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8일 제2회 선박금융포럼, 산업은행·Marine Money 공동 주최

산업은행·Marine Money 공동 주최로 11월 18일 하얏트호텔서 개최
금융권, 한정된 유동성으로 투자처 까다롭게 선정…해운산업 성장성 어필하라
선박계약관련, 통화단위 다양화할 필요 제기…“원단위로 계약체결하자”
“해운·조선산업 상생위해서는, 구제금융 해운→조선으로 흐르도록 해야”

 

지난해, 해운산업의 호황 속에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성원가운데 제1회 선박금융포럼이 열렸다면, 지난 11월 18일 열린 제2회 선박금융포럼은, 하루아침에 ‘불황으로’ 변해버린 해운시황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장이었다. 포럼의 모든 주제가 선박운임지수의 급락과 해운사의 유동성 위기 우려와 맞물린 현 상황이, 향후 해운업계와 조선업계에 미칠 영향에 쏠렸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이 국제적인 선박금융전문지인 Marine Money와 공동으로,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개최한 ‘제2회 한국선박금융포럼’은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금은 무거운 분위기속에서 진행됐다.


오전 9시 30분부터 저녁 6시까지 온종일 진행된 이번 행사는 오전, 산업은행의 글로벌 경기전망, 수출입은행 등의 해운 및 조선산업에 대한 현황 발표에 이어, 오후에는 최근 선박금융이 당면한 문제점과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대체금융방안에 관한 패널토의를 가졌다. 마지막으로 선사대표들이 참석한 패널을 통해 해운 관련 산업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방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토의했다.


산업은행 이성준 글로벌금융 본부장은 환영사에서 “이번 포럼에서 한국해운산업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시급한 유동성 확보 문제에 대한 대처방안과 글로벌 금융위기 와중에도 찾아낼 수 있는 새로운 기회들에 관해 진지하게 논의할 것이며, 산은도 오늘 논의되는 내용을 바탕으로 더 나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해운산업 발전을 위해 선도적인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경제 : 건전성과 방향> 박용하 산업은행 산은경제연구소 파트장

IMF “1930년 이래 가장 강력한 충격이다
이번 위기로 가장 큰 피해를 본 곳은 뭐니 뭐니해도 금융기관이다. 전세계적으로 금융기관의 손실규모는 6,800억 달러에 달하며, 60% 이상이 미국에 집중되어 있다. 금융기관의 대규모 손실로 지금까지 금융기관에서의 감원규모는 이미 14만9,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지금의 위기에 대해 IMF는 1930년대 이래 가장 강력한 충격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내년도 세계경기성장세를 2.2%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는 다소 낙관적인 수치로, 월드뱅크는 이보다 낮은 1%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유럽·일본, 모두 마이너스 성장세에 진입
주요국들은 지금 =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은 2분기 2.8% 성장을 보였다. 생각보다 높은 성장을 보인 것인데 이의 실현은 미국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따른 세금환급정책으로 가능했다. 그 효과는 오래가지 못하고 3분기에 접어들면서 -0.3%의 성장세를 보이며, 바로 이때부터 기술적인 경기하락에 돌입한 것이다. IMF는 미국의 내년도 경기 성장률을 0.7%로 전망했고, 집값은 지금보다 10~20% 더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도 본격적인 경기침체에 돌입하면서 소비자 물가지수가 급격히 상승해 내년 경제성장률을 -0.5%로 전망되고 있다. 


일본은 2분기부터 마이너스 성장세로 전환된 이후, 수출증가세도 둔화되고 있는 상태로 투자 및 소비 심리 위축으로 내년 -0.2%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지금 이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는 국가로 주목되는 국가 중국은 최근 5년간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세를 보였지만, 내년에는 8.5%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주요국들의 마이너스 성장세의 전망치보다는 희망적인 수치이다.

 

일각 “채권관련 파생상품인 CDS, 문제 소지 다분”
남아있는 위기있나 =
채권관련 파생상품인 CDS 거래가 증폭이 되면서 위험성에 대한 우려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또다시 금융위기가 온다면 여기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산업은행 분석에 의하면 이에 대한 손실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와 함께 부각되는 부문은 신용카드 부문으로서 현재 가계 신용카드 부채는 7%수준. 문제는 자금조달책에 대한 심리적인 불안이 깊어지면 위기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 비주거형 부동산의 하락이 주거형 부동산보다 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비주거형 부동산을 담보로 하는 상업용부동산저당증권(CMBS)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얼마 전에 있었던 G20 금융정상회의 결과는 보호무역 제한, 내수부양, 금융감독 강화 등이었는데 구체적 진화책이 없었다는 것이 못내 아쉽다. 이번 금융위기의 문제가 현존의 국제통화제도에서 비롯된 것이었던 만큼 새로운 국제통화제도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어야 했다.


이러한 금융위기가 얼마나 갈 것인지 자신있게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나마 IMF는 내년 하반기부터 호전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지만, 월드뱅크는 조금 비관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결국 이번 사태는 미국의 과잉 유동성에서 잉태돼, 이에 따른 자산가치의 폭등에서 빚어졌던 만큼 미국내 주택가격이 회복되는 시기가 진정국면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필수조건인 주택가가 한없이 하락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지금의 폭락 수준에서 회복하려면 2년 정도는 필요하다는 관측이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한국 조선업 최신현황>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양종서 박사

“일정정도의 선박계약 취소, 오히려 약이 될 수 있다”
한국의 조선업계는 전세계 트랜드를 쫓아, 세계 발주량이 떨어짐에 따라 8월이래 수주량이 급강하하고 있다. 또한 선박관련 파이낸싱 상황도 안 좋고, 세계경기성장 둔화세 때문에 8월 이후 수주 취소물량도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조선업계의 수주량은 2003년 이래 연평균 15% 증가해, 이미 4년치의 일감을 수주해 놓은 상황이다. 9월 이후 일부수주물량이 계약 취소됐다고 해도 3년치의 넉넉한 일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당장 존립에 위협이 될 만큼 치명적이지 않다. 다만 수주감소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이냐 하는 문제는 다소 우려되는 부분이며, 이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신생조선소들의 운영악화가 걱정된다. 또한 이번 위기가 장기화될수록 그 여파가 일파만파로 번질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발주물량의 30%가 취소되는 현 상황은 장기적인 수요공급측면에서 더욱 좋다. 2003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선박발주 물량은 상당했다. 그 물량들이 시장에 다 나온다면, 공급초과로 인해 해운산업 자체 싸이클내에서도 불황을 맞이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해운사들의 채산성은 급격히 떨어질 것이다. 해운사들의 경영악화는 곧 조선사들이 직격탄을 맞게 된다. 때문에 지금 당장 조선소 운영상 치명적일 수 있는 수준이 안 되는 한도 내에서의 선박취소는 향후 해운회사들에게 일정정도의 성장세를 보장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국내 주식시장 보고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계의 발주취소 규모는 20척·12억 달러로 알려져 있다. 선박계약 취소율은 우리나라보다 중국에서 더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는 선박가가 한국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에 일종의 투기성향의 수주가 많았던 것이 그 원인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전체 수주취소로 인한 영향과 그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은 한국이나 중국이나 마찬가지로 한국기업들도 충분히 준비해야 할 것이다. 특히 내년도에 접어들면 RG한도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나, 수주량은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거래상대방인 선사들의 여건이 불안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대금지급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조선소들의 유동성문제가 본격화될 수도 있다. 하지만 국내 조선업체들은 워낙 수주잔량이 많기 때문에 충분히 이 위기를 넘길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경제위기가 아시아 선박건조에 미치는 영향>Lloyd's Register Asia의 Luis Benito 한국 대표


“조선소, 선박품질 향상의 기회로 삼아야”
조선소의 성패를 가르는 3대 요소가 있다. ‘체계화된 운영관리, 풍부한 인적자원과 자금력’ 등이 바로 그것이다. 앞으로 이 3대 요소에 대한 중요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지금까지 한국조선소들은 건조능력을 연간 2배로 성장시켰다. 이는 조선소의 신설과 새로운 공법 개발· 도입 등을 통해 가능했고, 발주량이 급증하는 시장에 적절히 대응한 결과이다. 여기에 성숙된 인력, 작업방식, 시스템을 통해서 현실화시켰다. 이런 여러 가지 측면에서 한국조선은 세계 어느 나라 보다 우위에 있다.


중국은 설비확대를 위해 중국정부 주도하에 지금까지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새로운 기술과 경영기법 하나하나 정부의 지시를 따라야 하는 체계로 형성되어 있다. 이는 시장에 대한 민첩한 대응을 불가능하게 한다. 이렇게 중국은 모든 시스템에 있어서 열위에 놓여 있고, 여기다 앞으로 선수금 환급보증 문제가 중국조선의 성장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호황에 따라 지금까지는 금융권외에 보험회사들도 중국조선소에 RG발급을 해 주었지만, 확실한 투자처만을 선별해야하는 금융권내 달라진 정책하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다. 

지금의 위기를 선급측면에서 보면, 선박의 품질향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각 사의 품질경쟁력이 생존경쟁력과 직결되는 시기의 도래로, 원천적으로 조선소들이 하도급 업체로부터 받는 각종 부품들의 품질이 개선될 것이고,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조선사들은 이 시기에 R&D부문에 좀 더 집중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는 지금의 불황은 좋은 뉴스이자 기회이다. 조선소가 제공하는 서비스도 더욱 향상될 것이다. 이를 토대로 결과적으로 현존 조선소와 선주들의 신뢰도가 더욱 공고해질 수 있다. 현재 조선업에 종사한다면 좋은 파트너와 손잡고, 더 좋은 품질의 선박을 건조하는 것을 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아시아 선박금융업 개관> Rodricks Wong 마린머니 아시아 금융분석가

“시장안정화 더 많은 시간 소요될 것”
미국발 서브프라임 사태로 촉발된 전세계 경제침체의 우려 속에 최근 일본이 불황에 들어섰다고 인정하고 나서 충격을 더하고 있다. 세계시장의 안정화에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각 은행들은 이번 금융경색으로 인해서 서로에게 신용을 공유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으며 너 나할 것 없이 구제금융이 필요한 상황이다. 다행히 중앙은행들이 시장의 유동성을 구제하고 있으나 리먼 브라더스 붕괴이전으로 돌아가기에는 상당기간이 필요하다. 은행들은 지금 향후 투자처에 대해 상당히 까다롭게 고르고 있다. 이런 와중에 미국은행들은 은행간 거래도 상당히 까다롭게 대응하고 있어 실물경제에 많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46% 은행, “선주들 자금조달 스스로 해결해야”
지금까지 금융시장과 선박, 해운시장이 한꺼번에 붕괴된 적은 없었다. 올 초에 비해 발틱해운 거래지수가 90%가량 조정되었고, 건화물선 용선료도 감소하고 있다. 현재 컨테이너 용선료는 5년 이래 최하를 기록 중이다. 선박가도 지난 11주 동안 15%나 떨어졌다. 즉 자산가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선주들은 향후, 파이낸싱 어려움 외에도 운영경비 상승, 보험경비, 선원비 증가를 대비해야 한다. 선주들에게는 상당히 어려운 시기가 전개될 것이고, 그 강도는 지난 몇 년간 호황을 누린 선주일수록 더욱 심하게 다가올 것이다.


현재 어느 산업을 막론하고, 불확실성이 너무 많기 때문에 그나마 가지고 있는 은행들의 자금을 해운쪽에 유입하려면 성장에 대한 확실성을 충분히 보여 주어야 한다.
지난 9월 첫째주를 기준으로 해운기업을 위한 파이낸싱은 지난해 672억 달러에서 585억 달러로 12.9% 감소했다. 이는 은행가들 중에서도 4/5가 올해 충족할만한 펀딩을 받지 못했기 때문으로, 세계 주요은행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앞으로 해운산업에 대한 펀드금액은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감소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특히 자금조달을 선주들이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대답한 은행들도 46%나 차지했다. 이런 자료들을 미루어 앞으로 은행가에서의 해운사들의 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내 해외선주 탄생, 해운산업 변화 가속 예고
앞으로는 해운업계에서의 통폐합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골드만삭스가 일본 야마모토 해운을 인수한 것은, 바로 시장의 조정이 더 빨리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자기산업에 대한 보호가 아주 강한 나라인 일본, 특히 전통적인 일본의 선주들은 대부분 가업으로서 이어오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M&A는 상당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아직까지 일본내 일부에서는 이번 M&A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위기가 전통적인 일본선주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어떤 형태로 변화시킬지 또, 그러한 일본의 변화가 세계적 해운산업 구도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시아 선박금융업 개관에 관한 패널토의
이번 섹션의 패널토의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김성수 변호사의 주재로, 산업은행의 이동해 부부장, HSH 노르디은행의 Paul Chang 아시아 대표, SMBC의 Charles Reinke, 포티스은행의 윤형중 아시아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번 토론의 패널들로 글로벌 은행관계자들이 참석한 만큼, 선박금융에 대한 각 은행들의 방침과 이에 대응해 각 해운사들이 무엇을 준비해야할지를 은행관계자들의 입을 통해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됐다.
토론은 이번 위기와 관련, 개괄적인 변화에 대해 토론자 전원이 순서대로 발표한 이후, 사회자가 토론자를 지정해, 질문하고 답하는 형태로 이루어졌다.

HSH 노르디은행의 Paul Chang 아시아 대표
“주거래 은행에 자사운영 투명화해야 유리”
지금의 금융위기는, 어떻게 시작됐는지 모두 알고 있지만 어떻게 끝날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 이번 위기의 본질적인 문제는 은행들간 유동성에 있다. 지금 은행들은 상대방의 투자처에 대해 서로 불신을 가지고 있다. 이번 금융위기 이후, 각 은행들은 스스로 대차대조표를 잘 관리하고 있고, 안정된 곳에만 투자하고 있다. 또한 중앙은행 유동성에 의존하며 비용통제를 잘 하고 있다.


현재 은행들이 신규대출을 하지 않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만, 은행들이 언제까지나 신규대출을 하지 않을 수는 없다. 내년 이후부터 은행들이 대출을 재개하겠지만 그 규모는 전보다 훨씬 줄어들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금융이 필요한 회사들은 자급자족이 가장 중요하다. 이에 따라 자체적인 투자비를 감안해 운영비용을 생각해야 한다. 대규모 파이낸싱과 관련해서는 여러 대출자들을 생각해야 하고, 대출은행과의 관계를 정립해야 한다. 특히 주거래 은행과의 관계는 더욱 강화시키고 자사운영을 투명화할 필요가 있다.

 

산업은행 이동해 부부장
“자사 포트폴리오 재정립 통해 주력 사업에 열중해라”
지금의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상호 대화수준을 투명한 정도까지 끌어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선사의 경우 자사 포트폴리오의 재정립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사업부문만을 취하는 것이 산업전체가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이며 과잉공급과 유동성의 문제를 풀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정부나 선주협회 등의 기관들도 실질적인 대화를 이끌어내고 능동적으로 참여해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주기를 바란다.

PV글로벌 해운금융그룹 SMBC의 Charles Reinke
“각 사 성공요인 면밀한 재검토 필요”
선박금융은 비즈니스 일부다. 지난 8년 동안의 상황을 보면 상당량의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은행들과 업체들은 시장의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경쟁만을 해왔다. 그로 인해 운임이 기초 원자재 가격을 웃도는 형국이 빚어졌었다.


은행들은 곧 대출사업에 뛰어들겠지만 형태는 예전과 많이 달라질 것이다. 때문에 각 사는 전략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고, 성공요인을 면밀히 재검토해야 할 시기이다.

 

포티스은행 윤형중 아시아 대표
“자기 회사의 투명성 보여줄 자료로 금융사에 접근해야”
우리는 지금 몇 년간에 걸쳐 일어날 변화를 한꺼번에 겪고 있다. 한국은행들뿐 아니라 국제은행들도 이번 위기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아 해운산업에 제공할 수 있는 유동성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금융사의 영업적인 측면에서 보면, 한정된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데 주력하고 있어서 주요고객들을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과정에 고객사들의 역량이 충분히 드러나는 것은 중요한 부분이다.


신규거래가 성약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상당히 어렵고 이 현황은 2009년 상반기까지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한국해운회사가 자금을 필요로 할 때는 대화와 투명성은 필수사항이다. 지금까지는 시장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은행이 해운사에 직접 찾아와 자금을 지원했지만 이제는 수요자가 은행을 찾아가는 상황으로 변화했다. 그렇다면 자기자신을 표현하는 방식을 잘 다듬어서 투명성을 보여주는 자료를 가지고 접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금 상황에서 성공할 수 있는 거래조건에 대해>
HSH 노르디은행의 Paul Chang 아시아 대표
“주거래 은행과의 긴밀한 관계 속 등급 올려라”
주거래 은행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 별 문제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항상 이런 비교를 한다. 예를 들어, 특정 항공사와 지속적인 거래를 하면, 등급이 올라가고 항공사는 그 등급에 상응하는 특별혜택을 준다. 은행들도 마찬가지이다.
단,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자금이 필요한 기업은 가능하면 빨리 대화를 시작해야 하는 것이 좋다. 현재는 은행들이 대출신청을 받으면, 상당히 오래 고려하고 있다. 때문에 충분한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유동성문제가 여신에 미치는 영향>
포티스은행 윤형중 아시아 대표
현재의 유동성 문제는 전세계 은행들이 모두 영향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각 은행들이 가지고 있는 대출가능 금액은 상당히 한정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입장에서 투자처를 선정할 때는 잘 아는 고객 혹은, 해당사업 부문에 대한 이해도가 중요한 선택포인트가 되고 있다.

 

산업은행 이동해 부부장
“정부와 조선협회·선주협회 주재의 펀드 조성 필요”
각 회사나 기업이, 주거래 은행을 찾는다고 해도, 국내 금융사들이 고객이 필요한 만큼의 자금 전부를 제공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선박금융은 워낙 규모가 크기 때문에  금융기관간 협력제휴를 맺고 있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두 가지 사항을 생각해봤다. 첫째 선박건조계약금 단위를 원화로 체결하는 것이다.


지금과 같이 달러체결 시스템에서는 환율에 따른 부담을 조선사와 해운사 모두 가지게 되고, 특히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금융사까지도 부담스러운 상황이 된다.
그런 측면에서 신조선 계약과 관련, 통화의 다양화가 필요하다. 다른 하나는 선박금융펀드를 은행권에서 단순히 개별적으로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와 은행이 협력하고, 또는 조선협회나 선주협회가 협력해서 펀드를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인 것 같다. 

 

SPV글로벌 해운금융그룹 SMBC의 Charles Reinke
“아시아 국가간 협력 방안도 적극 모색되길”
앞서 제기된 펀드는 아주 환영할 만하다. 그리고 이러한 펀드는 아시아에서 나와야 한다. 해운산업의 중요도가 아시아 국가에 더 집중되기 때문이다. 지금 제기된 것과 더 나아가, 지금과 같은 위기를 보다 확실하게 타개하기 위해서는 아사아 국가들이 협력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대형선사 & 운영사 패널 토의
마지막 세션인 선사와 운영사 패널토의는 현대상선의 김유준 부장, STX 팬오션 김정택 부장, 대림산업 정진욱 부장, TPC 코리아 임동표 이사, 신성해운 신용경 전무가 참석한 가운데 마샬 아일랜드 IRI코리아 김영민 대표의 사회로 진행됐다. 토론자로 참석한 패널들은  각사의 현황과 향후 생존전략 등을 설명했다.

 

<각사 현황>
현대상선의 김유준 부장 “필요선박 확보 기회로 삼아”
벌크선 운임의 급락은 물동량 감소와 원자재 재고량 증가에 따른 것이다. 이와 함께 금융결제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는 것도 또 다른 이유로 작용했다.
현대상선은 사업이 다각화된 안정적인 구조를 통해, 경영상황이 그리 심각하지는 않은 상태이다. 오히려 현대상선은 이번 기회를 필요 선박을 확보하는 기회로 삼을 예정이다. 그동안 해운시장의 호황에 따라 신조선가는 물론 중고선가도 너무 올라 필요선박을 확보하는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STX 팬오션 김정택 부장 “BDI 지수 4,000 회복 전망”
 향후 해운시장의 현상을 분석해보면, 그동안 우후죽순처럼 생긴 오퍼레이터들로 해운업계의 패닉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는 현황이다. 하지만 중국경제의 지속적인 발전과 경제회복을 위한 각국의 조치가 본격화되면 점점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번 위기를 거치면서 현재 발주분의 30%가 계약 취소되고, 현 선복량 중 38~40%의 유령선이 해체되면, 중장기적으로 발주분의 60%가량 되는 선박이 시장에 나온다면, BDI 지수는 4,000까지 회복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해본다.

 

신성해운 신용경 전무 “사선위주 운영방식으로 운영악화폭 축소”
BDI 지수가 800대로 빠진 데에 대한 1차적인 책임은 해운회사에 있다.
그러나 원인제공 자체가 금융권에서 제공된 것으로, 금융권의 부실은 내부문제로 그치는 것이 아니고 전세계 전산업에 걸쳐 심각한 영향 미치고 있다. 이러한 영향은 해운사에게는 가장 중요한 고객인 대형화주에게도 미쳐, 심각한 현상이 초래되고 있다. 어느 누구도 뾰족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신성해운도 곤란한 상황이나 사선 위주로 운영해 그나마 다행이다. 가급적으로 사선의 운항효율을 위해 노력하고, 바닥까지 떨어진 운임에 대해 화주를 설득해서 현실화시키는데 노력하고 있다.

대림산업 정진욱 부장 “진입초기, 시장의 갑작스런 하락에 따른 부담”
유조선을 포함한 탱커선 시황은 벌크에 비해 괜찮은 상황이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탱커선 부문도 언제까지나 자유로울 수는 없다고 보고 있다. 대림산업의 경우 해운사업을 시작한지 5년 남짓되어 이 부문 사업구조가 크지 않아 회사 전체적으로 큰 어려움은 없다. 다만 보수적인 관점에서 지금과 같은 상황 속에서도 사업을 안전하게 이끌어가야 한다는 부담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시장의 갑작스런 하락이 우리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도 생각한다. 현재의 고민거리는 이 위험을 어떻게 넘기고 기회는 어떻게 잡을 것이냐이다.

 

TPC 코리아 임동표 이사 “지난 4월부터 위험관리 해오고 있다”
해운시황이 종전과 같이 회복하기에는 상당기간이 필요할 것 같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투자보다는 운항의 저감과 미수금 관리 등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티피씨 코리아는 2001년 설립이후 2003년까지 용선으로 유지되어 왔다. 이후 2004년부터 노후 벌크캐리어를 매입하면서 마켓 쉐어 50~70%까지 점유하고 있으며, 호황기에 접어든 2006년 말부터 핸디막스 부문에 진출했다. 티피씨 코리아의 장점은 경영진의 신속한 판단과 모든 인력들의 오너마인드로, 지난 4월부터 자산매각, 리파이낸싱, 신조 16척 중 10척으로 축소 등의 성공적인 결정을 통해, 위험관리를 하고 있다.

 

<신조발주 현황과 금융확보 현황>
STX 팬오션 김정택 부장 -
내년도 16척의 신조선박을 인도하게 되는데, 이에 대한 파이낸싱은 거의 끝난 상태이다. 현재 추가로 받을 선박에 대한 파이낸싱을 받기 위해 노력 중인데, 올해 말까지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내년에 들어서면, 전세계적인 안정화 노력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이러한 효과들이 가시화된다면 선박금융부문에서도 경색이 풀리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 1년 이상 지속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배제하지 않고, 상황을 주시하며 시나리오별로 상황을 검토해 나가고 있다.

 

현대상선의 김유준 부장 - 2011년 인도조건으로 케이프 선박 2척을 발주한 상황이고, 여기에 상환 또는 재금융해야 하는 선박 2척이 더 있다. 비교적 안정적인 시장을 확보하고 있어서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성해운 신용경 전무 - 현 시점에서 인도예정 선박은 13척이며, 이 중 절반은 금융이 완료된 상태로, 내년 중반에 인도되는 것은 완전히 끝났다. 나머지 선박에 대한 금융이 필요한 시기는 상당기간 남아 있는 상황이다. 

 

<각사의 생존전략>

STX 팬오션 김정택 부장 - 자사에서 운항하고 있는 총 선복량 140척 중 68척만이 사선이다. 용선비율이 다소 높게 구성되어 있는데, 이러한 형태는 불황에 따른 혜택을 많이 받을 수 있다. 실제로 현재, 종전보다 80%이상 싼 가격의 용선료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자사는 올 초부터  가급적 장기선박을 최대한 자제하고 단기선박으로 투입하던 와중에, 우연찮게 하락국면으로 가고 있어 영업상태가 양호하게 유지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시장상황이 언제까지 이어갈지 알 수 없는 상황이지만, 시황변동에 항상 능동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때문에 순매출은 줄어들고 있지만 영업수익율은 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상선의 김유준 부장 - 사업다각화가 잘 형성돼 있다. 지난 3분기까지의 사업 구조를 보면, 컨테이너 64% 벌크 20% 유조선 16% 등이다. 향후 투자에 있어서도 지금과 같은 사업구조의 다각화를 유지할 예정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컨테이너 사업과 비컨테이너 사업의 비율의 50대 50으로 유지한다는 것이 방침이다.

 

신성해운 신용경 전무 - 지난 몇 년 동안, 선원문제가 심각했다. 선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고 그에 따른 비용도 높아졌다. 그 반면, 질적으로는 하락해 사고가 빈번히 발생했다. 이와 함께, 10년 된 중고선가가 신조선가보다 높게 거래되는 기이한 현상이 이루어졌었다. 오랜 호황에 따른 이와 같은 문제들이 조금은 해소되는 시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성해운은 2만톤급 소형선박으로 특화가 되어 있다. 현재 발주된 선박들은 거기에 맞는 수요처를 확보하고 발주한 것이어서, 운영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대림산업 정진욱 부장 - 아직까지 명확히 결정된 투자계획은 없지만 이번 기회를 호기로 삼아, 상당히 신속하게 움직이고자 하는 방향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위험이라는 부분을 과소평가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양날의 칼을 어떻게 하면, 잘 활용할 수 있을까라는 판단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TPC 코리아 임동표 이사 - 지난 몇 년 동안 선원문제로 상당히 어려웠다. 불황기일수록 원가부담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선박에 대한 자산가치는 하락한 상태지만, 선원비 등의 하락세는 미미한 상황이다. 하지만 선원확보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화주와의 신뢰를 형성하는데 주력할 것이다.  

<그 밖의 논의사항>
“해운산업 발목잡는 신용장개설 문제 조속히 해결돼야”
STX 팬오션 김정택 부장 -
기본적으로 해운시황은 변동성이 많은 산업이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물량 자체가 없다기보다, 금융경색으로 인한 신용장 개설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해운물류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결정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국제해상운송화물이 멈추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위기를 초래한 금융당국에서 많은 노력들을 하겠지만 해상물동량을 원활히 할 수 있는 신용장관련 부분을 심도있게 고려해주길 바란다. 해상물동량이 전세계 경제를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해주길 바란다.

 

“자금력, 해운쪽으로 물꼬 터, 조선업에 흐를 수 있게 되기를”
신성해운 신용경 전무 -
해운도 어렵지만 조선업계도 상당히 힘든 상황이다. 현재 구제금융 등을 요청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 선사들이 향후 해운시장의 불확실성과 금융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신조 취소하는 사례들이 많아져 이를 더 조선업계의 어려운 상황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조선산업의 특성상 수주가 지속돼서 자금이 유입되어야 경영상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조선은 필연적으로 해운과 같이 갈 수밖에 없다. 이런 맥락에서 현재 조선업계에서 현재의 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지원책으로 구제금융 등을 요청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는 금융당국의 자금이 한 곳에 집중되어야 하는 현 상황이라면, 조선업계에 직접 자금지원을 하는 대신, 신조를 위한 금원을 애타게 원하고 있는 해운사에의 지원을 통해 조선산업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즉 해운쪽으로 물꼬를 틈으로써 동반 생존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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