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공격 유조선 시황에 큰 영향 미쳐”

올해 미국 연료소비 증가로 연료유 가격 상승세 지속...사태 장기화시 가격급등 우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걸프만 기상악화,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 외에 사이버 공격 역시 유조선 시황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작용된 사례가 지난 5월 미국 동부 지역에서 발생했다. 미국 송유관 운영사 ‘Colonial Pipeline’의 랜섬웨어 공격과 같은 사이버 공격은 다른 요인에 비해 쉽고 빈번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시황 변동성에 미치는 영향이 향후 지속해서 커질 것이라는 의견이 KOBC ‘Colonial Pipeline 사이버 공격 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개진되었다.


걸프만에서 정제된 석유제품을 5,500마일(8,850km) 길이의 송유관을 통해 동부 연안지역으로 이송하는 미국 최대 규모의 송유관 운영사인 ‘Colonial Pipeline’이 지난 5월 7일 ‘다크사이드(DarkSide)’ 랜섬웨어 공격을 받았다. 이에 대한 여파로 미국 동남부 지역 휘발유 공급이 일시적으로 중단됐고, 일시적인 연료 부족 현상으로 미국 정부는 18개주에 비상사태를 발표했다.
특히 미국 동부 연안지역은 Colonial 송유관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일부 대규모 저장탱크를 보유하지 못한 지역은 연료 부족 사태의 우려가 높았었다. 한편, 미국 동부 연안에는 하루 총 34.5만배럴을 생산하는 두 곳의 정유공장이 있으나, 이는 Colonial 송유관 공급량의 14%에 불과하다.
‘다크사이드’ 랜섬웨어는 지난해 8월 최초로 발견돼 동유럽 및 러시아 지역 기반의 다크사이드 해킹 그룹이 사용하는 랜섬웨어로, 일본 전자업체 도시바(Toshiba)의 프랑스 사업부도 랜섬웨어에 감염시켜 740GB 이상의 데이터를 탈취한 바 있다.


‘Colonial Pipeline’의 일일 공급량은 250만배럴 수준으로 휘발유 140만배럴, 경유 등이 116만배럴을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 동부 연안지역에서 소비하는 연료 공급량의 약 45%를 담당하고 있다. 당시 미국 석유제품 재고 수준은 1분기 혹한으로 인한 정유공장 가동률 감소 및 최근 백신 접종 확대에 따른 수요 증가로 2월 말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었으나, 코로나19 확산 이전과 유사한 수준을 보이며 안정된 상태를 유지 중이었다.
미국 정부는 송유관이 연결된 17개주에 비상상태를 선포한 후 연료 육상 운송운전자에 대한 휴식 규정을 완화하는 등 장기간 근무가 가능하도록 육상 운송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했다. 또한 미국 연안 해상운송에서는 미국이 건조·소유하고 미국 국기·선원이 배치된 선박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U.S Jones Act 규제를 유지했다.


이에 Colonial는 500만달러(약 57억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지불해 일부 소규모 송유관 운영을 재개하였다. 동사는 주요 송유관을 상당 부분 재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발표했지만 랜섬웨어를 완전히 제거하지 전까지는 정상 운영이 어려울 것이라 말하며 장기화 가능성 또한 배제하지 않았다.

 

해상운송 증가로 대서양 MR 용선료 118% 급등
랜섬웨어 공격 후, 가솔린 선물가 급등...보합세 마무리
6월 7일, 미국 법무부 DarkSide 랜섬웨어의
암호화폐 지갑 압수...63.7 비트코인 회수

한국해양진흥공사(KOBC)가 발표한 ‘Colonial Pipeline 사이버공격 영향 분석’에 따르면, 미국 동부 연안지역의 연료 부족 사태로 송유관 공급량을 대체하기 위한 해상운송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에 따라 대서양 MR(Medium Range) 용선료가 하루 만에 118% 급등했다. 특히 걸프만에서 동부 연안으로 운송되는 휘발유 등 석유제품에 대한 해상물동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이 주를 이뤘다.


한편 지역별 구분된 시장 구조를 가지는 제품선의 특성상 태평양 수역 용선료는 3월 수에즈운하 사고 시 일시 급등 후 약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송유관 사건에 따른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당시 육상·해상 운송 확대와 사태 조기 해결을 통해 공급 차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으며, 랜섬웨어 공격 사실 공표 후 가솔린 선물 가격은 급등했으나, 보합세로 마무리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선박위치정보(AIS) 분석 시 미국 동부 연안지역으로 향하는 연료 선적 상태의 제품선 척수에 대한 뚜렷한 증감은 나타나지 않았으며, 미국 동부 휘발유 수입량의 약 60% 수준을 공급하는 유럽과 지중해로 향하는 제품선 척수 증감 역시 큰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에 “사태가 조기 해결될 경우 대서양 수역 제품선 시황 급등은 단기적인 현상에 그친 후 약세로 전환될 것”이라 전망했다.
이와 함께 미국의 백신 접종 확대와 드라이빙 시즌 도래에 따른 연료 소비 증가로 휘발유 등 연료유 가격은 올해 상승세로 지속하고 있으며 사태가 장기화될 시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상존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에 KOBC는 동 사태가 장기화될 시 U.S Jones Act에 의한 외국적선의 연안 수송 금지가 한시적으로 해제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걸프만과 동부 연안을 연결하는 제품선의 시황 상승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미국의 연료유 가격 상승은 차익거래 물량(유럽-미국) 증가를 유인하여 시황 급등이 견인될 것이라 예측됐다.
아울러 지중해와 중동 지역의 제품선이 대량으로 대서양을 향하는 현상이 발생될 시 태평양 지역 수급에 영향을 미쳐 전 수역에 걸친 제품선 시황이 상승될 가능성 또한 제기됐다. 이처럼 이번 사태 장기화는 걸프만 정유공장 가동률 하락으로 연결되어 원유 재고 증가 및 가격 하락을 유발할 것으로 동 보고서는 전망했다.
KOBC 보고서는 “이번 사태를 통해 미국 최대 연료 송
유관의 보안이 사이버 공격에 취약하다는 문제점이 드러나고, 이에 따른 연료 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현실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한편 6월 7일 미국 법무부는 기자회견을 통해 ‘Colonial Pipeline’의 랜섬머니가 포함된 DarkSide 랜섬웨어의 암호화폐 지갑을 압수했다고 발표했다. 캘리포니아 북부 지역의 미 법원에 제출된 진술서에서 FBI 요원은 법 집행부가 Colonial Pipeline의 랜섬머니가 포함된 DarkSide의 비트코인 지갑의 개인키를 얻었다고 기술했다.
FBI는 해당 개인키를 통해 Colonial Pipeline이 지불한 75비트코인 중 63.7비트코인을 회수했다. 그러나 돈을 지불한 이후 비트코인의 가격이 크게 하락해 회수한 비트코인의 가치는 현재 약 225만달러로 동사가 지불한 500만달러에 비해 50% 이상 크게 하락했다. 

저작권자 © 해양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