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으로 시황 정상화 찾아나가는 시작점, 올해 하반기로 예측”

6월 8일, 코로나19 해운시황 해설과 진단, 향후 시황 전망 등 온라인으로 개진
KOBC 정영두, 해운협회 조봉기, 인천대 송상화 패널 토론

 

 
 

“수요가 어느 정도 유지되면서 2-3년 뒤 발주된 선박의 공급이 늘어나게 되면 과잉공급으로 ‘호황은 짧고 불황은 길다’라는 말이 다시 나오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며 “코로나가 하루아침에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시황 정상화를 찾아나가는 시작점이 올해 하반기이지 않을까”라는 예측이 무협이 개최한 수출입 해운시황 전망포럼 중 정영두 KOBC 해운산업정보센터장에게서 나왔다.
한국무역협회가 6월 8일 ‘수출입 해운대란,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코로나19 해운시황 해설과 진단, 향후 시황 전망과 제언을 온라인을 통해 진단했다. 이번 포럼에는 한국해운협회 조봉기 상무와 한국해양진흥공사(KOBC) 정영두 해운산업정보센터장, 인천대학교 송상화 교수가 패널로 참여했으며, 온라인으로 관련업계 25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포럼은 중소화주들이 ‘해운대란과 운송차질이 왜 일어나는지’ ‘운임급등이 왜 발생하는지’ 등의 원인에 대한 문의가 늘어나면서 중소기업의 현업 실무자를 대상으로 해운대란의 큰 흐름과 원인을 설명하는 취지에서 마련되었다.


[2020-21년 전체적인 해운시황]
정영두, “해상운임, 여러 요인과 수에즈운하
           좌초사건으로 시황 200%, 300%까지 올라가”
조봉기, “한진해운 파산시 ‘해운대란’ ‘물류대란’,
           이름은 비슷하지만, 내용은 정반대”
송상화, “살아있는 생물처럼 흔들리는 수요...
           국제운송 자체가 위험 커”

2020년부터 2021년까지의 개괄적인 흐름을 한국해양진흥공사(KOBC) 정영두 해운산업정보센터장이 짚으며, 전반적으로 컨테이너선 운임 자체가 매우 높은 상황이 유지되었고,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상승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SCFI 지수가 지난 10년 동안 500-1,000p 사이에서 움직였지만, 작년 상반기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
서 중국에서 상품수출이 거의 중단돼 물동량이 줄어들어 컨테이너선 운임 자체도 매우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중국이 코로나에서 회복되고, 하반기부터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방역용품이나 재택근무용품, 일반적인 유형재와 상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나게 되면서 선복량이 부족해져 시황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게 되었다. SCFI 지수를 노선별로 보면, 미주 서·동부노선, 유럽 노선, 동남아 노선 모두 202
0년 상반기까지는 낮은 수준에 머물러있다가 하반기부터 급등세를 보이게 되었다.


이어 정 센터장은 “코로나로 인한 영향으로 당초 전망에는 글로벌 해상물동량이 줄어들면서 중국이나 동남아에서 유럽이나 미국으로 수출하거나, 동남아 지역 역내에서 움직이는 상품의 물동량이 줄어들어 선복이 하락할 것이라 예상했다”라며 “역설적으로 코로나가 상품 소비를 증가시키면서 컴퓨터 관련 제품, 가구, 운동용품, 가전제품 등 재택근무나 집에서 사용하는 물건의 소비가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재택근무 관련 상품 수요 증가가 1차적으로 시황을 끌어올리는 하나의 커다란 요인이 되었고, 두 번째 요인으로는 코로나로 미국 항만에서의 작업 지체, 항만 내 컨테이너처리 기간 증가 등으로 공급량이 줄어드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해상운임 뿐만 아니라 부동산이나 주가, 원자재가격 등이 모두 올라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해상운임은 글로벌 유동성 등 다양한 요인들과 수에즈 운하 좌초사건으로 시황이 200%, 300%까지 올라가게 되었다”고 현재까지의 해운시황을 분석했다.


이어 한국해운협회 조봉기 상무는 “지난 2016-17년 한진해운이 파산하면서 한진해운 소속 선박에 실려있던 컨테이너들이 전 세계 항만에 들어가지 못하고 물 위에 떠돌았다. 그때도 ‘해운대란’ ‘물류대란’이라는 말들이 기사에서 많이 보였다”며 “이름은 비슷하지만, 내용은 정반대”라고 지난 한진해운 사태를 현재 시황과 비교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라는 이례적인 상황이 오히려 예상 밖의 결과를 초래했다. 코로나 락다운이 조금씩 해소되면서 중국이나 동북아시아에서 공장을 가동할 수 있는 상황으로 반전되며 미국의 수요에 맞추기 위해 해상에서 움직여야 되는 화물들이 많아졌다”라며 “작년 1-2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10%이상 감축되었다가 2-3분기부터 이를 커버하고도 남을만큼 예전보다 화물이 증가하면서 역으로 화물을 실어나를 배가 모자라서 ‘해운대란’을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 상무는 “작년 1-2분기에는 화물이 없었기 때문에 배의 상당 부분이 쉬거나 놀고 있었지만, 지금은 전 지구상에 노는 배가 하나도 없다. 특별히 망가져서 고치거나 정기적인 검사로 도크에 들어가서 있는 배 말고는 전부 항로에 투입되어 있다”고 현재 해운업계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작년 하반기부터 산업부·해수부가 TF팀을 구성해 화주들의 애로를 해소할 수 있도록 선복을 공급하고 있다며, 제일 먼저 수급에 애로를 겪은 미국항로에 HMM과 SM상선이 다른 항로에 있는 배를 특별선으로 동 항로에 투입하고, 중소화주만을 위한 스페이스를 배정하는 등의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운대란이 공급망 차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인천대학교 송상화 교수는 “해상운송은 제조업과 달리 재고가 존재하지 않아 비축해놨다가 활용할 수 있는 매커니즘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기본적으로 수요와 공급의 동기화가 안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다. 오히려 지금까지 이런 대란이 안 생긴 것이 신기한 상황”이라고 의견을 개진했다.
그는 2007-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해운선사들이 계속해서 공급량을 확대하며 수익성 창출보다는 선복확대를 통해 물량을 계속 늘리며 가격을 맞출 수 없는 중소형 화주들은 무너지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송 교수는 “신속한 공급망 등 트렌드들이 글로벌 물동량 증가폭을 둔화시키면서 수요 측면을 안정시키는 동시에 공급측면에서 상위 기업을 중심으로 물량을 계속 늘렸기 때문에 비정상적인 기간이 꽤 오랫동안 유지되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송상화 교수는 작년 2월부터 5월까지 공장이 셧다운 되고, 수요가 갑작스럽게 감소하면서 게임이 시작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공급이 넘치기 때문에 배를 빼냈고, 배를 빼내게 되면서 수요와 맞춰지는 듯 보였지만 수요가 다시 증가했다”며 “수요는 변화하는 생물같은 존재”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에 선사들 입장에서는 굳이 공급을 최대로 늘려서 완벽하게 맞춰줄 필요는 없다. 운임이 계속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수익성 측면을 보면 손해를 보면서 배를 늘릴 수는 없다”라며 “적정한 수준으로 공급이 이루어지다 보니 당연히 수요가 좀 더 많은 것이 맞다. 앞으로 자연스럽게 하락하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앞으로 공급이 줄어들 것 같으니 안전재고를 확보하겠다는 포워드 바잉이라는 선구매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수요 측면에서 변동이 커지면서 서플라이 체인에도 전체적으로 변동이 커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한번 충격이 오면 자연스럽게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치가 올라갔다가 내려갔다 변동하면서 자연스럽게 안정을 찾아갈 것”이라며 “과거의 교훈을 생각해보면 선박은 재고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해소하는 데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송 교수는 “결과적으로 하반기 이후에는 수요가 감소할 기회가 있다”라며 “국제운송이라는 것이 비용을 최소화하는 영역이 아니라 애당초 위험이 큰 부분이다. 우리가 지난 10년동안 잠시 간과하고 있었던 것이 지금 부각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0년 1-2분기]
정영두, “코로나19로 인한 3대 선종 영향 당시
           전문기관 예측 못해”
조봉기, “해운업계, ‘브랭크 세일링’ 통해
           어려운 시기 견뎌와”
송상화, “장기적으로 선복증가해 물동량 과거보다
           더욱 감소”

코로나19가 중국을 중심으로 발생하며 중국 내 지역 간 이동을 전면 통제하고, 공장의 조업이 중단돼 물동량이 급감하는 현상이 나타난 2020년 1분기와 2분기를 중심으로 3명의 시황분석이 진행됐다.
먼저 정영두 KOBC 센터장은 “작년 1, 2분기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전염병이 시황의 큰 변수였는데 당시 전문기관들도 당시 코로나로 인한 컨테이너선, 건화물선, 유조선 3대 선종 중 어떤 선종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인가를 고민했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정 센터장은 대부분의 전문기관들은 기본적으로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서 역할을 하지 못해 중국의 상품수는 감소할 것이고, 이에 따라 컨테이너선 시황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1, 2분기 선박 자체가 중국에 기항하지 못하면서 많은 선박들이 해상 위에 떠있거나 멈춰설 수 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당시 코로나가 아시아 지역 안에서만 영향을 줄 것이고, 유럽이나 미국이 상대적으로 안전해 불균형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중국이 재가동될 때까지 시황은 계속 침체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 주를 이뤘지만 “대부분의 전문기관들은 ‘중국의 빠른 회복’이라는 가장 큰 변수와 미국이나 유럽 쪽으로도 코로나19가 확산된 점을 예상하지 못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동 포럼의 진행자인 무역협회 백준걸 대리는 제조업이 코로나 확산으로 위축되면서 중국의 항만별 컨테이너 처리량이 2020년 1월 전년 동월 대비 –6%, 2월 -17.9%, 3-5월 –5% 내외를 유지하며 전년에 비해 매달 물량이 줄어들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알파라이너의 자료에 따르면, 계선량의 경우 2020년 초반에는 계선선복의 비중이 6% 수준이었다면, 중국의 물량이 급감하면서 계선선복의 비중이 6월에는 11.6%까지 2배가량 급증했다고 밝혔다.


당시 중국이 내륙이동을 통제하며 항만의 컨테이너들이 이동하지 못해 중국으로 가야 할 컨테이너들이 우리나라에 방치되었는데 이 부분에 대해 조봉기 상무가 이어 의견을 개진했다. 조 상무는 “우리나라 신항 북항 컨테이너 야드에 컨테이너들이 많이 쌓여있어 항만가동율이 많이 떨어졌다. 컨테이너를 쌓아둘 다른 항만 밖의 야드를 설치해달라고 정부에 건의하기도 했다”고 당시 항만의 적체상황을 전했다. 그에 따르면, 팬데믹이 확산되기 전 2020년 경제의 제일 큰 불안요인은 ‘미중 무역갈등’이었지만, 코로나19가 터지며 물동량이 2019년 대비 4.2% 감소하는 등 시간이 갈수록 예측치가 점점 더 나빠지는 상황이었다. 이에 조봉기 상무는 “선사들은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암담한 상황을 ‘블랭크 세일링’이라는 방법으로 편수를 줄이며 버텨왔다”라며 “선박은 생명과도 같은 정시성을 져버리면서까지 살아남기 위해 선박과 운항서비스 편수를 줄였다”고 강조했다.


2020년 1, 2분기 해상물량 수요가 급감했던 시기에 대해 송상화 교수는 “2020년 1, 2분기 중국이 락다운되면서 공급이 어려운 시기가 있었다”고 당시를 상기했다. 그에 따르면, 당시 서플라이 체인을 연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향후 서플라이 체인의 변화가 어떻게 될 것인가’ ‘해상운송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두 가지 논쟁이 있었다. 그때 결정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이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이 붕괴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얘기가 많이 나왔다고 회고했다. 이에 송 교수는 “앞으로 유행병이 다시 생기게 되면, 중국뿐만이 아니라 어느 지역이 전체적으로 락다운되고 항만이 폐쇄될 수 있다. ‘세계의 공장’이라는 것이 의미가 없어지고 있다”라며 “해외에 나가있는 공장들이 수요지 근처로 재편하는 ‘리쇼어링’과 ‘니어쇼어링’이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과연 특정한 지역에서 저렴하게 생산하는 물건을 여러 군데로 분산해서 관리가 더 힘들어지게 할까’라고도 우려되지만, 과거보다는 확실히 리쇼어링, 니어쇼어링 열풍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와 함께 송상화 교수는 해상운송에서 물동량이 2019년까지 정도로는 회복하겠지만, 2019년보다 수요가 2-3배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
금은 수요가 충격을 받아 위로 갔다가 다시 떨어지는 시점”이라며 “결국은 단기적인 이슈이고, 장기적으로는 과거보다 더욱 감소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2020년 3-4분기]
정영두, “4분기, 급등세를 보일 수 밖에 없었던 상황”
조봉기, “모든 것이 마치 선복수급 탓이라고
            귀결되는 것, 사실 왜곡할 수 있어”

이어 중국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로 코로나가 퍼져갈 때 중국 제조공장들이 다시 가공하기 시작했었던 2020년 3분기 시점을 짚어보았다.
중국에서의 제조가 다시 재개되며 전년 동기 대비 7월 4%, 8월 6%, 9월 7%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지만,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코로나가 뒤늦게 확산되며 항만에서의 작업인력이 근무를 못하거나, 내륙 간의 운송이 거부되는 여러 가지 사례가 발생했다고 백 대리가 당시 상황을 훑었다. 또한 그는 중국의 광군절,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와 같이 연말 소비 대목이  위치한 4분기에는 유통 대목을 맞아 미리 안전재고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당시 미국 유통업계의 재고판매비율이 2020년 1분기 1.67일에서 2020년 중반에 접어들면서 1.2일 수준으로 상당부분 감소했다고 밝혔다.


2020년 3분기 시황에 대해 정영두 센터장은 “3분기에 올라간 폭과 4분기에 올라가는 폭이 다른 양상을 보였다”라며 “SCFI 기준으로 작년 3분기에는 1,000-1,500P 올랐지만, 4분기에 들어서는 1,500-2,500P까지 상승했다”고 설명하며 “해운시황의 변동성이 크다는 본질적인 특성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그는 “3분기에는 중국이 코로나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공장이 다시 가동을 시작했고, 미국이나 유럽으로 코로나가 번지면서 유형재와 상품소비가 증가했다”라며 “늘어나는 수요를 현재 가지고 있는 선박으로 어느 정도 커버가 가능한 시기가 3분기였기 때문에 운임이 급등하지는 않고 어느 정도 천천히 올라가는 시기였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영두 센터장은 해운선사들이 계선선복을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해상운송 수요가 지속해서 강세를 나타냈던 2020년 4분기는 시황이 임계치를 넘어갔다고 밝혔다. 그는 “일반적으로 시황이 올라갈 때는 한 가지 요인으로 임계치를 벗어나지는 않는다”라며 “4분기에 더 많이 올라간 근본적인 원인은 공급부문에 있었다”고 판단했다.
관련 요인으로 정 센터장은 지난 10년간의 비정상적인 컨테이너선 시황을 꼽으며, “지난 10년 동안 연간 시
장에 새로 투입되는 선박이 있어야 했지만, HMM 등 전 세계 선사들이 영업적자를 보는 상황에서 선박에 대한 투자가 계속 제한되면서 그동안 공급이 너무 없었다”라고 지적하며 “컨테이너 시황의 최저점이었던 201
6년도를 거치면서 선사들은 컨선 시황이 앞으로도 계속 안 좋을 것이라는 판단 하에 많은 선박들을 고철로 팔아버렸다. 많은 수의 선박들이 해체되면서 4분기에 나타났던 수요반응에 운임이 더 많이 올라갈 수 있는 여건을 제공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컨테이너 박스 부족 현상으로도 시황이 2-3배 올랐다며, “4분기에는 급등세를 보일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고 회고했다.


조봉기 상무는 “운임 상승이 미주에서 시작되었다가 유럽항로까지 파장되었고, 지금도 지속되고 있지만 동남아 항로까지 분기별로 시차를 두며 컨테이너 시장 자체가 힘들어졌다”고 밝혔다. 조 상무는 당시 컨테이너 시장을 만원 버스에 비유하며 “버스 정류장을 지나가는데 버스에 더 이상 사람이 탈 수 없고, 내릴 사람이 없으면 정류장에 멈출 필요가 없다”라며 “일련의 Door to Door 서비스를 생각하면 ‘스페이스의 공급’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한계가 있다. 모든 것이 마치 선복의 수급만으로 귀결되는 것은 사실을 왜곡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백준걸 대리는 미국 항만 내에서 컨테이너가 머무는 장치기간이 3분기가 끝나는 9월말에는 약 4일 이상이었으며, 5일을 초과하는 컨테이너의 비중이 6월 2%를 유지하다가 7월 5.7%, 8월 10%, 9월 21%까지 단기간 내에 비중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백 대리는 “해운선사들이 선박을 아무리 많이 투입해도 선박운송과 별개로 컨테이너 회전율 자체가 떨어지면 같은 1개월이라도 실어나를 수 있는 짐의 양 자체가 상당히 제한된다”고 우려했다.


항만 내 적체현상에 대해 조 상무는 “전 세계 서플라이 체인 자체가 동맥경화처럼 체증이 일어난 것”이라며 “야드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것은 전 세계가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 신항에도 5단까지 올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그는 “이는 선화주 간의 신뢰의 문제”라고 강조하며 “선주와 화주가 믿고 약속을 지키는 문화가 필요한데 전 세계적으로 부족하지만, 우리나라가 특히 약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노쇼 현상’이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화주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조금이라도 싸게 실어주는 곳이 발생하면 옮겨버리는 신뢰문제도 야드에 컨테이너들이 계속 쌓이는 또 하나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평상시에는 컨테이너 1박스 안에 채워지는 화물이 5번 정도 채워져야 하지만 지금은 일 년에 4번밖에 짐을 싣지 못한다”라며 “지금 당장 쓰지 않는 박스도 긁어모아 자기 창고에 두는 등 서로 불신하는 분위기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고 지적했다. 조 상무는 “박스 회전율을 떨어트리는 요소들은 너무 많다. 오로지 배가 모자라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2021년 1-2분기]
정영두, “하방 경직성 나타날 수 있어...
           시황 상승폭 견인 상황으로 진행”
조봉기, “현재 높게 형성된 시황이 보합세로
           상당기간 유지될 것”
송상화,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 디지털화에
           대해 심각히 고민할 시기”

올해 중국의 연휴기간 동안 공장이 휴업하고 물량이 진정세에 접어들면 어느 정도 공급망 전반에 적체현상이 해소될 가능성이 있던 2021년 1분기에 SCFI가 1월 보합세에 진입하고, 2월 중순부터 약 5주 연속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3월 23일 수에즈운하에 ‘에버기븐’호가 좌초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2021년 1분기 시황에 대해 정영두 센터장은 “올해 1분기에는 ‘작년 4분기부터 진행된 비정상적인 상황에서도 계절성이 나타날 것인가’ ‘중국 춘절을 계기로 시장이 정상화되는 계기가 될 것인가’라는 고민이 있었다”라며 “결론적으로 1-2월 동안에 시황이 유지되다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에버기븐호의 좌초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나 다른 유럽에서 체선현상이 많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수에즈운하까지 막히면서 유럽노선을 중심으로 2분기에 시황이 다시 한번 번지는 하나의 도화선이 되었다”고 상황을 분석했다. 이어 정 센터장은 해소되려고 했던 부분이 수에즈운하로 상황이 해결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2분기 시황은 다시 빠르게 상승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용선료와 중고선가, 신조선가 등이 올랐다며, “SCFI 기준으로 운임지수가 1,000-5,000P 선에서 3,50
0P를 넘어서는 이면에는 용선료가 작년 동기 하루비용이 1만불 정도였는데 현재 하루용선료가 6만 5,000불이다. 신조선가와 중고선가의 경우에도 신조선가는 1년 전 6,000만불이 8,000만불 수준으로, 중고선가의 경우에는 배로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코로나로 인해서 연료 유가가 1년 전 톤당 200불선에서 지금은 550불선까지 올라가 있는 상태”라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이처럼 용선료 상승, 연료유가 상승, 신조선가 상승, 중고선가 상승, 해체선가 상승에 원료원가 상승도 가세하고 있는 올해 2분기 상황에 대해 정 센터장은 “하방 경직성이 나타날 수 있고, 수요, 공급, 체선, 유동성이라는 요인에서 원가라는 요인까지 등장하면서 시황상승 폭을 더욱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백 대리는 수에즈운하 사태로 SCFI 스팟 운임지수가 전례 없던 최고점 수준을 향해서 급격하게 올라가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북미항로의 경우 최근 40피트당 6,000달러 중후반까지 올라가는 형태를 나타냈고, 수에즈 운하의 영향을 정면으로 맞아야 했던 유럽 항로의 경우 20피트당 4,000-6,000달러 수준까지 급상승했다.
이어 올해 1-2분기 시황에 대해 조봉기 상무는 변수 중에서 가장 큰 것은 ‘소비 심리의 회복정도’라고 강조했다. 조 상무는 “백신으로 인해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이 앞으로도 좋아질 것이다”라고 예측하며 “아직까지는 코로나라는 제한되는 환경이 지속되기 때문에 상품에 대한 소비욕구만이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그는 현재 상당히 높게 형성되어 있는 시황이 보합세로 상당기간 유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2021년 1-2분기 공급망에 대해 송상화 교수가 의견을 이어갔다. 그는 “코로나19가 3분기 미국을 중심으로 4분기 유럽까지 확산되며 사재기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하며, 아시아에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지 않은 이유로 일반 소비재 공장이 아시아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수에즈운하 사태로 인해 공급측면의 충격이 계속돼 주문이 늘어났지만 향후 보복소비가 나타날 것을 우려하며,
“중국 케이스를 보면 급격한 물량의 증가로 하반기에 수요의 폭발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송상화 교수는 공급망 측면에서 2020년 상반기에 리쇼어링이나 니어쇼어링 활동이 있을 것이라 예측했다. 그는 “지금과 같은 불확실성이 계속 증가하게 된다면 결과적으로 비용이 아니라 리스크를 컨트롤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나타나고 있다”라며 “충격이 빨리 끝났으면 공급망 재편이 없었을 테지만 코로나 충격이 계속되다 보니 사람들의 생각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기반으로 송 교수는 원양노선을 통한 물동량보다 근거리 중심의 물동량이 늘어나 ‘공장의 분산화’가 하나의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거점이동을 고민하는 찬스가 지금 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공장을 분산화하게 되면 비용을 줄이고자 ‘디지털 전환’에 대한 수요도 급증할 것이라 예측하며, “공장이 멀리 있다 하더라도 신속히 대응할 체계가 중요하다.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의 디지털화에 대해 고민할 시기가 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2021년 하반기 시황예측·전망]
정영두, “하반기 해운시황, 비정상적인 상황은
           언젠가 정상화될 것”
조봉기, “선화주가 같이 어떤 서비스를 만들지
           머리 맞대야 할 시점”

정영두 센터장은 “기본적으로 수급 문제라든지 여러 가지 여건들이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지만, 하반기 해운시장의 비정상적인 상황은 언젠가 정상화될 것”이라 예측했다. 그는 코로나로 인한 항만 적체나 파생된 여러 가지 문제들을 작년까지는 상수라 보았지만, 현재 끝이 보이기 시작하며 변수화되고 있다고 분석하며, “백신을 통해 코로나가 통제 상태로 들어가면 항만의 적체문제와 수에즈운하가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서비스에 대한 소비가 상품 소비로 전환될 것이다. 다시 사람들이 여행을 다니기 시작하면 그만큼 선박에 대한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정 센터장은 시황에 대한 데이터를 기준으로 공급측면에서 올해 선박 발주가 크게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글로벌 선박 발주 동향이 전반적으로 작년 전체를 합쳐서 100만TEU가 발주되었는데 올해 6월까지는 220만TEU가 발주되었다. 그는 “하반기에도 같은 속도로 발주된다면 400만TEU를 넘어서게 되어 전 세계 선박 점유율의 16%를 점유하고 있는 머스크 정도의 선사가 2023년도에 하나 더 생기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배들이 해체되어야 선복량의 균형이 맞다”고 강조하며 “전체적으로 해체되어야 하는 선복량이 어느 정도 유지되어야 하는데 올해 해체된 선박은 8척에 불과하다. 선박이 모두 투입되어 있기 때문에 발주만 늘어나게 되었다. 발주된 선박들이 2-3년뒤에 한꺼번에 돌아오게 된다”라며 “수요가 어느 정도 유지되면서 2-3년 뒤 발주된 선박의 공급이 늘어나게 되면 과잉공급으로 ‘호황은 짧고 불황은 길다’라는 말이 다시 나오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코로나가 하루 아침에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시황 정상화를 찾아나가는 시작이 올해 하반기에 시작하지 않을까”라고 예측했다.


조봉기 상무 또한 신조물량이 많이 늘어나 있는 상황을 강조하며, “2023년을 기점으로 공급으로 들어올 배들이 실어나를 짐이 지금처럼 많지 않은 상황이 된다면 낡은 배들은 해철 시장에서 퇴출시킬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선박 수요보다 공급과잉이 되었는데도 운임이 떨어지지 않는 상황이 생기면 전 세계의 원양항로에 형성된 얼라이언스를 통해 선사들끼리 배를 감축시키고 공급하는 양을 줄이는 식으로 시장에 맞추어 화주들에게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상무는 “그 시점에서 선주와 화주가 머리를 맞대고 ‘어떤 서비스가 우리 사회에 필요한지’ ‘전 지구적인·경제적인 효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지’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짜내야 할 포인트가 돌아올 수 있다”고 제언하며 “선화주의 문제가 남의 일이라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선화주가 같이 어떤 서비스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지혜를 발휘해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백준걸 대리는 지금과 같은 대란이 발생하기 전에 ‘정부와 해양진흥공사가 HMM 초대형선을 미리 마련해 두지 않았다면’이라는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제언하며, “HMM의 초대형선과 같은 사전투자가 없었다면 지금 우리나라 화주들이 겪는 어려움이 더 가중되었을 것이다. 선주와 화주가 시황 사이클에 따라 서로 위너가 되는 것보다 쌍방이 함께 나아가야 할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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