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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의 활용도를 높이고 운송주권을 확보하자
[572호] 2021년 05월 03일 (월) 14:00:31 김인현 komares@chol.com
   
김인현 교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컨테이너는 정기선 운항에서 운송물을 담는 용기인 박스를 말한다. 정기선사는 컨테이너를 준비하여 화주에게 제공해야한다. 최근 컨테이너의 부족현상으로 운임이 급등하기도 하였다. 이런 가운데 컨테이너를 생산하여 제공할 제조공장이 한국에는 없음이 알려져서 운송주권확보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컨테이너의 법적 지위>
컨테이너는 정기선 운항에서 필수불가결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법적 지위는 미미하다. 선박은 상법상 해상기업의 물적 설비로서 당당하다(상법 제760조). 선박은 동산임에도 불구하고 선박법상 등록(선박법 제8조) 및 등기제도(선박등기법 제2조)를 도입하여 효율적으로 선박을 관리하여왔다. 또한 상법은 등기한 선박은 저당권의 대상으로 하여 효용가치와 담보가치를 높이고 있다(상법 제787조). 
정기선 운항에서 선박과 마찬가지로 중요한 컨테이너는 상법상 물적 설비가 아니고, 등록 및 등기제도의 대상도 아니다. 따라서 컨테이너는 질권설정의 대상이 되어 점유가 채권자에게 이전되어야 한다. 이를 피하기 위하여 실무에서는 양도담보가 설정된다. 컨테이너는 전 세계에 걸쳐서 이동되므로 채권자가 자신의 채권을 회수하기 위하여 가압류나 경매를 하기가 대단히 어렵기 때문에 담보가치가 낮다. 따라서 컨테이너를 소유하는 자들은 자산가치를 활용하지 못하고 사장되고 만다.  


상법을 개정하여 컨테이너도 물적 설비의 하나로 격상시키고 그에 적합한 보호와 관리를 해야 한다. 상법에 컨테이너에 대한 정의규정과 선박법에 따라 등록된 컨테이너는 저당의 대상으로 할 수 있도록 하자. 
선박은 동산이면서도 등기와 함께 등록이 된다. 등기는 소유권의 문제를, 등록은 행정상의 감독을 위한 목적으로 활용된다. 자동차와 항공기는 등록을 하면 소유권까지도 처리된다. 컨테이너도 등록제도를 도입한다. 해양수산부가 관리하는 등록원부에 고유번호를 부여한 컨테이너가 등록되면 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다. 위치추적 장치까지 부착하면 담보가치가 월등히 높아질 것이다. 홍콩에서는 컨테이너의 등록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운송인과 화주의 컨테이너관련 의무>
정기선에서 운송인은 컨테이너를 제공한다. 법률의 규정이나 약정에 의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실무상 거의 대부분 운송인이 컨테이너를 제공한다. 이것은 관습법화된 것으로 판단된다.   
화주는 컨테이너에 자신이 수출하는 운송물을 적재한 다음 이를 운송인에게 넘겨준다. 이때부터 운송인의 운송물에 관한 주의의무가 적용되기 시작한다(상법 제795조). 컨테이너를 다시 수령한 수하인은 자신의 운송물을 빼어낸 다음 컨테이너를 운송인에게 반납해야 한다. 그런데 이에 대한 규정이 상법에는 없다. 운송인과 송하인 사이에 계약으로 컨테이너의 반납의무를 수하인에게 부과시킬 수가 없다. 법률로서 규정되어야 한다.  


컨테이너 제공의무는 상법상 운송인의 의무에 포함되어있지 않다. 상법상 운송인의 의무는 운송물을 수령한 다음부터 발생하는 것이다. 운송계약에는 컨테이너를 제공하는 의무가 포함된 것으로 해석이 가능할 것이지만, 확실하게 하기 위하여는 상법에 “운송인은 특별한 약정이 없으면 컨테이너를 송하인에게 제공하여야 한다”는 규정을 넣는 것이 좋다. 운송인에는 계약운송인과 실제운송인이 있기 때문에 어찌할 것인지가 문제된다. 계약운송인은 송하인에게, 실제운송인은 계약운송인에게 그 의무를 부담하는 것으로 해석하면 될 것이다. 중간단계가 생략되어 실제운송인은 계약운송인의 이행보조자로서 컨테이너를 제공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수하인이 컨테이너화물을 수령한 다음에는 용기 안에 담긴 운송물을 꺼낸 후 신속하게 컨테이너를 운송인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이런 의무가 묵시적으로 수하인에게 부과되어있다고 보아야 한다. 선하증권에 이런 내용이 명기되어있다. 그러한 약정이 없는 경우도 있으므로 상법에 이런 의무를 명기해야 한다. 그 의무의 대상자는 수하인 혹은 선하증권 소지인이다.


<선박우선특권의 대상>
선박은 우선특권의 대상이다. 선박채권자는 선박에 대한 임의경매를 신청할 수 있다. 선박과 속구만 경매의 대상이 된다. 컨테이너는 선박과 결부되지 않고 선외로 이동하는 동산이므로 속구라고 할 수 없다.
컨테이너는 선박과 일체를 이루는 속구가 아니기 때문에 선박에게 부과된 상법 제777조의 우선특권을 컨테이너에게 부과할 수는 없다. 예컨대 선박충돌의 경우 선박자체가 피고라는 관념을 이해할 수 있지만 컨테이너도 동시에 피고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 왜냐하면 컨테이너가 충돌에 기여한 바는 없기 때문이다.
컨테이너 자체에서 발생하는 하역료, 운임 등에 대하여 채무자와 무관하게 임의경매가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의 도입은 가능할 것이다. 특히 공 컨테이너의 경우에는 효용이 있을 것이다. 갑 운송인이 제공한 컨테이너를 하역한 하역회사는 그 컨테이너에 대하여 가압류 등 강제집행을 할 경우에 갑이 임차한 것이라면 이것이 불가하다. 그러나 우선특권을 부여하면 채무자와 무관하게 임의경매가 가능하게 된다.  

 

<컨테이너 관련 산업의 보호와 육성>
해운업자의 육성을 위한 법으로는 해운법이 있다. 해운업에는 선박을 보유하고 영업에 종사하는 해상여객 및 화물운송사업자를 적용대상으로 한다(해운법 제3조 및 제23조). 해운중개업, 해운대리점업, 선박대여업 및 선박관리업도 해운법 제33조에 규정되어있다. 그런데, 컨테이너 박스는 선박이 아니므로 이를 중심으로 영업을 하는 컨테이너 리스회사, 제작사, 관리사에 대한 규정이 없다. 따라서 해운업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해양진흥공사도 컨테이너 제작사나 리스사를 지원할 근거가 없다.
컨테이너는 정기선사가 100% 소유하게 하는 것은 리스크 분산의 차원에서도 합리적이지 않다. 실무에서도 1/2은 임차를 한다. 임차를 한다는 의미는 소유자 즉 리스회사가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컨테이너 임대업도 하나의 사업영역이다. 그리고 제작회사도 필요하다. 이들 사업은 중국 등과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국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해운업에 대한 국가적인 지원과 함께 이들도 해운부대사업의 하나로 포섭하여 보호할 필요가 있다. 해운법에 컨테이너, 컨테이너임대업, 컨테이너제조업에 대한 정의규정을 두고 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규정을 마련하도록 한다.

 

<선주, 화주, 물류회사의 역할분담>
컨테이너의 제공의무는 현재 법률로 정해진 것은 없다. 운송인이나 화주중 누구나 제공하면 된다. 그리고 운송인 중에서도 반드시 해상운송인이 제공하라는 규정도 없다. 해상운송인이 제공하는 것은 가장 비용이 적게 들고 효율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정기선운항은 국가 기간산업이고 수출입경쟁력과 관련이 된다. 그러나, 컨테이너 자체를 준비하는 것에도 수요예측이 필요하고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
운송인은 자신의 선복의 1.5배의 컨테이너가 필요하다고 한다. 장기운송계약을 더 많이 체결하면 할수록 운송인은 필요한 컨테이너 수량의 예측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화주는 가능한 많은 양의 장기운송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운송인도 스폿운임이 높다고 하여 낮은 운임의 장기운송계약을 회피해서는 아니된다. 장기운송계약의 체결은 운송인으로 하여금 적절한 컨테이너의 준비가 가능하게 하여 부족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게 한다.


종합물류계약이나 복합운송하에서 화주와 해상운송인이 직접 운송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계약운송인이 끼게 된다. 계약운송인이 컨테이너를 제공하는 것이 더 순리적일 수 있다. 단순한 포워더가 계약운송인일 수 있지만, 2자물류회사와 같은 튼튼한 계약운송인도 있다. 후자의 경우는 충분히 자신의 컨테이너를 제공할 수 있다. 현재 이런 영업이 실제 존재하기도 한다. 이들이 컨테이너를 소유하면서 정기선사들에게 임대하는 영업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계약운송인이 선하증권도 발행하면서 운송인이 되어 모든 상법상 혜택을 보기 때문에 자본이 투자되는 컨테이너를 소유하면서 이를 실제운송인에게 임대하는 형식을 취해도 될 것이다. 어떤 형태로던 정기선사의 컨테이너 보유의 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

 

<운송 혹은 물류주권 확보관련>
현재 우리나라에는 컨테이너를 제작하는 사업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중국이 일반 컨테이너의 99%이상을 제조한다. 중국은 컨테이너 제작 숫자를 조절한다고 한다. 대형정기선사인 코스코가 1-2위(CIMC, Do
ngFang)의 제작회사를 자회사로 가지면서 독점적 지위를 누린다(연간 230만TEU 생산중 70%의 점유율). 컨테이너가 제공되지 않으면 수출입이 되지 않는 것은 자명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정기선사의 선박의 규모를 늘리고 있는 중이다. 10만TEU에는 15만TEU의 컨테이너가 필요하다. 정기선사가 대형화되면서 피더선이 늘어나게 되면 그만큼의 컨테이너수요도 늘어난다. 일정 수량의 컨테이너를 우리나라에서 제작할 수 있어야한다. 경제성 때문에 이것이 불가하다면 베트남 등에 제작소를 두어서 우리가 관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미국의 반도체 조치에서 보여주는 것과 같이 운송안보의 차원에서 컨테이너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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