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사장 “통역 두지 말고, 시장선점의 기회 놓치지 말라”
에코비스, CIS지역 진출 16년 올 매출 250억 달성 눈앞
제조사는 생산만, 이외 모든 부문 일괄서비스 체제 구축

 

 

우리나라 경제의 최대 버팀목은 무역이다. 최근 경제위기를 맞아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제구조를 재확인하며, 이 위기의 진원지가 그동안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인 미국이라는 점은 국내 경기회복의 기대를 더욱 암담하게 만들고 있다. 자구책으로 내수시장의 활성화가 주문되고 있지만 국내 거의 모든 산업이 직간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는 현 상황에서 내수시장을 진작시키는 것은 쉽지 않은 일. 그보다 확실한 방안강구가 절실한 상황이다.


일각에서, 지금의 전세계 경기불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세계경제의 블랙홀 역할을 했던 중국시장만한 시장이 나와야 한다고 진단한 것과 맥을 같이해, 우리나라 경제위기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그동안 미국과 중국시장이 차지한 수출비중만큼 혹은 그 이상의 물량을 수출할만한 새로운 지역이 필요하다.

 

이에 현재, 유력한 지역으로 중앙아시아가 꼽히고 있다. 중앙아시아 또한 이번 위기의 영향을 어느 정도 받고는 있지만 워낙 자원이 풍부한 지역이기 때문에 그 어느 지역보다 회복시기가 빠를 것이라는 전망은 이 지역을 더욱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다. 여기에다 그동안 국내 제품에 대한 수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앙아시아 지역의 물류활로가 수월치 못해 수출을 포기하는 기업들이 많았다는 점은, 결국 물류관련 문제가 해결되면 새로운 수출지로서의 개척이 가능하다는 결론이다.

 


이에 국내 물류기업으로서는 유일하게 중앙아시아에 진출해 연간 200억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에코비스로지스틱스를 찾아가 중앙아시아 지역의 사업환경과 운영의 노하우를 들어보았다. 에코비스로지스틱스에서 만난 김익준 사장은 이 회사의 창업부터 지금까지의 성장을 주도한 장본인으로서 중앙아시아 지역에서의 성공비결은 사업초기부터 통관서비스를 제공했다는 점을 꼽았다. 이와 함께 그는 CIS지역 진출을 고려하는 기업에게 러시아를 중앙아시아 진출의 교두보로 삼고, 그 다음으로 카자흐스탄이나 우즈베키스탄보다 우크라이나 시장을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 에코비스로지스틱스에 대해
“93년 한국법인 설립과 동시에 모스크바 법인을 개설했다. 현재는 우즈베키스탄,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아제르바이잔 등 중앙아시아 지역과 중국 등에 각각 법인을 설립, 진출했다. 회사의 서비스는 운송, 보관, 유통, 물류센터는 물론 통관에 이르기까지 일괄서비스를 하고 있다. 회사 전체의 연간매출은 지난해 기준 200억 수준이며 올해는 250억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거래처 비율은 전자, 건설사를 중심으로 한, 한국업체 50%, 현지업체 30%, 외국계업체 20%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 에코비스로지스틱스의 경쟁력은?

“뭐니 뭐니해도 통관서비스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류에 있어서 통관은 굉장히 중요하면서도 힘든 부분이다. 이 사업을 시작하면서 경쟁력을 고려했을 때, 다른 부문들은 고정비인 반면, 변동비에 속하는 통관서비스의 여부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첫 진출지역인, 러시아 법인을 공항 사무소에 먼저 개설했다. 우리 회사는 이후 진출지역에서도 세관과 세법부문을 먼저 접근해, 통관서비스를 모두 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일괄서비스를 하고 있다 보니, 우리는 거래 제조사에게 생산이외의 다른 부문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예를 들어 본사는 제조업체가 물건을 보내오면, 통관을 시작으로 입고했다가 부품 분류, 검수까지 일괄 서비스하고 주문에 따라서는 당일 배송까지도 처리하고 있다. 일례로 삼성전자의 러시아지역 AS센터까지도 우리가 직접 운영하고 있다. 한마디로 통관전문 주재원을 중심으로 15년 이상의 통관노하우는 화주입장에서 바라보는 새로운 수출지역에서의 물류사의 경쟁력, 즉 우리 회사의 경쟁력을 우위로 평가할 수밖에 없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

 

◈ 현지경영에 있어서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모든 지사에 주재원을 두고 절대 통역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통역원을 따로 두지 않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거래에 관한 중요한 사항을 파트너와 교환하는데 통역원이 있다는 것은 대표자로서의 나의 의사 혹은 우리 회사의 입장이 아닌, 통역원의 의사가 전달되는 것이다. 힘들더라도 생활언어와 회사관련 내용은 직접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역시 사람관리이다.

 

특히 중앙아시아는 술과 카지노 문화가 발달된 곳이어서, 남자직원들 사이에서 회사공금에 손을 대는 사고가 왕왕 일어난다. 이러한 문제는 회사입장에서는 상당한 딜레마로 작용한다. 러시아 등 중앙아시아 지역의 특징 중 하나가 주재원들의 현지판단력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현지에서 결정되는 변수들이 굉장히 많은 것이 이 지역의 또 다른 특징으로, 일일이 본사에 재가를 받아서 결정을 하게 되면 운영고정비가 두 배 이상 소요된다.

 

이런 과정에서 현지 운용비를 현금으로 지원해주면서, 많은 결정권을 현지 책임주재원에게 맡기게 되는 그런 체계가 불가피하다보니, 여러모로 부담스러운 경우가 많다. 실제로 이런 불미스러운 일 때문에 고정비가 다소 많이 들더라도, 주재원들의 권한을 축소하는 사례들도 많다. 때문에 이런 모든 것들을 두루두루 잘 이끌 수 있는 믿을만한 인재를 선발하는 것은 사업의 성패와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 중앙아시아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에 조언한다면.

“중앙아시아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모스크바를 거쳐야 한다. 근래들어 중앙아시아의 다른 나라들에 비해 모스크바의 물가가 비싸기 때문에 초기비용 부담 때문에 러시아 이외 다른 국가들로 직접 진출하려 하는 경우를 많이 보는데, 중앙아시아 시장의 공략지역은 최종적으로 러시아이다.

 

그렇다면 러시아 이외의 다른 나라에서의 상습관을 익힌 후에는 러시아에서 성공한다는 것은 매우 힘들다. 절대 통하지 않는다.

 

반대로 중앙아시아 지역은 그 역내에서는 선진국인 러시아의 상행위를 다소 시차가 소요되기는 하지만 대부분 쫓는다. 이와 함께 러시아 이외의 진출지역으로 대부분의 기업들은 비교적 우리나라와 교류가 많은 카자흐스탄이나 우즈베키스탄 등을 꼽는데 이들 국가보다 우크라이나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크라이나의 인구는 4,500만으로 러시아 다음으로 큰 규모로서 2,000만인 카자흐스탄, 2,500만의 우즈베키스탄보다 약 2배나 큰 시장이기 때문이다.”

 

◈ 러시아 시장의 특징과 사업환경에 대해
“러시아하면 블랙통관으로 유명했지만 현재는 화이트 통관으로 바뀌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지역의 사업에서는 여전히 촌지가 많이 소요된다. 실제로 지금도 한달 사업비용 중 약 1/3이 촌지로 활용되고 있다. 작년 초까지만 해도 모스크바로 들어오는 화물들은 핀란드를 거쳐서 들어왔다. 하지만 이제는 직접 들어오기 때문에 모스크바 외곽에 창고와 공장이 많이 지어지고 있다.

 

중앙아시아의 경우도 두바이와 우루무치, 터키 등으로 우회했으나 지금은 직수출입되고 있다. 모스크바의 사업환경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시기인 98년, IMF를 맞았다. 당시 유수기업들이 상당부분 철수했었지만 모스크바에 공장들이 많이 건설되기 시작하면서 현재는 DHL 등 다국적 기업들이 많이 들어와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경쟁이 치열한 정도는 아니여서 진출을 고려한다면, 더 많은 기업들이 진출하기 전에 서둘러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주의해야 할 사항은 현지 유력인물들과의 사사로운 친분으로 시장진출의 기회로 삼아서는 절대 안되고, 회사의 확실한 아이템을 가지고 시장에 접근해야 한다.”

 

저작권자 © 해양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