 톨루엔이 보관된 드럼통 뚜껑을 열고 에어펌프를 작동하여 선수 우현 쪽 상갑판에 있는 플라스틱 통으로 톨루엔을 이송하기 시작하였다.
갑판장은 2014. 11. 19. 11:30경 톨루엔 이송작업을 마칠 무렵 선수창고 위의 열린 출입구로 누군가를 보는 순간 에어펌프가 튀면서 톨루엔이 분출하여 비산되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한편 조리장은 다른 선원들이 모두 점심식사를 마쳤는데도 갑판장이 식당에 오지 않자 선장에게 보고하였다. 이에 선장은 조리장과 함께 선수창고로 가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갑판장을 발견하였고, 조리장에게 다른 선원들을 선수로 데려오도록 지시하였으며, 개인보호장구를 착용하지 아니한 채 갑판장을 구조하기 위해 선수창고 안으로 들어갔다.


3등항해사는 선교에서 항해당직 중 선장과 조리장이 선수창고 쪽으로 가는 것을 보았고, 이후 조리장이 거주구역 쪽으로 급히 오며 손짓을 하자 사고를 직감하고 선내 비상벨을 울리고 “모든 선원들은 선수로 이동하라”고 방송을 하였다.
비상벨과 선내방송을 듣고 승선하고 있던 안전관리책임자, 기관장, 1등기관사, 갑판수 및 1등항해사는 선수갑판으로 가서 선수창고 안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선장과 갑판장을 발견하였다.
이후 선장과 갑판장은 1등항해사 및 기관장의 지시에 따라 갑판수가 방독마스크를 착용하고 선수창고에 들어가 몸에 줄을 묶은 후 당겨 구조되었다. 구조 당시 선장은 위를 보며 바닥에 완전히 누운 자세로 입에서 많은 거품이 나왔고, 갑판장은 창고 벽에 약간 기대어 있는 자세로 있었다.
선장과 갑판장은 이후 인공호흡을 실시하자 의식을 찾았으나 정상적이지는 않았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양경찰 경비정으로 옮겨 병원으로 후송하여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선장은 급성 호흡부전증후군, 급성신부전, 폐렴 등으로 중환자실의 치료를 받다가 상태가 악화되어 사망하였고, 갑판장은 화상과 치아파손의 부상(6주의 입원치료 등)을 입어 치료를 받았다.
사고 당시 해상 및 기상상태는 맑은 날씨에 시정이 7마일로 매우 양호하였고, 바람이 거의 불지 않으며 파고 1m에서 1.5m의 물결이 일었다.

 

<원인의 고찰>
○ 톨루엔의 특성과 부적절한 위험물 보관·취급

톨루엔은 메틸벤젠이라고도 하며, 화학식이 C·H로 분자량 94.14이므로 대기 중에서 노출되었을 때 바닥에 머무르게 된다. 톨루엔은 녹는점 –95℃, 끓는점 110.8℃, 비중 0.87(15℃) 및 인화점 4℃인 고인화성 화학물질이고, 특이한 냄새가 나는 무색 액체이다. 톨루엔은 많은 물질을 합성하는 원료로 사용되고, 용매로도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유기합성화학에서 중요한 화학물이며, 특히 도료의 용제로 사용되는 희석제(Thinner)의 주성분(65%)이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발행한 물질안전보건자료(MSDS)에 의하면 톨루엔은 고인화성 물질로서 액체나 증기 상태로 삼켜서 기도에 유입되면 치명적일 수 있고, 눈과 피부에 직접 노출될 경우 화상이 발생할 정도로 자극적인 물질이다. 톨루엔은 취급 시 개인보호장구를 착용하고 환기시설을 갖춰야 하며, 용기를 밀폐하고 화기의 접근을 엄금하여야 한다. 또한 톨루엔은 밀폐구역에서 취급 시 공기공급식 송기 마스크를 착용하고 면 마스크, 일반 방진·방독 마스크의 착용을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톨루엔은 보관할 때 열, 화염, 불꽃(Spark)으로부터 멀리하고, 환기가 잘되는 곳에 단단히 밀폐하여 저장하고 저온을 유지하는 등 주의하여야 한다.
그러나 A호는 위험물 보관장소를 따로 지정하여 관리하지 아니하였고, 고인화성 위험물인 톨루엔을 기계식 환기시설이 갖추어져 있지 않은 밀폐된 선수창고에 보관하였다. 그리고 갑판장은 톨루엔 이송작업 중 공기공급식 송기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 부적절한 선박안전관리
선수창고와 같은 밀폐구역에서 작업하고자 한 경우에는 수립된 선박안전관리시스템에 따라 사전에 ‘밀폐구역 출입 점검표’를 작성하여 담당사관 및 선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특히 이 점검표에는 밀폐구역 출입 전과 밀폐구역 안에서 작업 중 수시로 가스농도를 측정하고, 밀폐구역의 입구에 훈련된 감시자를 대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A호는 선내 비치된 가스농도 측정기가 고장이 나 사용할 수 없었다. 그리고 1등항해사는 갑판장에게 밀폐구역인 선수창고에서 위험물에 해당하는 톨루엔의 이송작업을 지시할 경우 사전에 톨루엔 취급 시 지켜야 할 안전수칙과 개인보호장구 착용 등에 대하여 교육 및 훈련을 실시하여야 하나, 이를 실시하지 아니한 채 “시간 날 때 옮겨 놓으라”라고 막연하게 지시만 하였다. 또한 갑판장은 선수창고 안에 있는 톨루엔의 적은 양을 이송하므로 짧은 시간에 이송작업을 마칠 수 있어 막연히 안전하다고 판단하여 다른 사람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밀폐구역 출입 작업점검표’를 작성하는 등의 밀폐구역 출입절차를 무시하고 개인보호장구를 착용하지 아니한 채 혼자 선수창고 안에 들어가 톨루엔 이송작업을 하였고, 톨루엔 이송작업 중 작동 중이던 에어펌프가 튀면서 톨루엔이 분출하여 비산되자 접촉부위에 화상을 입었고, 호흡을 통해 흡입하면서 그 자리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선박의 안전을 책임지고 지휘·감독하여야 할 선장은 선수창고 안에 갑판장이 쓰러져 있는 것을 조리장과 함께 발견하였다. 이 경우 선장은 수립된 비상대응 절차에 따라 개인보호장구를 착용한 자가 선수창고 안으로 들어가 갑판장을 구조하도록 하여야 한다. 그러나 선장은 조리장에게 다른 선원들을 불러오라고 지시한 후 갑판장을 빨리 구조해야겠다는 급한 마음에 개인보호장구를 착용하지 아니한 채 혼자 무리하게 톨루엔이 누출되어 있는 밀폐구역인 선수창고에 진입하였고, 그 결과 선장은 갑판장을 구조하지도 못한 채 톨루엔가스를 흡입하여 의식을 잃으며 선수창고 바닥에 쓰러진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A호는 선내 비치하고 있는 가스농도 측정기가 고장 난 채 방치되어 있고, 1등항해사가 안전관리시스템에 따르지 아니한 채 갑판장에게 막연하게 밀폐구역인 선수창고 안에서의 톨루엔 이송작업을 지시한 점, 갑판장이 밀폐구역 출입 절차를 무시한 채 혼자 선수창고에 진입한 점, 선장이 선수창고 안에서 쓰러져 있는 갑판장을 구조하기 위해 개인보호장구의 착용없이 선수창고에 진입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선장 및 선원들이 밀폐구역 안에서 작업의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하여 이에 대비한 안전대책이 전무하였던 것으로 판단되며, 이러한 부적절한 선박안전관리가 이 톨루엔 중독에 의한 선원사상사건의 원인이 되었다고 판단된다.

 

○ 선박소유자의 부적절한 선박안전관리
A호는 ‘해사안전법’ 제46조의 규정에 따라 선박안전관리체제를 수립·시행하고 있었다. A호에서 시행하고 있는 안전관리체제 매뉴얼에는 선원들에게 주기적으로 위험물의 보관 및 취급방법에 대하여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선수창고와 같은 밀폐구역을 출입할 경우 사전에 1등항해사가 규정된 절차에 따라 점검 후 ‘밀폐구역 출입 점검표’를 작성하여 선장에게 보고·승인을 득하여야 한다. 이 점검표에는 출입 전 환기 및 가스농도의 측정, 작업 중 밀폐구역 입구에 감시자의 대기 등을 점검하여 준수 여부를 표시하도록 되어있다.
그러나 A호는 평소 선수창고 안에서 톨루엔 이송작업 시 이송량이 적을 경우 관행적으로 ‘밀폐구역 출입 점검표’를 작성하지 않고 선원 1명이 개인보호장구 착용없이 단독으로 실시하였으나, 수시로 방선하여 안전관리를 확인하였던 선박소유자의 안전관리책임자는 이러한 관행을 알지 못하였다. 특히 A호에 비치된 가스농도 측정기는 고장이 나 사용할 수 없었으나 이를 알지 못하였다.


또한 선박소유자는 A호에서 위험물인 톨루엔을 수시로 화물창 청소 등에 사용하기 위해 보관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고, 톨루엔은 ‘위험물 선박운송 기준’ [별표 23]에서 정하는 기타의 상용위험물로서, 그 적재방법은 관할지방해양수산관청이 인정한 것이어야 하나, 이에 대한 적절한 보관장소 지정, 취급절차 등과 같은 적절한 안전관리방안을 선박에 제공하지 않았다. 특히 방선한 안전관리책임자는 A호가 위험물인 톨루엔을 밀폐장소인 선수창고에 보관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개선하도록 지적하거나 안전관리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선박소유자의 이러한 부적절한 안전관리는 이 선원사상사건의 원인이 되었다고 판단된다.

 

<개선사항 및 시사점>
○ 선박 안에서 사용하는 상용위험물은 그 성질·용도 등에 따라 용기·포장 및 적재방법이 서로 다르므로 이를 숙지하여 적절한 장소에 보관하고 취급 시 주의하여야 한다.
○ 선장은 선내 밀폐구역을 지정·표시하고, 업무의 담당책임자는 작업 등을 위해 밀폐구역에 출입하고자 한 경우 산소 결핍 또는 유독성 가스의 잔류 등으로 인하여 작업 선원의 질식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사전에 충분히 환기한 후 ‘밀폐구역 출입 점검표’에 따라 확인·점검하고 선장에게 보고·승인을 득하는 등 수립된 안전관리체제에 따른 밀폐구역 출입 절차를 준수하여야 한다.


○ 선장은 선내 비상대비 교육·훈련을 실행가능한 한 실전과 같이 실시함으로써 선원들이 긴급한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교육·훈련 때에 같이 대응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참고로 이 선원사상사건에서 선장은 밀폐장소인 선수창고에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갑판장을 발견하고 빨리 구조해야겠다는 급한 마음에 개인보호장구를 착용하지 아니한 채 혼자 무리하게 선수창고에 진입하였고, 그 결과 갑판장도 구조하지 못한 채 톨루엔 중독으로 쓰러져 사망에 이르렀다.
○ 선원들은 선내 다양한 위험요소가 존재하므로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버리고 반드시 작업 전 절차에 따른 안전사항을 확인·점검하는 등 안전수칙을 준수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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